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078-02)
은혜와 반역의 역사를 기억하라
시편 78편 12-33절
우리 조상들이 조선왕조실록을 꼼꼼히 기록한 이유도, 후대인 우리들에게 왕조의 모든 역사를 기록함으로써 국가가 나아갈 방향과 각 개인의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처럼, 옛 것을 알고 새것을 알아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과거의 것이 구시대적이라 생각해서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과거를 거울로 삼아 미래를 계획할 수가 있습니다.
- 시인은 지나간 역사 속에서 반항했던 이스라엘과 그들에게 행하신 하나님의 구원 활동들을 노래합니다. 하나님께서 충분한 먹거리로 필요를 채우시고, 기적을 행하셨지만 먹고 마시는 문제로 하나님을 불신한 이스라엘의 조상들을 시인은 고발하듯 읊조립니다. 결국 조상들의 탐욕과 불신은 하나님의 분노와 심판을 부르는 원인이 됩니다.
옛적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12-16)
이스라엘 백성의 필요를 채워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버리고 배반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불순종하는 자들을 즉시 벌하시지는 않지만, 만족을 모르는 자들에게는 결국 진노가 임할 수밖에 없습니다.
12옛적에 하나님이 애굽 땅 소안 들에서 기이한 일을 그들의 조상들의 목전에서 행하셨으되 13그가 바다를 갈라 물을 무더기 같이 서게 하시고 그들을 지나가게 하셨으며 14낮에는 구름으로, 밤에는 불빛으로 인도하셨으며 15광야에서 반석을 쪼개시고 매우 깊은 곳에서 나오는 물처럼 흡족하게 마시게 하셨으며 16또 바위에서 시내를 내사 물이 강 같이 흐르게 하셨으나(12-16)
시인은 애굽 땅에서 하나님께서 조상들을 위해 행하신 일들을 상기합니다. 옛적에 하나님께서 조상들 눈앞에서 ‘기이한 일’(펠레), 곧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그 일은 애굽 땅에 있는 소안 들판에서 있었다(12)고 합니다. 소안 지역을 칠십인역에서 ‘타니스’로 번역했는데, 이곳은 나일 델타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 때문에 시인은 열 재앙(출 7-12장)을 염두에 두고 소안을 언급했는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기이한 일’은 열 재앙을 한 덩어리의 큰 사건으로 취급한 시인의 의도적인 어휘 선택일 것입니다. 출애굽 사건은 자자손손 전해야 할 모범적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이후 하나님께서 바다를 가르시고 물을 둑처럼 서게 하시고, 그들 곧 조상들이 지나가게 하셨습니다(13; 출 14:16;15:8). 이 사건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성경 저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언급됩니다(참조, 수 3:13,16;4:23;느 9:11;사 63:12). 하나님께서는 낮에는 구름으로, 밤에는 불빛으로 인도하셨습니다(14). 낮과 밤은 한 쌍이 되어 하루 종일 자기 백성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그려보게 합니다. 마찬가지로 구름과 불빛은 한 쌍으로 묶여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합니다(출 13:21; 14:20;민 10:34; 느 9:12; 욥 37:11,15; 시 105:39; 겔 32:7). 그렇게 하나님께서는 자기 언약 백성 이스라엘을 낮의 뜨거운 열기와 밤의 추위로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안전하게 보호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광야에서 반석을 쪼개시고 "매우 깊은 곳"에서 나오는 물처럼 흡족하게 마시게 하셨다(15절). “매우 깊은 곳”(테호모트)은 원시의 깊은 바다(창 1:2; 7:11; 출 15:5)이며 심연을 뜻합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위해 무슨 일을 하셨는지 강조하려는 시인의 의도가 매우 강하게 드러난 과장법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또 바위에서 시냇물이 흐르게 하시고, 강물처럼 물이 흐르게 하셨습니다(16). 물이 부족한 광야에서 바위틈 사이로 솟아난 ‘물’(마임)은 유프라테스 강이나 티그리스 강 또는 나일 강에 붙이는 ‘강물’(나하로트) 같습니다. 범람하는 강물처럼 바위 사이에서 분출하는 물은 출애굽기(17:1-6)와 민수기(20:10-13)에 기록된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것은 오래전 목말라 물을 찾으며 하나님을 원망했던 이들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입니다.
조상들의 반역과 하나님의 분노(17-22)
욕심은 마음 바닥에 깨진 구멍과 같습니다. 그래서 그 어떤 것으로도 욕심이 가득한 마음을 채울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집중하기를 원합니다. 이전에 주신 은혜를 기억하고, 앞으로 이끌어 주실 은혜를 기대하며, 오늘 부어 주신 은혜를 붙잡고 주님과 하나 되는 일에 성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17그들은 계속해서 하나님께 범죄하여 메마른 땅에서 지존자를 배반하였도다 18그들이 그들의 탐욕대로 음식을 구하여 그들의 심중에 하나님을 시험하였으며 19그뿐 아니라 하나님을 대적하여 말하기를 하나님이 광야에서 식탁을 베푸실 수 있으랴 20보라 그가 반석을 쳐서 물을 내시니 시내가 넘쳤으나 그가 능히 떡도 주시며 자기 백성을 위하여 고기도 예비하시랴 하였도다 21그러므로 여호와께서 듣고 노하셨으며 야곱에게 불 같이 노하셨고 또한 이스라엘에게 진노가 불타 올랐으니 22이는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며 그의 구원을 의지하지 아니한 때문이로다(17-22)
그러나 그들은 계속 하나님께 범죄하고, 메마른 땅에서 지존자(엘룐)를 배반했습니다(17). 시인은 하나님의 기이한 은총을 맛본 사람들의 반역을 고발합니다. 그렇다면 광야에서 지속적으로 범죄한 사건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평행하는 둘째 소절이 제시하듯, 물 없는 건조한 땅에서 가장 높으신 분을 향해 대항하거나 완고한 태도를 버리지 않은 것입니다. ‘배반했다’는 표현은 반감을 갖거나 고집스럽고 완고하게 구는 것을 뜻합니다. 그들은 자기들 마음속으로 하나님을 시험했고, 자기 욕망을 채우기 위해 먹거리를 요구했습니다(18). 놀랍게도 시인은 부사구 ‘자기들 마음으로’(빌바밤)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과 ‘자기들 욕망을 위해’(레나프샵)를 나란히 평행시켜 동의적인 의미로 배열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가르침에 따라 마음을 조율하지 않고 자기들 ‘입맛’(네페쉬), 즉 ‘욕구’대로만 살았습니다. 먹고자 하는 욕구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제한받지 않고 절제되지 않는 욕구나 식욕은 탐욕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엘로힘)께 대적하며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하나님(엘)이 광야에서 식탁을차리실 수 있을까?’(19) 이는 조상들이 보고 경험했던 하나님의 놀라운 행위들을 신속하게 잊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이후 그들은 ‘보라! 그가 반석을 쳐서 물을 내시니 그 물이 넘쳤지만, 그가 어찌 자기 백성에게 고기도 준비하실까?’(20)라고 말했습니다. 19-20절은 의도적으로 조롱하려는 의도가 내재된 표현입니다. ‘그들이 계속해서 범죄했다’(17)는 시인의 고발은 죄의 성격과 습성, 반역적인 망각의 병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꼬집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듣고 노하셨습니다. 야곱에게, 곧 이스라엘에게 불같이 노하셨다고 묘사됩니다(21). 시인은 하나님의 분노를 표현하며 “노하셨으며 … 불같이 노하셨고 … 진노가 불타올랐으니”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그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고, 그의 구원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22). ‘믿는다’(아만)는 것은 꾸준히 신실함을 유지하는 것이며(호 12:1), 착실함이고, 머무르며 지속한다는 뜻입니다(참조. 사 7:9). ‘의지한다’ 또는 ‘신뢰한다’(바타흐)는 것은 확신에 차서(사 12:2), 의심을 품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삿 18:10). 따라서 믿고 신뢰한다는 것은 지적 동의가 아니라 삶의 태도이며 방향성입니다.
하늘 양식과 하나님의 심판(23-31)
탐욕은 불신을 낳았고, 불신은 하나님을 시험하는 오만불손한 악행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주권자의 자리에서 내려와 그들의 욕심을 만족시켜주는 사환으로 전락했습니다. 광야의 망각과 배은망덕이 오늘 우리의 광야에서 재현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23그러나 그가 위의 궁창을 명령하시며 하늘 문을 여시고 24그들에게 만나를 비 같이 내려 먹이시며 하늘 양식을 그들에게 주셨나니 25사람이 힘센 자의 떡을 먹었으며 그가 음식을 그들에게 충족히 주셨도다 26그가 동풍을 하늘에서 일게 하시며 그의 권능으로 남풍을 인도하시고 27먼지처럼 많은 고기를 비 같이 내리시고 나는 새를 바다의 모래 같이 내리셨도다 28그가 그것들을 그들의 진중에 떨어지게 하사 그들의 거처에 두르셨으므로 29그들이 먹고 심히 배불렀나니 하나님이 그들의 원대로 그들에게 주셨도다 30그러나 그들이 그들의 욕심을 버리지 아니하여 그들의 먹을 것이 아직 그들의 입에 있을 때에 31하나님이 그들에게 노염을 나타내사 그들 중 강한 자를 죽이시며 이스라엘의 청년을 쳐 엎드러뜨리셨도다(23-31)
하나님의 심판은 먹을 것이 아직 그들의 입에 있을 때 임했습니다. 풍요를 즐기고 있는 그때가 바로 심판이 임하는 때였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자들을 다루시는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1) 하나님께서 베푸신 풍족한 음식(23-29)
하나님을 향한 조상들의 불신에도 불구하고(22), 하나님께서는 위의 궁창(하늘)에게 명령하시고 하늘의 문을 여셨습니다(23). 그는 그들을 먹이시려고 그들 위에 ‘만나’(만)를 내리시고 하늘의 곡식을 주셨습니다(24; 출 16:4). ‘만나’의 정확한 뜻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사입니다. 이 말은 조상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이것이 무엇이냐?’(만 후)라고 했던 말에서 시작됩니다(출 16:15). 즉 ‘만나’는 예상치 못한 놀라움을 표현한 말입니다. 시인은 역사적 사건을 묘사하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힘센 자”의 빵을 먹었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음식을 보내셨습니다(25). 하나님께서 동풍과 남풍으로 먼지처럼 많은 고기를 비처럼 내리시고, 새를 바다의 모래처럼 내리셨습니다. 이것들이 진중에 떨어지게 하셔서 심히 배부르게 하셨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넉넉히 주셨습니다(26-29). 조상들은 하나님을 시험했지만(18),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분노가 고조되는 가운데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요구한 것을 주십니다(참조. 민 11장). 하나님의 역설적인 행동이 혼란스럽습니다.
(2) 조상들의 탐욕과 하나님의 심판(30-31)
그러나 ‘그들의 욕망대로’(18) 그들에게 가득 차는 순간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치셨습니다. 시인은 아직 그들의 입에 먹을 것이 있는데 ‘그들의 욕망으로부터’(믿타아바탐) 돌아서지 않았다(30)고 고발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총과 그의 심판 사이의 밀접한 연결성을 보여줍니다. 끝내 하나님의 분노가 그들을 향해 불타올랐고, 그들 중의 “강한 자”(문자적으로, ‘비대한 자들’)를 죽이셨고, 이스라엘의 혈기 왕성한 젊은 남자들을 거꾸러뜨리셨습니다(31). 이것은 심판의 철저성을 보여주며, 또한 심판은 약한 자보다 강한 자에게 더 가혹하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조상들의 지속적인 불신과 두려움(32-33)
하나님의 약속이 빨리 성취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하나님께서 성실하지 않으시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약속을 받을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이해한다면 하나님의 섭리가 늦게 이루어진다고 투덜거릴 수 없습니다.
32이러함에도 그들은 여전히 범죄하여 그의 기이한 일들을 믿지 아니하였으므로 33하나님이 그들의 날들을 헛되이 보내게 하시며 그들의 햇수를 두려움으로 보내게 하셨도다(32-33)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죄를 지었고, 하나님의 기이한 일들을 믿지 않았습니다(32; 참조. 4,11,22). 조상들의 삶에 대한 신학적인 요약은 두 마디입니다. ‘죄를 지었고, 믿지 않았다.’ 하나님을 향한 신뢰는 필요가 채워지지마자 끝나버렸습니다(30절 참조). 그들은 하나님의 기적에 만족할 줄 몰랐고, 더 센 기적을 원했습니다. 만족할 줄 모르는 순간 신뢰는 사라집니다. 시인은 그들의 날들은 ‘순간’(헤벨)처럼 끝나고, 그들의 생애(“햇수”)는 갑작스러운 공포와 파멸에 잠식된다(33)고 일갈합니다. 그들의 인생은 실체 없는 텅 빈 공허 곧 ‘헤벨’이며, 그들의 생애조차 갑작스럽고 경악스러운 공포와 낙심뿐입니다. 끝내 하나님의 은총은 지속적인 죄와 믿음 없음 때문에 슬픈 결론으로 마무리됩니다.
출애굽과 광야 여정은 놀랍기 그지없는 기적들이 가장많이 일어난 때였습니다. 하나님의 권능이 가시적으로 풍성히 나타났기 때문에 하나님을 쉽게 믿을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탐욕에 있었습니다. 탐욕이 그들의 눈을 가리고 마음을 완고하게 만들었습니다. 탐욕이 가득한 심령에 믿음이 뿌리내릴 수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하나님의 은혜에 집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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