사사기(05-01)
승리 후 찬양을 드리는 드보라
사사기 5장 1-18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승리하게 하실 때, 그 은혜와 승리를 찬양하고, 또 예배를 드리는 것은 너무 귀중한 일입니다. 우리의 삶에 하나님께서 함께해주심을 기억하고, 베풀어주신 은혜를 찬송할 수 있다면, 비록 우리의 현실과 상황에서 낙심되는 많은 일들이 있다고 할지라도 용기와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원망과 불평 속에 길이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붙잡고 감사하고 찬송할 때, 우리가 쉼을 회복할 수 있고, 능력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 본문은 드보라와 바락이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입니다. 가나안 시스라와 전쟁에서 승리한 후, 드보라는 찬양을 통해 전쟁의 진정한 영웅이신 여호와를 찬양하고, 여호와 편에 서서 전쟁에 참여한 자들에 대한 축복과 참여하지 않는 자들에 대해 저주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찬양에 초대(1-3)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하나님을 떠납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지나 온 모든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찬양과 감사는 여호와 하나님께 행하신 일을 기억할 때 일어나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1이 날에 드보라와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이 노래하여 이르되 2이스라엘의 영솔자들이 영솔하였고 백성이 즐거이 헌신하였으니 여호와를 찬송하라 3너희 왕들아 들으라 통치자들아 귀를 기울이라 나 곧 내가 여호와를 노래할 것이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4여호와여 주께서 세일에서부터 나오시고 에돔 들에서부터 진행하실 때에 땅이 진동하고 하늘이 물을 내리고 구름도 물을 내렸나이다(1-4)
사사기 4장과 5장 모두 같은 사건인 시스라와의 전투를 배경으로 다루지만, 4장은 서사로, 5장은 시로 기술하여, 각각의 문학적 특징을 살립니다. 특히, 5장의 시는 승리를 주신 하나님께 바치는 찬양이며 4장에서 수수께끼 같았던 하나님의 강림과 초자연적인 개입(4:15)을 시적으로 묘사합니다. 언급되지 않았던 이스라엘 백성의 헌신을 부각하는 등 4장을 보완해줍니다.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신 하나님께 찬양이 울려 퍼집니다. 드보라가 찬양을 이끌며, 바락과 백성을 불러 찬양에 동참하도록 권합니다. 하나님을 송축하는 계기는 이번 전투에 이스라엘 백성의 깊은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드보라와 바락(4:6-9)을 중심으로 스불론, 납달리 등 여러 지파가 참여했고(14-15), 이들의 헌신이 승전의 한몫을 감당했습니다. 이들의 ‘즐겁게 헌신함’(2,9)은 ‘자원제’처럼 자발적 참여를 함축합니다. 하나님 찬양에 동참해야 할 자들은 이스라엘 백성만 아니라 열방 왕들, 특히 전투에 패한 가나안 왕들도 포함됩니다. 이 모두의 찬양의 대상은 바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십니다(3).
하나님의 나타나심과 전쟁 전의 이스라엘(4-8)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이 처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친히 개입하셔서 구원을 이루시는 분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 역사를 경험한 백성에게 하나님께서는 어떤 책임을 주습니다. 삶의 모든 현장에서 하나님을 노래하고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의 선행과 이웃을 향한 섬김으로 우리에게 구원을 이루신 하나님의 은혜는 계속 전해져야 합니다.
5산들이 여호와 앞에서 진동하니 저 시내 산도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진동하였도다 6아낫의 아들 삼갈의 날에 또는 야엘의 날에는 대로가 비었고 길의 행인들은 오솔길로 다녔도다 7이스라엘에는 마을 사람들이 그쳤으니 나 드보라가 일어나 이스라엘의 어머니가 되기까지 그쳤도다 8무리가 새 신들을 택하였으므로 그 때에 전쟁이 성문에 이르렀으나 이스라엘의 사만 명 중에 방패와 창이 보였던가(5-8)
4-5절은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 당시 하나님의 강림 사건들을 회고하며, 이번 전투에 강림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의 출현은 에돔과 시내산 두 장소와 관련하여 회상됩니다(신 33:2; 시 68:7-8). 여호와가 에돔(‘세일과 에돔 들’, 4)에서 출정하신 장면은 하나님께서 불과 구름 기둥으로 이스라엘 앞에서 그들을 인도하시며, 열방으로부터 보호하셨음을 함축합니다(민 10:33-36; 20장). 시내산에서의 강림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을 상기시킵니다(출 19장). 하나님께서 강림하시면 온 천지가 그들의 창조주를 알아보고 반응합니다. 땅에서는 지진이 나고, 하늘에서는 비, 우박, 천둥, 번개가 쏟아지며, 화산이 터지고 산이 진동합니다(시 18:12-13).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전투에서 하나님께서 강림하여 그의 언약 백성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셨으니, 백성과 열방이 하나님께 찬송으로 화답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6-8절은 이스라엘의 암울했던 시기를 묘사하여 하나님의 강림과 개입이 절실했음을 보여줍니다. 드보라는 이 시기를 블레셋과 하솔의 지배기로 부르지 않고 각각 삼갈과 야엘의 날로 칭하여 이들의 헌신을 높입니다. 이 둘은 하찮은 도구를 이용해 적을 무찌른 용맹한 자이며 이방인입니다(3:31; 4:17-22). 이 시기에는 적군이 대로를 장악하고 행인들을 괴롭혀 무역상이나 행인들이 그 길 대신 좁고, 험하고, 인적이 드문 길로 우회해야 했습니다. 시골 마을들은 이방인의 공격에 사람이 줄고,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드보라는 이런 날이 자신이 일어나기 전까지 계속되었다고 애통해합니다. 드보라는 자신을 “이스라엘의 어머니”로 칭하며, 자신의 소명이 어머니가 자식을 보호하고 양육하듯 이스라엘을 위하는 역할임을 밝힙니다. 당시 이스라엘이 야빈 왕의 혹독한 지배를 받게 된 것은 하나님을 배역하고 우상들을 섬겼기 때문입니다(4:1). 그러나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부르짖자(4:3), 하나님께서는 바락으로 시스라 군대에 맞서게 하셨습니다. 지파들의 참여(14-15)로 4만 명 이상이 이 전투에 가담했습니다(8). 그런데 그들에게는 방패나 창 등 싸움에 나갈 무기도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바락이 하나님의 부름에 주저했던 이유들이었을 것입니다(4:8). 그렇지만 이런 상황이기에 하나님의 개입과 구원이 더 놀랍고 감격스럽습니다.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시는 하나님을 찬양(9-13)
승리의 찬양 속에 함께 헌신한 이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또한 함께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책망 섞인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함께 기뻐하며 슬퍼하는 공동체가 되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승리를 함께 누리며 찬양해야 합니다.
9내 마음이 이스라엘의 방백을 사모함은 그들이 백성 중에서 즐거이 헌신하였음이니 여호와를 찬송하라 10흰 나귀를 탄 자들, 양탄자에 앉은 자들, 길에 행하는 자들아 전파할지어다 11활 쏘는 자들의 소리로부터 멀리 떨어진 물 긷는 곳에서도 여호와의 공의로우신 일을 전하라 이스라엘에서 마을 사람들을 위한 의로우신 일을 노래하라 그 때에 여호와의 백성이 성문에 내려갔도다 12깰지어다 깰지어다 드보라여 깰지어다 깰지어다 너는 노래할지어다 일어날지어다 바락이여 아비노암의 아들이여 네가 사로잡은 자를 끌고 갈지어다 13그 때에 남은 귀인과 백성이 내려왔고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용사를 치시려고 내려오셨도다(9-13)
드보라는 전쟁에 헌신한 자들을 칭찬하며 하나님 찬양에 적극 초대합니다. 드보라는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순종하도록 이끌었고, 그들이 전쟁에서 헌신한 점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또한 그들의 헌신이 자화자찬으로 끝나지 않게, 하나님에 대해 감사하고 그분의 놀라운 일을 전파하도록 명합니다. 앞서 열방이 하나님 찬양 명령을 받았고(3), 이제는 이스라엘에서 흰 나귀를 타고, 값진 양탄자에 앉은 자들, 즉 높은 지위와 부를 가진 지도자나 방백 또는 무역상들, 그리고 일반 행인들도 하나님의 공의를 전파하라는 명을 받습니다. 드보라의 ‘전파하라’는 명령(9-11)에는 하나님의 구원에 담긴 ‘공의’가 강조되었습니다. 덧붙여, ‘전파하다’(씨아흐)는 ‘곰곰이 생각하다’의 뜻으로 하나님의 구원과 공의를 진지하게 숙고하고 제대로 전하라는 의미입니다. 백성 모두 이방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대로를 활보할 수 있으니(비교. 6), 하나님의 공의를 전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멀리 떨어진 물 긷는 곳의 활 쏘는 자들도 모여 찬양하며, 고통 속에 있던 마을 사람들(6)도 같은 이유로 하나님의 공의를 전해야 합니다.
11b-13절은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난 전쟁에 대한 회고입니다. 그때 백성들은 적군과 싸우러 성문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들은 “여호와의 백성”으로 불려 하나님께 헌신한 언약 백성임이 부각됩니다. 드보라와 바락은 백성의 대표로서 각자의 역할을 다짐받습니다. 12절의 외침은 드보라가 자신과 바락의 역할을 일깨우려는 시적 표현이거나 하나님의 명령으로 이해됩니다. ‘행동을 개시하라’는 의미의 ‘깰지어다’(12)란 명령이 네 번 반복되면서 드보라에게 찬양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찬양의 임무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선지자와 사사로서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한 역할임에 틀림없습니다. 바락에게는 용사로서 일어나 적군을 사로잡아 끌고 오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남은 백성도 전쟁에 동참합니다. 이에 여호와가 강림하여 선두에 나서십니다. 세일과 시내산에 강림하셨던 여호와(4-5)가 이제 이스라엘을 구하러 강림하셨습니다. 이때 “여호와”는 ‘여호와의 백성’으로도 번역이 가능합니다(13).
전쟁에 참여한 지파와 참여하지 않은 지파(14-18)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구원 역사를 이 땅에 이루시기 위해 일꾼들을 부르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이 부르심에 응답해 사역에 최선을 다해 애쓰고 수고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되는 그날 그들의 수고에 대해 하나님께 칭찬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 맡기신 사명에 한마음으로 동참해야 합니다.
14에브라임에게서 나온 자들은 아말렉에 뿌리 박힌 자들이요 베냐민은 백성들 중에서 너를 따르는 자들이요 마길에게서는 명령하는 자들이 내려왔고 스불론에게서는 대장군의 지팡이를 잡은 자들이 내려왔도다 15잇사갈의 방백들이 드보라와 함께 하니 잇사갈과 같이 바락도 그의 뒤를 따라 골짜기로 달려 내려가니 르우벤 시냇가에서 큰 결심이 있었도다 16네가 양의 우리 가운데에 앉아서 목자의 피리 부는 소리를 들음은 어찌 됨이냐 르우벤 시냇가에서 큰 결심이 있었도다 17길르앗은 요단 강 저쪽에 거주하며 단은 배에 머무름이 어찌 됨이냐 아셀은 해변에 앉으며 자기 항만에 거주하도다 18스불론은 죽음을 무릅쓰고 목숨을 아끼지 아니한 백성이요 납달리도 들의 높은 곳에서 그러하도다(14-18)
이 단락은 전쟁에 참여한 지파를 칭찬하고(14-15b,18), 불참한 지파를 꾸짖는(15-17)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스불론과 납달리에서 만 명을 소집하셨으나(4:6), 실제 전쟁에서는 에브라임, 베냐민, 잇사갈, 므낫세 반 지파도 동참해, 약 4만 명의 군대를 조성했습니다(8).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은 하나님의 칭찬을 받기에 합당합니다. 드보라의 출신지인 에브라임에서는 아말렉이 거주했던 지역(12:15)의 사람들이 동참했습니다. 그들에 이어 베냐민 지파가 싸움터로 내려왔습니다. 에브라임의 북쪽 므낫세 반 지파(“마길”)의 용감한 장수들도 출정했습니다. 므낫세의 북쪽 경계인 스불론, 잇사갈 지파도 대장군과 방백들을 보냈습니다. 잇사갈 지파와 바락이 드보라와 합류했으며, 잇사갈은 특히 바락의 뒤를 바짝 쫓아 골짜기로 돌진했습니다. 반면, 단, 아셀 지파 및 요단 동편 지파(므낫세, 갓, 르우벤)는 주저했고 무관심으로 일관했으므로 질책을 받습니다. 요단 동편 지파들은 가나안 입성 전에 기업을 분배받는 조건으로 요단 서편 지파들의 전투에 참여할 것을 약속했습니다(민 32장). 그러나 그들은 그 약속을 어겼습니다. 물과 목초지가 풍부한 땅을 얻은 르우벤 지파는 시냇가(또는 친족들)에 모여 전쟁에 참가할 지 고심했으나 출정하지 않았습니다. 길르앗, 단, 아셀지파는 고민하는 수고조차 없이 그저 일상생활에 충실했습니다. 므낫세 반 지파와 갓 지파(길르앗)는 거주지에 머물렀고, 단은 배 타고 무역을 했으며, 아셀은 거주지인 지중해 연안에서 생업에 종사했습니다.
18절은 다시 참여 지파로 돌아가 스불론과 납달리 지파를 크게 칭찬합니다. 하나님과 지도자의 명에 순종하여 출정한 그들(4:9,14)은 죽기까지 자기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헌신과 희생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위해 하나님께서 행하신 역사를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죄에 빠져 죽음의 덫에 놓인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찾아오셔서 구원해 주시고 영생의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사막에 꽃이 핀 것과 같이 황폐한 인생을 새롭게 바꾸어 주신 은혜를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에게 의로운 일을 이루신 하나님께 순종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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