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댜 주해(01-02)
모든 나라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오바댜 1장 10-21절
증오에 빠지면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득해집니다. 그러나 사실 증오로 인한 파괴는 상대방에게 일어나기 전에 자신에게 일어납니다. 증오는 상대방을 파괴하기 전에 자신부터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왜 자신부터 파괴하는 것입니까? 증오가 갖는 어떤 성격 때문입니까?
에돔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예고된 이유는 바벨론과 동맹하여 유다를 멸망시켰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정하신 날 멸망을 심판하실 때, 특히 에돔의 행한 것을 그대로 갚아주실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포로에서 시온으로 돌아와 에돔을 멸하고 기업을 다시 차지할 것입니다. 결국에는 하나님의 왕국이 이 땅에 세워져 온 세상이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게 될 것입니다.
에돔의 멸망 원인 (10-14)
뜻하지 않는 증오 범죄로 인해 아무런 관련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정당한 증오는 없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받은 은혜와 축복을 셈하지 못한 채 타인의 것만 바라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10네가 네 형제 야곱에게 행한 포학으로 말미암아 부끄러움을 당하고 영원히 멸절되리라 11네가 멀리 섰던 날 곧 이방인이 그의 재물을 빼앗아 가며 외국인이 그의 성문에 들어가서 예루살렘을 얻기 위하여 제비 뽑던 날에 너도 그들 중 한 사람 같았느니라 12네가 형제의 날 곧 그 재앙의 날에 방관할 것이 아니며 유다 자손이 패망하는 날에 기뻐할 것이 아니며 그 고난의 날에 네가 입을 크게 벌릴 것이 아니며 13내 백성이 환난을 당하는 날에 네가 그 성문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며 환난을 당하는 날에 네가 그 고난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환난을 당하는 날에 네가 그 재물에 손을 대지 않을 것이며 14네거리에 서서 그 도망하는 자를 막지 않을 것이며 고난의 날에 그 남은 자를 원수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니라(10-14)
1-9절에서 에돔의 심판을 예고하신 하나님께서는 10-14절에서 에돔의 멸망 원인은 그가 바벨론과 공모하여 유다를 침략하여 멸망시켰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주전 586년에 유다가 바벨론에 멸망하여 포로로 잡혀간 사건으로 보입니다. 에돔에게 지적한 죄목들은 10-14절에서 두 가지 문법 형태로 설명됩니다. 10-11절은 형제 야곱을 배반한 점을 중심으로 서술형으로 기록되었고, 12-14절은 구체적인 죄를 지적하며 명령문(‘~것이 아니며’는 ‘~하지 말라’의 뜻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렇게 자세히 에돔의 죄를 나열한 것은 하나님의 심판이 정당하며 그들의 형벌이 클 것임을 암시합니다. 죄목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1) 에돔이 형제에게 행한 악행(10-11)
먼저, 에돔은 자기 형제 야곱을 배신하고 바벨론과 동조하여 유다를 침공하였습니다(10-11). 형제에게 행하는 목력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드러낼 뿐 아니라, 에돔이 짓밟은 야곱을 하나님이 결국 회복하심으로써(17,20-21) 에돔이 당할 부끄러움이 드러납니다.
(2) 에돔이 행한 구체적인 악행들(12-14)
자세히 에돔의 악행들을 살펴보면 점점 더 진전됩니다. 처음에는 멀찍이 서서 이방인들의 약탈을 보고 있다가 점점 악행에 직접적으로 즐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에돔이 유다에게 포학을 행했기에 하나님께서는 에돔에게 수치를 주고 영원히 멸절하실 것입니다. 에돔은 열방이 유다의 재산이나 군대를 포로로 잡아가는 날에 방조했고(에스겔 25:12-14; 시편 137:7; 예레미야애가 4:21; 요엘 3:19), 열방이 예루살렘을 두고 제비를 뽑던 날에 가담했습니다. 둘째, 유다의 멸망을 보고만 있었습니다(12,13). 셋째, 에돔이 유다가 당한 환난을 기뻐하고 입을 떠벌려 유다의 멸망을 재촉하거나 자기가 한 일을 자랑하였습니다(12,13), 시편 137:7을 보면 예루살렘이 함락되었을 때, 에돔은 유다를 무너뜨리고 그 기초까지 끝장내라고 적극적으로 외쳤음을 알 수 있습니다. 넷째, 에돔이 유다의 성문을 넘어 재물을 약탈하였습니다(13). 다섯째, 도망하는 유다인을 죽이거나 이방인에게 떠넘겼습니다(14). 결론적으로 에돔의 죄는 유다에 대한 패역함과 거만함, 유다를 향한 약탈과 살육, 잔인하고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행위 등입니다.
열방에 임할 여호와의 날(15-16)
자기 야망과 욕망에 취해서 형제를 사랑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순간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존재도 인정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는 만국을 벌하시는 날에 에돔도 형제에게 행한 대로 돌려받게 하실 것입니다. 에돔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나라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15여호와께서 만국을 벌할 날이 가까웠나니 네가 행한 대로 너도 받을 것인즉 네가 행한 것이 네 머리로 돌아갈 것이라 16너희가 내 성산에서 마신 것 같이 만국인이 항상 마시리니 곧 마시고 삼켜서 본래 없던 것 같이 되리라(15-16)
만국을 향한 ‘여호와의 날’이 가까웠음이 선포되었습니다. 여호와의 날은 역사적 시간 속에서 에돔과 열방에 대한 심판을 뜻하며, 종말에 임할 여호와의 날을 함축합니다. 에돔은 유다에게 행한 대로 벌을 받을 것입니다. 바벨론도 유다 멸망 후 70년이 지나면 행한 대로 보응을 받을 것입니다(예레미야 25:14). 이들이 하나님의 거룩한 산 시온에서 칼부림으로 유다를 멸망시켰으므로, 이들도 살육을 당하고 패망할 것입니다.
16절은 이런 상황을 술을 마시는 일과 관련시켜 설명합니다. 에돔은 바벨론 및 다른 동맹국과 유다의 패망을 경축하며 축배를 들겠지만, 하나님은 에돔과 열방이 하나님께서 주는 술을 마시게 하여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만드실 것입니다. 이 술은 진노의 술입니다. 모든 열방이 항상 술을 마시고 삼킨다는 말은 그들에게 임할 심판이 계속적 이고 강제적일 것임을 의미합니다. ‘술’ 대신 ‘잔’이란 단어를 써서 에돔이 취하여 벌거벗을 것, 즉 수치지와 조롱을 당할 것을 선언합니다(예레미야애가 4:21). 에돔인은 누구든 이 진노의 잔을 피할 수 없으며(예레미야 49:10,12; 이사야 34:12), 영원히 황폐하게 될 것입니다(예레미야 49:13).
하나님 왕국의 영광(17-21)
하나님께서는 증오 받는 의인은 보호하시지만 증오하는 자는 심판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호와의 날이 오면 심판으로 흩어졌던 이스라엘은 다시 옛 영토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 구원자를 보내셔서 지금은 승리자처럼 보이는 에서를 끌어내리시고 온 세상을 여호와의 것이 되게 하실 것입니다. 유배 중인 이들에게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보였던 이 약속을 성취하셨습니다.
17오직 시온 산에서 피할 자가 있으리니 그 산이 거룩할 것이요 야곱 족속은 자기 기업을 누릴 것이며 18야곱 족속은 불이 될 것이며 요셉 족속은 불꽃이 될 것이요 에서 족속은 지푸라기가 될 것이라 그들이 그들 위에 붙어서 그들을 불사를 것인즉 에서 족속에 남은 자가 없으리니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음이라 19그들이 네겝과 에서의 산과 평지와 블레셋을 얻을 것이요 또 그들이 에브라임의 들과 사마리아의 들을 얻을 것이며 베냐민은 길르앗을 얻을 것이며 20사로잡혔던 이스라엘의 많은 자손은 가나안 사람에게 속한 이 땅을 사르밧까지 얻을 것이며 예루살렘에서 사로잡혔던 자들 곧 스바랏에 있는 자들은 네겝의 성읍들을 얻을 것이니라 21구원 받은 자들이 시온 산에 올라와서 에서의 산을 심판하리니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17-21)
이스라엘은 포로가 되어 나라가 없어진 상태지만, 여호와의 날에 멸망당할 에돔의 운명과 달리 결국 구원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구원이 특별히 시온에 임할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때 시온은 거룩하게 되는데, 하나님이 선택하신 시온에 다시 임재하여 백성과 함께 거하실 것이고 다시는 그곳에 부정한 것이 침투하지 못하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요엘 3:16-17). 멸망한 유다 백성은 하나님의 구원으로 포로 생활에서 벗어나 귀환할 것이며, 그가 주셨던 땅을 다시 차지하게 됩니다. 과거에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인도하여 가나안에 이르게 하신 후, 먼저 그곳 족속들을 멸하고 그 땅을 차지하게 하셨습니다.
여호와의 날에도 이 순서에 따라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돌아오게 하신 후 원수들, 특히 에돔을 완전히 멸하게 하시고(18), 예전 이스라엘 땅을 회복하고 그 지경을 동서 남북으로 확장하게 하실 것입니다(19-20). 먼저, 18절에 이스라엘을 통한 에돔 정복이 불과 지푸라기의 비유로 설명된다. 하나님은 야곱 족속(‘야곱의 집’)을 불로, 요셉 족속(‘요셉의 집’)을 불꽃으로 만드실 것이다. ‘족속’은 원래 ‘집’이란 뜻으로 거주지만이 아니라 가족, 지파, 족속, 왕조 등을 의미하므로, 여기서 야곱의 집과 요셉의 집은 각각 남유다와 북이스라엘 왕국 및 지파들을 대표하는 칭호입니다. 특히, ‘요셉’은 본서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하는데, 하나님이 회복시키는 나라와 족속이 북이스라엘까지 포함할 것을 보여준다. 불과 불꽃이 될 야곱과 요셉에 반해 에서 족속은 지푸라기가 될 것입니다. 불과 불꽃(야곱과 요셉)은 지푸라기(에서)를 태워 완전히 소멸할 것이다. 야곱과 요셉은 에서에 대한 심판과 보복의 매개만이 아니라 심판자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에스겔 25:14).
이스라엘이 에돔을 멸절한 후, 이스라엘은 에돔 땅과 다른 족속들의 땅을 기업으로 차지하게 됩니다(19-20). 이 단락은 시작과 끝 부분에 ‘네게’을 언급하여 에서 땅과의 연관성을 드러냅니다. 이를 바탕으로 19절에서는 이스라엘이 옛 영토를 회복하게 될 뿐 아니라 그 영토가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의 경계(창세기 15:18-21; 출애굽기 23:31)까지 확장될 것을 네 가지로 기술합니다. 남방 지역인 네겜이 회복될 것이며, 이 지역이 에돔 땅까지 남쪽으로 더 확장될 것입니다. 유다 산지와 해안 평야 사이의 평지(‘쉐필라’)가 회복되며, 이 지역이 서해안 블레셋 영역까지 확장될 것입니다. 에브라임과 사마리아 들판은 북이스라엘의 영토를 가리키며, 앗수르에게 빼앗겼던 북쪽 땅이 회복될 것을 시사 합니다. 벧엘과 예루살렘, 즉 유다 땅에 거하던 베냐민의 땅이 회복되고, 그들은 요단 동편의 길르앗까지 차지할 것입니다. 덧붙여, 20절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포로민들이 돌아와 각각 북쪽으로는 사르밧 지경까지, 남쪽으로는 네겜까지 그 지경을 확장할 것을 기술합니다. 이로써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는 분단된 두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한 백성, 한 나라임이 강조됩니다(예레미야 3:18).
21절은 하나님의 구원, 시온 산, 에서에 대한 심판 시 언급을 통해 17절과 연결됩니다. 위에 만국에 대한 심판이 암시되었으나(15-16), 21절이 본서의 마지막 절이므로 본래의 주제인 에돔에 대한 십판에 초점을 맞춥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얻은 자들이 시온 산에 올라와 에서를 심판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구원 받은 자들은 1차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지칭하며, 종말론적으로는 온 세상의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을 한축합니다. ‘에서의 산’은 앞의 ‘시온 산’에 대응하는 표현으로 각각 심판과 구원의 장소로서 대조를 보여주며, 동시에 승리와 패배가 각각 임했던 에서의 산과 시온 산이 종국적으로는 뒤바뀌며 끝날 것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에서의 산’에서의 심판이 이미 8-9절에서 ‘하나님’의 심판(지혜와 용사를 소멸)으로 기술되었는데, 21절에 다시 나와 에돔 심판이 ‘하나님과 그의 백성’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부연해주고 있습니다. 에돔 심판이 끝나고 열방에 대한 하나님의 궁극적인 승리를 이룬 후 하나님은 온 세계의 왕으로 등장하십니다. 오바댜의 마지막인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리라’는 인간 왕국이 다 무너지고 하나님의 왕권이 확립되고 하나님이 온 세계를 다스리실 것임을 보여줍니다(시편 22:29). 21절의 시온 산에 올라오는 열방, 에서 및 열방에 대한 심판, 하나님 왕국 예고는 이사야의 예언과 같이 종말에 시온 산이 모든 산보다 높이 솟아 열방이 그곳에 올라와 온 세상의 왕이신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그의 통치를 찬양하게 될 것을 고대하게 합니다(이사야 2:2-3). 스가랴가 예언하듯 예루살렘을 치러 왔던 열방 중에도 남은 자가 올라와 왕이신 하나님을 예배하며 절기를 지킬 것을 내다볼 수 있습니다(스가랴 14:9; 참조. 고린도전서 15:24).
살면서 아픔과 손해를 당할 수 있지만, 그것이 피해의식으로 발전하고 증오의 감정으로 자라게 해서는 안도비니다. 증오는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망각한 태도이며, 따라서 증오를 품은 자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예매한 증오의 피해자는 하나님께서 보호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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