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34-01)
에돔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이사야 34장 1-17절
교만한 나라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는 맹세합니다. 그 심판은 철저합니다. 악의 권세가 강할지라도 하나님의 진노 앞에서는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약 백성을 억압하는 교만한 열방을 심판하십니다. 심판을 경고하는 본문은 온 세상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교훈합니다.
- 에돔이 여호와의 심판에 떨어진 민족들의 대표로 등장합니다. 창세기의 족장 이야기에 의하면 에돔(에서)과 야곱(이스라엘)은 한 뿌리에서 나왔지만, 이후의 역사는 서로에게 자주 적대적이었다. 여호와께서 시온을 위하여 복수하시는 날에 에돔은 소돔과 고모라처럼 완전한 멸망에 떨어질 것입니다. 민족들은 에돔의 파국적 운명을 보고 대적에게 보복하시는 여호와의 능력을 깨닫고 살길을 찾아야 합니다.
민족들의 심판(1-4)
우리는 하나님 앞에 겸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탄은 이 사실을 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생명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생명을 주시는 분도, 생명을 다스리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1열국이여 너희는 나아와 들을지어다 민족들이여 귀를 기울일지어다 땅과 땅에 충만한 것, 세계와 세계에서 나는 모든 것이여 들을지어다 2대저 여호와께서 열방을 향하여 진노하시며 그들의 만군을 향하여 분내사 그들을 진멸하시며 살륙당하게 하셨은즉 3그 살륙당한 자는 내던진 바 되며 그 사체의 악취가 솟아오르고 그 피에 산들이 녹을 것이며 4하늘의 만상이 사라지고 하늘들이 두루마리 같이 말리되 그 만상의 쇠잔함이 포도나무 잎이 마름 같고 무화과나무 잎이 마름 같으리라(1-4)
하나님께서는 열방을 향하여 진노하시며 그들의 만군을 향하여 분을 내시십니다. 열방에 대한 진노는 죄악 때문입니다. 죄악은 하나님의 왕 되심을 거절하는 것입니다. 열방의 죄가 찰 때까지 하나님께서는 심판하지 않으십니다.
(1) 민족들의 소환(1)
하늘과 땅을 대상으로 하는 심판이 선포됩니다. 심판의 범위가 창조 세계를 포함하기에 청자의 범위도 세계적으로 확장됩니다. 땅에 사는 모든 민족과 모든 사람은 가까이 와서 귀를 기울여 예언자의 선포를 들어야 합니다(1).
(2) 민족들에 진노하신 여호와(2-4)
청자로 부름 받은 민족들이 갑자기 심판의 대상으로 바뀝니다. 여호와께서 열방과 그들의 모든 군대에 진노하시고 그들을 진멸하기로 작정하셨습니다(2). 그 이유를 여기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분의 진노와 분노는 죄에 대한 그분의 부정적 반응입니다. 동사 ‘진멸하다’는 거룩한 전쟁에 속하는 개념이며 예외 없이 모두 멸망에 넘겨질 것을 보여줍니다. ‘살육 당하게 하셨은 즉’은 민족들의 심판이 누군가의 손을 통해 이뤄질 것을 시사합니다. 여호와의 전쟁에서 살해당한 자들의 시체가 들판에 그대로 버려져 악취가 진동하고,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듯이 산이 죽은 자들의 피로 녹아내립니다(3). 온 땅이 시체 썩는 냄새와 넘쳐흐르는 피로 가득 찹니다. 고대 세계에서 장례는 가장 중요한 의식에 속했습니다. 정상적인 장례 절차에 따라 조상 묘지에 안장되지 못한 죽음은 영원한 안식이 허락되지 않은 저주받은 죽음에 속했습니다(신 28:26; 삼하 21:10-14; 렘 7:33; 겔 32:5). 민족들을 진멸하는 전쟁이 땅을 넘어 하늘에까지 파국적인 영향을 미칩니다(13:10,13; 66:22). 하늘이 두루마리처럼 말려 사라지고, 포도나무 잎과 무화과나무 열매가 시들어 떨어지듯이 ‘하늘의 만상’이 모두 시들어 떨어집니다(4). 하늘이 펼쳐진 휘장이나 천막에 비유되는 경우는 있어도(시 104:2; 사 40:22; 슥 12:1) 글씨가 쓰인 두루마리 책에 비유되는 경우는 여기가 유일합니다(참조. 계 6:14). 멸망의 철저성을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하늘의 만상’은 문자적으로는 ‘하늘의 모든 군대’로, 하늘의 별들을 의미합니다. 민족들의 심판은 4절에서 끝나고 5절부터는 에돔이 여호와의 진노의 대상으로 등장합니다. 민족들의 심판과 에돔의 심판은 하나의 사건으로 서로 연결됩니다. 후자가 전자의 예표가 됩니다. 민족들은 심판의 대상이자(2-4) 에돔에 대한 심판의 증인(5-14) 역할을 담당합니다. 동일한 심판이지만 민족들에게는 피할 수 있는 길이 주어집니다. 먼저 심판받는 에돔의 멸망을 보고 여호와의 보복을 깨닫는다면 멸망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에돔의 운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에돔의 심판(5-15)
하나님의 심판의 날은 희생제물을 드리는 것처럼 피에 취하는 끔찍한 날이 될 것입니다. 악과 불경건은 반드시 대가를 치릅니다. 하나님의 심판의 날은 희생제물을 드리는 것처럼 피에 취하는 끔찍한 날이 될 것입니다. 심판의 하나님께서는 공의의 하나님이시요, 보응하는 하나님이십니다.
5여호와의 칼이 하늘에서 족하게 마셨은즉 보라 이것이 에돔 위에 내리며 진멸하시기로 한 백성 위에 내려 그를 심판할 것이라 6여호와의 칼이 피 곧 어린 양과 염소의 피에 만족하고 기름 곧 숫양의 콩팥 기름으로 윤택하니 이는 여호와를 위한 희생이 보스라에 있고 큰 살륙이 에돔 땅에 있음이라 7들소와 송아지와 수소가 함께 도살장에 내려가니 그들의 땅이 피에 취하며 흙이 기름으로 윤택하리라 8이것은 여호와께서 보복하시는 날이요 시온의 송사를 위하여 신원하시는 해라 9에돔의 시내들은 변하여 역청이 되고 그 티끌은 유황이 되고 그 땅은 불 붙는 역청이 되며 10낮에나 밤에나 꺼지지 아니하고 그 연기가 끊임없이 떠오를 것이며 세세에 황무하여 그리로 지날 자가 영영히 없겠고 11당아새와 고슴도치가 그 땅을 차지하며 부엉이와 까마귀가 거기에 살 것이라 여호와께서 그 위에 혼란의 줄과 공허의 추를 드리우실 것인즉 12그들이 국가를 이으려 하여 귀인들을 부르되 아무도 없겠고 그 모든 방백도 없게 될 것이요 13그 궁궐에는 가시나무가 나며 그 견고한 성에는 엉겅퀴와 새품이 자라서 승냥이의 굴과 타조의 처소가 될 것이니 14들짐승이 이리와 만나며 숫염소가 그 동류를 부르며 올빼미가 거기에 살면서 쉬는 처소로 삼으며 15부엉이가 거기에 깃들이고 알을 낳아 까서 그의 그늘에 모으며 솔개들도 각각 제 짝과 함께 거기에 모이리라(5-15)
여호와의 심판은 이스라엘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여호와의 칼은 에돔 위에도 내릴 것입니다. 에돔은 이스라엘의 형제 나라였음에도 이스라엘을 가장 많이 괴롭혔습니다. 특히 유다가 멸망당할 때 이방인과 함께 제비를 뽑고 예루살렘을 약탈했습니다.
(1) ‘여호와의 칼’(5-8)
심판의 대상이 민족들에서 에돔으로 바뀝니다. 하늘에서 취하도록 잔뜩 마신 ‘여호와의 칼’이 에돔 위로, 여호와께서 심판에 붙여 진멸하시기로 작정한 백성 위로 내려옵니다(5). 칼은 가장 기본적인 전쟁 무기로, 여호와의 칼은 여호와께서 사용하시는 칼을 가리킵니다(겔 21:3-5). 그분께서 직접 손에 칼을 들고 에돔을 치십니다. ‘칼이 ~ 위로 내려오다’는 여기에만 나오는 표현으로 심판의 철저성을 보여줍니다. 31:4에서는 예루살렘을 보호하시려 여호와께서 시온 산과 그 언덕 위로 내려오십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여호와의 칼이 어린 양과 염소의 피로 흥건하고 수양의 콩팥 기름으로 덮입니다(6). 에돔에 임할 ‘큰 살육’이 여호와께 제사 드리기 위해 희생제물을 잡는 제의적 의식으로 표현됩니다. 에돔 사람들이 제사를 위해 잡는 희생 동물처럼 살육을 당합니다. 어린 양과 염소와 숫양은 하나님께 적합한 희생 동물에 속합니다(민 7:17; 렘 51:40). 살육(희생제사)의 장소로 언급된 보스라는 에돔의 수도로 해발 천 미터 이상 되는 고지대에 있었습니다. 난공불락을 자랑하는 천혜의 요새지만, 여호와께서 직접 칼로 치시기에 살육을 피하지 못합니다. 희생 동물로 작은 짐승뿐만 아니라 큰 짐승도 언급됩니다. 들소와 송아지(젊은 소)와 수소의 피로 땅이 흠뻑 취하고 이들의 기름으로 흙이 뒤덮입니다(7). 송아지와 수소는 희생제물로 드려지지만, 들소는 제사에 사용되지 않습니다. 들소는 힘과 능력의 상징입니다(민 23:22; 신 33:17). 들소조차 여호와의 칼 앞에서는 전혀 저항하지 못합니다. 여호와의 칼이 에돔 위로 내려오기에 들소와 송아지와 수소가 도살장에 내려갑니다. 여호와께서 에돔에 보복하시는 날은 ‘시온의 송사를 위해 신원하시는 해’이기도 합니다(8). 그분께서 시온의 법적 권리를 되찾아주기 위해 에돔에 보복하십니다. ‘하나님의 보복’은 하나님 정의의 부정적 표현입니다. 불법은 징계를 통해 상쇄되고 해소되어야 합니다. ‘신원’도 파괴된 사법 질서를 회복하는 보응적 행위를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공의로운 징벌을 통해 그분의 정의가 회복됩니다.
(2) 들짐승의 소굴이 된 에돔(9-15)
에돔의 멸망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사해로 함몰된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이상입니다. 강들은 역청으로, 티끌(흙)은 유황으로, 땅은 불타는 역청으로 변합니다(9). 소돔과 고모라의 유황불은 성읍의 멸망과 함께 꺼졌지만, 에돔을 태우는 불은 영원히 꺼지지 않고 끊임없이 타오릅니다(10). 완전히 황폐해져 그리로 지나는 사람이 영원히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목자들이 양 떼를 먹이는 초지로도 사용하지 못하고 영원히 들짐승의 차지가 됩니다. 여호와께서 에돔 땅 위에 ‘혼란의 줄과 공허의 추’를 드리우시기에 당아새(올빼미?)와 고슴도치와 부엉이와 까마귀가 에돔 땅의 소유주가 됩니다(11). 줄로 재어 민족들에게 땅을 나누어주셨던 여호와께서(신 32:8) 황폐해진 에돔 땅을 혼란의 줄로 재서 들짐승에게 나누어주십니다. 땅 분배와 관련해서 추는 소유를 표시하는 경계석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혼란(토후 in)과 공허(보후 na)가 창세기 1:2을 염두에 두고 선택된 표현이라면, 에돔은 창조 이전의 혼돈과 무질서 상태에 빠집니다. 멸망에서 일부 귀인이 살아남을지라도 왕국을 선포하지 못하고 방백들도 모두 없어집니다(12). 심판으로 폐허가 된 에돔은 재건되지 못하고 영원히 폐허로 남습니다. 허물어진 궁궐과 견고한 성에는 가시나무와 엉겅퀴와 새품이 자라고, 승냥이와 타조와 들짐승(사막 짐승)과 이리와 숫염소(염소 귀신)와 올빼미(릴리트)가 터를 잡습니다(13-14). 권력과 사치를 즐기던 자들로 번잡하던 궁궐과 요새는 황무지가 돼 들짐승의 거주지가 됩니다.
심판의 확실성(16-17)
교만한 자들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믿지 못합니다. 겸손한 자들은 열국의 심판과 자연의 변화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봅니다. 하나님께서 관심 없는 나라는 없으며, 살피지 않으시는 사람 역시 없습니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는 열국을 통치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십니다. 그 어떤 것도 우연히 일어나지 않습니다.
16너희는 여호와의 책에서 찾아 읽어 보라 이것들 가운데서 빠진 것이 하나도 없고 제 짝이 없는 것이 없으리니 이는 여호와의 입이 이를 명령하셨고 그의 영이 이것들을 모으셨음이라 17여호와께서 그것들을 위하여 제비를 뽑으시며 그의 손으로 줄을 띠어 그 땅을 그것들에게 나눠 주셨으니 그들이 영원히 차지하며 대대로 거기에 살리라(16-17)
이 예언을 주신 이는 하나님이시기에, 이 말씀들은 반드시 성취됩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에돔 땅을 들짐승들에게 배분해 주십니다. 이것이 악한 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하나님의 대적들은 철저하게 파멸됩니다.
(1) 여호와의 책에 기록된 에돔의 멸망(16)
본 16절은 구약성경의 가장 난해한 절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청자 ‘너희’는 1절의 청자 ‘열국과 민족들’과 구별되는 여호와를 아는 사람, 곧 이스라엘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에돔의 심판 예언이 기록된 ‘여호와의 책’이 이사야의 일부 또는 11-15절의 짐승들이 나오는 오경 또는 다른 예언서를 의미하는지 불분명합니다. 또 ‘이것들’이 받는 대상도 모호합니다. ‘이것들 가운데 하나도 빠진 것이 없고’는 5-15절에서 예언된 사건들을, ‘제 짝이 없는 것이 없으리니’는 11-15절에 나오는 짐승들의 쌍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11-15절에서 열거된 짐승 가운데 14절의 올빼미(릴리트)와 15절의 부엉이는 구약성경에서 여기에만 등장합니다. 11절의 고슴도치와 14절의 들짐승(사막 짐승)과 이리는 오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에돔의 심판에 관한 신탁은 다른 예언서들에도 나오지만(렘 49:7-21; 겔 35:1-15; 오바다), 아모스의 경우(1:11-12)를 제외하고는 시기적으로 모두 나중에 속합니다. 하나하나는 매우 이해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에돔의 심판과 멸망이 예언된 대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2) 들짐승의 몫이 될 에돔(17)
본 절은 11-15절의 요약입니다. 거룩한 전쟁을 통해 에돔을 황무지로 만드신 여호와께서 에돔 땅을 들짐승에게 나누어주십니다(17).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열두 지파에 나눠주신 것처럼, 그분께서는 제비를 뽑고 줄로 경계를 정해 황무지에 사는 짐승들에게 배분해주십니다. 에돔 땅이 영원히 폐허가 되어 들짐승의 소유가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누릴 수 없습니다. 우리의 생명은 주님의 것입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다고 해서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인간적인 권세로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온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호와께서 보복하시는 날, 철저히 멸망 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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