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27-01)
언약을 새롭게 정립하는 하나님
신명기 27장 1-10절
청춘남녀들이 눈이 맞아 이성교제를 시작한 다음, 배우자로 서로 마음에 들면 결혼을 발표합니다. 결혼을 앞두고 만인 앞에서 결혼하겠다고 발표하는 식을 ‘약혼식’이라고 합니다.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연애하는 기간 동안에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라면 배우자로 합당한지 꼽꼽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약혼식을 통해 공식적인 부부가 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제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살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인정해주고 축복해줍니다.
모압 평지에서 신명기 26장까지 모세의 2번째 긴 설교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27장부터는 모세의 3번째 짧은 설교가 시작됩니다. 이 설교의 주제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말씀에 순종하므로 축복된 삶을 영위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설교의 첫머리를 여는 본문은 장차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 맨 처음으로 이행해야 할 의식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날 이스라엘은 율법의 하나님과의 언약식을 준비합니다.
에발산에 기념비를 세움(1-3)
약속을 잘 지키는 행위를 믿음이라고 합니다. 믿음은 철저하게 언약의 용어며 관계적인 용어입니다. 그것은 순종의 행동을 동반하는 계념입니다. 머리로만 믿는다고 생각하고 입술로만 고백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약속을 지켜 주셨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기 위한 준비를 하셨습니다.
1모세와 이스라엘 장로들이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명령을 너희는 다 지킬지니라 2너희가 요단을 건너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는 날에 큰 돌들을 세우고 석회를 바르라 3요단을 건넌 후에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그 위에 기록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네가 들어가기를 네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말씀하신 대로 하리라(1-3)
신명기를 다시 조명해 보면, 그 속에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도와주는 지침서입니다. 그래서 삶과 관계된 많은 법들이 있습니다. 이 법은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행동으로 나타나야한다는 호소이지 무거운 짐은 아닙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법을 따라 사는 것이 당연한 것임을 가르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40년을 마치고 이제 가나안 입성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긴 말씀을 선포한 후에,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거행해야 할 중요한 예식 절차를 가르쳐줍니다.
⑴ 일반적인 언약식을 사용하신 하나님(1)
언약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서 맺었습니다. 사실 하나님과 이스라엘 관계는 언약의 상대도 될 수 없고 맺을 수 없는 관계였습니다. 한낱 작은 민족이 천지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나님과 언약을 맺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겸손하게 그들을 그러한 자리로 올려 주셨습니다. 언약은 양 당사자 간에 약속의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도 이스라엘 백성들도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그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을 ‘의’라고 부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을 잘 지키면 ‘의로우신 하나님’이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의로운 백성’, 개인적으로는 ‘의인’이라고 칭합니다.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에 어떻게 언약을 세우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고대 세계에는 특별히 기념될 만한 사건이 있거나 상호간의 언약을 채결할 때는 일반적으로 돌비를 세워 기념했습니다. 돌비를 세워 그 속에 쌍방의 약속한 내용을 기록하고, 상대방 신들을 기쁘게 하는 제사를 드렸습니다. 이 제사 후에는 내용을 서로 지켜나가는 것이 기본 예의입니다. 만약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긴다면, 약속한 상대방에게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언약을 어긴 쪽이 상대방에게 도전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대가를 받게 되어 있었습니다. 더욱 하나님께선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방인들과 언약을 체결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언약을 체결하면서 상대방 신의 우상 제사하고, 기념비를 세우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의 우상을 신으로 인정하는 결과와 같은 것입니다.
⑵ 언약식을 실행하는 방법(2-3)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말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선민이기 때문에 약속의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 의지의 표시로 돌비를 세우고, 그 돌비 안에 하나님의 말씀을 새겨 넣어서 기념비를 삼도록 하셨습니다. 돌비에 새긴 이유는 그 돌이 풍화되어 없어질 때까지 계속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순종을 통해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그 약속이 바로 ‘토라’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세를 통해 주신 말씀인, 모세가 설교했던 말씀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지켜야 될 약속들입니다. 이 말씀들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야 했습니다. 그 말씀 안에는 언약한 이웃을 사랑하고 돌보아 주라는 명령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순종이고 믿음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금 천국을 누리를 수 있는 믿음이었습니다.
성경에는 이러한 언약의 모습이 자주 나타납니다. 야곱이 벧엘에서 잠을 자면서 꿈속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을 합니까? ‘야곱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베개로 삼았던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창세기 28:18)라고 소개합니다. 돌로 기둥을 세우고 하나님과의 언약을 세운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언약을 세우실 때, 모세 시대의 일반적인 방법으로 세웠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마음 속 깊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새기면서 바르게 지켜갈 수 있도록 인도하신 의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러한 언약식에 근거하여 가나안 땅에 입성하면, 큰 돌에 석회를 바른 후에 그 위에 율법의 모든 말씀을 정확히 기록하고 그것을 에발 산에 세워야 했습니다. 당시는 인쇄술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도록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는 대개 돌기둥에 글을 새겼습니다. ‘석회’를 바른 돌기둥을 세우고, 거기에 율법의 내용들을 기록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석회’를 바른 이유는 글자가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게 하도록 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에발산’에 그 돌들을 세우라고 합니다. 신명기 11장 29절을 통해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에발산’을 저주를 의미하는 북쪽 산으로, ‘그리심산’은 축복을 의미하는 남쪽 산으로 존재했습니다. 저주를 상징하는 ‘에발산’에 돌비를 세우게 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통해 죄를 깨닫게 해줄 것입니다. 율법을 통해 순종하면 축복이 오지만, 불순종했을 때, 저주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기억케 하기 위함입니다. 그 죄악으로 말미암아 다가올 저주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한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모세를 통해 명하신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며 그대로 이행합니다(여호수아서 8:32). 이스라엘 백성들 목전 앞에서 ‘모세의 기록한 율법’을 그 돌에 기록하였다고 나옵니다.
바울 사도는 이 제사법을 신약 시대 사람들에게 적용시키고 있습니다. 신약 시대 사람들은 이 기념비를 돌판에 새긴 것이 아닙니다. 그는 ‘너희는 우리로 말미암아 나타난 그리스도의 편지니 이는 먹으로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살아 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쓴 것이며 또 돌판에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육의 마음판에 쓴 것이라’(고린도후서 3:3)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언약을 우리의 마음판에 새겨 넣은 것입니다.
하나님께 화목제물을 드림(4-8)
사랑이 없이 율법조문만 지키려 하면 율법주의가 됩니다. 인간은 율법을 다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 명망을 자초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 사랑하여 순종하면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간다면 하나님께서 큰 긍휼과 오래 참으심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가도록 수준에 맞게 도우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각종 제사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어그러진 관계를 회복하도록 도와주십니다.
4너희가 요단을 건너거든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돌들을 에발 산에 세우고 그 위에 석회를 바를 것이며 5또 거기서 네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 곧 돌단을 쌓되 그것에 쇠 연장을 대지 말지니라 6너는 다듬지 않은 돌로 네 하나님 여호와의 제단을 쌓고 그 위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 번제를 드릴 것이며 7또 화목제를 드리고 거기에서 먹으며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하라 8너는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그 돌들 위에 분명하고 정확하게 기록할지니라(4-8)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입성한 후에 행해야 되는 두 가지 의식을 말합니다. 첫째는 돌 기념비를 세워야 했고, 다음으로 하나님께 화목제를 드려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에발산에다 돌단을 쌓을 때, 철기를 대지 아니한 돌로 단을 쌓아야했습니다. 자연 상태로 있는 돌들로 돌단을 쌓아야했습니다. 아마도 가나안의 제단(祭壇)과 구별하시려는 의도일 것입니다. 철 연장도 사용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구약에서는 사람의 손이 타지 않는 것을 여호와 앞에 받치고 원형을 보존하라는 말씀이 여러 곳에서 등장합니다.
백성들은 그 돌제단 위에 번제와 화목제물을 받쳐야 합니다. 돌단을 세운 후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 번제를 드릴 것이며 7또 화목제를 드리고 거기에서 먹으며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하라”(6-7)고 합니다. 근동 사람들은 어약체결에 있어서 기념비를 세워 놓고, 상대방의 신의 제사를 집례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정확하게 언약관계라는 것을 기억시키기 위해 ‘번제’와 ‘화목제’를 원하셨습니다. 이 제사는 하나님의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유일하신 참 하나님을 예배하는 특별한 행사로 표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화목제’를 드리란 이유는 무엇입니까? ‘화목제’는 ‘서로 나누는 제물’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제물을 나누어서 일부 하나님의 제단에 드리고, 나머지는 제물을 드린 사람과 제사장 그리고 공동체 내에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안에서 ‘한 공동체’, ‘한 지체’라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 모세는 여기에서 이스라엘이 여호와의 백성이 되었음을 선포하고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본문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즉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고 그 명령과 규례대로 행하는 것입니다. 이것만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유일한 조건임을 명심해야 했습니다.
겸손히 말씀을 청종(9-10)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었다는 것은 큰 은혜이며 특권입니다. 모세와 레위 제사장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하여 그들을 가르쳤습니다.
9모세와 레위 제사장들이 온 이스라엘에게 말하여 이르되 이스라엘아 잠잠하여 들으라 오늘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백성이 되었으니 10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하여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는 그 명령과 규례를 행할지니라(9-10)
모세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에게 ‘잠잠하여 들으라!’라고 말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서 정숙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잘 청종하기 위해서는 조용히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침묵은 주님의 말씀 앞에서 절대 순종하겠다는 소리 없는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입성을 앞두고 들뜬 마음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기거나 소홀할 염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하는 모세의 말이 “오늘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백성이 되었으니”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언약 체결식을 마친 후에 의례적으로 선포되는 말입니다. 하나님과 언약이 체결되었으니, 이제는 언약에 따른 절대적인 복종을 요구한 것입니다.
순종에 대한 선택은 이스라엘에게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미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받을 때부터 특별한 은총을 받았기 때문에, 약속의 가나안 땅에 입성한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언약을 따라 살겠다고 언약식을 체결한 것입니다.
우리들도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받을 때, 우리가 구원받을 만한 조건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세례를 받을 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절대적으로 순종하겠다고 언약한 사람들입니다. 만약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언약식을 통해 약속한 것을 파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선을 알지 못하고 있을 때 불러서 주셨고,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셨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하나님과의 돌비는 세우지는 않았지만, 세례를 통해 언약식을 치렀습니다. 이제는 마땅히 선을 행하고 그 분의 말씀을 따라 복종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준행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현제 우리들에게도 제일 중요한 것은 항상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순종하고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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