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08-03)
포장된 욕망, 노골적인 욕망
사사기 8장 22-35절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감추어진 마음을 볼 방법이 있습니다. 행동이나 말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보입니다. 마음에 독이 있는 사람은 그의 말에 독이 가득합니다. 마음에 감사가 가득한 사람은 그 말에 감사가 가득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매일 가득 채운 사람은 입술을 통해 말씀의 능력이 흘러갑니다.
- 본문에는 미디안과 전쟁 후, 기드온이 왕처럼 권력을 누리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신 분, 이스라엘을 다스리시는 왕, 그는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망각하고 기드온에게 왕이 되어달라고 요청합니다. 기드온은 요구를 거절했지만, 어리석게도 그들에게 받은 금으로 에봇을 만들어, 이스라엘을 배역의 길로 이끕니다.
왕의 권력을 누리는 기드온(22-27)
우리 주변에는 하나님 외에 왕으로 삼을 만한 것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하나님만이 유일한 왕이 되지 않고서는 어디에도 참된 희망이 없습니다. 성도들은 다른 그 누구, 그 무엇에도 하나님의 왕좌를 내주지 말아야 합니다. 오직 왕이신 하나님만이 다스리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또 누구를 통해 다스리실지 결정하실 것입니다.
22그 때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이르되 당신이 우리를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셨으니 당신과 당신의 아들과 당신의 손자가 우리를 다스리소서 하는지라 23기드온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하겠고 나의 아들도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할 것이요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 하니라 24기드온이 또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너희에게 요청할 일이 있으니 너희는 각기 탈취한 귀고리를 내게 줄지니라 하였으니 이는 그들이 이스마엘 사람들이므로 금 귀고리가 있었음이라 25무리가 대답하되 우리가 즐거이 드리리이다 하고 겉옷을 펴고 각기 탈취한 귀고리를 그 가운데에 던지니 26기드온이 요청한 금 귀고리의 무게가 금 천칠백 세겔이요 그 외에 또 초승달 장식들과 패물과 미디안 왕들이 입었던 자색 의복과 또 그 외에 그들의 낙타 목에 둘렀던 사슬이 있었더라 27기드온이 그 금으로 에봇 하나를 만들어 자기의 성읍 오브라에 두었더니 온 이스라엘이 그것을 음란하게 위하므로 그것이 기드온과 그의 집에 올무가 되니라(22-27)
미디안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한 것이 아니라 기드온이 이스라엘을 구원했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전쟁을 하면서 온전히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에 기드온을 미디안을 물리친 전쟁이 여호와의 전쟁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드온에게 왕의 자리를 제안합니다. 사사기에서 왕의 이야기가 나온 것은 이곳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왕이 되어달라는 백성의 요구에 “내가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하겠고 나의 아들도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할 것이요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23)라고 거절합니다.
기드온에게 요구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스라엘 전체 백성을 가리키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상은 기드온과 함께했던 300 용사이거나 므낫세 지파 사람들, 혹은 미디안 전쟁에 동참한 지파들일 것입니다. 그들은 기드온과 후손들까지 왕으로 삼을 뜻을 내비칩니다. 기드온이 미디안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했으니 왕이 될 자격을 갖췄다고 여겼고, 그에게 기꺼이 충성을 바치려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스라엘을 미디안에게서 구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며, 그 하나님께서 지금도 이스라엘을 다스리고 계시는 왕이 아닙니까! 백성들의 요구에 기드온은 자기나 후손이 이스라엘을 다스리지 않을 것이며, 여호와가 다스릴 것이라고 단호히 말합니다(23).
그렇지만, 기드온의 이 대답에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원한 장본인임을 언급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또한, 여호와는 앞으로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이미 자신들을 다스리고 계시는 분임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기드온과 백성 모두는 왕을 구하는 행동이 왕이신 하나님을 버린 행동(삼상 8:7-8) 임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인간 왕을 원하는 경우에라도, 전쟁에 능한 용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선택한 자, 그를 경외하고 순종할 자가 왕의 자격이 있음을 간과했습니다(신 17:15-20).
왕의 자리를 거절한 기드온은 백성들에게 그 대신 전리품으로 얻은 금귀고리를 요구합니다(24). 자신도 전리품을 많이 얻었을 터인데 남의 전리품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기드온은 미디안을 무찌른 공로가 자기에게 있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게다가 왕의 자리까지 제안받았으니, 이 정도는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기드온을 왕으로 세우려고 했으니, 금품 요구를 못 들어줄 리 없습니다. 그들은 무려 17 00세겔(약 19kg)을 줍니다. 미디안인들이 교역하는 유목민들이라 매매를 위해 값진 물건을 소유했고, 금귀고리를 착용하는 관습이 있었으므로 이 일이 가능했습니다(24). 그는 왕이라는 ‘명예’ 대신 ‘부’라는 실제적인 이득을 취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부적인 초승달 장식, 패물, 미디안 왕이 입었던 값진 자색 옷, 낙타 목에 둘렀던 장식줄까지 기드온에게 건넸습니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물품들은 주로 왕들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왕의 의복이나 패물들을 기드온에게 줌으로써 계속 왕처럼 대접하고 있습니다. 기드온은 말로는 왕이 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왕이 되고 싶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후에 보면, 그는 실제로 왕처럼 살다가 죽습니다.
기드온은 백성에게 얻어낸 금으로 에봇을 만들어, 자기 성읍에 두었습니다. 이것은 그와 그의 집안과 공동체에게 신앙의 덫이 됩니다. 에봇은 금실과 은실로 만든 대제사장의 겉옷으로 레위인이 다룰 의복입니다(출 28장). 값지고 화려한 재료로 만든 에봇은 종종 하나님의 뜻을 물을 때 사용되었습니다(출 28:30). 기드온이 사사로이 에봇을 만들고, 자기 거주지인 오브라에 둔 것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당시 하나님의 성막은 실로에 있었으므로 실로가 예배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오브라에 에봇이 있으므로 사람들은 이곳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고 제사하는 일을 마땅히 여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드온을 포함한 온 이스라엘이 에봇을 따라 음행했습니다(27). 이는 에봇을 우상에게 입혀 섬겼는지 그 자체로 우상화하여 숭배했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에봇은 종종 드라빔이나 우상과 함께 동급으로 언급되며, 이 에봇의 우상화는 사사기에서 미가와 단 지파에게서도 포착됩니다(17:5; 18:14,18).
기드온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오브라에 있던 자신의 아버지집에 바알의 제단을 부수고 시작한 사역은, 하나님의 제단을 만들었는데(6:25-27), 이제는 자신의 집에 우상을 세우고 언약 공동체를 헐고 우상 공동체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하나님의 말씀을 우선적으로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눈에 옳다고 여겨 행하는 행위가 하나님 앞에 죄임을 알려줍니다. 또한, 지도자의 안일한 태도와 언행이 공동체의 신앙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을 순종하는 데는 자신과 타인의 사상과 언행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만이 기준이 되어야 함을 일깨웁니다.
기드온 가문의 번성과 그의 죽음(28-32)
하나님만을 왕으로 모시고 사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들은 많습니다. 전혀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하나님을 떠나 엉뚱한 것을 왕으로 섬길 수 있습니다. 작은 일이 그러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매일의 일상적인 삶에서 일관되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역경의 시험을 잘 통과한 사람이라도 순탄함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실패할 수 있습니다.
28미디안이 이스라엘 자손 앞에 복종하여 다시는 그 머리를 들지 못하였으므로 기드온이 사는 사십 년 동안 그 땅이 평온하였더라 29요아스의 아들 여룹바알이 돌아가서 자기 집에 거주하였는데 30기드온이 아내가 많으므로 그의 몸에서 낳은 아들이 칠십 명이었고 31세겜에 있는 그의 첩도 아들을 낳았으므로 그 이름을 아비멜렉이라 하였더라 32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나이가 많아 죽으매 아비에셀 사람의 오브라에 있는 그의 아버지 요아스의 묘실에 장사되었더라(28-32)
이제부터 진행된 이야기는 기드온의 에필로그(맺음이야기)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그의 죽음과 장례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사와 다르게 기드온은 그의 아들 이야기, 특히 아비멜렉에 대한 소개와 기드온이 죽은 후, 백성들의 배교를 언급함으로서 아비멜렉의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미디안으로부터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시자 평온이 찾아옵니다. 미디안은 7년간 이스라엘을 지배했으나(6:1), 이제 이스라엘에게 복종하는 속국의 신세가 되었습니다(28). 그들은 다시 세력을 회복하고 더 이상 이스라엘을 침략하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기드온이 살아 있는 40년 동안 평화로운 세월을 누렸습니다. 기드온이 이룬 업적에 다른 나라들까지 이스라엘을 침공할 염두를 못했던 것입니다.
한편, 기드온은 전쟁 이후, 자기 고향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사기 저자는 29절에서 기드온 대신 ‘여룹바알’이란 이름을 사용합니다. 이것은 9장에 아비멜렉의 이야기를 준비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 이름은 기드온이 그의 고향 오브라에서 바알의 제단을 파괴한 사건에서 나왔습니다. 그때 고향 사람들은 그의 행동에 분개했고, 바알이 그와 더불어 다툴 것이라며 기드온이 어떻게 될 것인지 두고 보자고 했습니다(6:32).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이후로 기드온의 신상에는 아무 일도 없었으며, 미디안과의 전쟁에서 하나님께서 그에게 승리를 주심으로써 기드온은 바알과 다투어서 이긴 자가 되었습니다. 하나님, 또한 이 사건들을 통해 그가 참 신이심이 증명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드온을 ‘여룹바알’이라 부르는 사람이라고 함으로서 그를 조롱하는 것입니다. 기드온이 우상이 있었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것은 기드온의 상태가 사사로 부름받기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부정적인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기드온에게는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기드온은 많은 아내를 두었고, 그들로부터 아들 70명을 얻었습니다. 본문에서는 “기드온이 아내가 많으므로”(30)라고 부연 설명합니다. 이는 왕의 규방(harem) 규모입니다. 고대에 여러 아내를 둘 만한 신분이 왕과 고위계층임을 생각하면 기드온은 유사한 권세와 영화를 누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결혼은 여러 아내를 둘 여지가 없으며(창 2:24), 왕에게도 일부다처를 경고하셨습니다(신 17:17). 실제, 많은 아내와 자녀는 가족 간의 분란을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기드온은 이 두 가지 말들을 어기면서 실제적으로는 왕처럼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70명의 아들을 얻으려면 부인이 20-30명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솔로몬을 제외한 이스라엘의 어느 왕보다 많은 부인과 자녀의 수입니다. 자신은 왕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기드온의 말과 행동이 완전히 달랐던 것입니다.
기드온은 많은 아내 외에 첩도 두었습니다. 그 첩은 세겜 출신의 이방 여인이었습니다. 이 세겜은 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 경계에 있는 도시입니다. 이로 보건데 기드온은 아마도 결혼을 통해 세겜과 동맹을 맺었던 것입니다. 이 또한 이방인과의 결혼 또한 율법으로 금한 규례이지만(신 7:3-4), 기드온은 이를 어겼습니다. 기드온은 첩이 낳은 아들 이름을 ‘아비멜렉’(내 아버지는 왕이라)이라 지었습니다. 비록 서자이지만 기드온이 왕임으로 자부심을 가지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것은 기드온이 실제로 왕처럼 살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앞서 나온 맏아들 여델(8:20) 외에 나머지 아들에 대해서는 아무 소개도 없으나, 왕자 같은 이름을 얻은 첩의 아들은 특별한 주목을 받습니다. 앞으로 이 아들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기드온이 이런 부귀영화를 누린 것은 믿음의 전쟁 이후에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시는 보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쟁을 자신이 왕이 되는 전쟁으로 만들어버린 배신의 결과입니다. 32절에서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이 나이가 많아 죽으매”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면서 살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평안하고 오래 살다가 죽었고, 그는 이스라엘의 전통대로 평안이 아버지 요아스의 묘실에 장사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배역(33-35)
여호와의 종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온전히 들어내는 자입니다. 온전히 하나님의 일을 들어낼 때 사람들은 하나님의 온전한 백성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자신의 공적을 들어내면 하나님 백성이 아닌 자신의 추정세력으로 만드는 것에서 그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드온이 죽자 너무 쉽게 하나님을 배교합니다.
33기드온이 이미 죽으매 이스라엘 자손이 돌아서서 바알들을 따라가 음행하였으며 또 바알브릿을 자기들의 신으로 삼고 34이스라엘 자손이 주위의 모든 원수들의 손에서 자기들을 건져내신 여호와 자기들의 하나님을 기억하지 아니하며 35또 여룹바알이라 하는 기드온이 이스라엘에 베푼 모든 은혜를 따라 그의 집을 후대하지도 아니하였더라(33-35)
기드온이 죽은 후에, 이스라엘 자손은 다시 너무 쉽게 하나님을 배교합니다. 기드온이 죽은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 자손들은 바로 여호와에게서 돌아섭니다. 이전과 같이 바알들을 음행하게 섬겼습니다. 이 모습은 기드온 집에 있던 에봇을 음란하게 섬긴 것과 같은데, 이것은 기드온이 죽은 후, 이스라엘의 배교가 바로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기드온이 살아있는 동안 여호와 대신에 에봇을 음란하게 섬기는 본을 보였기 때문에, 기드온이 죽은 후, 바알의 음란하게 섬기는 길로 돌아가기가 매우 쉬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바알 신앙으로 돌아가는 것은 바알과 싸우는 자인 여룹바알(기드온)의 사역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대하여 ‘바알브릿’을 자기들의 신으로 삼았습니다. 9장 4절에서 세겜에 ‘바알브릿’ 신전이 있었다고 언급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신전을 만들고 이 신을 섬기는 제단과 형상을 만들었음을 보여줍니다.
‘바알브릿’은 ‘언약이 바알’ 또는 ‘언약의 주인’이란 뜻의 우상으로서 세겜 사람들이 숭배하던 신입니다. 우상을 ‘언약의 바알’이라 불렀다는 것은 그 우상과 언약을 맺었음을 암시합니다. 또한 그 우상을 그들의 신으로 삼은 행동은 여호와 하나님을 버렸음을 함축합니다. 이스라엘이 ‘바알브릿’을 ‘엘브릿’(‘언약의 엘’, ‘언약의 하나님’)으로 부른 것(9:46)도 이 점을 시사합니다.
사사기 저자는 이스라엘이 ‘여호와 자기들의 하나님’을 기억하지 않았다고 덧붙임으로써(34) 그들의 의지적인 거부와 무관심을 질책합니다. 주변의 모든 대적에게서 이스라엘을 건지신 분은 여호와이셨건만, 백성들은 참 하나님을 잊고 가짜 신을 하나님으로 삼는 배은망덕함과 어리석음을 보였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백성들의 불성실함은 하나님께서 택한 지도자 기드온에 대한 불성실함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스라엘은 기드온이 그들에게 베푼 선(은혜), 즉 미디안과의 싸움에서 선봉에 서서 사사의 역할을 감당했던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35절에서 기드온을 다시 ‘여룹바알’이라 부르는 것은 바알의 단을 헐고 여호와의 단을 쌓은 그의 행적을 상기시킴으로써(6:25-32) 현재 바알과 언약을 맺고 여호와를 잊은 이스라엘의 행실을 대비하고 꾸짖으려는 의도입니다. 백성들은 기드온과 그 후손을 왕으로 삼으려 할 정도로 충성과 헌신을 보였으나(22), 이제는 그와 그 집을 후대하지 않았습니다. 후대(‘헤세드’)는 언약의 기본적인 의무를 내포한 단어이므로 이스라엘이 기드온에게 마땅한 본분을 다하지 않고 배신했음을 암시합니다. 이들은 기드온을 배반하기 전에 이미 하나님과의 언약을 저버렸던 자들입니다(6:8-10). 이들에게서 부적절한 대접을 받는 기드온 또한 하나님께 충성하지 못함으로써(8:24-27, 30-31)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기드온의 죽음 이후 백성들은 공공연한 바알 숭배로 들어섭니다. 바알과의 싸움에서 지고 맙니다. 그만큼 탐심의 뿌리는 깊고 집요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완전한 승리의 나라가 도래할 것입니다. 그날에 이르기까지 앞서가신 주님 따라 자기를 부인하고, 주신 십자가를 지고 가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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