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28-03)
불순종에 따른 저주들⑵
신명기 28장 36-57절
인생은 누구와 함께 이웃을 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집니다. 악한 사람들과 교제하면 악함을 배우고, 거룩한 하나님과 교제하면 거룩함이 삶에서 베어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맹모삼천지교’란 말을 기억나게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께 불순종하면 ‘복된 삶’이 ‘저주 가득한 삶’으로 역전됩니다. 하나님을 떠난 이스라엘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 말씀이 구체적인 현실로 드러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복을 주시고 인도하시며, 보호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저주는 적들의 침략으로 인한 국토의 유린으로 절정에 이릅니다. 원수들이 이스라엘 백성을 본국으로 끌고 가서 강제 개종시킬 것이며, 땅은 메뚜기가 창궐하여 황무지가 될 것입니다. 그들은 가장 비참한 민족으로 전락하여 열국의 입에 오르내리며 조롱거리가 될 것입니다. 그들의 저주는 적들의 침력으로 인한 약탈과 대기근에서 절정에 이를 것입니다.
불순종에 따른 저주들(36-57)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다른 것은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을 의지하거나 하나님 외에 어떤 것을 의지하면 하나님으로부터 주신 소망과 능력이 끊어집니다. 반대로 하나님만 사랑하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고 말합니다.
36여호와께서 너와 네가 세울 네 임금을 너와 네 조상들이 알지 못하던 나라로 끌어 가시리니 네가 거기서 목석으로 만든 다른 신들을 섬길 것이며 37여호와께서 너를 끌어 가시는 모든 민족 중에서 네가 놀람과 속담과 비방거리가 될 것이라 38네가 많은 종자를 들에 뿌릴지라도 메뚜기가 먹으므로 거둘 것이 적을 것이며 39네가 포도원을 심고 가꿀지라도 벌레가 먹으므로 포도를 따지 못하고 포도주를 마시지 못 할 것이며 40네 모든 경내에 감람나무가 있을지라도 그 열매가 떨어지므로 그 기름을 네 몸에 바르지 못할 것이며 41너와 함께 자녀를 낳을지라도 그들이 포로가 되므로 네게 있지 못할 것이며 42네 모든 나무와 토지 소산은 메뚜기가 먹을 것이며 43너의 중에 우거하는 이방인은 점점 높아져서 네 위에 뛰어나고 너는 점점 낮아질 것이며 44그는 네게 꾸어줄지라도 너는 그에게 꾸어주지 못하리니 그는 머리가 되고 너는 꼬리가 될 것이라 45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지 아니하고 네게 명령하신 그의 명령과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므로 이 모든 저주가 네게 와서 너를 따르고 네게 이르러 마침내 너를 멸하리니 46이 모든 저주가 너와 네 자손에게 영원히 있어서 표징과 훈계가 되리라 47네가 모든 것이 풍족하여도 기쁨과 즐거운 마음으로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48네가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모든 것이 부족한 중에서 여호와께서 보내사 너를 치게 하실 적군을 섬기게 될 것이니 그가 철 멍에를 네 목에 메워 마침내 너를 멸할 것이라 49곧 여호와께서 멀리 땅 끝에서 한 민족을 독수리가 날아오는 것 같이 너를 치러 오게 하시리니 이는 네가 그 언어를 알지 못하는 민족이요 50그 용모가 흉악한 민족이라 노인을 보살피지 아니하며 유아를 불쌍히 여기지 아니하며 51네 가축의 새끼와 네 토지의 소산을 먹어 마침내 너를 멸망시키며 또 곡식이나 포도주나 기름이나 소의 새끼나 양의 새끼를 너를 위하여 남기지 아니하고 마침내 너를 멸절시키리라 52그들이 전국에서 네 모든 성읍을 에워싸고 네가 의뢰하는 높고 견고한 성벽을 다 헐며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의 모든 성읍에서 너를 에워싸리니 53네가 적군에게 에워싸이고 맹렬한 공격을 받아 곤란을 당하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자녀 곧 네 몸의 소생의 살을 먹을 것이라 54너희 중에 온유하고 연약한 남자까지도 그의 형제와 그의 품의 아내와 그의 남은 자녀를 미운 눈으로 바라보며 55자기가 먹는 그 자녀의 살을 그 중 누구에게든지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네 적군이 네 모든 성읍을 에워싸고 맹렬히 너를 쳐서 곤란하게 하므로 아무것도 그에게 남음이 없는 까닭일 것이며 56또 너희 중에 온유하고 연약한 부녀 곧 온유하고 연약하여 자기 발바닥으로 땅을 밟아 보지도 아니하던 자라도 자기 품의 남편과 자기 자녀를 미운 눈으로 바라보며 57자기 다리 사이에서 나온 태와 자기가 낳은 어린 자식을 남몰래 먹으리니 이는 네 적군이 네 생명을 에워싸고 맹렬히 쳐서 곤란하게 하므로 아무것도 얻지 못함이리라(36-57)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버리면 하나님께서도 이스라엘을 버리실 것입니다. 약속의 땅은 영원히 그들의 것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 땅은 하나님의 거룩한 땅이므로 그들이 부정해지면 땅은 그들을 토해낼 것입니다. 본문은 계속해서 불순종한 자들에 대한 저주가 본장 마지막 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⑷ 유배와 땅의 죽음(36-42)
① 미지의 땅으로 유배(36-37)
저주는 국토 유린과 백성의 유배로 절정에 이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은 알지 못하던, 먼 곳에서 쳐들어온 적들의 땅으로 끌려갈 것이며, 거기서 치욕적으로 강제 개종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 민족들이 만든 수많은 새로운 우상들을 보게 될 것이며, 결국 그 신들 앞에 무릎을 꿇고 경배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의 배교는 처음엔 분명 강제성이 있었겠지만 그곳에서의 새로운 정착 생활 속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동화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또한 그들은 끌려간 땅의 ‘모든 민족들 속에서’ 큰 화젯거리가 될 것입니다. 한때 여호와라는 막강한 신과 그 신이 비호하는 이스라엘에 대해 소문을 들었는데, 그들이 포로로 잡혀 왔다는 것은 놀라운 뉴스가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동시에 그 민족들에게 ‘속담’, 곧 일종의 ‘교훈’이 되었으며,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앞서 어떤 나라는 단수였으나, 여기서는 끌려간 땅의 사람들이 복수의 ‘민족들’로 등장합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제국은 여러 민족들을 점령지에서 붙잡아와 영토 사방에서 살게 했습니다. 약소국은 거듭된 주변 국가의 침략으로 사방으로 뿔뿔이 잡혀갑니다. 훗날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도 숱한 고난을 당했습니다(참조 이사야 11:11). 당시 강대국의 정복지의 국민을 포로로 잡아가는 것은 보편적 관행이었습니다. 다양한 목적으로 그러했는데, 인재를 뽑아 쓰고 국가의 토목 공사와 같은 곳에 인력 자원으로 쓰며, 타국에 노예로 팔기 위함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식민지 국민들이 저항을 하거나 독립운동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② 기근이 임함(38-42)
적들에 의한 국토 유린과 더불어 자연 재해와 메뚜기 떼가 습격하고 벌레가 창궐하여 가나안은 죽음의 땅이 될 것입니다(38-42). 논밭의 곡식은 메뚜기 떼에게 다 뜯기고 과수원의 열매들은 벌레가 먹을 것입니다. 감람나무 열매는 익기도 전에 병충해로 인해 모두 떨어질 것이며, 감람유를 구하지 못해 몸에 기름을 바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애써 재배한 농작물뿐 아니라 사랑을 쏟아 키웠던 자녀들도 메뚜기 떼처럼 습격한 적들에게 빼앗길 것입니다. 오늘날뿐만 아니라 고대의 중동 지역에서도 메뚜기 떼는 가장 무서운 재앙 중 하나였습니다. 메뚜기 떼는 애굽에 내려진 10대 재앙 중 하나였으며(출애굽기 10장), 선지자들의 심판 예고에도 빈번히 등장하는 재앙입니다(요엘 1:4; 2:25, 아모스 7:12).
⑸ 꼬리가 되는 나라(43-46)
언약 백성은 만일 말씀에 순종하면 모든 열국을 능가하는 일등 민족이 될 것이나, 반대로 불순종의 길을 선택하면 그들은 점점 낮아져 가장 비천한 민족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심지어 ‘너희 중에 우거하는 이방인’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 중에 얹혀사는 이방인 장기 체류자인 객입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의존하여 살 수밖에 없는 신분입니다.
그러나 심지어 그들도 이제 이스라엘 백성보다 더 높아져 언약 백성이 그들을 섬겨야 하는 치욕스런 일을 당할 것입니다(43). 그들은 꾸어주던 위치에서 이제는 빌리는 위치로 전락되며, 머리에서 꼬리가 되는 수모를 겪을 것입니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은 이스라엘의 불순종 때문에 일어날 일이라고,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지 아니하고 네게 명령하신 그의 명령과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므로 이 모든 저주가 네게 와서 너를 따르고 네게 이르러 마침내 너를 멸하리니’(45)고 소개합니다.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언약 관계가 깨어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 삼으셔서, 모든 나라들 중에 구별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신 이유는 이스라엘이 하나님만 사랑하며 다른 것들에 눈질이나 마음을 주질 않길 원하십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하나님께서 돌보시고 채우시길 원하십니다.
불순종하는 백성에게 이 일이 반드시 일어나 멸망하게 될 것이며, 이 재앙들은 그들의 자손대대로 ‘표징과 훈계’가 될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표징과 훈계’는 앞서 이적과 기사로 번역되었습니다. ‘훈계’로 번역된 ‘모페트’는 기본적으로 ‘놀라운 일’, ‘기이한 일’을 가리키며, 그것은 ‘증거’, ‘징조’의 의미가 가능합니다. 하나님의 기이한 일들은 그것들을 하나님께서 살아계신다는 ‘표적’과 ‘증거’를 삼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표징과 훈계’ 대신 ‘표적과 증거’가 좋은 번역입니다. 출애굽 당시 파라오와 애굽에 열 번이나 내린 재앙과 저주의 초자연적 현상을 하나님께서는 ‘이적과 기사’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사실 하나님의 능력과 살아계심을 보여 주는 ‘표적과 증거’입니다.
지금은 그 모든 재앙이 몇 배 더 센 강도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퍼부어집니다. 이 재앙도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다스리심에 대한 자자손손대대의 ‘표적과 증거’가 될 것입니다.
⑹ 침략과 기근(47-57)
① 강대국의 침략(47-51)
이 저주의 마지막 단계는 적군의 침략과 그로 인한 가장 비참한 기근의 재앙을 소개합니다. 언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주신 풍성한 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큰 풍요에 눈이 멀어서 감사함으로 그분을 섬기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복을 걷어찬 대가로 그들은 이제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며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이 와중에 적들이 침략해 그들의 목에 ‘철 멍에’를 멜 것입니다(48). ‘멍에’는 나무로 만들어 소나 나귀의 등에 메어 부리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것에 수레나 쟁기를 연결해 일을 시킵니다. 이때 짐을 부리고 쟁기질을 하는 소는 꼼짝 못하고 주인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에서 멍에를 멘 소와 같은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들에게서 멍에를 제거해 주시고, 그들을 애굽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다시 멍에를 메는데, 이번에는 ‘철 멍에’다 멍에는 나무로 만들어도 무겁고 불편한데, 철 멍에는 훨씬 무겁고 부서지지도 않습니다. 이들이 당할 고통이 애굽에서보다 훨씬 크다는 의미입니다.
적들은 멀리서 마치 독수리가 날아와 엄습하는 것처럼 그들을 어느 날 갑자기 칠 것입니다. ‘멀리 땅 끝의 한 민족’은 장차 이스라엘을 번갈아가며 칠 앗수르와 바벨론을 예언적으로 암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박국은 임박한 갈대아 민족의 군대가 표범보다 빠르고 이리보다 사나우며 먹이를 움키려고 날아오는 독수리와 같다고 비유합니다(하바국 1:6-8). 그들은 언어가 생소한 나라이며, 용모는 거칠고 자비심을 찾아볼 수 없어 노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짓밟을 것입니다. 모든 농산물과 가축을 약탈하고 전국토를 남김없이 유린할 것입니다.
② 인육을 먹는 비극(52-57)
비극의 절정은 비참한 동족 간의 식인입니다. 먼 곳에서 침략한 적들은 이스라엘 백성의 성읍들을 포위할 것입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철옹성과 같은 성벽을 허물고 성들을 포위하여 맹렬히 공격할 것입니다. 성안에 갇힌 그들은 식량이 떨어져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급기야 사람을 잡아먹게 될 것입니다. 그것도 자신의 자녀를 잡아먹는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자녀를 잡아먹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임을 암시합니다. 그것은 쉽게 발각될 위험이 컸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면에 자신의 자녀 살해는 마음만 먹으면 아무도 모르게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양심과 도덕의식은 아무리 극단적 상황이라도 이것을 허용하진 않습니다. 그들의 극단적 굶주림이 비극적이게도 이 선을 넘어가게 만듭니다. 심지어 자녀의 풍요를 누리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았던 남편과 아내는 이 인육을 둘러싼 경쟁자입니다. 그들은 서로 자신의 배우자와 형제자매, 심지어 남은 자녀들마저 그 도살한 자녀의 인육을 축내는 경쟁자로 여기며 미워하고, 그것을 몰래 감추어 놓고 남몰래 혼자 먹으려 할 것입니다.
포위당한 성에서 인육을 먹은 일은 실제로 먼 훗날 이스라엘 역사에서 현실화되고 맙니다. 또한 고대 중동의 다른 지역에서도 역사적으로 발생한 일입니다. 열왕기하 6장에서 아람 왕 벤하닷이 사마리아를 에워싸 식량이 떨어지자 여인들은 성중에서 자신의 자녀를 잡아먹었습니다(열왕기하 6:28-29; 예레미야 4:10). 요세푸스는 제2성전 시대에 예루살렘이 포위되었을 때에도 그런 일들이 발생했다고 전해줍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언약은 축복의 언약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무시한다거나 뜻을 알면서도 불순종하면, 하나님께서는 그 나라로부터 추방하시고 높은 자리에서 낮은 자리로 낮추십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에 감사하며 경외하는 삶을 살아가시길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축복과 저주의 산에서 선택하라고 권고하신 것처럼, 말씀을 따라 순종하는 사람들은 축복의 산을 선택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모든 축복을 누리는 백성들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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