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24-02)
여호수아의 마지막 권고(2)
여호수아 24장 19-33절
신앙의 길은 항상 순탄하지 않습니다. 매번 새로운 결단을 하지만, 불순종과 부족한 충성심이 드러납니다. 하나님과의 동행이 멀어지고, 참 하나님을 섬기려는 의지와 능력은 쉽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신앙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신앙생활은 도전과 인내가 요구됩니다. 하나님을 향한 결단이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 앞서 언약 조약문의 형식 중에 여기서 축복과 저주, 증인/증거의 요소가 나타납니다. 현제의 언약 재확립을 위한 예식은 전형적인 언약 조약문의 형식을 따르지는 않으므로 선포된 언약 조항들의 보관이나 의전과 제사들이 누락됩니다. 세겜 언약을 재확립하는 예식을 마친 후 여호수아가 죽고 곧이어 엘르아살도 죽습니다.
언약의 재확증: 저주의 경고(19-24)
하나님의 거룩성은 그 어떤 것과 비교 불가능한 독보적인 분리성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신의 삶을 통해 하나님께서 다른 신들(돈과 권력)과 구별되는 분임을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는 차별화된 하나님 섬김을 정치경제적인 영역에서도 반영해야 합니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신이 떠나도 하나님을 떠나지 않도록 철저히 권고합니다.
19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가 여호와를 능히 섬기지 못할 것은 그는 거룩하신 하나님이시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니 너희의 잘못과 죄들을 사하지 아니하실 것임이라 20만일 너희가 여호와를 버리고 이방 신들을 섬기면 너희에게 복을 내리신 후에라도 돌이켜 너희에게 재앙을 내리시고 너희를 멸하시리라 하니 21백성이 여호수아에게 말하되 아니니이다 우리가 여호와를 섬기겠나이다 하는지라 22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가 여호와를 택하고 그를 섬기리라 하였으니 스스로 증인이 되었느니라 하니 그들이 이르되 우리가 증인이 되었나이다 하더라 23여호수아가 이르되 그러면 이제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들을 치워 버리고 너희의 마음을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로 향하라 하니 24백성이 여호수아에게 말하되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우리가 섬기고 그의 목소리를 우리가 청종하리이다 하는지라(19-24)
여호수아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꺼냅니다. ‘너희는 여호와를 능히 섬기지 못할 것이다.’ 순종을 요구하면서 그들이 순종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이 돌출적인 발언에 대한 해석은 분분합니다. 이것은 일종의 풍자적 반어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동번역은 이러한 반어법의 뉘앙스를 반영하여 의문문으로 번역합니다: ‘야훼께서 얼마나 준엄하신 하느님이시데, 여러분이 감히 그를 섬기겠소?’ 더욱 강하게 순종을 촉구하는 역설적 표현입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는 거룩하시고 자비로우신 분이면서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심을 주지시킵니다. 하나님의 질투는 인간이 느끼는 시기심에서 비롯된 저급한 질투와 다릅니다. 그분의 질투는 거짓된 죽은 신들을 용납하지 않는, 참되고 유일하신 하나님의 정당한 권리 주장입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경쟁자로 시기하고 질투할 수 있으나, 하나님께서는 거짓 신들을 경쟁자로 여기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질투는 거짓 신들을 숭배하는 자들에 대한 분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른 신들을 섬기는 언약 백성의 잘못과 배교를 결코 용서하지 않으십니다(19-20).
비록 복을 받았을지라도 하나님께로부터 돌아선다면 복은 화로 바뀔 것입니다. 재앙이 내리고 생명 대신 죽음이 임할 것입니다. 이것은 언약 형식의 요소 중 축복과 저주의 선언입니다.
여호수아의 축복과 저주의 선언을 듣고 백성(실제로 백성의 대표들)은 힘주어 단호하게 대답합니다.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여호와를 섬길 것입니다.’ 언약 체결식에서 합의와 동의를 뜻하는 상대편의 공개적인 아멘 응답은 필수적이었습니다. 그 자체로 언약 체결의 확증 표시며, 동의를 위해 대답을 했던 사람 자신이 언약의 증인입니다. 백성의 대답을 들은 여호수아는 여호와만을 섬기겠다고 대답한 그들이 오늘 스스로 증인이 되었다고 선언합니다. 회중 대표단도 화답하여 ‘우리가 증인이 되었나이다’라고 대답합니다(22). 이것은 언약 조약문에서 증거의 요소 중 하나입니다.
여호수아는 백성에게 하나님의 선물로 받은 땅에서 ‘아멘’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언약 백성은 이방신들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만을 따라야 합니다. 그들은 이제 그 땅을 얻었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그 땅에서 사느냐입니다. 여호수아의 권고에는 경고가 깃들어 있습니다. 만일 그들이 타락과 부패의 길을 걸으며, 각종 신상들을 만들어 그것들을 섬긴다면 즉각 망할 것입니다. 백성은 재차 여호수아에게 ‘우리가 순종하겠습니다.’라고 다짐합니다.
언약의 재확증: 언약 규정의 기록과 증표들(25-28)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이 분열된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를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을 향해 신실한 사랑을 빼앗는 모든 것들을 실어하십니다. 가나안 족속들과 아모리 족속들이 위험한 것은 단지 제안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사회경제체제를 따르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25그 날에 여호수아가 세겜에서 백성과 더불어 언약을 맺고 그들을 위하여 율례와 법도를 제정하였더라 26여호수아가 이 모든 말씀을 하나님의 율법책에 기록하고 큰 돌을 가져다가 거기 여호와의 성소 곁에 있는 상수리나무 아래에 세우고 27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보라 이 돌이 우리에게 증거가 되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하신 모든 말씀을 이 돌이 들었음이니라 그런즉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을 부인하지 못하도록 이 돌이 증거가 되리라 하고 28백성을 보내어 각기 기업으로 돌아가게 하였더라(25-28)
이날 여호수아는 세겜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을 맺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이것은 또 하나의 언약 체결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8장의 세겜 언약의 재확립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시내산 언약, 모압 언약, 세겜 언약의 관계를 정돈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내산 언약은 출애굽 제 1년에 여호와께서 광야의 제1세대와 시내산 아래에서 체결하신 언약입니다(출 24장). 시내산 언약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백성들을 위해 갱신될 필요가 있었기에 광야 생활의 마지막 해인 제 40년, 모세는 사망 직전에 모압 광야에서 새로운 언약을 반포합니다. 이것이 모압 언약이다. 모세는 모압 언약의 모든 내용과 절차를 상세히 준비하여 제2세대에게 전달했습니다(신 27장). 시내산 언약은 모세가 주도해서 ‘체결’했고, 모압 언약은 모세가 준비하여 ‘반포’했습니다. 그래서 시내산 언약과 모압 언약을 흔히 모세 언약이라 칭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모압 언약은 준비되어 반포만 되었고 언약식 자체는 거행되지 않았습니다. 모세는 이 언약식은 제2세대가 그 땅에 들어가서 거행되어야 한다고 일러두었습니다. 따라서 모압 언약의 예식을 실행할 책임은 여호수아와 제2세대에게 넘어 왔습니다. 여호수아와 제2세대는 그 땅에 들어가 길갈에서 최초의 유월절을 지켰고, 이어서 여리고와 아이를 가나안 땅의 첫 열매로 얻었습니다. 그들은 길갈로부터 세겜까지 근 50km를 북상하여 모세에게 전달받은 언약 예식의 모든 절차를 진행합니다(여호수아 8:30-35). 그 장소가 세겜이므로, 그 언약을 흔히 ‘세겜 언약’이라 칭합니다. 앞서 모세에 의해 준비된 ‘모압 언약’과 여호수아가 실행한 ‘세겜 언약’을 묶어서 '모압-세겜 언약'으로도 칭합니다. 시내산 언약은 광야에서의 언약, 모압-세겜 언약은 약속의 땅을 위한 언약이었습니다. 여호수아 8장에서 비로소 모압-세겜 언약, 혹은 단순히 세겜 언약이 체결되었습니다. 24장에서 이 세겜 언약이 재확립되고 백성들은 이 언약을 앞으로도 잘 지킬 것을 새롭게 다짐합니다. 한편, 시내산 언약은 모든 언약의 모판이므로 언약의 본질과 핵심적 요소는 이후의 언약들에 승계됩니다. 모압-세겜 언약은 시내산 언약의 업데이트 판인데, 두 언약 사이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시내산 언약과 모압-세겜 언약은 함께 묶어서 ‘모세 언약’으로 통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윗 언약에서 전혀 다른 언약의 요소들이 추가되고, 새 언약에서 근본적인 언약의 변화가 발생합니다.
여호수아는 이 언약을 재수립하면서 율례와 법도를 제정하고 ‘이 모든 말씀을 하나님의 율법책’에 기록합니다. 여기서 ‘제정하다’로 번역된 ‘심’은 ‘놓다’, ‘두다’라는 뜻의 동사인데 여호수아가 새로운 율법 조항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이미 반포된 율법들의 재확립으로 보아야 합니다. 어쩌면 모세가 신명기의 율법 부분을 포함한 신명기의 원판을 작성했는데, 여호수아가 신명기의 최종본을 완성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여호수아가 기록한 것이 여호수아서나 이 책의 일부였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가 ‘하나님의 율법책에’ 그 모든 말씀을 기록했다고 진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경의 율법들은 한결같이 모세를 통해 전달되었으며, 여호수아는 율법 전달의 임무를 갖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여호수아가 반포하고 또한 하나님의 율법책에 기록한 말씀들은 모세가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신명기의 여러 율법들인지도 모릅니다.
여호수아는 언약 조약식의 요소 중 하나인 돌기둥을 세운다. 돌은 하나뿐입니다. 아마 8:30-35에서 신명기 27장의 언약식 지침을 따라 에발산 제단 주변에 율법 조항들을 새겨놓은 많은 돌들이(아마 열두 개의 돌) 세워졌을 것입니다. 현재의 이 돌은 단지 추가적인 증거석으로 세워집니다(27). 돌기둥 세우는 의례와 더불어 모든 행사가 끝납니다.
원래 언약 체결식에서는 마지막에 성대한 예전과 더불어 많은 제물이 제단에 바쳐지면서 화목제의 잔치와 더불어 행사가 마무리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 행사에서 아무런 제사도 바쳐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다시 한 번이 예식이 언약 체결식이 아닌 세겜 언약의 재확립과 그 언약의 준수를 다짐하기 위한 행사였음을 시사 합니다. 행사가 끝나자 여호수아의 해산 명령을 따라 각 지파의 대표들인 백성은 각자의 기업으로 돌아갔습니다.
여호수아와 엘르아살의 죽음(29-33)
24장 전체의 중대한 쟁점은 이스라엘이 이방신들을 섬기는 것에 이미 익숙해졌다는 사실을 전제한다는 것입니다. 참 하나님과 이방 신들 사이의 근본적인 식별해야 할 자리에서 불충분하고 모호한 영적 인식을 합니다.
29이 일 후에 여호와의 종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백십 세에 죽으매 30그들이 그를 그의 기업의 경내 딤낫 세라에 장사하였으니 딤낫 세라는 에브라임 산지 가아스 산 북쪽이었더라 31이스라엘이 여호수아가 사는 날 동안과 여호수아 뒤에 생존한 장로들 곧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모든 일을 아는 자들이 사는 날 동안 여호와를 섬겼더라 32또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서 가져 온 요셉의 뼈를 세겜에 장사하였으니 이곳은 야곱이 백 크시타를 주고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자손들에게서 산 밭이라 그것이 요셉 자손의 기업이 되었더라 33아론의 아들 엘르아살도 죽으매 그들이 그를 그의 아들 비느하스가 에브라임 산지에서 받은 산에 장사하였더라(29-33)
여호수아서는 제2세대의 지도자 여호수아와 대제사장 엘르아살의 죽음과 더불어 마무리됩니다. 여호와의 종 여호수아가 고별사를 전하고 세겜 언약의 재확립 행사를 마친 뒤, 며칠이 지나 110세의 나이로 눈을 감습니다. 그는 자신이 받은 땅 안에 있는 딤낫 세라에 묻힙니다. 한편 이스라엘 자손은 애굽에서 가져온 요셉의 뼈를 세겜 땅에 묻었습니다. 그곳 묘지는 조상 야곱이 100크시타를 주고 매입했었습니다. 오래전 요셉의 유언이 마침내 실현되었습니다(창 50:24-26).
애굽 땅으로 팔려간 지 무려 500년 만에 요셉의 뼈가 고향 땅에 묻힌 것입니다(애굽 430년 + 광야 40년 + 가나안 땅 약 30년). 또한 제2대 대제사장 엘르아살도 죽었습니다. 그는 여호수아의 사망 직후에 죽은 것으로 추론됩니다. 엘르아살에 이어 그의 아들 비느하스가 제3대 대제사장으로 위임되었으며, 그는 아버지 엘르아살을 에브라임 산지에 장사했습니다.
거룩과 질투의 하나님 앞에서 영원한 실패자 같이 느껴집니다. 맘몬과 소비주의에 물들어 분산된 마음은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섬김을 좌절시킵니다. 성찰과 분별만이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치열한 말씀묵상은 불순종과 파열된 충성심 극복의 근력입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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