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03-01)
복을 이어받게 하려 하심이라
베드로전서 3장 1-12절
어떤 사람이 자신이 주장하는 말과 행동이 다르면 이중적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신앙의 능력은 행함에 있습니다. 만약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하나님의 없는 것처럼 산다면, 다른 사람들은 우리의 잘못된 행동을 보고 하나님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계속해서 성도들의 사회생활에 이어 가정생활과 교회생활에 대해 말합니다. 그는 믿음의 삶이라는 것은 아내는 믿지 않는 남편일지라도 그에게 순복하고, 남편은 연약한 그릇인 아내를 지식을 따라 대하라고 권면합니다. 또 그리스도인은 형제와 원수를 모두 사랑으로 대해야 합니다. 이 말씀은 바울 사도가 에베소서에서 거론했던 것과 비슷한 내용입니다. 그래서 참고해 볼 수 있습니다.
아내와 남편에 대해(1-7)
가정을 이루는 두 기둥은 남편과 아내입니다. 1세기 그리스-로마 사회에서는 가장인 남편의 신앙을 따라야 하는 사회적인 관습 때문에, 남편이 그리스도인 되면 아내와 자녀들도 함께 믿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먼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남편도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제 부부에 대한 권고를 들어보겠습니다.
1아내들아 이와 같이 자기 남편에게 순종하라 이는 혹 말씀을 순종하지 않는 자라도 말로 말미암지 않고 그 아내의 행실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게 하려 함이니 2너희의 두려워하며 정결한 행실을 봄이라 3너희의 단장은 머리를 꾸미고 금을 차고 아름다운 옷을 입는 외모로 하지 말고 4오직 마음에 숨은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 이는 하나님 앞에 값진 것이니라 5전에 하나님께 소망을 두었던 거룩한 부녀들도 이와 같이 자기 남편에게 순종함으로 자기를 단장하였나니 6사라가 아브라함을 주라 칭하여 순종한 것 같이 너희는 선을 행하고 아무 두려운 일에도 놀라지 아니하면 그의 딸이 된 것이니라 7남편들아 이와 같이 지식을 따라 너희 아내와 동거하고 그를 더 연약한 그릇이요 또 생명의 은혜를 함께 이어받을 자로 알아 귀히 여기라 이는 너희 기도가 막히지 아니하게 하려 함이라(1-7)
베드로 사도는 믿음의 사람들이 사회생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 다음에 가정생활과 교회 공동체 생활에 대해 말씀합니다. 먼저, 아내와 남편에 부부관계를 말씀합니다.
(1) 아내에 대하 남편에게 순종하라(1-6)
세상 속 성도의 삶에 대한 세 번째 명령입니다. 아내를 향해 자기 남편에게 순종하라고 합니다(11). 앞의 경우처럼 당시 사회 구조에서 밑에 있다고 여김 받는 자에 대한 것입니다.
이 명령의 상황과 의도는 16절에 잘 나타납니다. 먼저, 상황과 관련해 이 명령은 모든 믿는 아내에 대한 것이지만, 특별히 불신자 남편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듯합니다. ‘말씀을 순종하지 않는 자’라는 표현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믿는 아내는 이중 정체성으로 인한 어려움을 가정에서도 겪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한편, 이 명령의 목적은 남편의 구원입니다. 남편이 하나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기에 말로 설득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두려워함으로 정결하게 살아가는 선한 모습을 통해 남편이 주께 돌아올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몇 가지 생각거리가 있습니다.
첫째, 아내 순종의 주된 목적은 남편 구원이 아닙니다. 만일 남편이 믿는 자라면 이 명령은 의미 없기 때문입니다. 본문은 특별한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에게 순종하라는 것은 보편명령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바울도 일반 상황을 다룬 에베소서 5:22-24에서 마치 교회가 메시아에게 하듯 아내도 남편에게 순종하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순종이 보편적이듯 아내의 순종 역시 그렇습니다. 이 순종은 여자에 대한 저주 상황(창세기 3:16)의 반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와에 대한 심판 중 하나는 아내는 남편 다스리기를 원하지만 남편이 아내를 다스리는 것입니다. 자기를 중심으로 한 아내의 주도권 다툼이 심판의 모습이며, 비정상적 상황이라는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 믿는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하는 것은 심판 모습을 뒤집는 것입니다. 자기중심성이란 죄의 발로가 아닌, 섬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에베소서 5:21에서 더 분명해집니다. 바울은 아내의 순종을 말하기 전에 남편과 아내 모두에게 서로 순종하라고 합니다. 먼저 섬기신 예수를 본받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믿는 아내의 순종은 굴종이 아니라 자발적 섬김입니다.
둘째, 믿는 아내가 선을 행한다고 반드시 남편이 회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편지 전체 분위기는 신자의 충실한 삶 때문에 어려움 받고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마찬가지로 믿는 아내가 선한 삶을 살면 더 미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그렇게 살라고 합니다. 언약 백성으로서 불신자 남편에 대한 제사장 역할을 신실하게 하고 고난 받는 것입니다. 혹시 남편이 그것을 보고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는 것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3절부터는 정결한 삶의 모습을 어떻게 보일지 설명합니다. 여자와 아내로서 단장하되 세상과 다르게 하라고 합니다.
먼저, 외적 치장과 내적 성품의 대조로 설명합니다(3-4). 값진 금이나 화려한 옷으로 하지 말라고 합니다. 당시 사회 귀부인들이 세상 허영을 추구하는 모습을 예로 든 것입니다. 이것들은 썩어 없어집니다. 대신 마음에 숨은 사람, 곧 내면을 썩지 않는 온유함과 조용함으로 꾸미라고 합니다. 하나님 백성으로서 합당한 인격의 모습으로 단장하라는 말입니다.
특별히 불신자 남편에 대한 배려와 받아줌의 태도와 관련 있는 듯합니다.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 귀하다’라는 말을 첨가해 그 중요성을 강조합니다(4). 이후 사라를 비롯한 믿음의 여자들을 본받으라고 권합니다(5-6). 믿는 아내 역시 자기 남편에게 계속 선을 행하고, 혹시 그 일로 인해 어려움 당해도 놀라지 말고 견디면 언약 백성 조상의 아내인 사라의 후손, 곧 하나님 백성으로 인정된다고 말합니다.
(2) 남편에 대해 아내를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라(7)
남편에 대한 명령입니다. 앞 세 명령과 다르게 사회 구조에서 위에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입니다. 비교적 적은 분량으로 다루지만, 그 중요성은 작지 않습니다. 크게 두 가지 명령과 그에 대한 목적 진술로 되어 있습니다.
첫째 명령은 ‘여자’(아내)와 함께 살라는 것입니다. 저자가 집중하는 것은 ‘어떻게’입니다. 두 가지를 첨가합니다. ‘지식에 따라서’와 ‘더 약한 그릇처럼 표현입니다. 각 사람의 행위대로 판단하실 하나님을 두려워함으로 상대적으로 신체적 힘이 약한 아내를 함부로 대하며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둘째 명령은 아내를 존중하라는 것입니다. 앞의 것보다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당시 문화 속에서는 굉장히 낯선 것입니다. 아내는 존중받을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내를 생명의 은혜, 곧 구원의 미래 과정을 함께 받을 자로 여기며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이 역시 파격입니다. 상속이란 관점에서 아내와 남편을 동일 위치에 놓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을 가정의 머리로 이해하고 상하구별을 가진 당시 문화에서는 상당히 낯설 습니다. 이 명령은 아내의 순종과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아내는 순종으로 남편을 섬기고 남편은 존중으로 아내를 섬깁니다. 하나님이란 새로운 기준을 가진 신자에게 명령한 것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이 명령들의 목적은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단순히 기도가 안 된다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막혀 기도 응답을 받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아내를 함부로 대하고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악한 세상 방식을 따라 사는 모습입니다. 당연히 기도를 비롯한 그분과의 관계가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부부 영역에서도 조심해서 세상과 다른 선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섬기는 삶입니다.
결론적 권면들(8-12)
선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거창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일상에서 구현되어야 할 진리입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자리에서 정의되는 선의 개념은 다를 것입니다. 그 정도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정해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눈을 늘 의식하는 도리밖에는 없습니다.
8마지막으로 말하노니 너희가 다 마음을 같이하여 동정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불쌍히 여기며 겸손하며 9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이는 복을 이어받게 하려 하심이라 10그러므로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며 그 입술로 거짓을 말하지 말고 11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고 화평을 구하며 그것을 따르라 12주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의 귀는 의인의 간구에 기울이시되 주의 얼굴은 악행하는 자들을 대하시느니라 하였느니라(8-12)
나그네로서 그리스도인들은 공동체 안 사람들에게는 같은 마음을 품고 동정하고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고 겸손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이용하려들지 말고 자기 곁을 내주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공감하고 통감해야 합니다. 악한 일을 당해도 원수 갚지 말고 복을 빌어주어야 합니다.
(1) 결론적 권면들 1: 공동체를 향한 대내적 권면들(8)
‘마지막으로’ 표현으로 세상 속 신자의 삶에 대해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12절까지 진행됩니다.
8절은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다섯 가지 덕목을 형용사로 소개합니다. 같은 생각과 공감과 형제 사랑과 따뜻한 마음과 겸손한 생각입니다. 이런 성품의 사람들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모두 관계 속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서로 뜨겁게 사랑하라는 1:22 명령의 다른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어려움 받는 신자들이 대내적으로 서로 사랑함으로써 그 상황을 잘 견딜 수 있도록 돕는 기능도 있습니다.
(2) 결론적 권면들 2: 세상 관계를 향한 대외적 권면들(9-12)
결론적 정리의 두 번째 부분으로 세상에 대한 태도를 말합니다.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고 합니다. 세상에서 받는 부정적 상황을 전제하지만, 세상과 다르게 반응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사실상 예수님의 가르침(마태복음 5:44; 참조, 출애굽기 23:4-5; 잠언 25:21)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는 고난을 참고 세상 죄를 위해 대속물이 되신 그분의 삶을 본받는 것이기도 합니다(2:21-25).
신자가 이런 삶을 견지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을 위해 부르심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중 정체성을 가진 언약 백성으로서 하나님을 세상에 드러내어 세상과 하나님을 연결하는 제사장 역할입니다. 더 나아가 그런 삶을 충실하게 살면서 고난 받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고난 자체가 의미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고난이 신자가 세상 백성이 아니라는 점과 하나님 자녀로서의 삶을 신실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장차 복을 상속받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하나님-백성’과 ‘아버지-자녀’의 삶을 잘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자의 기대는 예수님께서 그랬던 것처럼 독자들이 모든 것을 심판하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환경과 상관없이 자신에게 맡겨진 소명에 충실하게 사는 것입니다. 이런 의도는 시편 34:12-15 인용을 통해 부연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살기를 원하는 자는 말의 차원에서악한 것과 거짓을 떠나야 하고, 행위 차원에서 악을 떠나 선과 화평을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악인을 심판하시고 의인의 기도를 들으시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내용에 의하면, 저자의 가르침은 1) 신자의 이중 정체성과 2) 언약 백성으로서의 제사장 소명을 기억하고 3) 고난에도 불구하고 그 소명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선을 행하고 화평을 추구해야 합니다. 무엇이 선입니까? 무엇이 타협이 아닌 화평입니까? 우리의 눈이 의인의 편을 들어주시는 하나님만 바라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분의 말씀을 따라서 늘 조율하며 결정해나가야 합니다. 단숨에 되지 않더라도 점점 그분과 같이 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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