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063-01)
광야에서도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
시편 63편 1-11절
인생은 고단합니다. 산을 넘으면 강을 만나고, 강을 건너 한숨 돌리면 깊은 계곡, 메마른 광야를 만납니다. 인생의 어느 한순간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함께하시면 우리는 이겨 낼 수 있습니다. 다윗은 주님과 함께 고난을 이겨 냈습니다.
- 시편 63편은 광야에서 하나님을 찾는 다윗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1절이 서론 역할을 하며, 11절이 결론 역할을 하는데, 그 중간에 나타난 2-10절이 광야에서 하나님을 찾고 찬양하는 다윗의 신앙을 묘사해줍니다. 다윗은 과거 성소에서 하나님을 찾았던 것을 회상하면서, 하나님께서 인자로 자신을 구원해주시고 원수를 멸하여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찬양하고 있습니다.
광야에서 하나님을 찾다(1)
하나님께서 고난에서 자신을 건져주시고 다시 성소로 돌아가 감격의 제사를 드릴 것을 소망합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자신이 회복되기를 갈망합니다. 절망 중에 우리를 구원하실 분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본 시는 다윗은 대적에게 쫓겨 유다 광야에 피신했을 때 지은 시입니다.
1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1)
다윗은 하나님이 자신의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면서 시를 시작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성이 기도의 시작점인 것이다. 그렇다면 다윗과 하나님의 관계는 어떤 관계인가? 그것이 우리가 시편 63편에서 찾아내야 할 주제이다. 다윗은 물이 없어서 마르고 지치는 땅에서 하나님을 갈망한다고 묘사한다. 이러한 모습은 매우 충격적이다. 광야에서는 물을 갈망하게 되는데, 다윗은 오히려 하나님을 갈망하고 있다. 광야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방법은 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을 찾고 그분을 사모하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 어떻게 이러한 신앙이 가능할까? 다윗은 2절부터 자신의 이러한 신앙의 이유를 풀어나간다.
성소에서 하나님을 찾던 과거의 모습(2)
하나님께 기도하는 그곳이 이미 성소입니다. 삶이 유린되고 일상의 무너진 시공일지라도 기도하는 곳은 어디든 성소입니다. 기도하는 그곳에 하나님께서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자의 한계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비롯 그곳이 광야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믿으며 나아갑니다.
2내가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기 위하여 이와 같이 성소에서 주를 바라보았나이다(2)
다윗은 자신의 과거 신앙을 회상합니다. 비록 지금은 광야에서 원수에게 쫓기고 있으나, 과거에 자신과 함께하셨던 주님이 지금도 자신과 함께하심을 믿고 기대하는 것입니다. 다윗이 회상하는 과거의 모습이란, 하나님의 영광과 권능을 보기 위해 성소에서 하나님을 바라보았던 모습입니다. 즉 예루살렘에서 제사를 통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던 모습인 것입니다.
찬양의 이유 I(3-4)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믿고 의뢰하는 자에게 온갖 은총을 베풀어 주십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인자하심입니다.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낫습니다. 즉 주의 인자하심이 가장 고귀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생동안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높여 드려야 합니다.
3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 4이러므로 나의 평생에 주를 송축하며 주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나의 손을 들리이다(3-4)
이렇게 과거에 하나님께 제사로 예배드리던 모습을 회상하면서, 다윗은 매우 중요한 한 단어를 떠올립니다. 바로 하나님의 헤세드 즉 ‘인자하심’입니다. ‘인자하심’은 사무엘하 7:8-16에 나오는 다윗 언약의 결론부(삼하 7:15)에 나오는 단어입니다(개역개정에는 ‘은총’으로 번역되어 있는데 원어는 ‘헤세드’이다). 다윗 언약에서 인자하심은 ‘다윗 언약의 영원성’을 뜻합니다. 즉 다윗 가문이 비록 실수를 하고 잘못을 범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다윗 가문을 끝까지 지켜주시고 그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겠다고 하나님께서 보장하심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윗에게 ‘인자하심’은 생명보다 더 소중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다윗의 생명을 보장해주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윗은 원수에게 쫓겨서 광야에 와 있지만,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다윗을 그 어려움에서 건져주고, 다윗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들을 이루어가게 할 것입니다. 다윗은 지금 그 약속을 주신 하나님을 간절히 사모하면서, 그분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4절은 다윗이 평생에 하나님을 송축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인해 하나님을 찬양할 것임을 말합니다. 인자하신 하나님이 자신을 구원해주실 것이므로, 그의 생이 다할 때까지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 이유가 분명한 것입니다.
찬양의 이유 Ⅱ(5-8)
우리는 물질의 축복을 늘 갈급해합니다. 그렇다고 축복의 기준이 물질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복을 얼마나 많이 받았습니까? 그러나 그들은 끊임없이 물질의 욕심에 끌려 수많은 우상을 찾아 헤맸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이방의 신들 속에 파묻혀 멸망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5골수와 기름진 것을 먹음과 같이 나의 영혼이 만족할 것이라 나의 입이 기쁜 입술로 주를 찬송하되 6내가 나의 침상에서 주를 기억하며 새벽에 주의 말씀을 작은 소리로 읊조릴 때에 하오리니 7주는 나의 도움이 되셨음이라 내가 주의 날개 그늘에서 즐겁게 부르리이다 8나의 영혼이 주를 가까이 따르니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거니와(5-8)
5-8절에서 다윗은 자신이 하나님을 찾고 기대하며 찬양해야 할 이유를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나갑니다. 5절 상반절에서 다윗은 하나님으로 인해 자신이 기름진 것을 먹게 될 것임을 말합니다. 기름진 것이란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을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만족케 하시는 분입니다. 기름진 것과 만족의 주제는 지금 다윗이 처해있는 광야의 선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지금은 광야에 있으나,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만족을 주실 것입니다. 광야는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사모함과 신뢰를 무너뜨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5절 하반절부터 6절까지 다윗은 자신이 하나님을 찾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5절 하반절은 다윗이 기쁜 소리로 주님을 찬양함을 말하며, 6절에서는 밤에 침상에서 주님을 기억하고 밤이 새도록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다윗의 모습을 그립니다. 7절은 다윗이 하나님의 날개 아래에서 기뻐 소리 높여 외치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그렇게 기뻐하는 이유는 7절 상반절에 기록된 것처럼 하나님께서 자신의 도움이 되셨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 비록 광야라는 위험한 지경에 처해 있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을 구원하실 것임을 알기에 기뻐한다는 것입니다. 5-7절에서 다윗이 기뻐하면서 찬양하는 모습은 광야라는 주제와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다윗은 광야에 있지만 광야에 매여 있거나 광야로 인해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그곳에서 하나님을 간절히 찾고 사모하면서, 그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기뻐하고 있는 것입니다. 8절은 이러한 다윗의 모습을 ‘하나님을 가까이 따르는 것으로 서술하면서, 그렇게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다윗을 하나님의 오른손이 붙들어주신다고 표현합니다. 광야에서 즐거워하며, 고난 가운데서 신뢰하는 믿음의 사람 다윗을 향해 하나님께서는 응답하시고 역사를 일으켜주심을 명확하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수들의 멸망(9-10)
인생은 전쟁터입니다. 사탄은 오늘도 우리를 넘어뜨리려고 공격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방심해선 안 됩니다. 우리의 힘과 능력으로는 사탄의 유혹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주님께서 필요합니다. 다윗은 원수들의 끊임없는 공격과 도전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9나의 영혼을 찾아 멸하려 하는 그들은 땅 깊은 곳에 들어가며 10칼의 세력에 넘겨져 승냥이의 먹이가 되리이다(9-10)
이미지와 이어지는 9-10절은 다윗을 죽이려는 원수들에게 하나님께서 어떻게 반응하시는지를 보여줍니다. 9절과 10절은 모두 상반절과 하반절을 대조하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다윗의 영혼을 멸하려 하는 자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죽음을 당하게 될 것이며(9) 다윗을 칼에 붙이려 하는 자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광야에서 승냥이의 먹이가 될 것입니다(10). 지금은 광야에서 다윗이 죽게 될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지만, 모든 일들은 새롭게 전환되어 오히려 다윗은 살아나고 대적들이 죽게 될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광야는 죽음의 땅이 아니라, 죽음을 이기는 땅입니다. 그 전환점은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기억하고 주님을 기대하며 찬양하는 신앙인 것입니다.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왕(11)
광야는 시인을 절망에 빠뜨리지 못합니다. 대적들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시인을 해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그를 지켜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주님만을 따르며, 오직 주님만을 사랑합니다. 광야는 세상에서 버려진 자가 하나님을 얻는 곳이고, 헛된 것에서 멀어짐으로 참된 것에 가까워지는 곳입니다.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장소가 아닌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장소입니다.
11왕은 하나님을 즐거워하리니 주께 맹세한 자마다 자랑할 것이나 거짓말하는 자의 입은 막히리로다(11)
본 절은 63편의 결론으로, 1절에서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서 해답을 제공합니다. 여기서 ‘왕’이란 물론 다윗 자신을 가리킵니다. 왜 ‘나’라는 1인칭이 아닌 3인칭의 ‘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까? 바로 자신의 상황을 더욱더 객관화하기 위함입니다. 1절에서 ‘나의 하나님이여’라는 관계성을 표현했다면, 11절에서는 자신과 하나님의 관계가 ‘왕이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관계임을 서술합니다. 광야에서조차 하나님을 기대하고 신뢰하고 즐거워 한다면, 하나님의 구원이 임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매우 객관적인 관점에서 담담하고 진실하게 그리고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11절 하반절은 의인과 악인을 대조합니다. 하나님으로 인해서 맹세하는 자는 자랑하게 될 것이지만, 거짓말하는 자의 입은 막히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하나님으로 인해 맹세하는 자’란 63편 전체에서의 다윗의 모습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의 인자하심을 기대하는 자는 하나님으로 인하여 자랑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거짓말하는 자 즉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기억하지 않고 자 것입니다. 신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자는 그 입이 막히게 다윗은 하나님 편에 섰고, 하나님을 의지했습니다. 그러므로 광야에서뿐 아니라 앞으로도 하나님으로 인해 즐거워하면서 기쁜 소리를 외치는 감격을 계속해서 맛보게 될 것입니다. 63편은 광야에서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기억하며 신뢰의 노래를 불러야 함을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광야는 절망을 경험하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경험하는 곳입니다.
많은 사람이 광야와 같은 삶을 힘겨워합니다. 그 이유는 길이요 생명이신 주님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함께 계시면 메마른 인생에도 샘물이 끊임없이 솟아 나옵니다. 가난하고 힘든 인생을 걸어가도 영혼이 만족하여 감사가 넘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함께하시는 인생은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인생길을 걸어가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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