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14-01)
성민으로서 장례와 음식문화
신명기 14장 1-21절
서구에서 살다가 오신 분들이 우리나라의 음식을 먹는 습성을 보면서 놀랍니다. 그 중에 찌개 문화는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온 식구들이 한 냄비 안에 숟가락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면 비위생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점점 위생적으로 개인 국그릇에 나누어 담아 먹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룩함을 유지하길 원했습니다. 그중에 장례나 음식에서도 거룩한 삶을 나타내야 했습니다.
본문은 이방 민족들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의 정체성을 구별하는 중대한 두 가지 표지를 다룹니다. 그것은 용모와 음식입니다. 먼저 이스라엘은 몸을 고의로 상해하거나 머리털을 미는 행위를 금지해야 합니다. 또 이방 민족과 차별이 되는 음식의 기준이 마련됩니다. 그들에게는 이방인처럼 아무 것이나 허용되지 않고 규정된 정결한 것만을 먹어야 합니다. 모세는 예배 생활에서 앞 두 장에서 모든 이방 백성들과 구별되어야 할 필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장례규정(1-2)
하나님의 자녀로써 백성들이 사회적 생활에 있어서 거룩성을 지녀야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계명을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사이의 관계입니다. 관계가 없다면 지켜야할 계명이나 규칙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라고 말합니다.
1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자녀이니 죽은 자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베지 말며 눈썹 사이 이마 위의 털을 밀지 말라 2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성민이라 여호와께서 지상 만민 중에서 너를 택하여 자기 기업의 백성으로 삼으셨느니라(1-2)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몸을 거룩히 여겨야 합니다. 그들은 특히 가나안 민족들의 장례 관행을 따라 몸을 스스로 베거나 상처를 내는 행위를 해선 안 되고, 이마 위의 머리털을 밀어서도 안 됩니다(이방 민족의 몸을 학대하는 장례 관습은 다음을 보라. 사 15:2; 22:12; 렘 16:6:41:5; 겔 7:18; 암 8:10 등).
이스라엘 백성도 장례 시 애도의 표시로 어느 정도의 머리털을 밀거나 뜯고 수염을 깎는 관행과 더불어(스 93; 욥 1:20; 렘 7:29), 옷을 찢고 머리를 풀어헤치는 행위가 허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몸을 베는 것과 가나안 방식으로 이마 위쪽의 머리털을 미는 것은 금지됩니다. 칼과 창으로 몸을 베는 행위는 바알 선지자와 엘리야의 대결에서 볼 수 있듯이 특별한 이방제의에서 신에게 광적인 탄원을 올릴 때 시도되기도 했는데(왕상 18:28), 이스라엘에서는 이렇게 몸을 스스로 파괴하는 행위가 금지됩니다.
생명의 원천이며 주인이신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고 경배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사단이 손댈 수 없는 “여호와의 성민”입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경배하는 일을 거부하는 일입니다.
이스라엘의 음식 규정(3-21)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가지길 원했습니다. 그런데 가나안에는 하나님의 방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가증한 풍속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종교적인 행위에서만 구별되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장례뿐만 아니라 음식에서도 구별되길 원하셨습니다.
3너는 가증한 것은 무엇이든지 먹지 말라 4너희가 먹을 만한 짐승은 이러하니 곧 소와 양과 염소와 5사슴과 노루와 불그스름한 사슴과 산 염소와 볼기가 흰 노루와 뿔이 긴 사슴과 산양들이라 6짐승 중에 굽이 갈라져 쪽발도 되고 새김질도 하는 모든 것은 너희가 먹을 것이니라 7다만 새김질을 하거나 굽이 갈라진 짐승 중에도 너희가 먹지 못할 것은 이것이니 곧 낙타와 토끼와 사반, 그것들은 새김질은 하나 굽이 갈라지지 아니하였으니 너희에게 부정하고 8돼지는 굽은 갈라졌으나 새김질을 못하므로 너희에게 부정하니 너희는 이런 것의 고기를 먹지 말 것이며 그 시체도 만지지 말 것이니라 9물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이런 것은 너희가 먹을 것이니 지느러미와 비늘 있는 모든 것은 너희가 먹을 것이요 10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모든 것은 너희가 먹지 말지니 이는 너희에게 부정함이니라 11정한 새는 모두 너희가 먹으려니와 12이런 것은 먹지 못할지니 곧 독수리와 솔개와 물수리와 13매와 새매와 매의 종류와 14까마귀 종류와 15타조와 타흐마스와 갈매기와 새매 종류와 16올빼미와 부엉이와 흰 올빼미와 17당아와 올응과 노자와 18학과 황새 종류와 대승과 박쥐며 19또 날기도 하고 기어다니기도 하는 것은 너희에게 부정하니 너희는 먹지 말 것이나 20정한 새는 모두 너희가 먹을지니라 21너희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의 성민이라 스스로 죽은 모든 것은 먹지 말 것이나 그것을 성중에 거류하는 객에게 주어 먹게 하거나 이방인에게 파는 것은 가하니라 너는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에 삶지 말지니라(3-21)
음식에 대한 규례를 지키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른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당연한 태도입니다. 동시에 음식을 대하면서 자신은 하나님의 백성이란 것을 정체성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음식을 먹는 순간에도 이처럼 하나님의 백성임을 자각하고 기억하길 원하십니다.
⑴ 육상 동물(3-8)
이 음식 강론은 자연을 육상, 공중, 수중의 삼중 영역으로 나눈 뒤, 각 영역별로 허용된 짐승과 금지된 짐승들의 기준과 종류들을 설명합니다. 육상 동물은 갈라진 굽과 새김질이 표준이고, 수중 동물은 지느러미와 비늘이 표준입니다. 그러나 공중 동물은 표준이 주어지지 않고 20가지의 새의 종류가 나열된다. 신명기에서는 레위기 11장에서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금지한 모든 기는 동물들은 반복해서 설명하지 않고, 모두 자동적으로 제외하고 있습니다. 허용된 네 발 달린 육상 동물들, 곧 정결한 가축과 야생 동물들의 이름들이 먼저 나열된 뒤 이들의 공통점인 두 표준이 주어집니다. 갈라진 굽과 새김질. 이어서 이 두 표준 중 하나만 지닌 금지된 네 가지 동물이 나열됩니다: 낙타, 토끼, 사반, 돼지, 사반은 오소리나 너구리로 추정할 뿐 어떤 동물인지 정확하진 않습니다. 현대의 동물학적 관점에서 토끼는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로 구분되지 않으나, 고대인들의 눈에는 토끼의 먹이 활동의 입놀림이 새김질을 하는 것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율법은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적, 문화적, 지리적 한계와 지식의 한계 내에서 주어졌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 네 가지 동물은 이스라엘의 자연 환경에서 표준의 경계선에 놓인 동물로 특히 유의해야 했을 것입니다. 메리 더글러스(M. Douglas)는 경계선에 있는 동물들이 특별히 부정한 것으로 금지된 것처럼, 이스라엘은 이방과의 혼합을 일으키는 결혼이 금지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더글러스에 의하면 이방인보다 더 위험 스러운 사람들은 혼합된 혈통을 가진 사마리아인들입니다. 마지막에 거론된 돼지는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대표적인 부정한 동물로, 신약에서도 개와 더불어 가장 더럽게 여겨졌습니다(마 8장 막 5장 눅 8장 벧후 2:22).
⑵ 수중 동물(9-10절)
수중 동물들 중에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것만이 허용됩니다. 그러나 이것 들이 없는 모든 수중 동물이 금지되는데, 마찬가지로 둘 중 하나만 없어도 금지되는 적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허용된 어류는 우리에게 친숙한 잉어, 붕어, 숭어와 같은 어종이며 비늘이 없는 복어나 홍어, 장어, 상어 등은 금지됩니다. 그 외 금지되는 것은 지느러미와 비늘이 전혀 없는 해삼, 멍게, 낙지, 조개와 같은 종류들로서 모두 바닥에서 기는 것들입니다. 이러한 금지된 수중 동물들은 먹어선 안 되며, 그 사체도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⑶ 공중 동물(11-20)
새의 경우는 어떠한 신체적-생태적 특징에 의한 표준이 주어지지 않고, 다만 20종류의 새가 금지 목록에 포함됩니다. 이 금지된 새들 중 약 2/3는 정체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대의 역본들을 비롯한 번역 성경마다 상이한 조류들이 나열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조류들이 육식과 잡식 조류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그것 들이 금지된 이유는 사체를 뜯어먹고 피를 흘려 다른 짐승을 잡아먹는 특징 때문이라고 확증할 수 있습니다. 19절의 날기도 하고 기어 다니는 것은 메뚜기 종류와 곤충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레위기 11:20-23에서는 네 종류의 메뚜기는 식용 가능한 것들로 허용되었습니다: 메뚜기: 베짱이 ; 귀뚜라미; 팥중이.
모든 곤충은 날개가 있지만 기어 다니기 때문에 부정하게 여겨집니다. 그러나 기는 곤충들 중에 뛰는 다리가 있는 위의 네 종류의 메뚜기는 먹도록 허용되는데, 아마도 뛰는 뒷다리를 가진 특성 때문에 기는 범주에서 제외되었을 것입니다.
⑷ 죽은 짐승의 금지와 고기 조리법(21절)
또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은 자연사한 짐승의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성중에 체류하는 이방인인 객(게르 일종의 영주권자)에게 주거나 이방인들에게 팔수는 있습니다. 신명기는 스스로 죽은 짐승을 레위기 17:15은 그런 짐승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런 짐승의 사체가 음식으로 허용되지 않은 이유는 피 때문입니다. 쏟아내지 않은 피가 체내에 남아 있기 때문에 그 고기를 먹으면 결국 피도 함께 먹는 셈입니다. 이런 짐승을 섭취하면 옷을 빨고 목욕을 한 뒤 저녁까지 부정한 상태로 지내야 했습니다(레위기 17:15). 만일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 사람 역시 그것에 대해 중 대한 죗값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레위기 17:16). 마지막으로 염소 새끼를 요리할 때 어미의 젖에 삶지 말라는 규정이 주어집니다. 이 금지 규정은 출애굽기 23:19과 34:26에 처음 나타납니다. ‘염소 새끼’는 아마도 다수의 번역본과 어근에 근거해서 염소 새끼보다는 짐승의 '새끼'를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이것은 동물에 대한 존중이라는 인도주의적 취지에서 만들어 진법으로 이해됩니다.
음식법과 관련하여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이러한 정-부정의 동물을 구분한 기준의 근거는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보건-건강학적 설명입니다. 먹도록 허용된 것은 몸에 좋고 금지된 것은 나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금지된 짐승들이 건강에 탁월한 것들이 많고 반대로 허용된 짐승들에도 기생충이 많이 숙주하고 있거나 영양학적으로 뒤진 것들이 많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신약은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구분을 완전히 없앴습니다. 이런 폐지는 예수(막 7:14-20)와 사도들(행 10:9-16)의 가르침을 볼 때 명백합니다. 그외 상징적 해석과 이방 제의 기원설을 비롯하여, 가장 중요하게는 60년대에 제기된 후 지금까지 널리 수용되는 메리 더글러스(M. Douglas)의 인류학적 해석 등이 있는데, 가장 설득력 있는 견해는 생명죽음 이론입니다. 즉, 생명과 죽음이 정결과 부정 결을 가르는 두 축입니다. 생명에 속하거나 가까운 것은 정결하고 죽음에 속하거나 가까운 것은 부정합니다. 이것은 레위기 11-15장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육상 동물들은 대부분 뜯어서 피를 내 죽음을 일으키는 육식 동물(사자, 호랑이)이거나 청소 동물(하이에나)이므로 우선적으로 배제된 다음, 허용된 가축소/양/염쇠에서 신체 기준이 마련되어 자연계에 확대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공중동물도 모두 짐승의 사체를 뜯거나 피를 내는 먹이 활동을 하는 조류들입니다. 지표면을 배로 기는 것들은 짐승의 사체나 뼈가 지표면에 널브러져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수중 동물도 바닥에서 기는 것들은 같은 이유가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생명-죽음의 두 축은 레위기 12-15장에서도 가장 잘 적용된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 10:31)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이 이 세상에서 구별된 존재로 살길 원하십니다. 그래서 하모든 삶에서 특히 음식을 먹는 순간에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성도들 역시 끝임없이 하나님의 백성임을 기억하길 원하십니다. 수많은 것들이 혼란스럽게 하고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며 살아가길 원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백성으로 구별된 존재로 살기를 원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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