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109-01)
원수의 악행에 대한 신뢰와 기도
시편 109편 1-15절
우리의 삶에서도 우리는 종종 이유 없이 비난받고 공격받을 수 있으며, 이때 우리는 하나님께 우리의 억울함을 호소해야 합니다. 우리가 고통과 억울함 속에서도 어떻게 하나님께 우리의 상황을 아뢰고, 하나님의 정의를 신뢰하며 기도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줍니다.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찬송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고통을 아시고 응답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 시편 109편의 해석에 있어서 두 가지가 고려되어야 합니다. 첫째, 이 시편은 저주시로서 악인에 대한 강력한 저주를 요청합니다. 둘째, 109편은 4권의 첫 번째 다윗 시편 모음(108-110편)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데, 108편과 110편이 모두 하나님의 전쟁 승리를 표현하는 데 반하여 109편은 악인이라는 색다른 주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부름(1)
우리의 인생에서도 하나님의 응답이 지체될 때가 있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침묵하지 않으신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의 인내와 신뢰를 시험하시지만, 결국에는 우리를 위해 일하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응답하실 것을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
1내가 찬양하는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옵소서(1)
본 109편은 하나님을 부르면서 시작합니다. 탄식시에 전형적으로 등장하는 도입구입니다. 그런데 1절은 특별히 ‘내 찬양의 하나님이여’라는 문구를 사용합니다. 즉, 찬양을 받으실 하나님이시기에 자신이 지금부터 시작하는 간구를 들어주셔야 한다는 간청입니다. 하반절은 ‘잠잠하지 마옵소서’라고 말하여 간구를 꼭 들어달라는 간절함을 표명합니다.
악인들의 행동에 대한 묘사(2-5)
우리는 때때로 이유 없이 비난받고, 거짓된 말로 인해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하나님께 우리의 억울함을 호소해야 합니다. 우리가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하나님께 기도하고, 그분의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이를 알리고 그분의 도움을 구할 수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2그들이 악한 입과 거짓된 입을 열어 나를 치며 속이는 혀로 내게 말하며
3또 미워하는 말로 나를 두르고 까닭 없이 나를 공격하였음이니이다
4나는 사랑하나 그들은 도리어 나를 대적하니 나는 기도할 뿐이라
5그들이 악으로 나의 선을 갚으며 미워함으로 나의 사랑을 갚았사오니(2-5)
2절부터 시인은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법정에서 악인을 고발하기 시작합니다. 2-5절은 악인들의 행동에 대한 묘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 고발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 2-3절은 악인들이 언어의 죄를 범했음을 지적한다. 2절은 악인들이 거짓말로 시인에게 말했다고 하며, 3절은 그들이 미워하는 말을 했음을 지적하는데, 그들의 공격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악인들은 시인을 아무런 이유 없이 억압하고 괴롭혔다. 둘째, 4-5절은 악인들이 시인의 선을 악으로 갚았음을 말한다. 4절은 그들이 시인의 사랑을 대적함으로 갚았음을 보여주며, 5절은 악인들이 시인의 선과 사랑을 악함과 미워함으로 갚았다고 표현한다. 4절에 '대적하다'로 번역된 사탄() 동사는 법정 용어로 해석할 수 있기에, 시인이 지금 하나님의 법정에서 자신의 의로움에 대하여 호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시인이 대적자에 의하여 어떤 억울한 고발을 당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악인을 심판해달라는 요청(1)(6-15)
우리는 불의한 상황에 직면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대적과 싸워주시기를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억울함을 아시고 정의를 이루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악인의 권세와 세력을 제한하시고, 그들이 더 이상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6악인이 그를 다스리게 하시며 사탄이 그의 오른쪽에 서게 하소서
7그가 심판을 받을 때에 죄인이 되어 나오게 하시며 그의 기도가 죄로 변하게 하시며
8그의 연수를 짧게 하시며 그의 직분을 타인이 빼앗게 하시며
9그의 자녀는 고아가 되고 그의 아내는 과부가 되며
10그의 자녀들은 유리하며 구걸하고 그들의 황폐한 집을 떠나 빌어먹게 하소서
11고리대금하는 자가 그의 소유를 다 빼앗게 하시며 그가 수고한 것을 낯선 사람이 탈취하게 하시며
12그에게 인애를 베풀 자가 없게 하시며 그의 고아에게 은혜를 베풀 자도 없게 하시며
13그의 자손이 끊어지게 하시며 후대에 그들의 이름이 지워지게 하소서
14여호와는 그의 조상들의 죄악을 기억하시며 그의 어머니의 죄를 지워 버리지 마시고
15그 죄악을 항상 여호와 앞에 있게 하사 그들의 기억을 땅에서 끊으소서(6-15)
6절부터는 악인에 대한 심판 요청이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6절을 직역하면 ‘그를 대적할 악인을 지명해주시고, 대적자가 그의 오른쪽에 서게 하소서’가 됩니다.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법정을 묘사하는 내용입니다. 상반절의 ‘악인’과 하반절의 ‘대적자’는 동일인을 가리킵니다. 시인 자신을 억압했던 악인에 대하여, 그 악인과 같이 무자비하고 철저한 사람을 그의 죄를 고발하는 자로 세워달라는 요청입니다. 이것은 법정적 그림으로, 시인을 억압한 악인의 죄를 철저하게 찾아내달라는 간구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7절은 악인에 대한 심판 결과가 나올 때에 그 결과가 ‘그 악인이 악한 자라는 것을 밝히는’ 결과가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하반절의 ‘그의 기도’는 악인이 하나님의 법정에서 자신을 변호하려는 궤변을 뜻하는 말인데, 그의 잘못된 자기변호가 결국 죄일 뿐임이 드러나게 해달라는 간구입니다. 8절부터는 악인에 대한 하나님의 재판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에 따라 악인에게 내려져야 하는 저주를 다양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여기 나타나는 저주들은 단순한 심정적인 보복을 표현하는 내용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의로움에 기초한 언약적 저주의 표현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이 맥락에서 중요한 것이 신명기 28장의 해석인데. 신명기 28장은 시내산 언약의 결론으로서, 언약의 율법에 순종했을 때 얻게 될 복과 불순종했을 때 직면하게 될 저주들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저주 목록에는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8-15절에 묘사하는 저주들의 대부분이 신명기 28장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것을 다른 자들에게 빼앗기게 되는 경우들. 먹을 것이 없게 되는 내용들이 신명기 언약의 저주에 기초하고 있음을 기억해야만 109편의 저주가 단순한 복수의 감정이 아닌 하나님의 공의에 기초한 요청이라는 것을 잊지 않게 됩니다.
8절은 악인의 인생이 짧게 해달라고 요청하며 그의 직분을 다른 사람이 취하게 해달라고 말합니다. 악인 자신의 생명 및 직분의 문제를 다룬 것입니다. 9절과 10절은 악인 자신에 대한 저주를 넘어 그의 자손들에 대한 저주를 언급합니다. 9절에서 자녀가 고아가 되고 아내가 과부가 된다는 것은 악인의 인생이 짧게 끝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10절은 그 자손들의 삶이 안정감 없이 흔들리게 되고, 악인이 일찍 죽었기 때문에 집이 황폐해져서 자녀들이 먹을 것을 위해 구걸하게 됨을 보여줍니다. 11절은 고리대금하는 업자들이 악인의 소유를 빼앗아가게 해달라고 구합니다. 2-3절에서 이미 밝혔듯이, 악인은 그 자신이 거짓말로 다른 사람들을 억압했기에, 그가 행한 그 일이 바로 자신과 그 자손들에 게임하게 되는 것으로 11절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11절 하반절의 ‘그의 수고한 것을 다른 자가 탈취한다’는 내용은 신명기 28:30-34의 내용을 요약한 서술로 판단됩니다. 12절은 8-15절의 맥락에서 핵심적 사항을 기술하는데, 바로 그 악인에게 ‘인자’를 베풀 자가 없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역개정에서 ‘인애’로 번역된 단어는 ‘헤세드’로서, 105-108편에서 계속 ‘인자하심’으로 번역한 단어입니다. 여기서 ‘인자를 베풀 자가 없게 하소서’라는 말은 사람들 중에 그에게 인자를 베풀 자가 없게 해달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인자를 베푸시면 안 된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전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2절 하반절은 그의 후손에게, 즉 유리하고 구걸하고 있는 자손에게도 은혜 베풀 자가 없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13절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그의 자손들이 고생하는 정도를 넘어 궁극적으로 그의 자손들이 끊어지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이름이 후대에는 지워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악인의 후손에 대한 내용으로 기도하였다면, 14-15절은 악인의 조상들에 대한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14절은 여호와께 악인의 조상들의 죄악이 기억되게 해달라고 요청하며, 15절은 그 죄악이 하나님 앞에 항상 있어서 여호와께서 그들에 대한 기억을 땅에서 끊어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정리하면, 8-15절의 내용은 악인에 대한 저주, 그의 자녀들에 대한 저주를 다양하게 표현하면서, 반드시 여호와께서 그들을 저주하셔야 한다는 요청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악인들이 저주 받아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와 근거는 무엇입니까? 물론 2-5절에서 악인이 거짓으로 시인을 억압했고 선을 악으로 갚았다는 내용이 근거가 될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인 근거와 이유는 16-20절에 상세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6-15절에 나오는 저주를 읽어나갈 때, 사뭇 당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해결책이 있습니다. 첫째, 이러한 저주는 악인 자체에 대한 감정적 보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스스로 악인에게 보복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법정에 호소하면서, 그 법정의 재판 결과를 소망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저주는 보복이 아니고 하나님의 공의로운 통치의 회복에 대한 갈망입니다. 둘째, 이러한 저주의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서 결정적으로 성취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약성경의 율법의 저주, 즉 신명기에 예고된 율법 불순종에 대한 대가로서의 저주를 자신의 몸에 받아 모두 감당하시고 성취하셨습니다. 따라서 그 예수의 이름을 믿는 성도들에게 시편 저주시의 저주들, 나아가 구약 율법의 저주들은 이제 더 이상 해당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저주들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사건으로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셨기에, 우리를 구원하시는 것이 하나님 법정의 의로운 통치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안에 있지 않는 자들에게 시편 저주시의 내용 및 구약 율법의 저주들은 궁극적인 심판의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109편의 저주의 내용들을 읽으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건을 기억하며 감사하고 기뻐하며 하나님의 의로우신 통치를 계속해서 소망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억울함과 불의에 직면했을 때, 하나님의 정의를 신뢰하고 그분께 기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다윗처럼 하나님께 우리의 상황을 아뢰고, 그분의 공의가 이루어지기를 간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의 상황 속에서 정의와 공의를 이루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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