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23-03)
대속죄일 규례의 추가
레위기 23장 26-44절
하나님의 뜻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하나님의 뜻이 있는데,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20절에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말씀해 줍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은 너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환경에서도 기뻐하고 감사하길 원하신 것입니다.
- 이스라엘의 모든 날 중에 가장 중요하고 거룩한 날인 대속죄일 규례가 추가로 주어집니다. 제사장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들은 16장에서 주어졌고, 본문에서는 성회로 모이는 일,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일, 그리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음에 대해서만 강조합니다. 이와 함께 초막절은 가장 성대하게 치러지는 절기로 음력 7월 15일부터 시작해서 일주일을 지내고 8일째 성회로 모이면서 마무리합니다.
대속죄일 규례의 추가(26-32)
속죄일의 고행을 통해 공동체가 죄의 심각성을 기억하는 것,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으면 아무 희망이 없었던 존재였음을 기억하고 구원의 은총을 감사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출애굽 때에는 초막에 지내야 했으며 초라했습니다. 그들은 오직 하나님께서 주인이시며 누구나 억압하거나 착취할 수 없었습니다.
26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7일곱째 달 열흘날은 속죄일이니 너희는 성회를 열고 스스로 괴롭게 하며 여호와께 화제를 드리고 28이 날에는 어떤 일도 하지 말 것은 너희를 위하여 너희 하나님 여호와 앞에 속죄할 속죄일이 됨이니라 29이 날에 스스로 괴롭게 하지 아니하는 자는 그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라 30이 날에 누구든지 어떤 일이라도 하는 자는 내가 그의 백성 중에서 멸절시키리니 31너희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너희가 거주하는 각처에서 대대로 지킬 영원한 규례니라 32이는 너희가 쉴 안식일이라 너희는 스스로 괴롭게 하고 이 달 아흐렛날 저녁 곧 그 저녁부터 이튿날 저녁까지 안식을 지킬지니라(26-32)
대속죄일은 음력 7월 10일 하루 동안이며,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 16장에서 대속죄일의 규례가 자세히 소개됩니다. 16장은 특별히 대제사장이 해야 할 제의에 초점을 맞춥니다. 제사장은 자기 자신을 위한 속죄와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속죄, 그리고 한 해 동안 더러워진 성소를 정결케 하는 의식을 치릅니다. 반면, 23장의 경우, 대속죄일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백성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명령은 세 가지입니다. 먼저 대속죄일은 거룩한 성희로 모이는 일입니다. 본문은 7월 10일 전체를 구별된 날로 지정합니다. 나머지 두 가지는 스스로 괴롭게 하는 것과 어떤 노동도 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두 가지를 여러 차례 반복하며, 어길 시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라는 말씀도 반복적으로 줍니다(23:26-32), 스스로 괴롭게 한다는 말은 외적으로 철저한 금식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환자나 임산부를 제외하면 마시는 것조차 금지되었습니다. 내적으로 스스로를 괴롭게 한다는 말은 스스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엎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노동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다른 절기보다 더 강화된 표현으로 보입니다. 무교절이나 칠칠절에도 유사한 표현이 나오지만, 이날은 직업으로서의 일을 하지 말라는 데 좀 더 초점을 맞춘다면, 대속죄일은 일상적인 모든 일들도 그쳐야 함을 말합니다. 철저하게 금식하며 회개하는 것은 대속죄일이 다른 절기들처럼 축제의 날이 아니라, 회개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초막절 규례(33-44)
정체성을 기억하는 목적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며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기성찰과 훼손된 부분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초막절은 공동체가 어려웠으나 자유를 얻었던 광야시절을 기억하면서 그들을 구원하신 하나님, 그들을 돌보시는 하나님을 함께 즐거워하는 일간의 축제 기간이었습니다.
33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34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일곱째 달 열닷샛날은 초막절이니 여호와를 위하여 이레 동안 지킬 것이라 35첫 날에는 성회로 모일지니 너희는 아무 노동도 하지 말지며 36이레 동안에 너희는 여호와께 화제를 드릴 것이요 여덟째 날에도 너희는 성회로 모여서 여호와께 화제를 드릴지니 이는 거룩한 대회라 너희는 어떤 노동도 하지 말지니라 37이것들은 여호와의 절기라 너희는 공포하여 성회를 열고 여호와께 화제를 드릴지니 번제와 소제와 희생제물과 전제를 각각 그 날에 드릴지니 38이는 여호와의 안식일 외에, 너희의 헌물 외에, 너희의 모든 서원제물 외에 또 너희의 모든 자원제물 외에 너희가 여호와께 드리는 것이니라 39너희가 토지 소산 거두기를 마치거든 일곱째 달 열닷샛날부터 이레 동안 여호와의 절기를 지키되 첫 날에도 안식하고 여덟째 날에도 안식할 것이요 40첫 날에는 너희가 아름다운 나무 실과와 종려나무 가지와 무성한 나무 가지와 시내 버들을 취하여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이레 동안 즐거워할 것이라 41너희는 매년 이레 동안 여호와께 이 절기를 지킬지니 너희 대대의 영원한 규례라 너희는 일곱째 달에 이를 지킬지니라 42너희는 이레 동안 초막에 거주하되 이스라엘에서 난 자는 다 초막에 거주할지니 43이는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때에 초막에 거주하게 한 줄을 너희 대대로 알게 함이니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44모세는 이와 같이 여호와의 절기를 이스라엘 자손에게 공포하였더라(33-44)
유월절, 칠칠절과 함께 구약의 3대 절기에 포함된 초막절은 여러 이름으로 불립니다. 첫째, 초막절인데 이 이름은 초막을 짓고 생활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the Feast of booths). 이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나뭇가지를 엮어서 임시로 초막을 짓고 일주일간 생활합니다. 둘째, 장막절인데 초막으로 지은 집을 텐트로 이해하고 읽으면 됩니다(The Feast of Tabernacles). 마지막으로 이날은 추수한 과일을 저장하는 날이기 때문에 수장절이라고 부릅니다. 초막절은 이스라엘 절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경에서 ‘그 절기’라고 표현하면 초막절을 의미합니다(왕상 8:2; 대하 5:3). 혹은 이날을 ‘여호와의 절기’라고도 불렀습니다(레 23:39).
(1) 거룩한 성회(33-38)
초막절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시작되는 날인 7월 15일부터 일주일 동안 엄청나게 많은 짐승을 제물로 바친다는 사실입니다. 시작하는 15일과 8일째 되는 22일은 거룩한 성회로 모였습니다. 8일째 되는 날을 성회로 선포했는데, 이날은 특별히 ‘거룩한 대회’라고 불렀습니다.
초막절 7일 동안 여호와께 화제로 드릴 제물은 번제, 소제, 화목제, 전제 등으로 소개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민수기 29:12-16에 소개됩니다. 번제를 위해 매일 어린 양 14마리, 염소 2마리, 그리고 송아지를 드렸습니다. 송아지는 첫째 날에 13마리를 바치고, 그 다음날부터는 1마리씩 줄어들어서 마지막 7일에는 7마리의 송아지를 드리도록 합니다. 그러니 초막절 7일 동안 무려 70마리 (7×10)의 송아지를 드렸고, 어린 양은 98(7×7×2) 마리, 숫양 14(72) 마리, 숫염소 7마리를 각각 드렸습니다. 초막절에 무려 70마리나 되는 소를 바친 것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에서 수송아지는 드물게 드려집니다. 월삭 번제로 2마리, 무교절에 각각 2마리씩, 칠칠절에 2마리, 나팔절과 속죄일에 각각 1마리씩 드린 것을 생각하면, 초막절 8일 동안 70마리를 드렸습니다. 제물의 숫자를 70으로 맞춘 것은 의도된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초막절에 수송아지로 70마리의 제물을 드린 것은 세상 열국의 숫자와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모세오경에서 70이라는 숫자가 열국의 숫자로 등장하는 예들도 있습니다. 노아의 세 아들로 말미암아 나온 열국의 숫자가 70입니다(창 10장). 신명기 32:8에는 하나님께서 민족들에게 기업을 주시고, 인종을 나누실 때 이스라엘 자손의 수효를 따라 주셨다고 말씀하시는데, 여기서 언급된 이스라엘의 수효는 애굽으로 내려간 야곱의 70자손들을 일컫는 것이기에, 열국의 숫자를 70이라고 규정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수효에 열국의 숫자를 맞춘 것은 아마도 이스라엘의 열국을 향한 사명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2) 초막절 풍습(39-43)
초막절은 먼저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을 기념하기 위한 절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이후 처음으로 광야에서 잠을 잔 곳이 숙곳이었습니다. 초막의 히브리어 ‘수코트’는 자그마한 오두막이나 움막(booth)을 가리킵니다. 이것은 원래 천막을 의미했으나 가나안 땅으로 들어간 뒤에는 나뭇가지로 엮어 만든 임시 움막을 가리킬 것입니다. 따라서 장막절보다는 초막절이 더 나은 번역입니다. 이것은 일주일간 초막에서 불편한 생활을 하면서 광야의 힘들었던 시간을 되돌아보고 하나님께서 공급하신 모든 것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신앙 고백적 장치였습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은 7일 동안 초막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나, 하나님을 믿는 이방인 중에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이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 백성들 가운데 잠시 머물고 있는 나그네들에게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광야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 초막으로 지은 집이 얼마나 견딜 수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호하셨고, 그들의 옷이 헤어지지 않게 하셨고, 신발이 닳지 않도록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바로 이 점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초막에서 지내는 7일 동안 백성들은 아름다운 나무 실과와 종려나무 가지, 무성한 나뭇가지와 시내 버들을 취하고 그것들을 함께 묶어서 들고 다니면서 즐거워합니다. 마지막 8일에는 이 버들을 던지면서 메시아께서 신속하게 강림하시길 소망하며 호산나를 외쳤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초막절은 광야 같은 삶을 살아가는 성도에게 예수님의 재림을 소망하게 하는 장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7-8장에서 직접적으로 초막절에 관해 말씀을 전하십니다. 초막절에 행해졌던 제단에 물 붓기 행사와 관련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직접 생수의 근원이 되신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초막절에 소망했던 메시아의 강림이 바로 예수님 자신이심을 밝히 드러내셨습니다. 그와 함께 세상의 빛 되신 예수님의 모습을 강조하심도 초막절의 완성을 뜻합니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 사이에 오셔서 장막을 치셨습니다(요 1:14).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승리의 입성을 할 때 사람들은 모두 종려나무 가지를 돌고 호산나를 외쳤습니다. 이 또한 초막절의 ‘룰라브’를 염두에 둔 기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룰라브’는 본문 40절에서 말씀한 바와 같이 다양한 과일, 종려나무 가지, 무성한 나뭇가지, 시냇가에서 잘라 온 버드나무 가지를 함께 묶은 다발을 들고 다니면서 축하하는 전통입니다. 이 전통은 현대 유대인들도 여전히 즐기고 있습니다.
(3) 결론적 요약(44)
모세가 여호와의 절기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선포했다는 말씀으로 23장 전체에서 절기를 선포한 내용을 요약하고 마무리합니다.
추수의 계절에 축복에 취하지 말고 한 해의 끝과 시작에서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하십니다. 절기는 과거를 소환하는 날입니다. 그동안 덮어둔 죄를 소환하고, 그동안 잊고 살던 은혜를 소환하는 날입니다. 회개 없이 인생의 회복을 없고, 반성 없이 반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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