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50-02)
약속의 땅을 사모하며 애굽에서 죽은 요셉
창세기 50장 15-26절
요셉이 완벽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없고, 그를 비판적으로 읽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하나님께 붙들린 인생을 살았습니다. 모든 인간에겐 공과가 있습니다. 성경은 그가 남긴 발자취가 후세의 귀감이자 걸어야할 이정표라고 합니다. 그가 보여준 신앙은 무엇입니까?
가장인 아버지 야곱의 사망은 그의 가족 내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야곱의 아버지로서의 권위인해 총리 요셉의 권위가 통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통제가 풀렸습니다. 형들은 이 상황이 염려됩니다. 더구나 애굽 2인자인 요셉은 가정 내에서도 아버지로부터 장자의 권리를 부여받은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형들은 자신들과 요셉의 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었는지 확신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무려 17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말입니다.
다시 요셉을 두려워하는 형제들(15-17)
죄책감은 우리를 과거에 억매이게 만듭니다. 현제에서 미래로 나가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죄책감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님께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자녀들을 구원의 자리로 초청하신 것뿐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용서와 구원의 자리로 초청하고 있습니다.
15요셉의 형제들이 그들의 아버지가 죽었음을 보고 말하되 요셉이 혹시 우리를 미워하여 우리가 그에게 행한 모든 악을 다 갚지나 아니할까 하고 16요셉에게 말을 전하여 이르되 당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명령하여 이르시기를 17너희는 이같이 요셉에게 이르라 네 형들이 네게 악을 행하였을지라도 이제 바라건대 그들의 허물과 죄를 용서하라 하셨나니 당신 아버지의 하나님의 종들인 우리 죄를 이제 용서하소서 하매 요셉이 그들이 그에게 하는 말을 들을 때에 울었더라(15-17)
아버지 야곱이 죽은 후, 요셉의 형제들은 아버지가 없는 상황에 요셉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느낍니다. 놀랍게도 그들은 틀림없이 요셉이 자신들의 죄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 이유가 극진히 사랑하던 아버지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에서 또한 야곱에 대한 복수를 아버지의 사망 이후로 연기하고 있지 않았습니까?(27:41) 형들은 누군가를 통해 요셉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부탁의 ‘말을 전달합니다’(치바, 명령하다). 즉 형제들은 처음부터 요셉을 직접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요셉의 마음을 1차로 누그러트리기 위한 절차였을 것입니다. 18절에서 그들이 요셉을 찾아갑니다. 아버지는 형들이 그에게 범한 악행과 죄를 용서하라는 말을 남기셨습니다(17). 그들은 여기서 자신들을 ‘요셉의 종’으로 부르지 않고 ‘당신의 아버지의 하나님의 종들’로 칭합니다: ‘당신 아버지의 하나님의 종들인 우리의 죄를 용서하소서.’ 그들은 지금 계급 관계가 아닌 가족 관계에 호소하면서 용서를 구합니다. 이 상황은 독자에게 형제들에 대한 두 가지 사실을 인식시킵니다. 첫째, 그들은 자신들의 죄가 너무나 컸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15, 17절의 그들이 자신들의 죄를 묘사한 표현들을 보라). 자신들의 죄는 이렇게 쉽게 피해자에게 용서받을 만한 죄가 아니었습니다. 둘째, 그들은 요셉의 진정한 용서와 형제애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형들은 요셉과 눈물의 화해를 했음에도 지금까지 그에게 용서를 구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죄책감을 느끼며 감히 용서를 구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그로 인해 용서한 자만 있었고 진정으로 용서를 받은 자는 없었습니다.
야곱도 그것을 알고 있었는지 자신의 죽음 후에 아들들 사이에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까 염려되어 용서를 유언으로 남기고 떠났습니다. 이것은 야곱이 형제들간에 발생했던 그 충격적인 사건의 실체를 알고 임종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아마 아들들이 모든 사실을 고백했을 것으로 추론됩니다. 그리하여 야곱은 요셉의 진정한 용서를 유언으로 남겨 부탁했을 것입니다. 어떤 학자들은 형제들이 아버지의 요셉을 향한 용서의 부탁을 거짓으로 꾸미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미 진실한 회개의 모습을 보인 형제들이 아버지에게 끝까지 과거를 감추고, 심지어 지금 또다시 목숨이 두려워 요셉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형제들은 이제 요셉이 자신들의 죄를 보복할까 봐 걱정하며 비로소 그의 용서를 구합니다. 그들의 진정성은 18절에서 그들의 태도에서 확인됩니다.
형제들의 말을 전해들은 요셉은 다시 한 번 슬피웁니다(17). 그가 왜 우는지는 모호합니다. 아마도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형제들을 통해 전달된 아버지의 마지막 부탁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들들의 완전한 화해를 마지막으로 소망하고 있었습니다. 요셉은 자신의 진정한 용서와 사랑을 형들이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을 것입니다. 그의 눈물은 여전히 죄책으로 두려워하는 형들에 대한 연민의 눈물입니다. 이것은 그가 형들을 만난 자리에서 반복해서 두려워 말라고 말한 것에서 암시됩니다.
형들을 안심시키는 요셉(18-21)
지금 당신은 어디에 머물러 있습니까? 그리고 어디를 향하여 나가고 있습니까? 우리는 항상 하나님께 대해 신실해야 합니다. 그리고 풍성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과 손자들에게 그리스도와 위대한 약속들을 따르도록 가르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여 그들을 말씀으로 양육해야 합니다.
18그의 형들이 또 친히 와서 요셉의 앞에 엎드려 이르되 우리는 당신의 종들이니이다 19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 20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21당신들은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녀를 기르리이다 하고 그들을 간곡한 말로 위로하였더라(18-21)
형제들이 요셉을 찾아갔습니다. 그들은 엎드려 절합니다. 그리고 다시 그들은 자신들을 요셉의 종으로 낮춥니다: ‘우리는 당신의 종들이니이다.’ 그들은 다시 화해 이전의 원상태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가족 관계가 아닌 계급 관계에 호소하면서 요셉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모든 것이 원점입니다. 요셉은 그들을 다시 한 번 안심시키며 용서를 확증합니다. 그는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인간은 결코 하나님을 대신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야곱도 라헬에게 자녀 출산을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는 인간 능력의 한계를 고백하기 위해서 이 말을 사용했습니다(30:2). 이 고백은 인간의 계획과 통제 밖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인간은 거스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을 만드신 하나님 앞에서 ‘복수는 나의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용서가 하나님의 뜻입니다. 20절 요셉의 신앙고백적 진술은 이미 20여 년 전 처음 그들에게 자신을 드러낼 때 신앙고백으로 말했던 내용의 반복입니다(45:511).
요약하자면, 하나님은 악을 선으로 바꾸셨습니다! 그 섭리적 목적은 야곱의 가족과 많은 백성을 살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요셉은 그들의 두려움과 염려를 말끔히 없앱니다. 그는 애굽 땅에서 형들과 그들의 가족을 잘 보살필 것이라고 약속하며 그들을 위로합니다. 이로써 요셉 이야기의, 나아가 족장사 전체의 최종 목표가 드디어 요셉 이야기 마지막에서 달성됩니다. 바로 이스라엘 아들들의 궁극적인 연합입니다.
요셉의 사망과 장례(22-26)
하나님의 계획은 우리 죽음 넘어서까지 이어집니다. 하나님께서는 악한 인간과 파괴된 세상의 질서로 인한 고통은 허용하시지만, 이것을 통해 이루시는 하나님의 작정은 우리를 구원하시고 하나님의 백성을 삼아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 하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우리는 요셉처럼 곧 잠깐 후에 인생의 끝을 맞이하지만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날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됩니다.
22요셉이 그의 아버지의 가족과 함께 애굽에 거주하여 백십 세를 살며 23에브라임의 자손 삼대를 보았으며 므낫세의 아들 마길의 아들들도 요셉의 슬하에서 양육되었더라 24요셉이 그의 형제들에게 이르되 나는 죽을 것이나 하나님이 당신들을 돌보시고 당신들을 이 땅에서 인도하여 내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게 하시리라 하고 25요셉이 또 이스라엘 자손에게 맹세시켜 이르기를 하나님이 반드시 당신들을 돌보시리니 당신들은 여기서 내 해골을 메고 올라가겠다 하라 하였더라 26요셉이 백십 세에 죽으매 그들이 그의 몸에 향 재료를 넣고 애굽에서 입관하였더라(22-26)
요셉의 죽음과 그의 장례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요셉 이야기가 막을 내립니다. 또한 이것은 야곱의 거대한 족장사의 마무리이며, 나아가 창세기 대하드라마의 종막입니다. 요셉은 110세를 살았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애굽에서 110세는 이상적 나이였는데, 이것은 요셉이 애굽의 이상적이고 영웅적인 인물임을 말해줍니다. 요셉은 에브라임의 자손 3대를 보았습니다(23).
또한 그는 므낫세의 아들 마길의 아들들까지 보았는데 이 역시 므낫세의 자손 3대입니다: 므낫세-마길-마길의 아들들. 므낫세의 아들 마길이 여기서 특별히 언급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마길의 아들들은 요셉에게 입양되었습니다. 23절의 ‘마길의 아들들이 요셉의 슬하에서 양육되었다’는 말의 원문 의미는 ‘그들이 요셉의 무릎 위에서 태어났다’입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입양 형식문(formula)입니다. 둘째, 마길은 훗날 이스라엘의 영웅적 인물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길의 후손은 400년이 지나 출애굽 후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정복할 때 요단 동편의 길르앗 정복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므낫세 반 지파가 그 땅을 얻어 정착할 수 있게 만듭니다(민 32:39-40; 신 3:15; 수 13:31).
요셉은 죽음 직전에 그들을 통해 승계되어온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 확증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철회될 수도, 변개될 수도 없습니다. 요셉 자신은 여기서 죽을 것이지만,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야곱의 가족들을 애굽 땅에서 이끌어내시어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24). ‘인도하여 내다’는 출애굽을 가리키는 전형적인 어구입니다(창 15:13-14). 결국 요셉의 진술은 장차 있게 될 출애굽을 예고합니다. 요셉은 자신이 죽은 뒤에는 하나님이 그들을 계속 보살피실 것이라고 말합니다(24, 25). 그는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을 떠날 때 반드시 자신의 묘를 가나안 땅으로 이장해줄 것을 부탁합니다(25).
요셉의 유언은 약 400년이나 지난 후 성취됩니다(요셉 사망 후부터 애굽에서 약 340년 + 광야 40년 +가나안 땅 정복 후 약 20~30년). 이스라엘 민족은 애굽을 떠날 때 요셉의 뼈를 들고 나옵니다(출 13:19). 이후 광야 40년 생활을 거쳐 가나안에 입성한 뒤 약 20~30년이 지난 여호수아 말년에 땅 정복이 비로소 완료됩니다. 그 후에야 여호수아와 백성은 요셉의 뼈를 세겜에 묻었습니다(수 24:32). 그의 뼈를 세겜에 묻은 이유는 세겜이 요셉의 아들 에브라임 후손의 땅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세겜의 장지는 야곱이 세 사람들에게서 100크시타를 주고 산 땅입니다(33:19; 수 24:32). 요셉이 110세에 죽자 애굽인들은 아버지 야곱의 사망 때와 마찬가지로 요셉의 시신을 향품 처리한 뒤 매장했습니다(26). 이렇게 요셉은 애굽에 묻힙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그의 유골은 최종적으로 약속의 땅으로 이장되어 거기에 묻힙니다. 이제 요셉의 죽음과 더불어 창세기가 막을 내리면서 오경의 다음 이야기인 출애굽기가 시작됩니다. 그 사이 40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님의 씨에 대한 약속이 성취되어 이스라엘은 크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애굽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땅에 대한 약속의 성취를 향해 하나님의 구원사가 진행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요셉을 젊은 날에는 숱한 고난과 시련으로 연단하셨지만, 노년에는 더없이 복되고 평안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신실한 믿음으로 응답하여 사는 종을 결코 버리거나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고난과 시련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까? 선하신 하나님을 믿고 인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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