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08-01)
언약궤를 지성소로
열왕기상 8장 1-11절
하나님을 가장 기뻐하는 것이 우리 삶의 목적이 포인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마음의 중심에 두고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기뻐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더 나아가 이것이 개인적 차원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온전히 기뻐하며 섬기는 공동체로 모여야 합니다. 신앙에는 후원자가 있어야 합니다. ‘홀로 믿음’의 열기는 오래가기가 힘들지만, ‘다함께’ 믿음은 오래가며 힘이 있습니다. 다함께 전심으로 하나님의 임재와 다스림을 기뻐하는 공동체를 이루어 각자가 맡은 일에 충성하며 하나님 섬기는 일을 기쁨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완공됨에 따라 봉헌식의 첫 단계로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여호와의 언약궤가 지성소에 안치됩니다. 언약궤는 기브온의 성막이 아니라 시온성에 다윗이 준비한 장막 안에 보관되어왔습니다. 이제 성전이 새로 건축되었으므로 성막의 기구와 함께 언약궤가 합쳐져 제자리를 찾습니다. 이를 수행하는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은 규례를 철저히 따랐습니다. 궤가 지성소에 안착되자 하나님께서는 구름 속에 그의 임재와 거룩함을 나타내셨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으로 옮긴 언약궤(1-5)
모든 성도와 믿음 공동체는 하나님을 중심에 둡니다. 하나님을 갈망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는 한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삶의 모습이 다르고 하나님을 섬기며 예배하는 일에는 한마음으로 예배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다함께 전심으로 하나님의 임재와 다스림을 기뻐하는 공동체를 이루어 각자가 맡은 일에 충성하며 하나님 섬기는 일을 기쁨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1이에 솔로몬이 여호와의 언약궤를 다윗 성 곧 시온에서 메어 올리고자 하여 이스라엘 장로와 모든 지파의 우두머리 곧 이스라엘 자손의 족장들을 예루살렘에 있는 자기에게로 소집하니 2이스라엘 모든 사람이 다 에다님월 곧 일곱째 달 절기에 솔로몬 왕에게 모이고 3이스라엘 장로들이 다 이르매 제사장들이 궤를 메니라 4여호와의 궤와 회막과 성막 안의 모든 거룩한 기구들을 메고 올라가되 제사장과 레위 사람이 그것들을 메고 올라가매 5솔로몬 왕과 그 앞에 모인 이스라엘 회중이 그와 함께 그 궤 앞에 있어 양과 소로 제사를 지냈으니 그 수가 많아 기록할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었더라(1-5)
8장은 성전 봉헌식 내용을 소개합니다(대하 5:2-7:22). 봉헌식의 첫 행사인 ‘언약궤 운반’ 내용(1-21)은 “여호와의 언약궤”(1)와 “여호와의 언약을 넣은 궤”(21)가 각각 처음과 마지막 절에 언급되어 통일성 있는 단락을 이룹니다. 여호와의 언약궤(법궤)는 다윗 성(시온)에서 예루살렘의 완공된 성전으로 운반될 예정입니다. 솔로몬은 언약궤 운반 준비를 위해 이스라엘 장로들과 모든 지파의 우두머리를 예루살렘에 소집했습니다(1). 언약궤 이동은 성전 봉헌식과 함께 제7월(에다님월) 장막절에 맞춰 진행됩니다. 날짜와 기간은 장막절(15-22일) 전 일주일(8-14일)입니다(65; 대하 7:8-10). 성전 건축이 완료된 시기가 솔로몬 제11년(주전 959년) 제8월(불월)인데(6:38) 봉헌식은 한 달 앞선 제7월로 소개되므로(2), 실제 봉헌식은 성전 완공 다음 해에 거행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당시 언약궤는 다윗이 시온성에 예비한 장막 안에 놓여 있었습니다(삼하 6:17). 언약궤가 이곳에 옮겨지기까지는 짧지 않은 역사가 있습니다. 처음에 언약궤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시내 산에서 언약을 맺은(출 19장) 후 그의 명령에 따라 성막과 함께 축조되었습니다(출 39:32, 42-43).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궤는 성막의 핵심으로서 성막의 중심부인 지성소에 안치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광야를 지나 가나안에 들어온 후 언약궤는 성막과 더불어 주로 실로(수 18:1;삼상 1:3)에 있었고, 벧엘(삿 20:27)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무엘 당시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패함으로써 궤는 블레셋 수중에 들어갑니다(삼상 4:11). 그런데 궤가 머문 블레셋 성읍마다 하나님이 독종과 사망의 재앙을 내리시자(삼상 5:5-12), 언약궤는 결국 이스라엘로 반환됩니다. 이때 궤는 성막과 떨어져, 기럇여아림(바알레유다) 성읍 아비나답의 집에 안치되었습니다(삼상 7:2). 성막은 사울 당시 놉에 있었고(삼상 21:1-6), 다윗의 통치 때에는 기브온에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대상 16:39). 다윗은 아비나답의 집에 머물던 언약궤를 우여곡절 끝에 시온 성에 안치할 수 있었습니다(대상 13, 15-16장). 이제 언약궤는 완공된 예루살렘 성전으로 운반됩니다.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은 다윗 성의 장막에서 여호와의 언약궤를, 기브온에서 성막과 성막의 모든 성물을 새 성전으로 옮겼습니다. 법궤를 포함하여 성물을 덮고, 성막에서 가지고 나오는 일은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맡았고, 성막의 기구를 운반하는 일은 레위 자손들이 맡았습니다(민 4장). 법궤는 네 모퉁이에 달린 고리에 두 채(봉)를 꿰어 어깨에 메어야 했고(출 25:14), 성물도 메어 운반해야 했습니다(민 4장). 이런 까닭에, 원문의 1,4,6절에 ‘메다’라는 동사가 나오지 않으나 한글 번역에는 이 단어를 추가하여 언약궤가 규례에 따라 운반되었음을 나타내려 한 것입니다. 다윗 당시 언약궤를 처음으로 예루살렘에 옮길 때에는 이런 규정들을 지키지 않아 궤 운반에 실패했고(삼하 6장), 두 번째에 규례에 순종하여 제대로 운반할 수 있었습니다(대상 15-16장). 오늘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궤를 안전하게 옮길 수 있던 것은 하나님께서 명한 규례를 따랐기 때문입니다. 궤가 운반되는 동안 솔로몬 왕은 봉헌식과 장막절 행사를 위해 소집된 이스라엘 회중을 앞에 두고 함께 언약궤 앞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양과 소를 드려 제사를 지냈습니다. 제물의 수는 기록할 수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지성소에 안치된 언약궤와 여호와의 영광(6-11)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두는 성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갑니다. 주일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행위 자체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신실하게 지키며 생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하나님을 중심에 두는 삶입니다. 우선 말씀을 이해하고 말씀에서 나오는 삶의 원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섬기는 성도는 말씀대로 움직이며 말씀을 실천함으로 신앙의 근육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6제사장들이 여호와의 언약궤를 자기의 처소로 메어 들였으니 곧 성전의 내소인 지성소 그룹들의 날개 아래라 7그룹들이 그 궤 처소 위에서 날개를 펴서 궤와 그 채를 덮었는데 8채가 길므로 채 끝이 내소 앞 성소에서 보이나 밖에서는 보이지 아니하며 그 채는 오늘까지 그 곳에 있으며 9그 궤 안에는 두 돌판 외에 아무것도 없으니 이것은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후 여호와께서 저희와 언약을 맺으실 때에 모세가 호렙에서 그 안에 넣은 것이더라 10제사장이 성소에서 나올 때에 구름이 여호와의 성전에 가득하매 11제사장이 그 구름으로 말미암아 능히 서서 섬기지 못하였으니 이는 여호와의 영광이 여호와의 성전에 가득함이었더라(6-11)
제사장들이 성전으로 운반한 언약궤는 이제 본연의 자리인 지성소로 이동됩니다. 6절은 궤의 지정 장소를 “자기(궤)의 처소”, “성전의 내소”, “지성소”, “그룹들의 날개 아래”라는 네 가지 표현을 사용하여, 궤가 제자리를 찾았음을 강조합니다. 이전에 하나님께서 궤가 안치된 곳에서 모세를 만나고, 이스라엘이 행할 규례를 모세에게 알리셨으므로(출 25:16), 이곳은 하나님의 임재와 말씀이 깃든 장소라는 상징성을 띱니다. 지성소는 성전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곳으로 “내소”로도 불립니다. 이곳에는 감람나무로 제작된 두 그룹(천사의 형상)이 이미 놓여 있었습니다. 이 그룹들은 언약궤 위에 얹은 속죄판에 자리한 작은 그룹(출 25:17-20)이 아니라, 지성소 중앙에 세운 높이 10규빗(4.6m)의 큰 형상입니다. 이 형상들은 원래 성막에는 없었던 새로운 조형물입니다. 그룹의 양 날개는 각각 10규빗, 총 20규빗(9m)의 길이로 펼쳐져 있어, 같은 폭인 지성소의 좌우에 닿아 있었습니다(6:23-28). 언약궤는 조각목(싯딤 나무)으로 제작되었고, 규격은 2.5×1.5×1.5규빗(120×70×70㎝)이었습니다(출 25:10). 이제 궤는 두 그룹 사이, 구체적으로 말하면 두 그룹의 각각 한쪽 날개 사이 아래에 안착됩니다. 앞에서 보면 두 그룹이 궤와 궤의 양쪽에 달린 채들을 위에서 날개로 덮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구조는 이전에 다윗이 솔로몬에게 지시한 식양(대상 28:18)을 따른 것입니다. 언약궤에 달린 두 채(또는 봉)는 궤의 네 모퉁이에 매단 네 금고리에 끼운 금을 입힌 막대기들(poles)로, 길이가 길었습니다. 채의 각 끝(머리 부분)은 지성소 앞의 성소에서는 볼 수 있으나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채들이 오늘까지 거기에 있다(8절)는 말은 ‘채들을 고리에서 빼내지 말라’는 규례(출 25:15)에 순종했음을 나타냅니다. 이런 모든 설명은 이 기록 당시에 언약궤가 온전히 보전되어 있었음을 알립니다. 언약궤 안에는 십계명이 적힌 두 돌판이 놓여 있었습니다. 돌판(또는 증거판)을 궤 속에 넣어둔 것 또한 하나님의 명령을 따른 결과입니다(출 25:16). 저자는 이 두 돌판이 출애굽 후 여호와가 이스라엘 자손과 호렙 산(시내 산)에서 언약을 맺을 때 모세가 넣은 것이라고 설명합니다(9). 이로써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의 언약과 언약에 대한 순종을 상기시킵니다. 두 돌판은 원래 하나님께서 처음에 주신 돌판(출 24:12; 31:18)이 아닌, 두 번째로 받은 판입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첫 돌판들을 받아 산에서 내려올 때 이스라엘은 금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하고 있었고, 이에 모세가 노하여 판들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렸습니다(출 32:19). 이후 하나님께서는 다시 돌판 둘을 만들라 명하셨고, 결과적으로 둘째 돌판에도 같은 내용이 기록되었습니다(출 34:1, 27-28). 9절은 궤 안에 언약의 돌판만 있다고 전합니다. 그런데 히브리서는 아론의 싹 난 지팡이와 만나 항아리도 있었다고 하고(히 9:4), 민수기와 출애굽기는 이것들이 언약궤 앞에 보존되었다고 전합니다(민 17:10; 출 16:33). 이를 종합하면 지팡이와 만나 항아리는 원래 언약궤 앞에 놓였다가, 이후 운반이나 다른 이유로 궤 안에 보관되었고, 솔로몬 당시에는 이미 소실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이 1절부터 묘사된 언약궤 운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즉 메는 사람, 방법, 장소, 궤 안의 내용물 등 모든 설명은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했음을 증명합니다. 제사장들이 궤를 지성소에 넣고 나올 때 하나님이 성전에 임하셨습니다. 제사장들이 물러나는 동안, 레위인들은 악기를 연주하며 목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대하 5:13). 이때 “구름”(10)이 성전을 채웠는데, 이는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11)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의 현현이 종종 구름, 지진, 번개 등을 동반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시적 현상 없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임재를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사장들은 눈앞에 벌어진 엄청난 사건에 경외와 감탄으로 압도된 나머지 자신들의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구름 속 하나님의 임재는 그가 시내산에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고 율법을 주신 사건(출 24:15-16) 및 성막 완공(출 40:34-36)과 연속성을 가집니다. 이는 수백 년이 흐른 오늘도 그 언약과 율법이 변치 않음을 암시합니다. 오늘 하나님의 임재는 언약궤 운반에 대한 승인이며, 성막에 거하셨던 하나님이 이제 예루살렘 새 성전에 머무심을 확증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의 삶에는 기쁨과 영광이 있습니다. 그 기쁨은 하나님과 교제할 때 누리게 되며, 그 영광은 하나님을 기뻐하는 우리에게 보이시는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하나님을 우리 삶 중심에 모셔야 합니다. 하나님을 전심으로 예배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기쁨이자 영광이며, 동시에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기쁨이자 영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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