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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전서(01-01)


택하심을 받은 흩어진 나그네

베드로전서 1장 1-12절


 하나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신 분이십니다. 그러기 때문에 하나님의 계획과 사역하심에는 결코 우연이나 실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왜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들이 고난당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계십니까?’라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 고난에는 깊은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고난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셔서 우리의 믿음을 확신하시고 더욱 단련시키십니다.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핍박 받아서 흩어진 성도들에게 편지합니다. 거듭나게 하시고 보호하셔서 그리스도의 부활로 산 소망을 주시고 하늘의 영원한 기업을 잇도록 보호해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는 이 세상에서 성도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인사말(1-2)

성도들은 고난을 받습니다. 성도의 고난은 자기중심인 옛사람에서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새사람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입니다. 고난을 통해 믿음이 정금같이, 인격이 거룩하게 만들어 가십니다.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서 당하는 고난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과 승리의 통로인 것입니다. 악한 세상의 가치관에 순종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받은 고난일 수 있습니다.

 1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베드로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 2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입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찌어다(1-2)

사도 베드로는 로마의 극심한 박해로 고향을 떠나 소아시아 북쪽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하나님의 선택된 성도, 즉 그리스도인들에게 격려와 위로의 편지를 합니다.

 당시 편지 양식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 메시아의 사도 베드로를 발신자로, 북구 소아시아에 있는 성도들을 수신자로 소개합니다. 서신에게는 은혜와 평강이 넘치기를 기원하며 문안 인사를 합니다. 신약 다른 편지와 마찬가지로 이런 요소에도 저자의 강조가 담겨 있습니다. 초점은 독자들의 상태입니다.

여러 내용을 추가해 수신자 부분을 길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에 집중합니다. 첫째, 독자의 정체성입니다(1). 그 정체성은 두 가지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첫 번째 정체성은 선택받은 자들입니다. 독자들은 삼위 하나님으로 인해 하나님 나라 구성원으로 택함 받은 자, 곧 구원받은 자들입니다(2). 또 다른 정체성은 흩어진 나그네입니다. 독자들은 소아시아 여러 지역에 사는 자들입니다.

이 두 정체성 표현은 신자가 갖고 있는 이중 정체성을 의미합니다. 영적 차원에서 하나님의 구원과정으로 세상 어둠의 영역에서 빛의 하나님 나라로 옮겨와 그분의 백성이 되었지만, 물리적 차원에서는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 자들입니다. 이런 이중 정체성은 신자인 독자들이 왜 고난을 당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이 땅에 살지만 주류가 아닌 나그네이기에 세상으로부터 외면과 차별과 핍박을 당합니다.

 둘째, 삼위 하나님으로 인한 구원입니다(2). ‘선택 받은 자’에 대한 추가 설명입니다. 하나님의 미리 아심을 따라 영의 거룩케 하심과 진리에 대한 순종과 예수 메시아의 피 뿌림을 위해 택함 받은 자들입니다. 어떻게 하나님 백성이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계획→성령의 일하심→예수에 대한 진리 증거→믿음으로 진리를 순종하는 과정을 통해 예수의 피로 죄 사함 받음.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을 서술한 의도입니다. 삼위 하나님의 일하심이 담겨 있는 구원을 소개함으로써 고난 받는 신자들이 더 잘 견딜 수 있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합니다. 이런 두 초점은 편지 전체 내용이 이중 정체성으로 인한 어려움에 대한 권면과 그에 대한 신학적 근거인 구원을 소개하는 것으로 진행될 것을 암시합니다(참조, 5:12).

 

하나님을 향한 송영과 독자들의 상태(3-12)

우리는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하나님 나라에 속하여 하늘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과 소망을 품고 사는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낯선 외국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성도들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사회에 동화되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아가야 합니다. 성도들의 유업은 이 땅에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주어진 산 소망을 가진 자들입니다.

3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그의 많으신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4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유업을 잇게 하시나니 곧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간직하신 것이라 5너희는 말세에 나타내기로 예비하신 구원을 얻기 위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하심을 받았느니라 6그러므로 너희가 이제 여러 가지 시험으로 말미암아 잠깐 근심하게 되지 않을 수 없으나 오히려 크게 기뻐하는도다 7너희 믿음의 확실함은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할 것이니라 8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도다 이제도 보지 못하나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니 9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을 받음이라 10이 구원에 대하여는 너희에게 임할 은혜를 예언하던 선지자들이 연구하고 부지런히 살펴서 11자기 속에 계신 그리스도의 영이 그 받으실 고난과 후에 받으실 영광을 미리 증언하여 누구를 또는 어떠한 때를 지시하시는지 상고하니라 12이 섬긴 바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요 너희를 위한 것임이 계시로 알게 되었으니 이것은 하늘로부터 보내신 성령을 힘입어 복음을 전하는 자들로 이제 너희에게 알린 것이요 천사들도 살펴 보기를 원하는 것이니라(3-12)

3-5절은 하나님을 향한 송영으로 편지 몸말을 시작합니다. 송영은 12절까지 이어지며 전체가 한 문장입니다. 관계절과 종속절을 사용해 꼬리 물기 방식으로 서술하는, 다소 복잡한 형태로 진행됩니다. 전체 내용은 1-2절에서 말한 신자의 정체성과 그 근거인 구원과정에 대한 것입니다.

 (1) 하나님을 향한 송영(3-5)

먼저 3-5절에서는 하나님을 송영하면서 그분으로 인한 구원 과정을 다시 서술합니다. 기본적으로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행해지는 과정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주 예수 메시아의 아버지로서 모든 것을 주관하고 이행하는 분입니다. 사람(‘우리’와 ‘너희’)은 그분의 행하심을 믿음으로 경험합니다.

특히 예수님께서는 구원 과정의 핵심입니다. 이런 등장 인물 역할을 배경으로 3-5절의 구원 과정은 시간에 따라 과거와 현재와 미래 상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과거와 관련해 하나님께서는 많은 자비로 신자를 다시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세상에 대해 죽고 하나님의 통치 영역으로 옮겨와 그분과 관계 맺은 새로운 존재가 되게 하신 것입니다. 새로운 생명을 주셨기에 아버지 - 자녀의 관계가 만들어지고(‘하나님 아버지’[2]), 자녀로서 기업, 곧 상속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사역은 예수님의 죽음(‘피 뿌림’[2])과 부활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현재와 관련해서는, 하나님께서 능력으로 신자를 보호하시고(5), 신자는 믿음과 소망으로 삽니다. 미래에는 산 소망이 실현되고 썩거나 더러워지지 않고 쇠하지 않는 유업, 곧 하나님 자녀로서 얻는 관계의 풍성함이 온전히 경험될 것입니다. 이 세상이 아닌 하늘에 간직된 것들이며, 마지막 때 주의 나타나심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참조. 13).

그렇다면 저자는 왜 이런 내용으로 편지 몸말을 시작했겠습니까? 앞의 2절과 뒤의 6절과의 연관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2절처럼 하나님의 구원 내용을 담고 있지만, 미래 관점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은 종말의 때와 소망, 즉 ‘~을 위해서’ 표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원 과정에 있는 미래 소망을 확인시켜 이중 정체성 때문에 고난당하고 있는 신자(6-7)를 권면하기 위함입니다.

 (2) 독자들의 상태 1 : 고난과 독자들의 믿음과 기쁨(6-7)

 주절과 양보 조건절과 목적절을 사용해 독자의 상태를 묘사합니다. 양보 조건절(비록 ~하지만)로 독자가 처한 부정적 현재 상황을 묘사합니다.

근심하게 하는 여러 시험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들의 현재 상태는 긍정적입니다. 오히려 믿음으로 크게 기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미래 또한 긍정적입니다. 주 예수 메시아가 다시 올 때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장 구조에서 저자의 초점은 주절로 제시한 고난에도 불구하고 기뻐하고 있는 독자의 상태입니다.

저자는 그들을 칭찬하고 미래 소망을 보여줌으로써 더 잘 견디게 하려는 것입니다. 3-5절에서 구원의 미래에 집중한 것도 같은 의도입니다. 또한 그들 근심을 영원한 것과 비교되는 ‘잠깐’의 것으로 묘사한 점 역시 동일한 목적입니다.

(3) 독자들의 상태 2: 예수와 독자들의 사랑과 기쁨(8-9)

독자들의 또 다른 긍정 상태를 묘사합니다. 이것은 예수님과 관련 있습니다. 예수님을 실제로 보지 못했지만, 그를 사랑하고 믿음을 통해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합니다.

저자는 예수님을 보지 못함을 반복해서 표현하고 기쁨의 모습도 반복해서 표현합니다. 이는 독자들의 믿음의 진실함과 기쁨의 견딤과 예수 사랑하는 태도가 참되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와 함께 독자들이 왜 그런 삶을 살고 있는지 이유를 첨언합니다(9). 그들이 믿음으로 인한 구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믿음으로 구원의 현재 과정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고난에도 불구하고 다른 삶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표현 역시 의도적입니다. 독자들이 받은 구원의 귀함을 인식시키고, 그에 근거해 예수님을 사랑하는 삶을 놓치지 말라고 권면하고 싶은 것입니다.

(4) 선지자들의 증언과 예수를 통한 구원 실현(10-12)

9절에서 말한 독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구원을 부연합니다. 이 구원은 하나님께서 구약 선지자들에게 예언한 것입니다(10-11). 그들은 자기들에게 임한 성령을 통해 장차 오실 메시아의 고난과 영광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메시아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그리고 언제 오게 될지 몰랐습니다. 그들은 메시아를 통한 구원의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계시를 통해 장차 임할 구원을 선포하고, 궁금함과 기대로 삶을 마감한 자들입니다. 심지어 하늘의 천사도 그 구원 계획을 알지 못하고 궁금해 했습니다(12b).

그러나 독자들은 다릅니다. 예언으로 약속된 그 구원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전하는 복음 전도자의 증거, 곧 예수님의 복음을 믿음으로 받아 구원에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12a). 이런 설명은 몇 가지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 구원의 복음은 하나님의 오랜 계획의 성취입니다. 둘째, 구원 과정의 핵심인 메시아는 고난과 영광을 함께 받으신 분입니다. 셋째, 독자들은 하나님의 선택과 사랑을 경험하고 있는 자들입니다. 모두 고난 중에 있는 독자들이 믿음 안에서 계속 버틸 수 있게 하는 이유들입니다. 주목할 것은 저자가 독자들에게 단순히 힘내라고 말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삼위 하나님의 구원 과정과 그 안에 있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 요소를 계속 설명합니다. 고난을 벗어나는 것보다 신자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삶의 근거와 디딤돌을 지속적으로 확인시킨 것입니다. 이중 정체성 때문에 어려움 당할 수도 있는 우리도 들어야 하는 중요한 원리입니다.


구원은 여정입니다. 그 구원을 온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시험이고 시련입니다. 따라서 구원에는 지속적인 믿음과 소망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는 믿을 만한 근거인 복음이 있습니다. 약속과 성취의 역사가 쌓이고 또 쌓여 더는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선명해진 복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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