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17-01)
블레셋 골리앗에게 조롱받는 이스라엘
사무엘상 17장 1-11절
다른 사람을 보면서 비웃거나 얕보고 놀리는 것을 ‘조롱(嘲弄)’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조롱당하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조롱은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을 때, 타인들로부터 조롱받게 되어있습니다. 사단은 조롱이란 도구로 성도들을 시험합니다. 하지만 사단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조롱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조롱하던 사람이 조롱받으면 견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기독교가 세상에 조롱받는 부분 또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요나단으로 인해 대승을 거둔 후 잠잠하던 블레셋이 이번에는 다윗의 지파인 유다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 쳐들어옵니다. 이번 전투는 하나님께 버림받은 왕 사울과 새롭게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택받은 다윗이 처음 맞이하는 전투이며, 두 사람이 각각 어떻게 전투에 임하는지를 대조적으로 보여줍니다. 두 사람 모두 거인 장수 골리앗을 만났지만, 사울과 다윗의 반응은 매우 달랐습니다. 그리고 이 전쟁은 다윗이 대중 앞에 나타나는 계기가 됩니다.
블레셋과의 전투(1-3)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의 주변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를 붙여놓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 곁에 블레셋과 같은 존재를 두셔서, 때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교만과 불신앙을 책망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하나님의 권능의 도구로도 사용하십니다. 성도들이 나아가는 길에 골리앗과 같은 거대한 존재들이 앞을 가로 막기도 합니다. 그때에 자신의 믿음을 확실히 보여줄 기회입니다.
1블레셋 사람들이 그들의 군대를 모으고 싸우고자 하여 유다에 속한 소고에 모여 소고와 아세가 사이의 에베스담밈에 진 치매 2사울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여서 엘라 골짜기에 진 치고 블레셋 사람들을 대하여 전열을 벌였으니 3블레셋 사람들은 이쪽 산에 섰고 이스라엘은 저쪽 산에 섰고 그 사이에는 골짜기가 있었더라(1-3)
16장에서 사울 대신에 다윗이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고, 다윗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울에게는 악령이 임해서 다윗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온전한 삶을 살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다윗이 왕에 오르진 않았지만, 사실상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통해서 이스라엘을 다스리고 계셨습니다.
요나단의 활약으로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다시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쳐들어옵니다. 이번에는 유다 평지에 위치한 소고와 아세가 사이 에베스담밈에 진을 쳤습니다. 소고와 아세가는 블레셋 성인 가드에서 유다 지역인 엘라 골짜기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지역으로 블레셋 사람들은 유다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 쳐들어온 것입니다. 이곳은 유다 쉐펠라의 중심지역으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이에 사울과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들을 막기 위해 엘라 골짜기에 진을 치고 블레셋을 대적하게 되었습니다.
3절에서 블레셋 사람들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이쪽 산과 저쪽 산에 위치하였다고 설명하는데, 이것은 엘라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양편에 진을 치고 있다는 의미이며, ‘산’이라기보다는 ‘언덕’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당합니다.
사무엘상 13-14장의 전쟁에서 블레셋 군대가 철병거 30,000대와 마병 6,000명과 바다의 모래같이 많은 군인을 끌고 와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것과는 다르게, 여기서는 블레셋 부대의 규모와 사울 부대의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블레셋 장수 골리앗의 외모(4-7)
사단은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령으로 충만하면 유혹이 밀고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영적으로 게을리하면 대적들이 삼키려고 달려듭니다. 이스라엘의 침략은 블레셋이 강할 때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약해졌을 때입니다. 우리가 넘어지는 것은 세상의 유혹이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믿음이 약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흔들리면 하나님을 붙들어야 합니다.
4블레셋 사람들의 진영에서 싸움을 돋우는 자가 왔는데 그의 이름은 골리앗이요 가드 사람이라 그의 키는 여섯 규빗 한 뼘이요 5머리에는 놋 투구를 썼고 몸에는 비늘 갑옷을 입었으니 그 갑옷의 무게가 놋 오천 세겔이며 6그의 다리에는 놋 각반을 쳤고 어깨 사이에는 놋 단창을 메었으니 7그 창 자루는 베틀 채 같고 창 날은 철 육백 세겔이며 방패 든 자가 앞서 행하더라(4-7)
이번에도 블레셋은 만만치 않은 위용을 자랑하며 나타났는데, 그것은 골리앗이라는 장수의 존재 때문입니다. 골리앗은 ‘싸움을 돋우는 자’로 소개됩니다. 이들은 서로 마주 보고 대치하고 있는 군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싸움을 걸거나 상대방 장수와 일대일 결투를 하는 자들입니다. 한참 후대의 전쟁 문서에서는 이 표현이 보병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골리앗의 경우는 주로 일대일 결투를 통해 상대방의 사기를 죽이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는 아세가에서 멀지 않은 가드 사람인데, 가드는 블레셋 다섯 성읍의 하나로 블레셋 평야에서 유다 평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으며, 여기서 아세가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골리앗의 특징은 엄청난 거구라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그의 신체적 특징을 자세히 언급하는데, 이것은 골리앗이 그 체구만을 가지고도 사울 군대의 사기를 꺾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입니다. 그의 키는 6규빗 한 뼘으로 1규빗은 대략 45-50cm 정도 되므로 대략 3m 정도 되는 장신입니다. 사울도 일반 사람보다 어깨 위만큼 크다고 하였는데, 그런 사울보다 1m 이상 큰 체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키만 큰 것이 아니라 머리에는 놋 투구를 쓰고 전신에 비늘 갑옷을 입었는데, 비늘 갑옷은 놋을 물고기 비늘 모양으로 만들어 하나하나 연결하여 만든 것으로 보호와 가벼움과 활동의 자유로움이 충족되는 갑옷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이 갑옷의 무게가 5000세겔 즉, 57kg 정도 됩니다. 57kg의 갑옷을 입고 전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골리앗이 키뿐 아니라 체격도 매우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다리에는 놋 각반을 찼고 어깨에는 놋으로 만든 단창을 메고 나왔는데, 창의 두께는 베틀 채 정도로 두껍고 창날의 무게만 600세겔 즉, 6.8kg 정도 되었습니다. 창은 여러 번 던져서 공격하기 쉽도록 고리와 줄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골리앗이 가진 창의 모양은 전형적인 에게 해 지역의 창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보호하기 위한 방패를 든 자가 골리앗의 앞에서 방어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아마 골리앗의 방패는 일반 방패의 두 배는 넘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골리앗이 엄청난 거구에 완전한 군장을 갖추고, 방패를 든 병사까지 앞세우고 이스라엘 진영 앞에 나타났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모습에 완전히 기가 죽었을 것입니다.
골리앗의 조롱(8-11)
우리는 어두운 전망, 부정적인 말, 위협적인 말 등을 들을 때, 쉽게 의욕을 상실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말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낙심케 하는 말을 들을 때, 반대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말로 대응하면 악한 기를 꺾을 수 있습니다. 불의 세력, 사단의 세력은 달콤한 말과 위협적인 말로 우리를 공격해 옵니다. 하지만 이것들과 맞서 싸워서 승리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길 바랍니다.
8그가 서서 이스라엘 군대를 향하여 외쳐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나와서 전열을 벌였느냐 나는 블레셋 사람이 아니며 너희는 사울의 신복이 아니냐 너희는 한 사람을 택하여 내게로 내려보내라 9그가 나와 싸워서 나를 죽이면 우리가 너희의 종이 되겠고 만일 내가 이겨 그를 죽이면 너희가 우리의 종이 되어 우리를 섬길 것이니라 10그 블레셋 사람이 또 이르되 내가 오늘 이스라엘의 군대를 모욕하였으니 사람을 보내어 나와 더불어 싸우게 하라 한지라 11사울과 온 이스라엘이 블레셋 사람의 이 말을 듣고 놀라 크게 두려워하니라(8-11)
이렇게 완전군장을 하고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나타난 골리앗은 이스라엘 군대를 도발하기 시작합니다.
골리앗은 이스라엘 군대 앞에 서서 왜 너희가 전쟁을 위해 전선을 구축하려고 나왔느냐고 묻습니다. 이것은 굳이 전쟁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기 위한 서론입니다. 골리앗은 자신은 블레셋 사람이고 너희는 사울의 종이 아니냐고 하는데, 이것은 블레셋 사람으로서의 자신과 사울의 노예로서의 이스라엘 백성을 대조하며 이스라엘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블레셋 대표로 싸울 것이니 사울의 종들 중 한 명을 뽑아서 자신에게 내려보내라고 제안합니다. 여기서 ‘내려보내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부대가 언덕 위에 있고 골리앗은 엘라 골짜기로 내려와서 이스라엘에게 도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싸워서 자신을 죽일 수 있으면 블레셋 사람들이 너희의 종이 될 것이고, 만일 자신이 이기면 이스라엘 사람이 블레셋의 종이 되라는 것입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그는 고대 전쟁에서 흔히 있는 일대일 싸움을 제안한 것입니다. 장수들의 일대일 싸움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그것만을 가지고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지는 않습니다. 다만 군사들의 사기에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장수들의 일대일 싸움이 전쟁의 승패에 영향을 끼치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금 골리앗은 일대일 싸움을 통해 전쟁 자체의 승패를 결정하자고 말하는데, 이것은 제안이 아니라 조롱입니다. 사울의 종이라고 조롱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자신들의 종이 되라고 하며 조롱하는 것입니다.
10절에서는 대놓고 이스라엘 군대를 조롱하며, 자신의 말에 열 받았으면 자신과 싸울 사람을 보내라고 약 올립니다. 일대일 승부로 전체 승부를 결정짓자는 골리앗의 제안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말로 백 명이 오든 천 명이 오든 자신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결국 자신을 이겨야 이스라엘이 블레셋을 이길 수 있고, 자신을 쓰러뜨리지 못하는 한 전면전을 한다 해도 이스라엘에게는 전혀 승산이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조롱과 모욕을 한 후에 다시 한번 자신과 싸울 사람을 보내라고 통고합니다. 그는 이스라엘에 자신과 같은 장수도 없고 자신과 붙어 싸울 만한 실력을 가진 용사도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만만하게 도전하며 이스라엘 자손들을 겁준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골리앗의 작전이 사울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너무 잘 맞췄습니다. 사울과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블레셋 사람의 말을 듣고 당황하였고 좌절하였고 매우 두려워하였습니다. 사람들의 이런 반응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성경에서 골리앗의 외모를 자세하게 묘사한 것은 백성들의 두려움이 인간적으로 볼 때는 당연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골리앗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님께 대한 신앙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눈앞에 있는 거대한 적인 골리앗만을 보고 자신들과 늘 함께하시고 싸워주시고 지켜주시는 하나님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늘 삶에서 무수한 골리앗들을 만나게 됩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보다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문제들과 힘과 권력들이 우리를 두렵게 하고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하도록 막습니다. 마치 하나님의 말씀인 공의와 정직과 평화와 사랑을 부르짖으면 수많은 골리앗들에게 우리가 전부 죽을 것 같고 세상에서 살아 남을 수 없을 것 같으며 낙오자가 될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그래서 우리는 싸워보지도 않고 골리앗의 종이 되는 길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나단의 전쟁에서 이미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것처럼 전쟁은 여호와의 손에 있는 것이지 사람 수의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14:6). 아무리 골리앗이라도 만군의 하나님 앞에서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승리의 삶을 살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비교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전력과 상대의 전력이 아닙니다. 우리는 상대의 전력과 하나님의 전력을 비교해야 합니다. 그들을 이길 수 있는 객관적 전력을 확보할 때 승리를 보장받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얼마나 신뢰를 보내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한 군사력이 아니라, 강하신 하나님께 대한 강한 믿음입니다. 골리앗을 볼 것이냐, 하나님을 볼 것이냐? 이것이 성패를 좌우합니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용기를 잃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항상 함께하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십니다. 그분이 우리를 단단히 붙들고 계십니다. 어떤 골리앗과 같은 상황에서도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원망이나 두려워하지 않은 성도들이 되어야 합니다. 이 어려운 세상에서 성도들을 보호하실 분은 하나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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