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28-02)
불순종에 따른 저주들⑴
신명기 28장 15-35절
사람들이 하나님께 축복받을 수 있는 길은 매우 단순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따라 살면 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말씀대로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까지도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로마서 7:19)라고 고백했습니다. 인간은 타락한 죄성 때문에 절제를 놓쳐 버리면 너무 쉽게 불순종하여 악행으로 돌아섭니다. 하나님께서는 연약함을 아십니다. 하지만 ‘타락한 죄성’ 때문이라며, 그것을 핑계 삼아 범죄한 것을 정당화 하는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용서하지 않습니다.
신명기 28장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들은 축복을, 불순종은 저주라는 공식이 주제입니다. 순종에 따른 복의 목록이 나열된 뒤 이제 불순종에 따른 저주의 목록이 나열되기 시작합니다. 저주의 선포는 매우 길어 축복의 선포의 거의 네 배에 이릅니다. 여기서는 먼저 앞서 축복의 선언과 마찬가지로 15-19절에서 간략히 저주에 대한 서론적으로 묘사한 뒤 10절부터 상세하게 저주들의 목록을 설명해 나갑니다.
불순종에 따른 저주 서언(15-19)
하나님께서 주신 언약에 대해 이스라엘이 보일 수 있는 반응은 ‘순종’과 ‘불순종’ 두 가지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우상숭배에 빠져 하나님을 떠날 때마다 사회에서 정의로운 시스템이 붕괴되었습니다. 불평등 구조가 심화하고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고, 하나님께서는 진노하심으로 각종 질병이 임하였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징계를 살펴보겠습니다.
15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지 아니하여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는 그의 모든 명령과 규례를 지켜 행하지 아니하면 이 모든 저주가 네게 임하며 네게 이를 것이니 16네가 성읍에서도 저주를 받으며 들에서도 저주를 받을 것이요 17또 네 광주리와 떡 반죽 그릇이 저주를 받을 것이요 18네 몸의 소생과 네 토지의 소산과 네 소와 양의 새끼가 저주를 받을 것이며 19네가 들어와도 저주를 받고 나가도 저주를 받으리라(15-19)
‘저주에 대한 선언’도 ‘축복의 선언’과 마찬가지로 받을 저주에 대한 개괄적인 진술과 더불어 시작합니다. 축복의 목록을 1-14절까지 설명하신 후 이어서 저주의 목록이 시작됩니다. 15-19절에는 서론적인 의미에서 전반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지 아니하고 또한 하나님의 이름을 경외하지 아니면 모든 저주가 임할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본문부터 65절까지 저주에 대해 길게 나열되어 있습니다.
‘저주’란 무엇입니까? ‘저주’의 의미는 ‘가벼이 여기다’, ‘낮추다’라는 뜻입니다. 자녀가 ‘부모를 저주하는 행위’는 ‘부모를 멸시한다.’는 의미입니다. 현재의 단락은 그들이 받을 저주를 간략히 요약합니다. 그들이 저주 아래 놓이면 집 안의 쌀이 동나고, 밥그릇에 밥이 없을 것입니다. 자손은 끊기고 농사와 목축은 파산할 것입니다. 그 저주를 피할 방법이 없으니 성읍과 들판에서도 저주를 받게 되고, 들어와도 나가도 저주를 받게 될 것입니다.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께서 많은 저주를 나열한 이유는 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제시하셨습니다. 그래서 불순종에 대한 경고가 아주 길게 나열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두드러진 특징은 축복의 목록보다 저주는 네 배정도로 길다는 사실입니다.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복보다 저주에 초점이 맞춤으로 불순종에 대한 강한 경고의 효과를 노리셨습니다.
불순종에 따른 저주들(20-35)
불순종과 도덕적 부패는 하나님의 심판을 가져왔습니다. 심판은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공평과 정의로 세상을 다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인비다. 알지도 못하는 다른 민족에게 패전을 겪을 때 그들은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그분이 재판장이심을 알아차려야 했습니다.
20네가 악을 행하여 그를 잊으므로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여호와께서 저주와 혼란과 책망을 내리사 망하며 속히 파멸하게 하실 것이며 21여호와께서 네 몸에 염병이 들게 하사 네가 들어가 차지할 땅에서 마침내 너를 멸하실 것이며 22여호와께서 폐병과 열병과 염증과 학질과 한재와 풍재와 썩는 재앙으로 너를 치시리니 이 재앙들이 너를 따라서 너를 진멸하게 할 것이라 23네 머리 위의 하늘은 놋이 되고 네 아래의 땅은 철이 될 것이며 24여호와께서 비 대신에 티끌과 모래를 네 땅에 내리시리니 그것들이 하늘에서 네 위에 내려 마침내 너를 멸하리라 25여호와께서 네 적군 앞에서 너를 패하게 하시리니 네가 그들을 치러 한 길로 나가서 그들 앞에서 일곱 길로 도망할 것이며 네가 또 땅의 모든 나라 중에 흩어지고 26네 시체가 공중의 모든 새와 땅의 짐승들의 밥이 될 것이나 그것들을 쫓아줄 자가 없을 것이며 27여호와께서 애굽의 종기와 치질과 괴혈병과 피부병으로 너를 치시리니 네가 치유 받지 못할 것이며 28여호와께서 또 너를 미치는 것과 눈 머는 것과 정신병으로 치시리니 29맹인이 어두운 데에서 더듬는 것과 같이 네가 백주에도 더듬고 네 길이 형통하지 못하여 항상 압제와 노략을 당할 뿐이리니 너를 구원할 자가 없을 것이며 30네가 여자와 약혼하였으나 다른 사람이 그 여자와 같이 동침 할 것이요 집을 건축하였으나 거기에 거주하지 못할 것이요 포도원을 심었으나 네가 그 열매를 따지 못할 것이며 31네 소를 네 목전에서 잡았으나 네가 먹지 못할 것이며 네 나귀를 네 목전에서 빼앗겨도 도로 찾지 못할 것이며 네 양을 원수에게 빼앗길 것이나 너를 도와 줄 자가 없을 것이며 32네 자녀를 다른 민족에게 빼앗기고 종일 생각하고 찾음으로 눈이 피곤하여지나 네 손에 힘이 없을 것이며 33네 토지 소산과 네 수고로 얻은 것을 네가 알지 못하는 민족이 먹겠고 너는 항상 압제와 학대를 받을 뿐이리니 34이러므로 네 눈에 보이는 일로 말미암아 네가 미치리라 35여호와께서 네 무릎과 다리를 쳐서 고치지 못할 심한 종기를 생기게 하여 발바닥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이르게 하시리라(20-35)
⑴ 재앙과 흉년(20-24)
이스라엘 백성들의 악한 행동의 대가로 그들의 모든 일이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 재앙을 가리키는 삼중적 표현인 ‘저주와 혼란과 책망’은 구약에서 드물게 사용되는 단어들입니다. 마지막의 ‘책망’은 언뜻 저주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데, 이 동사는 심한 질책으로 상대의 힘과 기력을 빼앗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시에 ‘책망’은 저주로 퍼부어지는 온갖 재앙들이 하나님의 강한 질책이라는 것을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몸에 발생하는 ‘염병’은 ‘전염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염병이 이어지는 각종 질병들과 별개로 언급된 이유는 질병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앓는 질환들인 반면, 전염병은 집단 발병과 강한 전염성으로 떼죽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일곱 가지 재앙이 ‘폐병과 열병과 염증과 학질과 한재와 풍재와 썩는 재앙’라고 나열됩니다. 앞의 네 종류는 고열을 동반하는 인간의 질병이고, 뒤의 세 종류는 곡식의 질병으로 보입니다. ‘폐병과 열종’은 레위기 26:16의 축복과 저주의 선언에서도 나란히 등장합니다(거기서는 ‘폐병과 열병’). 이 두 단어는 구약에서 이곳과 레위기에서 두 차례만 사용될 정도로 드문 단어입니다. ‘염증’과 ‘학질’ 또한 한 번 나오는 단어들인데, 둘 다 ‘태우다’는 뜻의 어근에서 파생되었습니다.
나머지 셋은 ‘한재와 풍재와 썩는 재앙’입니다. 어떤 해석자는 이 세 가지 증상도 사람이 앓는 질병이라 생각합니다. 22절의 일곱 가지 질병은 인간의 몸에 발생하는 재앙이고 23절에서 가뭄의 주제로 전환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농사에 타격을 주는 ‘가뭄’과 곡식의 ‘마름병’, ‘병충해’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어서 그 자연의 재앙이 생생한 시청각적 묘사로 설명됩니다. 하늘이 놋이 되고 아래의 땅은 철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이 두 금속의 우열을 염두에 두고 있는 비유가 아니라, 가뭄에 대한 생생한 비유입니다. 극한의 가뭄으로 논밭은 곡식이 자랄 수 없으며 과실수는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할 것입니다. 하늘의 수문이 닫혀 비가 내리지 않고, 대지는 모래 바람과 티끌이 나부껴 비 대신 땅 위에 먼지가 수북이 쌓일 것입니다(24).
⑵ 패배와 질병, 공포(25-29)
이어지는 재앙들의 종류는 전쟁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다시 질병들이 등장하는데, 앞선 질병들과 다른 점은 이 질병들이 전쟁 통에 하나님의 공격으로 생긴다는 점입니다. 불순종한 이스라엘 백성은 대적들과의 싸움에서 늘 패배할 것이며, 그것도 가장 비참한 패배를 경험할 것입니다.
그들이 기세등등하게 한 길로 들어가 적들을 공격할지언정, 적들에게 격파되어 일곱 길로 흩어져 도망할 것입니다. 앞서 순종하는 백성이 적들을 격퇴할 때, 적들이 일곱 길로 혼비백산하며 도망가는 것과 대조됩니다. 칼을 맞고 쓰러진 백성들의 시체가 사방에 널브러져 뒹굴 것이며, 그것은 독수리 떼와 들짐승의 밥이 될 것입니다. 그들의 시체를 새와 짐승들로부터 지켜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죽음 이 후에도 끔직한 저주가 가중된 무서운 저주입니다. 죽음 후에 자신의 시신이 잘 보존되지 못하고 짐승에게 뜯기고 훼손되는 것은 큰 수치와 불명예였으며, 고대 중동에서는 가장 큰 형벌 중 하나였습니다(참조 삼하 21:10). 열왕기상 21장은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왕상 21:21-24). 엘리야는 아합과 이세벨에게 그들의 역겨운 죄로 인해 저주가 임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아합의 피를 개들이 핥을 것이며 이세벨의 시체를 개들이 먹을 것이라는 저주입니다. 또한 엘리야는 그들에게 협력했던 자들의 시체도 개들이 먹고 공중의 새가 먹으리라고 저주합니다. 이스라엘이 아합과 이세벨처럼 배교의 길을 간다면, 불순종의 대가로 이런 비참한 저주 아래 놓이게 될 것입니다.
여호와께서는 ‘애굽의 종기’와 ‘각종 피부병’과 ‘괴질’로 이스라엘을 치실 것입니다. 여기서 다시 새로운 일곱, 가지 질병들이 나열됩니다. 먼저 ‘애굽의 종기’는 분명 전쟁의 맥락에서 사용된 의도적인 표현입니다. 과거 하나님께서 애굽 파라오의 학정으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탈출시키셨을 때, 그것은 분명히 여호와께서 파라오와 그의 제국을 상대로 벌인 전쟁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열 가지 재앙으로 그들을 공격하셨습니다. 이때 애굽의 종기로 이집트 온 땅의 사람들과 심지어 짐승들을 타격하셨습니다(출애굽기 9:9-10). 또한 이것은 7:15과 이어지는 60절의 ‘애굽의 모든 악질/질병’과 관련된 표현으로 이런 질병들의 출처가 다름 아닌 애굽이라는 것을 암시해줍니다.
이 첫 번째 질병에 이어 하나님께서는 추가로 여섯 가지의 각종 괴질과 심리적 고통들로 이스라엘을 치실 것이다. 먼저 계절 괴혈병, 피부병입니다. ‘치질’로 번역된 ‘오팔림’에 대해 여러 학자들은 치질은 피부 질환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항문에 생기는 종양 종류로 생각합니다.
뒤이은 세 가지 증상은 정신적 고통들이다 미친 것은 정신이 혼절한 상태 눈먼 것은 시각장애라기보다는 정신적 충격으로 눈이 안 보이는 증상을 말합니다. ‘정신병’은 극도의 정신분열을 말할 것입니다.
⑶ 약탈과 압제(30-35)
저주의 셋째 범주는 적들에 의한 약탈과 압제입니다. 적들이 침공하여 국토를 유린하고 모든 것을 약탈해 갈 것입니다. 약혼한 남자는 신부를 빼앗길 것이고, 집을 근사하게 지어도 살지 못할 것이며, 희망을 품고 땀 흘려 포도원을 가꾸지만 열매를 따 먹지 못할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사례는 모두 앞서 장정들의 징집 면제 사유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약탈극은 앞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약속하셨던 특권들을 모두 뒤집어놓을 것이며, 아이러니하게도 적들이 그 모든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즉, 이스라엘의 적들이 그들이 짓지 않은 집을 얻고 파지 않은 우물을 차지하며 심지 아니한 과수원의 과실을 먹게 될 것입니다. 덧붙여 애써 기른 가축과 사랑하는 자녀마저 빼앗기고 모든 것을 약탈당합니다(31-33). 그들은 이 장면을 보고 넋이 나갈 것입니다(34). 이 약탈의 저주 단락은 다시 ‘종기’ 발생에 대한 언급으로 마무리 됩니다. 앞서 ‘애굽의 종기’와 같은 단어입니다. 그러나 종기 증상은 애굽의 종가와 달리 무릎과 다리와 관련되어 있고 심하면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퍼지는 심한 피부 질환이므로 양자는 다른 병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정확한 병명은 알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불순종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단순한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 범죄하였느냐?’라는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하나님께 가장 큰 죄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따라 살지 않는 것이 범죄입니다. 그 사람은 하나님과 함께 할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사람들의 방식으로 만들어가져 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방법대로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바울 사도는 ‘만일 누구든지 주를 사랑하지 아니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우리 주여 오시옵소서.’(고린도전서 16:22)라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에 거하는 모든 사람들을 창조주 하나님을 사랑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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