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16-02)
악령의 지배를 받은 사울
사무엘상 16장 14-23절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작고 사소해 보일 수 있습니다. 작은 섬김이 하나님 나라와 영광에 무슨 큰 영향을 미치겠나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님과 함께하고 있다면, 우리가 하는 작은 일이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이루는 거대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함께하시는 사람, 그가 바로 하나님 나라의 통치자입니다.
- 하나님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니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괴롭힙니다. 신하들은 사울에게 수금을 타면 나아질 것이고 하면서 다윗을 추천합니다. 사울이 다윗을 크게 사랑해 자기의 무기 드는 자로 삼습니다. 사울이 악령에게 사로잡힐 때 다윗이 수금을 타면 악령이 떠나고 회복됩니다.
여호와의 영이 떠난 사람(14-16)
하나님의 영으로 감동된 왕 같은 제사장인 우리 그리스도인은 사탄이 만든 무질서와 혼돈을 질서와 조화로 만드는 자들입니다. 심령의 중심에 여호와의 영으로 채우지 않으면, 다시 악령에 속박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삶이 무질서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윗은 악한 영에 미혹되어 혼돈에 빠진 이스라엘을 구원하여 창조의 리듬과 하모니를 따르는 조화로운 하나님 나라를 세울 것임을 암시합니다.
14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한지라 15사울의 신하들이 그에게 이르되 보소서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왕을 번뇌하게 하온즉 16원하건대 우리 주께서는 당신 앞에서 모시는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구하게 하소서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왕에게 이를 때에 그가 손으로 타면 왕이 나으시리이다 하는지라(14-16)
한 나라의 왕이 세워지고 폐위되는 일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매우 복잡한 정치적인 변수들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나 선민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세워지고 폐위되는 과정은 다른 세속 국가와는 전혀 다른 차원과 원칙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정치적이나 전쟁의 능력, 국민의 지지로 세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언약을 소유한 하나님 중심의 신정국가이기에 왕의 직위 역시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 있었습니다. 왕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주의 뜻을 백성들이 평안을 누렸습니다. 반대로 왕이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우상숭배에 넘어지면 나라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울은 신정국가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 자질이 부족했고, 결국 버림을 받게 되었습니다.
(1) 악한 영으로 괴로움을 겪는 사울(14)
사울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겨서 하나님께 버림받은 증거는 그에게 임했던 여호와의 영이 떠나가고 그 자리에 악령이 차지한 것입니다.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났다는 것은 사울이 자연인의 상태로 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여호와의 영이 떠난 그 빈자리에 악령이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악령이 사울을 번뇌하게 했다라고 하십니다.
후에 사울이 다윗에게 보인 행동을 보면, 악령으로 인해 사울에게 극도의 불안감과 두려움, 피해망상증, 그리고 정신 분열 증세가 나타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호와의 영이 떠나자 악령이 그 빈집을 차지해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셨을 때 하나님의 영이 그에게 임하자 그는 예언도 하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전쟁에서 승리하기도 했습니다(10:9-13). 그런데 악령에게 지배당하며 시달리는 지금의 모습은 그에게서 하나님의 능력이 떠났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해 줍니다. 그리고 더 이상 하나님 앞에서 이스라엘의 왕이 아님을 확증합니다.
상식적으로 볼 때도 정신분열 증상을 보이는 자가 왕의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이상한 일입니다. 본문에서 사울을 괴롭히는 악령을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울에게 나타난 현상이 하나님께서 주도하신 일임을 보여줍니다.
(2) 수금 타는 자를 추천하는 신하(15-16)
신하들은 사울에게 수금 연주로 증세가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고, 사울은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데려오라고 명합니다. 수금은 주로 기쁨과 회복의 목적으로 연주되던 악기였습니다. 왕으로서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 걱정해야 할 사울이 오히려 신하들의 걱정거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수금 연주로 사울의 상태가 잠시 좋아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음악 치료사가 아니라 영혼의 치료자이신 하나님이었습니다.
여호와께서 함께 하신 사람(17-20)
인간이 하나님을 떠나면 더 자유스럽고 편안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악한 존재가 들어와 지배하고 사로잡기 시작합니다. 인간은 진공상태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채워져 있지 않으면 어둡고 악한 영이 들어옵니다. 하나님의 법을 떠나 마음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더 악한 자가 마음을 지배하고 노예로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17사울이 신하에게 이르되 나를 위하여 잘 타는 사람을 구하여 내게로 데려오라 하니 18소년 중 한 사람이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베들레헴 사람 이새의 아들을 본즉 수금을 탈 줄 알고 용기와 무용과 구변이 있는 준수한 자라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시더이다 하더라 19사울이 이에 전령들을 이새에게 보내어 이르되 양 치는 네 아들 다윗을 내게로 보내라 하매 20이새가 떡과 한 가죽부대의 포도주와 염소 새끼를 나귀에 실리고 그의 아들 다윗을 시켜 사울에게 보내니(17-20)
사울은 신하들의 말을 듣고 수금을 잘 타는 자를 구해 오라고 명합니다(17). 신하 중 한 사람이 다윗을 추천했습니다.
그는 특히 다윗에 ‘용기와 무용과 구변이 있는 준수한 자’라고 설명하고,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신다’라고 평가하는데, 사실 이는 왕의 자격을 말할 때 쓰이는 표현입니다(18) 목동 다윗이 악신 들린 사울을 치료하는 음악가가 되어 궁중에 들어갑니다. 공식적으로 왕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이미 하나님의 신에 감동된 왕으로 그가 첫 번째 한 일은 나쁜 왕을 섬기는 일이었습니다.
다윗이 기름 부음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사울은 이새에게 전령을 보냈는데, 이때 ‘수금을 잘 타는 다윗’이 아니라 ‘양 치는 네 아들 다윗’을 보내라고 합니다(19). 이스라엘의 왕이 양을 치는 목자로 자주 비유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 표현은 다윗이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목자, 곧 왕이 될 자임을 암시합니다. 이새는 예물을 준비해서 다윗을 사울에게로 보냅니다(20). 이렇게 이스라엘의 왕을 교체하시려는 하나님의 섭리는 차근차근 진행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을 다스리는 자(21-23)
성도는 악한 길이 아니라 선한 길로 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언제나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산 제사, 영적 예배의 삶을 살아서 성령 충만한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에 순종해 하나님과 끊임없는 소통 가운데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 가야 합니다.
21다윗이 사울에게 이르러 그 앞에 모셔 서매 사울이 그를 크게 사랑하여 자기의 무기를 드는 자로 삼고 22또 사울이 이새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원하건대 다윗을 내 앞에 모셔 서게 하라 그가 내게 은총을 얻었느니라 하니라 23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사울에게 이를 때에 다윗이 수금을 들고 와서 손으로 탄즉 사울이 상쾌하여 낫고 악령이 그에게서 떠나더라(21-23)
사울의 전령에 의해 부름받은 다윗은 사울 앞에 섭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한 다윗은 사울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사울은 다윗을 자기의 무기를 드는 자에 임명합니다(21). 그리고 이새에게 사람을 보내 다윗의 왕을 모시는 자가 되었다고 알리는데(22), 이로써 이새는 근심을 덜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은 사울에게 임한 악령을 제어할 수 있는 수금 연주자를 구한 것에 불과해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로써 다윗이 왕의 직무를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사울을 괴롭힐 때, 다윗이 수금을 들고 연주하면 악령이 떠나는 일이 벌어집니다(23).
겉으로 보면 여전히 사울이 이스라엘의 왕이고 다윗은 사울의 신하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의 눈에는 사울 위에 다윗이 있었던 것입니다. 실체로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 역사를 주관하는 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과 동행할 때, 이런 영광이 주어질 수 있습니다.
다윗은 사울에게 악신이 들 때마다 수금을 켜서 사울을 편안하게 하고 악신이 떠나가게 만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사울이 하나님의 영을 받기 위해 수금을 들었다면, 이제는 하나님의 악신을 제거하기 위해 수금을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수금을 타며 자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다윗이 여호와께서 자신을 대신해서 선택한 왕이라는 것과, 그렇기 때문에 여호와의 영이 다윗에게 있고 그 결과 여호와의 악신을 쫓아낼 수 있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평안하게 다윗의 수금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다윗이 사울 앞에 오게 된 것은 우연히 다윗을 알고 있던 한 소년의 추천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우연도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이 역사하신 것으로 봅니다. 사울과 다윗은 몰랐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께 버림받은 자의 비극적인 모습과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심으로써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지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계십니다.
여호와의 영을 받은 다윗과 대조적으로 하나님께 버림을 받은 사울은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여호와께서는 이 세상과 영적인 세상도 주관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악령도 여호와의 주권 아래 있으며, 여호와께서 누군가를 심판하실 때 악령을 보내어 재앙과 분란(삿 9:23; 왕상 22:19-22)을 일으키게 합니다. 그러므로 여호와의 악령은 여호와께 버림받은 사울이 하나님께 받은 벌입니다. 하나님의 영을 받아 하나님의 종으로 살던 사람이 죄를 회개하지 않음으로 하나님께 버림받게 되면 일반 사람보다 더 악해지고 불행해집니다.
악한 영은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하게 하고 우리 영혼과 육신을 망가뜨립니다. 성도는 과거에는 악한 영의 지배 아래 있었으나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께서 거하시는 성전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더 이상 악한 영이 틈타지 못하도록 말씀과 기도로 성령 충만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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