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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065-01)

 

 


온 땅에 차고 넘치는 하나님의 복

시편 65편 1-13절


 

최고의 성취를 이룬 사람이 자신의 성공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함께 수고한 사람들에게 진실한 감사와 애정을 표현할 때, 그의 진정한 면모가 드러납니다. 추수를 마치고 성전을 향해 감사의 제사를 드리러 나오는이들의 찬양에는,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주셨다는 믿음의 고백과 온 세상 끝까지 하나님의 다스림이 충만하게 나타나길 바라는 종말론적 소망이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 시편 65편은 하나님의 통치 행위를 묘사하면서 주님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반부(1-4)에서는 시온에 위치한 성전에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후반부(5-13)에서는 그러한 하나님의 영광은 시온산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온 세계와 열방의 모든 부분에 동일하게 적용됨을 알려줍니다.

 

시온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1-4)

 

상황이 변해도 침묵하며 기다릴 수 있는 것은 놀라운 신뢰의 표현이며,큰 성취 앞에서 모든 공을 하나님께 돌리는 것은 그분께 대한 진정한 감사의 표현입니다(1절). 죄는 하나님의때를 신뢰하지 못하고 악인의 때를 좇을 때 범하게 됩니다. 사죄의 은총의 시작은 기다림입니다. 소극성입니다. 주님의 처분을 관대하게 기다리는 일입니다.

 

1하나님이여 찬송이 시온에서 주를 기다리오며 사람이 서원을 주께 이행하리이다 2기도를 들으시는 주여 모든 육체가 주께 나아오리이다 3죄악이 나를 이겼사오니 우리의 허물을 주께서 사하시리이다 4주께서 택하시고 가까이 오게 하사 주의 뜰에 살게 하신 사람은 복이 있나이다 우리가 주의 집 곧 주의 성전의 아름다움으로 만족하리이다(1-4)

 

먼저 1-4절은 하나님께서 시온에 거하시면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돌보신다는 사실을 알려줍니 시편의 전형적인 특징이며, 시온 중심성을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1) 시온에서 하나님을 찾음(1)

 

‘시온에서 잠잠함이 주님께 찬양이 된다’고 고백하면서 1절은 시작합니다. 시편 62편 말씀을 다시금 읽는 듯합니다. 그런데 왜 ‘잠잠함이 찬양이 된다’고 고백했습니까? 물론 ‘잠잠함이 찬양이 된다’라고 읽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시편 기자의 이 고백이 명확하게 이해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시편 65편을 전체적으로 읽어야 이 말씀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시온은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이며, 서원을 주께 이행하게 되는 장소입니다.

 

(2) 시온에서 만나주시는 하나님의 능력(2-3)

 

2-3절에서는 시온에서 하나님을 만날 때 경험할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해서 서술합니다. 2절에서는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심을 말합니다. 여기서 특별히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신다는 말의 합의입니다. 그 함의가 3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죄악이 사람보다 강하기에 사람들에게 죄를 짓게 만들지만, 하나님은 그런 죄악들보다 더 강하시므로 죄를 용서하신다는 것입니다. 즉 시온에 계신 하나님께 나아오면 그 어떤 죄인이라도 용서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시온에 거하는 복(4)

 

하나님의 용서하시는 권세를 말한 후, 4절은 주의 뜰에 살게 된 사람은 복이 있음을 노래합니다. 죄인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시므로 그분께 나아와 제사를 드리며 기도하면 모든 은총을 얻어 누릴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4절 하반절은 ‘우리가 주의 집의 아름다움으로 만족합니다’고 외칩니다. 하나님의 죄 사하심의 권세를 높이 찬양하고 있는 것입니다.

 

온 피조세계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5-13)

추수란 하늘의 것을 이 땅에 가져오는 일입니다.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성도의 감사와 찬양이있으니, 하늘과 땅을 연결하여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이 온 땅에 나타납니다. 이제 온 세상의 모든 피조물이 하늘의 은총을 함께 누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5우리 구원의 하나님이시여 땅의 모든 끝과 먼 바다에 있는 자가 의지할 주께서 의를 따라 엄위하신 일로 우리에게 응답하시리이다 6주는 주의 힘으로 산을 세우시며 권능으로 띠를 띠시며 7바다의 설렘과 물결의 흔들림과 만민의 소요까지 진정하시나이다 8땅 끝에 사는 자가 주의 징조를 두려워하나이다 주께서 아침 되는 것과 저녁 되는 것을 즐거워하게 하시며 9땅을 돌보사 물을 대어 심히 윤택하게 하시며 하나님의 강에 물이 가득하게 하시고 이같이 땅을 예비하신 후에 그들에게 곡식을 주시나이다 10주께서 밭고랑에 물을 넉넉히 대사 그 이랑을 평평하게 하시며 또 단비로 부드럽게 하시고 그 싹에 복을 주시나이다 11주의 은택으로 한 해를 관 씌우시니 주의 길에는 기름 방울이 떨어지며 12들의 초장에도 떨어지니 작은 산들이 기쁨으로 띠를 띠었나이다 13초장은 양 떼로 옷 입었고 골짜기는 곡식으로 덮였으매 그들이 다 즐거이 외치고 또 노래하나이다(5-13)

 

1-4절의 내용은 시편에서 자주 등장하는 시온 성전에 대한 메시지로서, 독자들에게 크게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그런데 65편은 매우 특별하게도 이러한 성전 중심의 메시지를 피조세계 전체를 위한 메시지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확대의 방향성이 바로 5-13절에 나타납니다. 시온에서 다스리시며 용서하시는 주님의 역사는 피조세계 전체에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1) 놀라우신 하나님의 역사(5)

 

5절은 하나님의 다스리시는 역사가 매우 놀라움을 고백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러한 놀라우신 하나님의 역사는 단순히 한 지역인 시온 성전에만 제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땅의 모든 끝과 먼 바다에 이르기까지 펼쳐집니다.

 

(2) 피조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6-7)

 

6절은 주님께서 권능으로 띠를 띠신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권능’이라는 단어는 ‘게부라’라는 단어로 3절에 나오는 ‘이기다’라는 단어의 원어인 ‘가바르’와 같은 어근을 가집니다. 즉 죄악을 사하시는 하나님의 권세는 곧 온 땅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권세와 같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별히 6절의 ‘산을 세운다’는 표현과 7절의 ‘바다의 설렘과 물결의 흔들림을 진정케 한다’는 표현은 창세기 1장의 창조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산이 높이 올라오게 하시고, 물이 한 곳으로 모이게 하셔서 육지를 만드신 장면을 가리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만민의 소요를 진정시킨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여기서 ‘만민’이란 ‘민족들’ 혹은 ‘열방들’을 가리키는 말로서, 온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말합니다. 따라서 만민의 소요를 진정시킨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다스리심을 뜻합니다. 창조주로서 온 땅을 다스리시는 섭리주가 되심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3)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예시I(8-10)

 

8-10절은 온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를 여러 가지 예를 통해서 표현합니다. 8절에서는 아침이 되는 것과 저녁되는 것이 즐겁게 되게 하신다고 말합니다. 원문을 보면 ‘아침과 저녁이 들어오고 나가는 현상이 즐거워 외치게 된다’입니다. 따라서 아침과 저녁이 되는 것 즉 하루하루의 삶이 복되고 즐거운 시간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시간을 다스리시며 복되게 하시는 것입니다. 9-10절은 하나님께서 땅을 복되게 하심을 묘사합니다. 땅에 물을 주시고 강에 물이 가득하게 하시고 곡식을 허락하시는데, 이 모든 것이 이 세상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은총임을 말합니다. 밭고랑과 밭이랑에 물을 주시며 필요에 따라 때를 기억하여 비를 주시는 은총이 이러한 하나님의 통치의 대표적인 예가 됩니다. 8절이 하나님께서 피조세계의 시간적 영역을 복되게 하심을 말했다면, 9-10절은 하나님께서 피조세계의 공간적 영역을 복되게 하시고 그 공간을 은총으로 채워주심을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4)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예시Ⅱ(11-13)

 

11-13절은 하나님의 통치하심에 대한 예시를 이어갑니다. 특별히 11절에서는 ‘주께서 선한 것으로 한 해를 관 씌우신다’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8절에서는 하나님께서 하루하루의 시간을 복되게 하셨음을 말했는데, 이제 11절에서는 ‘한 해’를 복되게 하심을 말하면서 더 깊은 주제적 발전을 보여줍니다. 한 해를 주신다는 것 역시 시간적 영역에 은총을 주신다는 의미인데, ‘관 씌우신다’는 표현을 통해서 ‘영광스럽게 하신다’는 의미를 추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허락하십니다. 5절이 말한 대로 ‘놀라우심’은 하나님께 속한 특징인데, 그 하나님의 놀라우신 영광이 이제 피조세계 속에 넘치도록 역사하신다는 의미입니다. 12-13절은 공간적 영역에 하나님의 은총이 임함을 다시금 묘사합니다. 들의 초장에 하나님의 기름방울이 떨어지고, 작은 산들이 기쁨으로 띠를 띠며, 초장은 양 떼로 덮이고 골짜기는 곡식으로 덮이게 된다는 아름다운 표현들이 이어집니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피조세계의 공간들이 가득히 넘치게 되는 장면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시편 65편은 시온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곧 피조세계 전체를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이심을 말합니다. 시온은 세계의 중심인 동시에,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구현하는 모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계시는 영역이 단순히 한 시간이나 한 공간이라는 제한을 두지 말고, 온 땅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는 모이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땅 끝까지 전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모든 민족들 가운데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모든 영역들 가운데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실천하는 하나님의 복의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신뢰와 감사와 순종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보여주시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실 것입니다. 우리를 질서 있고 조화로운 안식의 사람, 샬롬의 사람, 의로운 사람으로 빚어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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