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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038-01)


하나님께 자신을 맡기는 사람

시편 38편 1-22절


 

주님을 믿는 성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대답이 있겠지만, 아마도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사는 사람이라는 확실한 정체성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산다는 것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존재와 섭리를 의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악인들에 의해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악인을 멸하시고 의인을 구원하시는 분임을 끝가지 믿는다는 의미입니다. 그 믿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는 그분이 베푸시는 구원을 맛볼 것입니다.

 

  • 다윗이 죄로 인해 질병에 걸렸습니다. 그는 한편으로는 자신의 죄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하나님께 회개하며 자비를 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중한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그와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도 그를 외면하고 그의 원수 된 자들은 그의 목숨을 노려 거짓을 꾸민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향해 도움과 구원을 간절히 구합니다.

 

하나님께 간구(1)

사람은 죄 가운데 태어나서, 죄 가운데 살다가, 죄 가운데 죽어 갑니다. 성도들도 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잠깐 하나님께 돌아설 때도 있지만, 금방 다시 죄로 되돌아가는 연약한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신세가 우리으 일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뒤 재지 않고 죄를 향해 달라가는 우리는 마치 분별력도 없고 이상도 없는 짐승과도 같습니다.

 

1여호와여 주의 노하심으로 나를 책망하지 마시고 주의 분노하심으로 나를 징계하지 마소서(1)

 

다윗은 병으로 고통스러워하며 하나님께 징계를 그쳐달라고 간구합니다. 모든 질병이 개인의 죄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다윗은 현재 자신의 질병이 자신의 죄와 상관있으며, 그 결과 하나님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다윗이 어떤 죄로 고통당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는 죄의 심각성과 죄로 인한 결과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죄나 하나님으로부터의 징벌을 부인하거나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죄에 대한 죄책감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하나님께 직접 얼굴을 향하여 적극적으로 용서를 간청합니다.

 

다윗의 몸과 마음의 고통(2-10)

죄는 우리의 눈을 가리고 우리를 은밀한 쾌락과 더러운 욕심에 빠지게 해서 결국은 죽음으로 이끕니다. 죄의 결국은 패망이요 죽음일 뿐입니다(롬 6:23). 죄를 짓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죽음’은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을 의미합니다. 죽은 자는 하나님을 찬양할 수 없습니다. 살았다고 해도 실상은 죽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죄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저절로 해결되는 죄는 없습니다. 죄를 언제까지 숨겨 놓을 수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을 잠시 속일 수 있다 해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죄를 알고 계십니다.

 

2주의 화살이 나를 찌르고 주의 손이 나를 심히 누르시나이다 3주의 진노로 말미암아 내 살에 성한 곳이 없사오며 나의 죄로 말미암아 내 뼈에 평안함이 없나이다 4내 죄악이 내 머리에 넘쳐서 무거운 짐 같으니 내가 감당할 수 없나이다 5내 상처가 썩어 악취가 나오니 내가 우매한 까닭이로소이다 6내가 아프고 심히 구부러졌으며 종일토록 슬픔 중에 다니나이다 7내 허리에 열기가 가득하고 내 살에 성한 곳이 없나이다 8내가 피곤하고 심히 상하였으매 마음이 불안하여 신음하나이다 9주여 나의 모든 소원이 주 앞에 있사오며 나의 탄식이 주 앞에 감추이지 아니하나이다 10내 심장이 뛰고 내 기력이 쇠하여 내 눈의 빛도 나를 떠났나이다(2-10)

 

이 시는 다윗이 밧세바를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저지른 죄 때문에 겪어야 하는 심신의 고통으로 인해 탄식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큰 은혜를 입고 일생 동안 하나님을 찬양하는 복된 삶을 살았으나, 일순간의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서 일생일대의 오점을 남기고 맙니다. 한 번의 쾌락, 한 번의 죄악이 그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었는지, 그는 육신과 영혼 모두 하나님의 화살에 찔리고, 하나님의 손에 눌리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2절)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1) 죄와 질병의 고통(2-4)

 

다윗은 죄의 결과로서 무엇보다 먼저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그러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도움과 구원의 손길이 되셨던 하나님께서는 그의 죄에 분노하셔서 이제 그를 과녁 삼아 화살을 날리며 그를 공격하고 계십니다. 다윗은 1-3절 사이에 자신의 죄로 인한 ‘하나님의 분노’를 지칭하는 표현을 다섯 차례나 언급하며 자기 죄에 대한 하나님의 거센 반응을 강조합니다. 또한 2절에서 시작하여 10절에 이르도록 하나님의 진노가 자신의 육체와 마음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질병으로 육체적 고통이 몰려와 피부가 성한 곳이 없고 뼈에 평안함이 사라졌으며 그 빈자리에 상처와 고통이 가득 채워졌습니다. 몸을 지탱하는 허리에 열이 나고 심장이 벌렁거리며 기력이 점점 빠져 눈에서는 생기가 사라집니다. 그의 몸에서 하나님의 진노로 인한 고통을 느끼지 않는 부분은 없습니다.

 

(2) 몸과 마음의 고통(5-10)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죄를 묵인하지 않고 그를 징계하고 책망하시는데, 이는 먼저 하나님께서 죄를 얼마나 싫어하시는지를 잘 나타내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죄가 없으신 거룩하신 분이므로 사람이 그와 교제하고 그의 임재를 누리기 위해서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성결을 유지해야 합니다(레 19:2). 하나님의 징계는 또한 하나님께서 다윗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자녀가 죄를 지어 거룩한 삶에서 떠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다윗의 죄는 다윗과 하나님의 관계를 깨뜨렸을 뿐 아니라, 다윗을 의인에서 죄인의 처지로 전락하게 만듦으로써 다윗과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다윗은 스스로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의 내면에서 그의 죄악이 넘치며 죄책감의 무게가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과 같습니다. 그에게서 끊임없이 번민과 탄식이 솟아 나오고 그의 마음에 불안과 신음과 탄식이 충만하므로 심리적으로도 큰 고통 속에 처했습니다.

죄로 인한 죄책감을 떨칠 길이 없으므로 더 이상 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다윗은 이 문제를 해결하실 수 있는 하나님을 향하여 긍휼과 용서와 구원을 간절히 요청합니다. 하나님의 용서야말로 다윗과 하나님 사이의 깨어진 관계, 또한 다윗과 자기 자신과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외면과 박해의 고통(11-14)

유혹을 참지 못해서 행했던 죄들이 이제는 올무가 되어 다뒷의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건강할 때에는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순간을 노려 육신을 파고드는 병균처럼, 대적들은 영적 균형이 깨진 다윗 앞에 울무를 놓고 종일토록 음모를 꾸미며 그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모든 것이 도미노처럼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11내가 사랑하는 자와 내 친구들이 내 상처를 멀리하고 내 친척들도 멀리 섰나이다 12내 생명을 찾는 자가 올무를 놓고 나를 해하려는 자가 괴악한 일을 말하여 종일토록 음모를 꾸미오나 13나는 못 듣는 자 같이 듣지 아니하고 말 못하는 자 같이 입을 열지 아니하오니 14나는 듣지 못하는 자 같아서 내 입에는 반박할 말이 없나이다(11-14)

 

다윗은 죄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 천구들과의 관계마저 틀어지는 일을 겪었습니다. 끝까지 곁에 있을 줄 알았던 사람들이 떠나 버릴 때 느끼는 소외감과 고독감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극심합니다.

 

(1) 사랑하는 자들의 외면(11)

 

다윗의 죄와 질병으로 인한 괴롭고 고통스러운 상황은 하나님과의 관계와 자신과의 관계 안에서뿐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먼저, 다윗은 그의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소외되고 외면당했습니다. 그와 가깝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던 친구들과 친척들도 그가 병들고 원수들의 공격 대상이 되자 그를 외면하고 그로부터 멀리 떠났습니다. 다윗의 곁에는 이제 그를 지지할 사람은 아무도남아있지 않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의 외면으로 인한 외로움과 배반감은 다윗의 고통을 가중시킵니다.

 

(2) 원수들의 박해(12)

 

대신 설상가상으로 다윗의 주변 빈자리에는 그의 목숨을 해치려하는 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들은 다윗을 해하려고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다윗에 대해 거짓말을 하며 음모를 꾸미고 덫을 놓아 그를 위기에 빠뜨리는데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또한 이에 동참하는 자가 많아집니다. 이와 같이 가까운 사람들의 외면과 원수들의 행악은 다윗의 고통과 괴로움을 더더욱 가중시킵니다.

 

(3) 원수에 대한 다윗의 반응(13-14)

 

까닭 없이 남의 생명을 노리며 거짓을 꾸며대는 악인과는 대조적으로 다윗은 마치 귀머거리와 벙어리가 된 것처럼 누구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그 누구에게도 대꾸하지 않습니다. 다윗이 가까운 자들의 외면과 원수들의 공격에 따지거나 변명하는 등 어떠한 응대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들였으므로 누구에게도 그의 무죄를 주장하거나 변명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그가 그의 원수들의 까닭 없는 중상모략에 대해서도 어떤 반격을 가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불의를 모른체하거나 없던 일처럼 덮으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만 사정을 아뢰고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셔서 불의에 대한 심판을 내려주시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림(15-20)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죄의 유혹에 종종 넘어지는 우리도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해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죄이므로 먼저 죄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회복될 수 있습니다. 팔이 부러졌는데 반창고 하나 붙이는 것으로 치료가 되겠습니까? 먼저 영혼이 잘되어야 범사가 형통하고 강건해지는 법입니다(요삼 1:2).

 

15여호와여 내가 주를 바랐사오니 내 주 하나님이 내게 응답하시리이다 16내가 말하기를 두렵건대 그들이 나 때문에 기뻐하며 내가 실족할 때에 나를 향하여 스스로 교만할까 하였나이다 17내가 넘어지게 되었고 나의 근심이 항상 내 앞에 있사오니 18내 죄악을 아뢰고 내 죄를 슬퍼함이니이다 19내 원수가 활발하며 강하고 부당하게 나를 미워하는 자가 많으며 20또 악으로 선을 대신하는 자들이 내가 선을 따른다는 것 때문에 나를 대적하나이다(15-20)

 

다윗은 하나님께 집중하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가 환난에 ᄈᆞ진 것을 보고 원수들이 기뻐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간구합니다. 고통으로 탈진한 다윗이 죄 때문에 괴로워하는 상황에서 대적들은 다윗이 넘어지는 것을 보면서 기뻐하며 점점 세력을 키워 갑니다.

 

(1)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림(15)

 

다윗은 친구들이나 원수들에게 침묵했지만 하나님께는 결코 침묵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내가 기다리나이다 당신만이 내게 응답하실 것이니이다”라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응답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다윗은 원수들을 응대하지 않는 이유를 하나님께 말씀드립니다. 그는 원수들이 자신의 죄와 재난으로 인해 기뻐하고 의기양양해할 여기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다윗은 불의와 불의를 행하는 자들에게 적당히 맞서는 길은 그들이 다윗에게 하듯이 그들을 웃지나 업신여기며 그들의 목숨을 노리는 것이 아님을 잘 압니다.

그러므로 다윗은 악인에게 시간을 쏟는 대신 자신의 죄를 곰곰이 생각하며 하나님께 회개하였고 죄 지은 일에 대해 후회하며 진정으로 마음 아파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일말의 죄악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심을 알기에 오직 하나님께서 자신의 죄를 사하시고 자기를 향한 재앙을 거두시며 다시금 전과 같이 하나님과 가깝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소망합니다.

 

(2) 원수와 죄책감의 고통(16-20)

 

다윗은 자신의 죄를 돌아보며 근신하지만, 그를 까닭없이 미워하는 자들은 생기가 있고 기세가 등등하며 그 수도 많습니다. 다윗의 원수들은 선을 악으로 갚는 자들이므로 근본적으로 마음에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대한 경외심이 없는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다윗을 대적하는 이유는 다윗이 그들이 추구하는 악이 아닌 선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근본적인 태도와 행동양식은 하나님의 정의와 선에서 멀습니다.

 

하나님께 간구(21-22)

소망이 주께 있음을 깨달음 때, 죄악에서 우리를 건져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할 수 있습니다. 범죄로 인해 하나님께 징계를 당하고 있다 하더라도, 소망은 오직 주께 있기에 주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어려움 가운데 바질 때, 시와 때를 상관하지 않고 무시로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21여호와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22속히 나를 도우소서 주 나의 구원이시여(21-22)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책망하지 않기를 간구하며 기도를 시작하였고, 이제 하나님께서 자신을 버리지 않고 속히 구원하시기를 간구하며 기도를 마칩니다. 다윗은 여전히 죄책감과 질병의 고통 속에 있고 수많은 원수가 이유 없이 괴롭히므로, 하나님께서 자신을 외면한 것처럼 느껴져 외롭고 힘듭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당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실 수 있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그는 분명히 압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속히 자기에게 다시 찾아와 자기를 구원하여 하나님과 자신과의 관계, 자기와 친구들이나 원수와의 관계, 자기와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모두 회복시켜주시기를 갈망합니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께 있습니다. 질병을 뛰어넘는 믿음, 문제를 넘어서는 믿음을 가져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래되고 극심한 질병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마저 떠났을 때,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로 인해 눈물마저 말라버렸을 때, 고난이 사방에서 조여 오며 우리를 압박할 때, 우리를 도우시는 주님, 우리의 구원이신 하나님만 바라봅시다.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애 3:26)라는 말씀처럼 간절히 기도하며 잠잠히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립시다. 자녀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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