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07-02)
법도를 듣고 지켜 행하면
신명기 7장 12-26절
하나님께서는 순종하는 백성에게 가나안에서의 축복과 번영, 안녕과 건강을 약속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가업을 얻고 누리는 일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싸워야 할 영역이 많고 넘어야 할 장애물이 쌓여 있습니다. 성도가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태도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키고 순종하는 백성에게 거듭해서 번성과 번영을 약속하십니다. 그들의 농산물과 축산물이 복을 받아 풍성할 것이며, 덧붙여 하나님의 보호와 승리가 보장됩니다. 반대로 그들이 불순종하여 가나안 족속과 공생의 길을 택하고 그들과 통혼한다면 자주가 내릴 것입니다. 땅의 정복은 순전히 하나님의 능력으로 성취될 것이며, 단지 백성들에게는 점유된 땅에서 살 때, 큰 책임을 수반됩니다.
순종에 따른 복: 번성과 번영(12-15)
신명기는 언약 문서입니다. 하나님과 언약의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고대 종교에서 신이 인간을 인격적인 존재로 대우하면서 자세하고 고상하게 대하는 종교나 신도 없습니다. 본문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온전하게 만끽할 수 있을지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12너희가 이 모든 법도를 듣고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지켜 네게 인애를 베푸실 것이라 13곧 너를 사랑하시고 복을 주사 너를 번성하게 하시되 네게 주리라고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에서 네 소생에게 은혜를 베푸시며 네 토지 소산과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풍성하게 하시고 네 소와 양을 번식하게 하시리니 14네가 복을 받음이 만민보다 훨씬 더하여 너희 중의 남녀와 너희의 짐승의 암수에 생육하지 못함이 없을 것이며 15여호와께서 또 모든 질병을 네게서 멀리 하사 너희가 아는 애굽의 악질에 걸리지 않게 하시고 너를 미워하는 모든 자에게 걸리게 하실 것이라(12-15)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은 우리를 향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모습과 상관없이 무조건적으로베풀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하며 하나님 백성으로 온전한 삶을 살아가면 하나님의 은혜와 인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순종의 결과들이 실제적이고 상세하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모세는 만일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께 순종하고 약속된 땅의 모든 원수들을 진멸시킨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⑴ 하나님을 사랑하라(12)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잘 지키고 순종하는 자에게 가나안에서 축복과 번영, 안녕과 건강을 약속하셨습니다. 순종의 요구가 세 개의 동사가 연거푸 나열되면서 강조됩니다. 이 법도를 ‘듣고, 지키고, 행하면.’ 특별히 만일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면’, 하나님께서도 조상들과 맹세한 언약과 인애를 ‘지키겠다/간직하겠다’고 다짐 하십니다.
⑵ 이스라엘을 사랑하신 하나님(13-15)
하나님께서는 주신 말씀을 따라 순종하는 이스라엘을 사랑하시어 끊임없이 복을 베푸시고 번성케 하실 것입니다. 이러한 축복은 그들의 소생, 즉 태중의 열매들에게도 계속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은 후손의 번성뿐 아니라 땅의 풍성한 수확으로 구체화됩니다. ‘토지 소산’은 이어지는 곡식과 과일들을 의미합니다. 곡식은 중동 지역의 곡류인 보리와 밀을 의미합니다.
포도주로 번역된 ‘티로쉬’는 취하게 하는 포도주인 ‘야인’과는 다른 종류의 포도 음료입니다. ‘티로쉬’에서 야인이 만들어지기 때문에(미가 6:15) 이 둘은 구분됩니다. ‘티로쉬’는 그 해 수확한 포도로 빚은 최상품의 포도 음료이고, ‘새 포도주’라 할 때 이 포도 음료를 의미하며, 오래 숙성시킨 포도주인 ‘야인’과는 다릅니다. ‘티로쉬’는 알콜 성분이 없는, 혹은 매우 약한 포도 음료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포도알을 짜서 만든 포도즙인 ‘미쉬라트 아나빔’과도 달랐습니다(민수기 6:3).
기름은 ‘이츠하르’인데, 감람나무 열매에서 짜낸 감람유(올리브유)입니다. 감람유는 대중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식용, 등불용, 치료용 등 다양했습니다. 불순물이 완벽히 제거된 정결한 감람유는 비쌌으며, 성막에서 완벽히 제거된 정결한 감람유는 비쌌으며, 성막에서는 그을음이 생기지 않는 정결한 고급 감람유가 등잔대의 등불을 밝혔고 관유를 제조하는 데도 사용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자비하심으로 백성이 키우는 가축들도 크게 번성할 것입니다.
‘네 소와 양’은 정확히 ‘네 송아지들과 양/염소의 어린 것들’을 의미합니다. 가축들이 새끼를 많이 칠 것입니다. 특히 ‘양’(양/염소의 어린 것들)으로 번역된 ‘아쉬타로트’는 특이한 단어입니다. 원래 아스다롯(아쉬타로트)은 가나안의 대표적 여신으로 번식과 출산을 주관하는 신을 가리키는데, 이것이 1:4; 9:10; 12:4; 13:12 등에서는 지명 ‘아스다롯’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것이 가축의 새끼들이나 번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전용되어 고착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이 받을 복은 지상의 모든 민족이 누리는 복을 능가할 것입니다. 후손과 가축이 번성할 것이며, 모든 질병에서 해방될 것입니다. 이 질병은 무서운 전염성이 있는 피부병과 역병으로 ‘애굽의 악질’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 병들의 일부는 애굽에 큰 재앙으로 내려진 바 있습니다. 당시 애굽에서 유행하는 병들로 상피병(elephantiasis), 안염(ophthalmia), 이질(dysentery) 등이 있었습니다. 가나안 땅에서 순종하며 사는 이스라엘 백성은 이런 악명 높은 이집트의 피부병과 악질에 걸릴 염려가 없습니다.
순종에 따른 복: 보호와 승리(16-26)
누구나 복을 받고 싶어 합니다. 그 복은 다른 말로 생명력입니다. 복하면 생각나는 것이 돈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돈이 있어야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돈을 생명보다 더 귀하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은 생명과 인격을 가졌습니다. 하나님께서 부여한 고유한 가치를 가졌으니 그 가치에 어울리도록 사는 것이 복입니다.
16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넘겨주신 모든 민족을 네 눈이 긍휼히 여기지 말고 진멸하며 그들의 신을 섬기지 말라 그것이 네게 올무가 되리라 17네가 혹시 심중에 이르기를 이 민족들이 나보다 많으니 내가 어찌 그를 쫓아낼 수 있으리요 하리라마는 18그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바로와 온 애굽에 행하신 것을 잘 기억하되 19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인도하여 내실 때에 네가 본 큰 시험과 이적과 기사와 강한 손과 편 팔을 기억하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가 두려워하는 모든 민족에게 그와 같이 행하실 것이요 20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또 왕벌을 그들 중에 보내어 그들의 남은 자와 너를 피하여 숨은 자를 멸하시리니 21너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 곧 크고 두려운 하나님이 너희 중에 계심이니라 22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민족들을 네 앞에서 조금씩 쫓아내시리니 너는 그들을 급히 멸하지 말라 들짐승이 번성하여 너를 해할까 하노라 23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게 넘기시고 그들을 크게 혼란하게 하여 마침내 진멸하시고 24그들의 왕들을 네 손에 넘기시리니 너는 그들의 이름을 천하에서 제하여 버리라 너를 당할 자가 없이 네가 마침내 그들을 진멸하리라 25너는 그들이 조각한 신상들을 불사르고 그것에 입힌 은이나 금을 탐내지 말며 취하지 말라 네가 그것으로 말미암아 올무에 걸릴까 하노니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가증히 여기시는 것임이니라 26너는 가증한 것을 네 집에 들이지 말라 너도 그것과 같이 진멸 당할까 하노라 너는 그것을 멀리하며 심히 미워하라 그것은 진멸 당할 것임이니라(16-26)
복을 받은 조건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도 자기 약속을 지켜 행하실 것입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인애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⑴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16-22)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번성과 축복을 계속적으로 누리려면, 그 땅의 민족들을 진멸하고 그들의 신들을 섬기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그들에게 올무가 될 것입니다. ‘올무’는 ‘덫’이나 ‘미끼’를 의미합니다. ‘덫’이나 ‘미끼’는 한번 걸리면 빠져나올 수 없고 아무 저항도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나안 사람들은 풍요를 가져다주는 우상의 신을 의지해야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잘 정착할 수 있다고 그들을 올무로 유혹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올무에 걸리지 않으려면,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마음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에게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사람들은 막강한 군사력과 기골이 장대한 다수의 가나안 민족들을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그 땅 정복을 망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그 상황을 예단하고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권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위대하고 놀라운 과거 역사들을 기억해야 합니다(18). 하나님께서는 40년 전 초강대국이었던 애굽을 어떻게 물리치셨습니까!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이적과 기사, 그분의 강한 손과 편 팔을 수차례 목격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애굽을 물리치셨듯이 가나안도 친히 물리칠 것이란 것입니다. 가나안의 모든 신들보다 강한 전사이시므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거듭해서 가나안 민족들에게 강력한 독성을 지닌 ‘왕벌을 보내실 것’을 강조하고 계십니다(20). 이것은 출애굽기 23:28에서 하나님께서 예고하신 바 있습니다(참조 여호수아 24:12), 하나님께서는 ‘왕벌’이 가나안 족속들을 찾아낸다고 말하시면서(출 23:28), ‘내가 네 앞에서 쫓아낼 것이라’고 하십니다(출 23:30). 이것은 왕벌이 하나님의 전쟁 대행자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 것은 하나님의 사자가 쫓아내는 가나안 족속과(출 23:23) 왕벌이 쫓아내는 가나안 족속을 대조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출 23:28). 즉, ‘왕벌’은 여호와의 사자의 다른 표현입니다. 이 ‘왕벌’, 곧 ‘여호와의 사자는 위엄’(공포)으로 표현된다(출 23:27). 이 왕벌이 가나안 족속들을 쏘아 그들을 진멸할 것입니다. 혹자는 왕벌의 침입을 말벌 떼가 급습한 집에서 가족들이 모두 혼비백산하여 집을 비우고 도망가는 것에 비유하거나, 혹은 그로 인한 정신적 공황 상태를 의미한다고 해석합니다.
가나안 사람들이 이 땅을 순식간에 정복하지는 않을 것이며, 조금씩 이 정복이 진행될 것입니다. 속도전을 통한 땅의 정복은 땅을 황폐케 하여 들짐승이 난무하면서 백성들의 거주를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22; 참조. 출애굽기 23:28-31). 출애굽기 23:29은 하나님께서 ‘일 년 안에는 그들을 네 앞에서 쫓아내지 않을 것이다’라고 명시합니다. 이는 가나안 정복은 천천히 진행될 일이지만 그렇다고 수년이 걸릴 일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 이유로 9:3에서는 정반대로 ‘너는 그들을 쫓아내며 속히 멸할 것이라’고 명령하십니다. 이것을 상호 모순된 표현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⑵ 승리를 거둔 백성의 책임(23-26)
가나안 전쟁은 하나님께서 왕벌을 보내 수행하시는 하나님의 전쟁임을 거듭해서 명시합니다. 적들은 하나님께서 물리치실 것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너희들은 허락하신 땅에 들어가 우상을 몰아내란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할 일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우상들을 몰아내는 것뿐입니다. 우상에 붙어있는 금과 은을 아까워하지 말고 모조리 불태우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상의 작은 파편과 장식조차 이스라엘을 영적인 유혹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이렇게 승리를 거두신 후 백성들이 할 일은 그 땅의 사악한 문화의 잔재와 종교적 유산들을 남김없이 없애는 것입니다. 7:2에서 경고한 대로 그들은 가나안 족속과 결코 언약을 맺어선 안 됩니다. ‘언약을 맺다’는 문자적으로 언약을 자르다 입니다. 언약식에서는 흔히 동물을 잡아 각을 뜨거나 새를 조각내서 언약의 징표로 삼았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합니다. 오래 전에 유대의 랍비 라쉬(Rashi)가 주장하고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하는 대로, 짐승을 자르는 의식에는 만일 언약의 수종자가 언약의 조건들을 지키지 않으면, 그 짐승의 운명과 같이 될 것임이 암시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이 충성의 언약을 다른 신과 맺는다면, 자신들을 어미 독수리처럼 인도하신 여호와를 향한 배신이 됩니다. 이렇듯 이스라엘은 가나안 족속의 ‘이름을 천하에서 제거해야’ 하며, 그 땅을 차지하고 난 후 그 땅의 거주민들과 평화 협약을 맺고 함께 거주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이 그들에게 올무가 되고 말 것입니다(25).
실제로 사사기 1:21-33과 열왕기상 9:20-21은 가나안 족속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사사기 2:2-3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쫓아내지 않으시고 그들의 신들이 이스라엘에게 올무가 되게 하셨다고 보고합니다. 따라서 올무는 불순종한 그들이 초래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이스라엘의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입니다. 오히려 그들은 가나안 땅의 모든 신상들을 불사르고 부숴야 하며, 우상과 신상들에 입힌 금과 은을 욕심내어 취해선 안 됩니다. 그 모든 것들은 헤렘으로 바쳐진 것들입니다(26). 헤렘 전쟁에서는 사람과 더불어 물건도 모두 파괴하지만(불사름), 성전에 바칠 가치가 있는 귀중품이나 금속 제품들은 전리품으로 가져왔습니다. 그것들은 ‘여호와의 집 곳간’에 안치되었습니다(여호수아 6:24). 그러나 백성들이 사욕에 사로잡혀 그러한 ‘가증한 것들을’ 집 안에 들여서는 안 됩니다. 만일 이스라엘 백성이 우상에 이끌려 그것들을 집 안에 안치하고 또한 우상을 꾸민 금은보화를 탐내 자신의 재산으로 삼는다면, 그들도 결국 헤렘의 대상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가나안의 군사력을 생각하면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강대국인 애굽을 물리치셨던 여호와 하나님을 기억하고 담대하게 나가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면 세상을 향한 두려움은 물러가는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영적 우상들을 철저하게 진멸함으로 주님께서 예배하신 승리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약속과 함께 동행 하시는 주님이 계십니다.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과 죽은 아들을 살리시는 능력이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고, 두려움과 조급함과 탐욕에 맞서면, 반드시 승리를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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