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01-01)
혼란스런 이스라엘과 같은 엘가나의 가정
사무엘상 1장 1-18절
바다 모래밭에서 조개가 숨을 쉬거나 먹이를 먹으면서 모래가 따라 들어갑니다. 조개 안으로 모래는 껍질 속에서 부드러운 조갯살에 상처를 냅니다. 조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액을 분비해 내고 이것이 굳어져서 알맹이를 만들어냅니다. 이 알맹이를 ‘진주’라고 부릅니다. 고귀한 진주는 조개의 아픔을 통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조개들 중에 분비액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조개는 썩어 죽어버리고 맙니다. 위대한 인물 중에 고통의 과정을 통과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잠시 고통 가운데 두시는 것은 진주와 같이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내기 위한 계획이십니다. 훌륭한 믿음의 사람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고통 속에서 아름다운 진주와 같은 믿음을 만들어 내길 바랍니다.
선지자 사무엘이 활동하던 시대는 이스라엘의 사회적으로 혼란한 시기입니다. 이 시대를 설명한 말씀은, 사사기 마지막에서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사사기 21:25)고 소개합니다. 더 이상 하나님을 왕으로 섬지기 않고 자신의 생각이 옳은 데로 행하던 혼란의 사사시대가 마무리할 무렵 사무엘은 선지자로 활동합니다. 사무엘상의 범위는 사무엘부터 다윗의 왕국이 왕성할 때까지 기록합니다.
한나에 대한 소개(1-2)
시대적인 흑암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어 가실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어두운 사사시대 430년을 마감하고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시대가 어두울수록 큰 인물을 준비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어두운 사사시대를 마감할 새로운 인물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1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소빔에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라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도후의 증손이요 숩의 현손이더라 2그에게 두 아내가 있었으니 한 사람의 이름은 한나요 한 사람의 이름은 브닌나라 브닌나에게는 자식이 있고 한나에게는 자식이 없었더라(1-2)
먼저 사무엘서의 시대적 배경은 삼손 이후 영적으로 혼란스럽고 어두운 사사시대였습니다. 아직 이스라엘의 왕이 선출되기 전, 사사들이 통치하던 상황이었습니다. 본문은 이러한 사사시대를 기반으로 사무엘 이야기의 배경과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부분입니다.
(1) 엘가나의 가문(1)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무엘서는 먼저 ‘엘가나’라는 한 가정을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그는 라마다임소빔Ramathaim에 살고 있는 에브라임 사람이라고 불리는데, 그가 에브라임 산지에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라마다임소빔은 후에 사무엘이 활동하는 근거지로 벧엘에서 북서쪽으로 20km 정도 떨어진 장소입니다.
여기서 엘가나를 에브라임 사람으로 소개함으로 아들 사무엘도 에브라임 사람으로 소개합니다. 역대기 6:34- 38를 참고 해보면, 사무엘의 족보를 볼 수 있는데, 제사장 지파인 레위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가문을 4대까지 거론할 만큼 뼈대 있는 집안이었습니다. 학자들은 사무엘이 에브라임 출신이지만, 나실인으로서 성막에 소속되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레위 지파로 입적되었다고 소개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보수적으로 설명하는 경우에는 엘가나를 에브라임 지방에 살고 있던 레위지파 한 사람으로 소개하기도 합니다.
(2) 엘가나의 두 아내(2)
레위 사람인 엘가나에게는 두 명의 아내가 있었습니다. 구약 시대 이스라엘 가정은 대체로 일부일처제를 따르고 있었지만, 한 사람이 여러 명의 아내를 맞이하는 것은 첫째 아내가 후손을 두지 못하는 경우처럼 특별한 상황에서 허용됩니다.
그의 아내 이름은 첫째 아내는 ‘한나’이고 둘째는 ‘브닌나’였습니다. 따라서 엘가나는 첫째 한나가 아이를 낳지 못하였으므로 후손을 얻을 목적에서 브닌나를 둘째 아내로 맞아들였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브닌나에게는 자식이 있었지만, 첫째 아내 한나에게는 없었습니다. 여기서 한나와 브닌나의 이름이 교차 대구를 이루며 한나의 불임이 더욱 강조됩니다. 한나의 불임 문제가 한낱 자신으로 인해 생긴 문제라는 것을 알려주며, 한나가 사회적 가정적 지위를 인정받기 매우 힘들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한나의 불임이 개인의 일처럼 보이지만, 크게 보면 당시 사사시대를 불임의 시대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사시대의 영적 혼돈과 무질서를 극적으로 들어낸 것은 엘가나 가정의 모습입니다. 엘가나의 가정에 불임, 불화 그리고 무기력은 하나님의 구원을 소망하는 이스라엘의 탄식이며 역경입니다.
한나와 브닌나의 갈등(3-8)
내부에서 자란 고통은 담쟁이처럼 서서히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습니다. 하지만 고통을 견딜 줄 아는 사람은, 구부러진 나무가 자신의 그림자가 구부러진 것을 슬퍼하지 않고 한 폭의 동양화처럼 그 고통을 순수하게 받아들입니다.
3이 사람이 매년 자기 성읍에서 나와서 실로에 올라가서 만군의 여호와께 예배하며 제사를 드렸는데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여호와의 제사장으로 거기에 있었더라 4엘가나가 제사를 드리는 날에는 제물의 분깃을 그의 아내 브닌나와 그의 모든 자녀에게 주고 5한나에게는 갑절을 주니 이는 그를 사랑함이라 그러나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니 6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므로 그의 적수인 브닌나가 그를 심히 격분하게 하여 괴롭게 하더라 7매년 한나가 여호와의 집에 올라갈 때마다 남편이 그같이 하매 브닌나가 그를 격분시키므로 그가 울고 먹지 아니하니 8그의 남편 엘가나가 그에게 이르되 한나여 어찌하여 울며 어찌하여 먹지 아니하며 어찌하여 그대의 마음이 슬프냐 내가 그대에게 열 아들보다 낫지 아니하냐 하니라(3-8)
사무엘서를 기록한 저자는 한나의 불임 원인으로 하나님을 지목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그 집안의 죄에 관한 결과라는 인상은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무엘서에서는 불임한 이스라엘의 한 여인인 한나를 통해 어두운 이스라엘의 상황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1) 엘가나 가족의 제사(3-5)
엘가나는 당시 사사시대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지 않았지만, 그는 해마다 온 가족들과 함께 성전으로 올라가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경건한 사람이었습니다(3).
“만군의 여호와”라는 칭호가 여기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이 칭호는 예언서(이사야, 예레미야, 학개, 스가랴, 말라기)에 자주 나타나는데, 큰 군대를 가지고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왕권을 나타냅니다. 엘가나의 가족은 실로에 올라가서 제사를 드렸습니다. 실로는 에브라임 지파에게 할당된 성읍이며 벧엘과 세겜의 중간에 위치하였는데, 예루살렘으로부터 북쪽으로 대략 30km거리에 있습니다(수 16:6; 삿 21:19).
반대로 영적인 부분에는 성전에서 일하는 대제사장은 엘리였습니다. 그리고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제사장으로 섬기고 있었습니다(3). 이 두 제사장들의 소개는 실로 성소에 대한 설명이면서 동시에 곧 태어날 사무엘이 아 둘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을 미리 암시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엘가나의 가문에 첫째 아내 한나를 통해 자녀가 없었습니다. 자식이 없는 것은 미래가 없고, 가정적으로는 가문에 위기를 가져온 것입니다. 한나는 항상 괴로움 속에 살았습니다. 왜 이러한 고통이 자신에게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더욱 남편 엘가나는 다른 아내 브닌나를 얻어 자식을 보았습니다. 그녀의 슬픔은 모든 음식을 전폐할 정도로 슬픔이 켰습니다. 어떤 것도 이 슬픔을 위로해 주지 못했습니다.
(2) 브닌나의 질투(6-7)
평상시에는 둘째 아내인 브닌나와 다른 장소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대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년 실로에 있는 성소로 제사를 지내려 올라갈 때 함께 가야 했기 때문에, 두 사람의 갈등이 폭발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의 갈등 원인은 4-6절에 설명하고 있습니다. 남편 엘가나는 해마다 실로에 있는 성소에 올라가서 제사를 드릴 정도로 경건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정의 불화는 매년 제사하려고 갈 때마다, 더 폭발했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제사를 드리는 제물의 양 때문이었습니다. 엘가나는 매년 자식이 있는 브닌나에게는 그녀와 자녀들의 몫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엘가나는 한나를 더 사랑했지만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브닌나만큼 제물을 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을 빌미로 항상 브닌나는 이것을 빌미로 한나를 조롱하여 격분시켰던 것입니다(7).
이곳에서 ‘격분’이라고 번역한 단어는 원래 ‘천둥’이라는 뜻입니다. 브닌나가 얼마나 심하게 조롱하였던지, 한나가 천둥 같은 화를 내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한 번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매년 제사를 드리려 갈 때마다 일어나는 연례행사 같은 것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본문은 한나가 이렇게 부닌나에게 수모를 당하는 이유를 반복해서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므로”(5,6)라고 반복해서 설명합니다. 성경에서 태를 여닫으신 분은 여호와이심으로 이 문제의 원인도 여호와이시고, 해결하실 뿐도 오직 여호와 밖에 없다라는 것입니다. 즉 한나의 불임은 한나의 잘못 때문이 아니었는데도, 사람들은 불임이라는 이유로 한나를 고통스럽게 하였습니다.
(3) 남편의 위로(8)
제사를 드리려 갈 때마다, 부닌나에게 고통을 당한 한나는 식음을 전폐하였고, 남편 엘가나는 한나를 더 사랑했습니다. 더욱 위로를 해주었지만, 진정한 위로가 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보면 한나를 사랑한 엘가나의 사랑은 매우 지극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나가 괴로운 것은 자식을 둔 둘째 아내 브닌나가 계속적으로 충동질이었습니다. 실로에 올라갈 때마다 항상 브닌나는 한나를 화나게 만들었습니다. 한나의 마음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얼마나 심하게 조롱했던지 한나가 마치 천둥 치듯이 매우 격분했던 것입니다.
엘가나가 “어찌하여”라고 말한 것은(7), 그가 이유를 몰라서 묻는 질문이 아니라 충분한 공감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지극히 사랑해주는 남편이라도 한나의 고통을 해결해 줄 수는 없었습니다.
엘리나의 개인적인 가정의 암담한 현실은, 내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암담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에게는 다음 세대를 책임질만한 하나님의 지도자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홉니와 비느하스 같은 못된 자들뿐이었습니다. 어두운 이스라엘 상황을 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슬픔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영적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불임인 한 여인 한나를 통해 찾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간구하는 한나(9-18)
‘키에르 케고르’는 기도에 대해 “하나님을 변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기도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생각대로 응답해 주시길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위한 과정입니다. 일반적인 사람에게 기도란 단조롭고 무의미한 사람들의 집합에 지나지 않지만, 괴로움을 경험한 불행한 사람들에게는 하나님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숭고한 언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오직 우리의 시신을 생명의 하나님께 고정하는 것입니다.
9그들이 실로에서 먹고 마신 후에 한나가 일어나니 그 때에 제사장 엘리는 여호와의 전 문설주 곁 의자에 앉아 있었더라 10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11서원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 12그가 여호와 앞에 오래 기도하는 동안에 엘리가 그의 입을 주목한즉 13한나가 속으로 말하매 입술만 움직이고 음성은 들리지 아니하므로 엘리는 그가 취한 줄로 생각한지라 14엘리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언제까지 취하여 있겠느냐 포도주를 끊으라 하니 15한나가 대답하여 이르되 내 주여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나는 마음이 슬픈 여자라 포도주나 독주를 마신 것이 아니요 여호와 앞에 내 심정을 통한 것뿐이오니 16당신의 여종을 악한 여자로 여기지 마옵소서 내가 지금까지 말한 것은 나의 원통함과 격분됨이 많기 때문이니이다 하는지라 17엘리가 대답하여 이르되 평안히 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네가 기도하여 구한 것을 허락하시기를 원하노라 하니 18이르되 당신의 여종이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하고 가서 먹고 얼굴에 다시는 근심 빛이 없더라(9-18)
괴로움을 당하던 한나는 오직 남편에게 위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나는 이제 환경에게 매달리지 않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신 분은 하나님이심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엎드린 방법밖에 없음을 알고 기도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한나를 기도의 사람으로 만드셨던 것입니다. 도움이나 방법이 없어질 때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1) 한나의 서원 기도(9-11)
매년 이렇게 남편의 위로를 받던 한나는 하나님께 기도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일어나서 음식을 먹고 마시고 정신을 차리고, 기도하기로 결심합니다(9).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실 분은 오직 태를 여닫는 권능하신 여호와 한 분뿐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의 능력으로 안 되는 문제는 아무리 속을 끓여도 결코 해결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 앞에 엎드린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한나는 하나님께 기도하기 위해 성막으로 갔습니다. 기도하려 간 시간에 마침 그곳에는 대제사장 엘리가 성전 문설주 곁에서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 결심하고 앞에 섰지만, 여전히 마음이 괴로웠습니다(10). 그래서 그녀는 하나님께 통곡하면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의 내용은 서원에 대한 부분으로 한나는 먼저 하나님께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한나는 서원에 대한 부분으로 한나는 먼저 하나님께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그녀는 “고통을 돌아보시고 기억하시고 잊지 않으셨다면”(11)이라고 삼중적인 표현으로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자비하심만 온전히 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과거에 자기 조상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통 가운데서 돌아보신 후, 출애굽해 주셨던 하나님을 기억하고 간구합니다. 고통으로부터 해결 받을 수 있는 길은 문제해결의 근원자이신 하나님께 기도로 나가는 것뿐이었습니다. 고통의 때가 기도의 때인 줄 알았습니다.
한나는 하나님께서 자기를 기억하시고 아들을 주신다면, 아들을 성별하여 바치겠다고 서원했습니다(11). 그의 평생을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않고 평생 동안 하나님의 일꾼인 ‘나실인’으로 드리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나실인에 대해서는 민수기 6장 1-21절에 나옵니다. 일정 기간 하나님께 구별하여 드리기를 서원하면 그 기간 동안 포도주와 독주를 금하고 부정한 것을 특히 머리에 삭도를 대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그녀는 당대에 유명했던 삼손처럼 아들을 주신다면 평생 나실인으로 드리겠다고 서원한 것입니다.
삼손의 경우는 하나님께서 지명하셨지만, 사무엘은 자발적인 서원으로 나실인이 되었습니다. 한나는 자신에게 아들을 주시면 그를 하나님께 바쳐 온전히 하나님만을 섬기는 자로 살게 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 서원을 보면 한나가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얼마나 간절한 심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다시 하나님께 바칠지언정 정말로 간절하게 자신의 속으로 아기를 낳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한나가 아이에 대한 간구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식을 향한 갈망을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없었습니다. 다시 하나님께 바칠지언정 정말 간절하게 자신의 속으로 아기를 낳고 싶었던 것입니다.
(2) 엘리와의 대화(12-16)
한나는 괴로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소리도 내지 않고 자기의 속으로 하나님께만 간절히 털어놓았습니다. 소리 내지 않고 입술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나가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모습을 성전 문 앞에 앉았던 대제사장 엘리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엘리의 눈에는 한나의 기도하는 모습이 술 취하여 중얼거리는 것으로 보였습니다(13). 대제사장 엘리는 한나가 중얼거리면서 기도하는 모습을 술 취한 것으로 보았던 것은 나이 들어 시력이 약해서이기도 하지만, 영적으로 민감하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엘리의 영적인 상태는 사사시대의 암흑기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들어냅니다. 그의 영적으로 어두운 모습은 뒤에서 여러번 관찰됩니다. 그는 한나에게 묻지도 않은 채 성급하게 판단하고 한나에게 술을 끊으라고 질책하였습니다(14).
한나는 이러한 엘리의 책망을 듣고 자신의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자신은 마음에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으로 현재 하나님 앞에 자신의 심정을 모두 쏟아놓던 중이라고 상황을 설명합니다(15). 사실 너무도 고통스러운 사람은 이성을 잃고 부르짖거나 소리치거나 아니면 중얼거릴 수 있습니다.
(3) 엘리의 축복(17-18)
한나의 말을 듣고서야, 엘리는 한나에게 “평안히 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네가 기도하여 구한 것을 허락하시기를 원하노라”(17)라는 축복합니다. 복을 빌어주면서 하나님께서 그의 간구를 들어주시길 기원합니다. 영적으로 우둔한 엘리 제사장이었지만, 그를 통해서 하나님의 약속을 들었습니다. 영적인 사람은 기적을 체험합니다.
한나는 엘리에게 은혜를 간구합니다. 엘리의 기원이 이루어지길 원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녀는 “당신의 여종이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하고 가서 먹고 얼굴에 다시는 근심 빛이 없더라”(18)고 고백합니다. 엘리의 말대로 하나님께 상달되었다는 사실을 확신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는 돌아가서 먹고 다시는 이 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해야 할 부분은 최선을 다하고, 온전히 하나님의 손에 넘겨드린 것입니다.
한나는 오랜 불임과 브닌나의 멸시 그리고 하나님의 침묵이 자신을 영적 절벽으로 몰았지만, 하나님으로부터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더 신뢰하고 솔직한 자기감정을 하나님께서 표현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응답을 받았던 것입니다. 기도는 인간이 하지만, 이루시는 것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녀는 자신이 할 부분까지 최선을 다 하였고, 이제 아이가 생기는 여부는 하나님 손에 넘겨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괴로움을 쏟아내고 원통한 마음을 아뢸 수 있는 분이십니다. 한나는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로 괴로웠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었습니다. 그런데 태를 막으신 분이 생명을 주관하신 하나님이라는 것을 인정한 한나는, 그 해결 방법은 역시 하나님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기도하였던 것입니다. 문제의 해결자이신 하나님께 한나처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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