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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068-01)


광야에서 인도하신 하나님

시편 68편 1-10절


 

하나님께서는 앞서 가시며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셨습니다. 앞서 가셔서 이스라엘 백성을 가로막고 위협하는 요소들을 제거하셨습니다. 앞서 가시기 위해 하나님은 일어나십니다. 하나님의 일어나심은 전쟁을 위한 것이고, 원수들을 무찌르기 위한 것입니다. 백성이 가는 길을 평탄하게 하시고 그 길로 인도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셔서 광야에서 그들을 친히 인도하셨습니다.

 

  • 전쟁의 용사이자 이스라엘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백성을 위해 친히 강림하셔서 구원의 능력과 은혜를 드러내십니다. 그분의 나타나심에 천지가 요동하며 악인들이 흩어지고 의인들은 기뻐 뛰놉니다. 거룩한 처소에 임재하신 구원과 승리의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역사 가운데서 자신의 백성이 처한 어려움을 일일이 돌아보시며 그들의 필요를 채우시고 그들을 안전히 이끌어주신 분입니다. 이 하나님 앞에서 기뻐 찬양하는 것이 성도의 마땅한 의무입니다.

하나님의 나타나심을 찬양(1-3)

성패는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은 하나님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일어나 거룩한 용사로 활약하시면 원수는 흩어지고 주를 미워하는 자는 도망합니다. 바람에 연기가 몰려가듯이, 불 앞에서 밀이 녹듯이 악인은 철저하게 망하겠지만, 의인은 주 앞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입니다. 이것은 정의와 공의를 향한 요청이고 확신입니다. 하나님의 정의가 서는 곳에 오늘도 찬양이 솟아날 것입니다.

 

1하나님이 일어나시니 원수들은 흩어지며 주를 미워하는 자들은 주 앞에서 도망하리이다 2연기가 불려 가듯이 그들을 몰아내소서 불 앞에서 밀이 녹음 같이 악인이 하나님 앞에서 망하게 하소서 3의인은 기뻐하여 하나님 앞에서 뛰놀며 기뻐하고 즐거워할지어다(1-3)

 

한숨과 탄식과 울음과 울부짖음이 있던 곳이 찬양과 기쁨의 춤이 있는 곳으로 변할 것입니다. 흥망성쇠는 우리가 가진 자원과 힘에 달린 것이 아니라 거룩한 용사이신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1) 악인들의 반응(1-2)

 

하나님께서 일어나시면, 즉 하나님께서 행동을 개시하시면 악인들과 의인들은 현저하게 대조되는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1절의 기원은 광야에서 모세와 이스라엘 무리가 하나님의 법궤를 메고 행진할 때 “여호와여 일어나사 주의 원수들을 흩으시고 주를 미워하는 자가주 앞에서 도망하게 하소서”라고 모세가 외친 기도(민10:35)를 유사하게 인용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목적지로 두고 시내산을 떠나 광야로 떠날 때 하나님께서 군사의 우두머리로서 그들 앞에 나아가 인도해주시기를 기원하였습니다. 본 시편 단락에서도 행동을 개시하신 하나님께서는 구체적으로 전쟁의 용사로 표현되었습니다. 여기서 시인은 원수들의 반응뿐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인 의인들의 반응까지 기원하고 있습니다. 즉, 전쟁에 능한 용사이신 하나님의 출현에 악인들은 흩어지고 멸망하되 의인들은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을 기대합니다. 시인은 이런 대조를 보여주면서 악인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함께 밝힙니다. 그들은 의인들을 침략한 원이지만 일차적으로 하나님의 원수들이며 하나님을 미워하는 자들이고 악인들이라고 시인은 설명합니다. 의인들에 대한 정의는 본 단락에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악인들의 반대 개념으로 생각해볼 때 그들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기뻐하는 자들이며 하나님께서 호의적으로 여기는 자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시인은 전쟁의 승패가 하나님께 달려있음을 제대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하나님께 악인들을 연기를 불어 흩어버리듯 몰아내고 초가 불 앞에서 녹아 없어지듯 망하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타오르는 연기나 불(2) 그리고 뿔뿔이 도망가는 원수들(1)은 전쟁으로 아수라장이 된 장면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1-2절에서 원수들과 관련하여 나온 동사들(흩어지다, 도망하다. 몰아냄을 당하다, 망하다)은 원수들이 전쟁에서 완전히 패배했음을 암시합니다. 패배한 원수들은 용사이신 하나님 앞에서 각각 흩어져 도망하며 하나님 앞에서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에겐 고통과 눈물이 함께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의인들은 승리의 소식을 듣게 되고 기뻐하며 하나님 앞에서 뛰놀며 즐거워하게 됩니다.

 

(2) 의인들의 반응(3)

 

여기서 시인이 하나님께 원수를 몰아내고 멸해달라는 요구는 매정한 저주가 아니라 하나님을 미워하고 적대시하는 자들에게 마땅한 정의의 심판을 보여주시라는 요구입니다. 그럼으로써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로운 다스림이 충만해지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이 맘껏 하나님을 찬송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구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을 보살피시는 하나님을 찬양(4-6)

절망스런 처지에서 하나님을 간절히 찾는 이들은 형통하게 하시지만, 자기 가진 것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거역하는 자는 도리어 메마른 땅에 거하게 하실 것입니다. 단순히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도우시는 것이 아니라 고난중에도 하나님을 거역하거나 떠나지 않고 그분의 구원을 신뢰하여 도움을 기다리는 자를 주께서 구원하여 주십니다.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오만한 자리는 아무리 선망의 대상이라도 결국 메마른 광야일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4하나님께 노래하며 그의 이름을 찬양하라 하늘을 타고 광야에 행하시던 이를 위하여 대로를 수축하라 그의 이름은 여호와이시니 그의 앞에서 뛰놀지어다 5그의 거룩한 처소에 계신 하나님은 고아의 아버지시며 과부의 재판장이시라 6하나님이 고독한 자들은 가족과 함께 살게 하시며 갇힌 자들은 이끌어 내사 형통하게 하시느니라 오직 거역하는 자들의 거처는 메마른 땅이로다(4-6)

 

하나님께서는 사랑으로 충만하시지만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의 현현 앞에서 벌벌 떨 수밖에 없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요동하는 모든 것은 변할 것들이라고 말합니다. 영원한 신성은 유한한 피조물과 비교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날 때 유한한 피조물은 부끄러워 자신을 숨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보호해 주시기에 하나님 안에 살 수 있습니다.

 

(1) 하나님 찬양에 초청(4)

 

시인은 위 단락에서와 마찬가지로 과거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에게 나타나신 하나님께 초점을 맞춥니다. 이스라엘을 위해 용사로 오신 하나님께서는 하늘에서 강림하신 전능하신 왕이며 그의 백성을 보살피시는 사랑의 왕입니다. 이 하나님의 이름은 여호와, 즉 스스로 있는 자(출 3:14)로서 구원의 하나님께서입니다. 이 하나님께서는 전쟁에서는 당할 자 없는 강력한 용사지만 그의 백성에게는 한없이 정의와 자비를 베푸시는 왕입니다. 시인은 하늘을 타고 땅으로 내려와 그의 거룩한 처소에 계신 하나님께서 고아에게는 아버지가 되어주고 과부에게는 공정한 재판장이 되어주며 외로운 자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갇힌 자들을 끌어내어 형통하게 하시는 분이라고 소개합니다(5-6). 솔로몬도 하나님께 구하였듯이(시 72:1-4, 12-14) 이와 같이 백성을 의로 판결하고 가난하고 압제당한 자를 변호하며 생명을 건져주는 일이야말로 하나님 경외를 실천하는 이상적인 왕의 본분입니다(신 17:18-20).

 

(2) 하나님의 보살피심(5-6)

 

5-6절에 언급된 왕의 주목을 받는 자들은 모두 사회에서 소외되고 정의로운 대우를 받지 못하며 필요를 공급받지 못하는 외롭고 괴로운 자들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들이 하나님을 ‘거역하는 자들’과 상반되는 자들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들이 단순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특별한 관심을 갖고 보살피신다는 말이 아니라 어려움과 고통에 있으면서도 하나님께 순종하며 그분의 도움을 기다리는 자들이므로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살피시고 어려움을 해결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을 거역하는 자들은 뜨거운 햇볕이 내리찍어 바짝 타버린 불모지에 거하는 것처럼 애타게 도움을 기다려도 아무런 원조를 받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과 그의 말씀을 신뢰하는 자는 물가에 옮겨 심은 나무와 같아 하나님의 관심과 보살핌 안에서 열매를 맺고 자라지만, 사람을 신뢰하거나 마음이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선 자 또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지 않는 자는 광야에 있는 마른 나무나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아 그의 현재나 미래에 대한 어떠한 소망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시 1:3-5; 렘 17:5-8).

이와 같이 시인은 자신과 함께한 공동체가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다시금 인식하면서 하나님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그분께 노래하면서 하나님께서 오시는 길을 준비하라고 명합니다. 하나님을 맞이하는 공동체는 그분을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며 그 앞에서 기뻐 뜁니다. 하나님께서 임재하신 곳은 기쁨과 평안만이 넘치는 곳입니다.

 

이스라엘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찬양(7-10)

죽음의 땅 광야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서 인도하셨습니다. 그분이 앞장서실 때 땅은 흔들렸고 시내산이 하나님의 영광 앞에 진동하였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대로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주셨으며, 약속하신 대로 그 땅이 생명력으로 충실하도록 때에 따라 비를 쏟아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지친 땅은 생기를 얻었고 미래가 없던 가난한 이들도 풍성한 음식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었습니다.

 

7○하나님이여 주의 백성 앞에서 앞서 나가사 광야에서 행진하셨을 때에(셀라) 8땅이 진동하며 하늘이 하나님 앞에서 떨어지며 저 시내 산도 하나님 곧 이스라엘의 하나님 앞에서 진동하였나이다 9하나님이여 주께서 흡족한 비를 보내사 주의 기업이 곤핍할 때에 주께서 그것을 견고하게 하셨고 10주의 회중을 그 가운데에 살게 하셨나이다 하나님이여 주께서 가난한 자를 위하여 주의 은택을 준비하셨나이다(7-10)

 

공동체를 향하여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자신들을 보살피신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선포한 시인은 이제 하나님을 향하여 계속적으로 출애굽과 그 이후의 사건들을 언급하면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인도하고 공급하신 일들에 대해 감사하며 찬양합니다.

 

(1) 하나님의 임재와 인도하심(7-8)

 

7-8절은 출애굽 과정과 광야 여정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앞서 행진하며 그들을 이끌고 가시는 과정 중 시내산 등에서 하나님께서 나타나셨을 때 땅이 지진을 일으키고 하늘이 비와 천둥과 번개를 떨어뜨린 일들을 묘사합니다. 두 군데 모두 하나님을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시는 용사로서, 이스라엘의 보호자 되신 왕으로서, 또한 사람과 온 세상을 만드신 창조주로서 찬송합니다. 1-6절에서 언급되었듯이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은 그분의 임재와 다스리심에 기쁨의 환호와 찬양의 소리를 내며 반응하였습니다. 7-8절에서는 그들뿐 아니라 하늘과 땅과 산들도 하나님의 강림과 그분의 통치 앞에서 떨며 진동하고 하나님을 맞이하며 그분께 순복하였음을 진술하고 있습니다.

 

(2)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9-10)

 

시인은 이제 9-10절에서는 광야를 통과하여 가나안 땅에 정착하는 단계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얼마나 신실하게 보살피고 공급해주셨는지를 찬양합니다. 먼저, 시인은 하나님께서 흡족한 비를 내리셔서 그의 기업을 견고하게 하셨다고 설명합니다. 이때 하나님의 기업은 가나안 땅을 가리킨다고 볼 수도 있고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킨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전자를 따른다면, 하나님께서 물이 부족한 가나안 땅에 비를 충분히 내려 메마른 땅이 풍성한 작물을 낼 수 있도록 하셨다는 의미입니다. 후자를 따른다면, 하나님께서 피곤하고 지친 이스라엘 백성에게 풍성한 비와 양식을 공급하셨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시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가나안 땅에 거주하게 하셨다고 진술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가나안 땅을 그와 그의 후손에게 영원한 기업으로 주겠다고 하신 약속(창 17:8)이 이루어졌음을 확증합니다. 셋째로, 하나님께서 무리 중 가난한 자를 위해서도 호의를 잊지 않으셨다고 언급함으로써 시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끊임없이 보호하고 보살피고 공급하심에 대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그 일이 계속될 것을 기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한결같이 보호하십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곤핍할 때 하나님은 비를 주십니다. 인간은 자연의 법칙에 속절없이 당하고 말지만, 하나님께서는 궁핍한 백성을 방치하지 않으시고 돌보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한결같이 돌보시고 보호하시고 승리하게 하시기에 우리는 한결같이 하나님을 찬양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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