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067-01)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
시편 67편 1-7절
하나님의 은혜는 주의 백성에게 영혼의 양식입니다. 주의 은혜를 구하는 것은 겸손한 자들의 삶의 방식입니다. 악인들은 세상의 욕망과 거짓을 갈망하지만, 주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갈망합니다. 은혜를 구하는 마음은 거룩을 향한 마음입니다. 의인들은 거룩하신 하나님을 갈망함으로 거룩해지기를 소망합니다. 거룩은 하나님의 얼굴에 있는 은혜의 빛으로 가능합니다.
- 하나님께서는 축복과 은혜의 근원이십니다. 그분은 자신의 백성으로 택하신 이스라엘을 인도하고 구원하심으로써 그들을 축복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일들은 온 세상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어 그들도 하나님께서 세상의 왕이며 재판장이심을 알아야 합니다. 그들도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축복과 은혜를 경험하고 그분을 기뻐하며 찬송하게 될 것입니다. 온 세상을 복 주기 원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 만민에게서 찬송과 경외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십니다.
우리에게 복을 주소서(1-2)
하나님의 얼굴빛이 우리를 비출 때 어둠 속에서도 안전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은혜와 평강, 호의와 축복만이 생명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도는 자신을 향한 그 축복을 통해 주의 도와 구원이 온 땅에 알려지기를 소원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통치 원리와 생명의 길이 이방에게도 알려져 그들도 자신들의 축복에 참여하기를 바란 것입니다.
1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사 복을 주시고 그의 얼굴 빛을 우리에게 비추사 (셀라) 2주의 도를 땅 위에, 주의 구원을 모든 나라에게 알리소서(1-2)
시인은 하나님께서 자신과 이스라엘 공동체에게 복을 베풀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복을 주시고 하나님의 얼굴빛을 우리에게 비추소서”라고 기도하는데, 이 기도는 하나님께서 아론과 그의 자손 제사장들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축복할 때 사용하라고 가르쳐주신 기도문과 내용이 흡사하여 이를 떠올리게 합니다(민 6:24-26). 제사장의 지침 기도의 내용에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에게 복을 주시고, 그들을 지키시고, 얼굴을 그들에게 비추시고, 은혜를 베푸시고, 얼굴을 그들에게 향하시고, 평강을 주시기를 기원하는 여섯 문장이 들어있습니다.
(1) 주의 복을 구함(1)
기도의 내용 중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얼굴을 누군가에게 비추는 모습(1; 시 4:6; 31:17; 80:19; 민 6:25)은 하나님 얼굴의 빛을 드는 모습(시 4:6) 또는 하나님께서 얼굴을 누군가에게 향하는 모습(민 6:26)과 같은 표현으로, 하나님께서 그 대상에게 나타나셨고 그를 향하여 보고 계시는 표면적인 모습과 하나님께서 그를 기억하시고 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살피시는 내면적인 태도를 함축합니다. 욥기에서 하나님의 등불이 욥의 머리에 비추었다는 표현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욥 29:3). 이처럼 하나님의 얼굴이나 등불이 누군가를 비출 때는 하나님께서 그 대상에게 은혜와 평강, 축복과 호의, 구원 등을 베푸시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시 31:17; 민 6:25,26). 하나님의 빛이 그 사람과 함께한다면 흑암과 같은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안전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욥 29:3). 그러므로 시인은 하나님의 관심과 은혜가 자신의 공동체에 지속되기를 갈망하며 기원하는 것입니다. 한편, 이에 반대되는 상황의 표현으로는 하나님께서 얼굴을 누군가로부터 숨기시는행동(시 13:1: 30:7: 사 64:7; 미 3:4)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표현은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잊었고 그가 처한 고난과 어려운 상황에 참견하지 않고 침묵과 무관심으로 반응하시며(시 44:24) 그를 대적처럼 여기신다는 뜻을 은유적으로 나타냅니다(욥 13:24). 하나님께서 얼굴을 숨기실 때라도 그분의 은혜를 갈망한다면 우리도 얼굴을 하나님께 들어야 하며(욥 22:26) 하나님의 얼굴을 구해야 합니다(시 24:6; 27:8: 105:4).
(2) 만국에 전파될 주의 구원(2)
공동체를 향한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를 기원한 시인은 그 결과로 공동체의 안위와 복을 기대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이 소식이 온 세상에 알려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베푸실 은혜를 특히 하나님의 길(‘도’로 번역됨)과 구원으로 연결하였습니다. 이스라엘에게 내리시는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를 통해 하나님께서 추구하시는 방향과 방법을 포함한 그분의 말씀이 만국에 알려지고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고 구원하는 일이 만국에 알려져 그들도 하나님의 길과 구원의 은혜를 구하고 그와 같은 축복을 받기를 갈망합니다.
만민이 주를 찬송하게 하소서(3-6)
하나님의 공평한 판단과 지혜로운 통치는 창조 이래 지금까지 변함없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불의가 춤추고 악인이 형통하고 불신이 승리하는 듯 보이지만, 하나님께서는 매번 이 땅 위의 권력은 때가 되면 스스로 자신의 수치를 드러내게 하셨습니다. 불의한 권력 앞에서 처세하기보다 하나님의 올바른 판단의 날을 고대하며, 지금 눈에 보이는 거대한 힘이 아니라 하나님 한 분만을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주인으로 인정할 때, 우리의 입에서는 주님이 기뻐하시는 진정한 찬양이 흘러나올 것입니다.
3하나님이여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소서 4온 백성은 기쁘고 즐겁게 노래할지니 주는 민족들을 공평히 심판하시며 땅 위의 나라들을 다스리실 것임이니이다(셀라) 5하나님이여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소서(3-5)
하나님의 이름이 ‘민족들’에게서 ‘모든 민족들’에게로 전파됩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바다처럼 세상을 덮을 것입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이름이 열방 가운데 높아지기를 하라고 있습니다. 구원의 노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1) 만민의 주 찬양(3)
시인은 온 땅에 있는 만국과 거기 사는 백성들이 하나님을 찬양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본 시편은 짧게 7절로 구성되었지만 1절을 제외하고 매 절에 ‘땅’, ‘나라’, ‘백성’, ‘민족’ 등 세상을 가리키는 단어들이 등장하고, ‘모든’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며, 마지막 7절에서는 ‘땅의 모든 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이스라엘을 뛰어넘어 온 세계 나라와 민족을 향한 관심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첫째, 시인은 세계의 어떤 나라나 민족도 하나님의 다스림에서 제외되지 않고 모두 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줍니다. 둘째, 세계 모든 민족이 이스라엘에게 임한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를 듣고 그들도 그와 같은 축복을 받기를 기대합니다. 셋째, 온 세계 각 지역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기쁨과 감사로 찬양을 드리게 될 때를 재촉합니다.
(2) 왕이신 하나님(4)
시인은 하나님 찬양의 이유로 그가 세상의 재판장이며 왕이 되심을 선포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 나타나 있듯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시고 어려움에서 그들을 구하실 때마다 그의 은혜와 공의를 따라 행하셨습니다. 이 하나님께서는 온 땅 만국의 백성 또한 공평히 심판하실 것이며 그들을 통치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공평과 은혜의 다스림을 받는 만국은 이에 화답하여 모두 기뻐하며 하나님께 목소리와 악기로 찬송을 드리게 될 것입니다.
(3) 만민의 주 찬양(5)
시인은 앞서 3절에서처럼 5절에서도 모든 민족의 찬송을 반복하여 기원합니다. 시인이 만국을 향한 열정을 가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만국 중에서 택하셨지만, 그분이 단지 한 나라의 왕으로서 한 백성에게만 찬송을 받아야 할 분이 아님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의 통치자이시므로 땅의 모든 이들로부터 하나님의 권능과 지위에 합당한 찬송을 받으실 권리가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왜 이스라엘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가 만국에게도 적용되어야 합니까? 이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이스라엘의 조상으로 부르시고 그에게 주신 약속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복 주시고, 이름을 크게 만드시고, 그가 복이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창 12:2). 아브라함이 ‘복’이 된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뿐 아니라 그의 자손과 그의 민족 이스라엘을 축복하시겠다는 뜻을 함축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축복하는 자를 축복하시고 저주하는 자를 저주하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창 12:3). 이렇게 함으로써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 그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보호와 축복을 확실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을 향한 하나님의 최종적 축복과 아브라함을 ‘복’으로 만드시는 최종적인 목적은 그를 통해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받는 것입니다(창 12:3). 다만 여기서 기억할 것은 오늘 시인의 기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모든 족속이 복을 받게 되는 것은 아브라함과 이스라엘 자체의 어떤 행위나 성품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를 통해서라는 점입니다. 하나님의 성도인 우리는 영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며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을 통해 아직도 하나님을 모르고 예수를 구주로 시인하지 않는 자들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그를 찬양하는 자들이 되도록 기도하며 선포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복을 주소서(6-7)
추수는 이 땅이나 자신들의 공이 아니라 이 땅에 때를 따라 햇빛과 비를 내리신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복임을 고백한 것입니다. 그는 땅 끝의 모든 사람이 우리가 누리는 복을 보고 하나님을 경외하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도 하나님의 복을 누리고 찬양에 참여하기를 바란 것입니다. 나만 잘 살기 위해 차별과 구별과 배척을 선택하는 세상에서, 온 세상이 다 하나님의 부요를 경험하고 하나님을 알게 되는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까?
6땅이 그의 소산을 내어 주었으니 하나님 곧 우리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리로다 7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리니 땅의 모든 끝이 하나님을 경외하리로다(6-7)
평범한 일상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시인은 땅이 소산을 내는 것을 하나님께서 주신 복으로 인정합니다. 구원 이후의 삶에서 수고와 애씀이 필요합니다. 땅의 소산은 성실히 살아가는 자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저주받은 땅에서는 심어도 거두지 못하고, 수고해도 얻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심은 대로 거두게 하심으로 복을 주십니다.
(1) 주의 복을 구함(6-7a)
시인은 하나님께서 이미 자신의 공동체에게 내려주신 축복의 예로서 땅이 소산을 내었다고 말합니다. 이스라엘 땅에서 소산이 나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소산으로 축복을 주실 것을 작정하셨다는 뜻입니다. 건기와 우기로 이루어진 이스라엘 땅에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햇빛과 비를 주셨고 파종과 추수에 혜택을 주는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내리셨으며 우박이나 폭풍을 보내지 않으셨고 병충해를 막아주셨고 곡식으로 풍성한 열매를 맺도록 하셨으며 약탈자나 이방인의 침략이 없게 지켜주셨음을 의미합니다(학 1:10-11;2:15-19; 호 2:22). 이처럼 땅이 소산을 낸 것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의 결과입니다(슥 8:12).
(2) 만국의 경외를 받으실 하나님(7b)
하나님의 복을 구하며 기도를 시작한 시인은 마칠 때에도 다시금 하나님의 축복을 간구합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축복을 두 차례나 더 반복하여 말하면서(6,7) 하나님께서 복을 주는 근원이심을 재확인 해주고, 그분의 이름으로 백성을 축복할 때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내릴 것이라는 약속(민 6:27)이 이루어지기를 재촉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백성에게 복 내리심을 통해 땅의 모든 끝에 있는 자들도 하나님께서 세상의 왕이며 심판주이심을 깨닫고 그분을 섬기며 예배하기를 바라봅니다.
징계는 잠깐의 굴복을 가져오지만, 복은 하나님을 향한 경외를 가져옵니다. 하나님 앞에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을 섬기는 삶을 살아가게 합니다. 추운 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은혜의 햇빛은 스스로 마음을 열게 만듭니다. 시인은 하나님께 은혜를 구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나라와 민족이 기쁨으로 찬양할 것입니다. 은혜는 햇빛과 같아서 영혼을 자라게 하며, 소생하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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