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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엘(03-01)


만국의 죄악을 심판하시는 하나님

요엘 3장 1-8절


세상의 죄악이 관영할수록 우리의 고민은 깊어갑니다. 비통한 심정으로 하나님의 구원과 개입을 구했던 선지자들처럼, 우리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신정론에 대한 의문에 시달리게 되고, 주님을 향한 호소와 탄식 가운데 속앓이를 합니다. 하지만 행한 대로 보응하겠다고 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우리는 비통과 기쁨의 역설적 상황을 믿음으로 감내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정의와 은혜로 심판과 구원을 베푸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불순종하였기에 그들을 정의로 심판하여 이방 나라에 포로로 끌려가게 하십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언약을 기억하시고 그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게 하십니다.

 

만국을 심판하시는 여호와(1-3)

억장이 무너지는 불의가 횡행하고 악이 온 세상을 장악한 듯 보여도, 하나님의 정의는 반드시 실현됩니다. 하나님께서 마지막 심판으로 기만과 불의, 폭력을 종식시키고, 징의와 진리와 평화의 세상을 창조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여호와의 날에 세상 모든 나라들을 심판대 위에 세우십니다.

1보라 그 날 곧 내가 유다와 예루살렘 가운데에서 사로잡힌 자를 돌아오게 할 그 때에 2내가 만국을 모아 데리고 여호사밧 골짜기에 내려가서 내 백성 곧 내 기업인 이스라엘을 위하여 거기에서 그들을 심문하리니 이는 그들이 이스라엘을 나라들 가운데에 흩어 버리고 나의 땅을 나누었음이며 3또 제비 뽑아 내 백성을 끌어 가서 소년을 기생과 바꾸며 소녀를 술과 바꾸어 마셨음이니라(1-3)

요엘서 2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엄중히 심판하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3장에서는 분위기가 바뀌어져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괴롭혔던 이방 나라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이 다시 고국 유다와 예루살렘 도성으로 돌아오게 하실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타국으로 잡혀간 원인은 우상을 섬기고 불의를 행한 데 있었습니다(대상 9:1).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포로로 잡혀가 열방에 흩어지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출애굽 후 광야를 지날 때 모세로부터 이미 들었으며(레 26:33: 신 4:27), 그 이후로도 계속 주의를 받았습니다(느 1:8; 렘 9:13-16; 겔 20:21-23). 그럼에도 불순종의 길에서 돌아서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결국 포로로 잡혀가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비롯하여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을 기억하시고 그들을 포로에서 회복시키실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과 그 땅을 ‘내 백성’, ‘내 기업’, ‘내 땅’으로 칭하시는데, 이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소유이며 하나님과 상호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림과 동시에 그들이 다른 열방과 현저히 다른 민족임을 강조하는 구실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을 열방 중에서 자기 백성으로 선택하셨고, 출애굽 이후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을 맺어 공식적으로 그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공표하셨습니다(출 16:5-6). 그리하여 이스라엘은 하나님으로부터 끊어낼 수 없는 하나님의 소유,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되었습니다(레 20:26; 26:12), 같은 맥락에서 선지자 요엘도 하나님을 향하여 이스라엘을 ‘당신의 백성’으로 지칭하였습니다(욜 2:17).

이스라엘과 하나님의 관계는 기업을 통한 관계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레위 지파를 제외한 모든 지파에게 가나안 땅을 분배해주어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시고, 그 땅을 후손에게 물려주어 세대가 지나더라도 지속적으로 기업을 이어가도록 기업의 제도를 제정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과 그 후손이 땅을 유업으로 물려받지만, 땅의 원래 소유자는 하나님께서입니다(레 25:23).

한편, 성경에서는 물리적인 땅만을 기업으로 지칭하지 않고,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기업(렘 10:16; 애 3:24)으로,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기업(신 32:9; 왕상 8:41; 렘 12:7-9)으로 언급합니다. 이로써 기업이라는 개념 안에 소유와 관계의 의미가 함축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내 기업’이라 부르시며, 또 선지자 요엘이 하나님의 이스라엘을 ‘당신의 기업’(욜 2:17)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소유이며, 한 세대 동안만 유효한 백성이 아니라 세세토록 그의 백성임을 알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백성이며 기업인 이스라엘을 본국으로 회복시키는 날 하나님께서는 열방도 함께 불러 모으십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는 달리 이방인에게 있어서 이날은 심판과 징벌의 날이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심판자로서 또한 전쟁의 용사로서 그의 백성의 대적인 열방을 여호사밧 골짜기로 모아 심판하고 응징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여호사밧의 의미가 ‘여호와가 심판하신다’라는 뜻이므로, 이 골짜기는 심판이 벌어지는 장소를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고소장을 전달받은 피고인인 열방은 골짜기에 모여 하나님으로부터 심판을 받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들을 심판하는 죄목으로 세 가지를 지적하십니다. 첫째, 대적들이 이스라엘을 포로로 잡아가 열방에 흩어지게 하였습니다. 둘째, 그들은 하나님의 땅을 자기들 맘대로 분배하여 다른 이들에게 주었습니다. 셋째, 이스라엘의 대적들은 제비를 뽑아 이스라엘인 소년과 소녀를 기생과 술로 바꾸는 등 자기의 향락을 위해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을 학대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이스라엘에게 행한 열방의 악행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열방에 대해 분노하며 질투하셨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긍휼한 마음을 가지셨습니다(욜 2:18).

 

이방 국가들의 죄(4-6)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은 하나님을 능욕하고,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악행을 저지릅니다.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 행위대로 갚으실 것이며,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온 세상에 알게 하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게 하겠다고 약속하십니다(요 5:29).

4두로와 시돈과 블레셋 사방아 너희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희가 내게 보복하겠느냐 만일 내게 보복하면 너희가 보복하는 것을 내가 신속히 너희 머리에 돌리리니 5곧 너희가 내 은과 금을 빼앗고 나의 진기한 보물을 너희 신전으로 가져갔으며 6또 유다 자손과 예루살렘 자손들을 헬라 족속에게 팔아서 그들의 영토에서 멀리 떠나게 하였음이니라(4-6)

하나님께서는 만국 중에서 특히 두로와 시돈과 블레셋을 중심으로 한 지중해 동쪽 연안 국가를 피고로 지목하여, 그들을 심문하고 그들의 죄를 밝히십니다. 이 세 나라는 이스라엘에게 악행을 저지른 나라들의 대표로 소환되었으며, 이 세 나라를 포함하여 애굽, 앗수르, 바벨론, 암몬 등의 다른 열방에 대한 경고와 심판의 메시지가 이사야, 에스겔, 예레미야에 단락을 이루어 집중적으로 선포되었습니다(사 13-23장; 렘 46-51장; 겔 25-32장).

특히 이 단락 중에서 요엘서에 지적된 세 나라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살펴보면, 이 나라들의 구체적인 악행이 기록된 것도 있고 생략된 것도 있지만, 그들의 악이 크다는 점과 하나님께서 이들을 심판하고 벌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메시지가 공통적으로 담겨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두로의 교만을 지적하고 불의의 광포로 무역의 풍성함을 누리는 것을 비웃으시며(겔 28:1-19), 바벨론을 이용하여 두로를 공격하고 황무한 성을 만들겠다고 선포하셨습니다(사 23:1-3; 겔 26장), 시돈에 대해서는 그들이 이스라엘 족속을 멸시하고 아프게 하였음을 언급하며 그들에게 염병과 군대를 보낼 것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겔 28:20-26; 사 23:4-5). 블레셋 사람에게는 그들이 옛날부터 유다를 미워하고 멸시하고 진멸하려 했음을 드러내며, 이들을 진멸하여 원수를 크게 갚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렘 47장; 겔 25:15-17).

하나님께서는 이 나라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음을 밝히시며, 그들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에 대해 보복하려 한다면 당장 그들을 응징하겠다고 엄포를 놓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원로로서 피고인 이방 나라들이 하나님께 대항하여 지은 죄에 대해서 2-3절에 덧붙여 두 가지를 더 선포하십니다. 첫째, 열방이 하나님의 성전을 탈취하여 은과 금과 진기한 보물을 자신들이 섬기는 우상에게 바치려고 자신들의 신전으로 가져갔습니다. 이때도 하나님께서는 ‘내 은’, ‘내 금’, ‘내 진기한 보물’이라고 언급하시며, 이스라엘 백성과 땅뿐 아니라 이스라엘에 있는 모든 보배들도 다 하나님의 소유라는 점을 드러내십니다. 둘째, 열방은 이스라엘 자손들을 다른 민족에게 노예로 팔아넘기며 본국에서 멀리 떠나게 하였습니다. 열방의 대표로 지목된 두로, 시돈, 블레셋 지역 국가는 지중해 연안을 따라 항구가 있어 해상 무역이 가능한 점을 이용하여 전쟁에서 포로로 잡아 온 하나님의 백성들을 헬라(그리스)인들에게 팔아 수익을 얻었습니다. 특히, 블레셋 지역은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출 13:17)이라고 불리는 국제 해안대로가 놓여 있는 지역으로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를 오가는 통로였으므로 노예를 팔고 수익을 얻는 일이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열방은 하나님께서 값 주고 산 이스라엘 백성을 멸시하고 핍박하였습니다. 열방이 이스라엘에게 저지른 핍박과 악행은 바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심판(7-8)

하나님의 심판의 날은 의인과 악인의 운명이 뒤바뀌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는 수치를 영광으로, 추함을 아름다움으로, 버림받은 외로움과 쓸쓸함을 기쁨과 영광으로 바꾸어주실 것입니다. 그날을 바라며 의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억울함은 신원하고, 수치와 모욕은 칭찬과 존귀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7보라 내가 그들을 너희가 팔아 이르게 한 곳에서 일으켜 나오게 하고 너희가 행한 것을 너희 머리에 돌려서 8너희 자녀를 유다 자손의 손에 팔리니 그들은 다시 먼 나라 스바 사람에게 팔리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셨느니라(7-8)

심판자 하나님께서는 이제 열방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그들에게 마땅한 징계를 선포하십니다. 그들이 행한 그대로 그들에게 되갚아 응징하겠다고 하십니다. 그들이 이스라엘 자손을 팔았듯이, 이제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자녀들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파실 것이며, 그들이 이스라엘 자손을 헬라와 같은 먼 땅으로 흩어 보냈듯이, 이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통해 열방의 자녀들을 먼 나라 스바 사람에게 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악행을 저지르고 포로로 잡아간 이방 민족을 그냥 두지 않고 그들을 소집하여 심판하고 그들이 이스라엘에게 행한 대로 갚아주시는 정의의 하나님께서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이 행한 악행에 따라 갚지 않고 하나님 자신의 이름을 위하여 이스라엘을 흩어진 열방에서 모아 그들을 향기로 받으시며, 이로써 하나님의 거룩함을 만방에 알리는 은혜의 하나님께서입니다(겔 20:41-44).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주셨다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구원뿐만 아니라 재능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거저 주셨고, 우리는 그것을 발굴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많이 받은 자는 많이 베푸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것을 기억할 때 약자들에 대한 배려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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