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엘(02-01)
경고의 나팔을 불어야 여호와의 날
요엘 2장 1-17절
성경은 거듭 크고 크고 두려운 심판의 날을 경고하지만, 안일에 빠진 우리의 신앙은 깨어날 줄을 모릅니다. 심판을 안중에 두지 않기에, 패역한 일들을 두려움 없이 행하기도 합니다. 여호와께 돌아오는 길만이 살길이라고 호소해도 귀를 닫고 자기 길로 행합니다. 탐욕에 젖고, 나태로 잠든 한국 교회가 가야 할 길은 무엇입니까?
여호와의 날이 임박했습니다. 그날은 흑암의 날이며 여호와를 선두로 메뚜기 떼와 같은 강력한 군대가 온 유다를 쑥대밭으로 만들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그 심판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이런 끔찍한 예고 속에서도 하나님은 그의 백성에게 “이제라도 내게로 돌아오라”라고 명하시며 구원의 길을 제시하십니다.
임박한 여호와의 날(1-2)
가끔 운전하다 보면, 뒤에서 사이렌이 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급차가 급하게 환자를 운송하면서 사이렌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매우 급한 상황이기에 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생명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급한 순간에 경고의 나팔이 울리는 것을 듣는다면, 듣는 즉시 피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살 수 있습니다.
1시온에서 나팔을 불며 나의 거룩한 산에서 경고의 소리를 질러 이 땅 주민들로 다 떨게 할지니 이는 여호와의 날이 이르게 됨이니라 이제 임박하였으니 2곧 어둡고 캄캄한 날이요 짙은 구름이 덮인 날이라 새벽 빛이 산 꼭대기에 덮인 것과 같으니 이는 많고 강한 백성이 이르렀음이라 이와 같은 것이 옛날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대대에 없으리로다(1-2)
여호와의 날이 임박했습니다. 그러므로 시온을 지키는 파수꾼들이 전쟁이 났음을 알리듯(호 5:8) 나팔을 불어서 여호와의 날이 임했음을 백성에게 경고하여 위험을 알려야 합니다(습 1:16). 시온을 나의 거룩한 산으로 지칭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시온성이 하나님의 소유이며 그의 관심의 대상임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긴박한 상황, 즉, 전쟁이 일어났을 때, 모든 백성들에게 나팔을 불어서 알렸습니다. 본문에 나팔 소리의 알림은 전쟁을 알리기에 나팔을 불어라는 의미이지만, 한 편으로는 기도하며 회개하라는 의미의 나팔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와 평화로운 다스림은 나라의 위기를 알리는 나팔 소리로 깨지고, 기쁨의 예배와 찬양의 소리를 내야 할 백성은 공포에 질려 소리를 낼 수 없게 됩니다.
요엘이 예고한 여호와의 날의 실체는 1장에 기술된 메뚜기 재앙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공포가 가득한 날입니다. 2:2의 많고 강한 백성은 1:6의 한 민족과 마찬가지로 일차적으로 이방 군대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고, 비유적으로 메뚜기 떼로 묘사되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1장에서는 메뚜기 떼의 공격으로 인한 황폐의 결과가 집중적으로 묘사되었다면, 2장에서는 그 무리의 강력함과 피할 수 없고 거칠 것 없는 공격이 집중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날은 햇빛 없이 먹구름이 낀 캄캄한 날이거나, 강력하고 무수한 메뚜기 떼가 공중을 휩쓸고 나타나 마치 먹구름이 끼고 동이 트지 못한 날과 같을 것입니다(출 10:15). 이와 같은 현상은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성을 침공한 메뚜기 군대(3-9)
우리는 하나님 나라 역사의 마지막 무대에서 펼쳐질 두려운 날을 경고 받고 있는 이들입니다. 진노의 날 발을 구르며 슬피 울지 않도록 매사에 경성하고 깨어 지내야 하겠습니다. 임박한 것으로 예고되었던 여호와의 날은 예수 그리스도이 오심에서 실체로 임하였습니다. 과거 세대의 마지막 날이자 새 세대가 시작하는 날인 심판과 구원의 날이 하나님 나라 왕의 선포로 시작되었습니다.
3불이 그들의 앞을 사르며 불꽃이 그들의 뒤를 태우니 그들의 예전의 땅은 에덴 동산 같았으나 그들의 나중의 땅은 황폐한 들 같으니 그것을 피한 자가 없도다 4그의 모양은 말 같고 그 달리는 것은 기병 같으며 5그들이 산 꼭대기에서 뛰는 소리는 병거 소리와도 같고 불꽃이 검불을 사르는 소리와도 같으며 강한 군사가 줄을 벌이고 싸우는 것 같으니 6그 앞에서 백성들이 질리고, 무리의 낯빛이 하얘졌도다 7그들이 용사 같이 달리며 무사 같이 성을 기어 오르며 각기 자기의 길로 나아가되 그 줄을 이탈하지 아니하며 8피차에 부딪치지 아니하고 각기 자기의 길로 나아가며 무기를 돌파하고 나아가나 상하지 아니하며 9성중에 뛰어 들어가며 성 위에 달리며 집에 기어 오르며 도둑 같이 창으로 들어가니(3-9)
위협적인 군대는 하늘에 어둠을 몰고 오는 것만이 아니라 땅에 불을 몰고 와 들판을 모두 사릅니다. 여기서 불은 이미 앞서 1:19-20에 나오듯 가뭄과 함께 들판의 풀을 다 태운 불을 연상케 합니다. 땅을 삼키며 타오르는 불은 전쟁에서 실제 일어난 불이거나 유다 땅을 앞뒤에서 공격하는 메뚜기 군대의 기세와 파괴력, 그리고 이로 인한 영향력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은 스바냐 선지자가 묘사한 것처럼, 여호와의 날에 임한 하나님의 진노와 질투의 불을 함축합니다(습 1:16, 2:8). 메뚜기 떼가 침공하기 전까지 땅은 에덴동산과 같이 온전했지만, 그 떼가 휩쓸고 지나간 후에는 들판의 모든 것을 먹어치우므로 황량한 광야가 될 것입니다. 여호와의 날은 이와 같이 치명적이고 극적인 변화를 가져옵니다.
메뚜기 무리는 말과 기병처럼 신속히 달리고, 그들이 산꼭대기에서 뛸 때는 마차 소리나 타들어 가는 검불 소리를 내며, 마치 대열을 갖추어 싸우는 군대와 같습니다. 메뚜기 군대가 떼를 지어 온 성과 집을 쑤시고 다니며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할 때 그 세력이 강력한 용사와 같고 도둑과 같아 놓지 못하는 곳이 없고 질서 정연한 대열이 흩어지지도 않습니다. 이런 군대를 목격한 백성은 공포로 얼굴이 파랗게 질립니다.
선두에 선 전사 여호와(10-11)
배후에 계신 하나님을 볼 수만 있다면, 우리에게 닥친 환난도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끝나진 않을 것입니다. 세상은 재림이 없고 심판도 없으니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라는 말을 거절하지 않는다면, 죄인들을 향한 심판의 역사가 현실이 되고 말 것입니다.
10그 앞에서 땅이 진동하며 하늘이 떨며 해와 달이 캄캄하며 별들이 빛을 거두도다 11여호와께서 그의 군대 앞에서 소리를 지르시고 그의 진영은 심히 크고 그의 명령을 행하는 자는 강하니 여호와의 날이 크고 심히 두렵도다 당할 자가 누구이랴(10-11)
위협적인 이 군대의 우두머리에 선 전사는 바로 여호와이십니다. 하나님의 나타나심에 천지가 진동하며 해와 달과 별이 그 빛을 비추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천지만물의 반응 현상은 하나님의 나타나심을 표현하며, 때로는 하나님의 포효나 진노와 심판도 포함합니다(3:15,16; 시 18:7; 사 13:10; 겔 32:7). 하나님께서는 군대를 호령하고 그들의 사기를 북돋우며 진격 명령을 내리는 장수입니다. 그를 따르는 용사들은 무수히 많고 강력합니다. 여호와의 날이 이렇게 크고 두려우므로 이날을 견뎌낼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제라도 여호와께 돌아오라(12-14)
하나님께서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분, 인애가 크셔서 언제든 재앙 내릴 뜻을 철회할 준비가 된 하나님 말고는 생각도 못할 일입니다. 그런데도 버티겠습니까? 하나님의 부르심에 늦지 않았으니 이제라도 돌아가야 합니다. 백성들에게 이제라도 돌아오라고 하십니다.
12여호와의 말씀에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 하셨나니 13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 그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나니 14주께서 혹시 마음과 뜻을 돌이키시고 그 뒤에 복을 내리사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 소제와 전제를 드리게 하지 아니하실는지 누가 알겠느냐(12-14)
이제라도 나에게 돌아오라! 앞서 1:13-14처럼 하나님께서는 심판의 예고 속에 떨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살 길이 있다고 선포하십니다. 그 살 길이 회개라는 점은 심판의 원인이 죄에 있었다는 점을 확실히 알려줍니다.
요엘서 처음부터 메뚜기의 재앙을 비유로 시작하여 무섭고 참담한 여호와의 날의 실체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한 근본적인 목적은 이처럼 하나님의 심판이 이스라엘의 죄로 기인한 것을 깨닫고 그들이 회개하여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촉구하는 데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심판을 작정하셨지만 이스라엘이 자신의 마음을 돌이킬 기회가 있다고 밝히셨으므로, 그들은 자포자기하거나 속수무책으로 세월을 보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더 늦기 전에 조속히 그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또한, 요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어떤 분인지를 일깨우며 회개를 촉구합니다. 하나님을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로 호칭함으로써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으로 선택하여 그들과 언약을 맺은 왕이심을 상기시킵니다. 또한, 이 하나님이 은혜롭고 자비로워 재앙도 거두는 분임을 언급하여, 하나님이 언약의 백성을 용서하여 심판을 취소하고 복을 내리실 수 있다고 격려합니다. 이때 하나님의 자비로운 성품에 대한 언급은 요엘의 생각이 아나라 하나님이 직접 자기 자신에 대해 설명하신 표현이며(출 34:6), 하나님이 뜻을 돌이킬 수 있다는 언급 또한 요엘의 추측이 아니라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 특히 출애굽 때의 금송아지 사건(출 32-34장)을 근거로 제시한 말입니다. 과거에 조상들의 죄를 용서하고 재앙을 거두신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지금이라도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면 심판을 거두시고 그들이 다시금 곡식과 새 포도주와 올리브기름을 얻어 성전에 나아가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 그에게 매일 소제와 전제를 드리게 하실 수 있습니다.
성회를 소집하고 여호와께 간구(15-17)
하나님께서 분노하신 이유는 사랑하신 만큼 자녀들을 향한 화를 내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녀들에게 회개를 원하십니다. 하나님께서 회개를 원하신 것은 용서와 새로운 회복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께서 사랑하신 만큼 하나님께 순종하며 살아가야합니다.
15너희는 시온에서 나팔을 불어 거룩한 금식일을 정하고 성회를 소집하라 16백성을 모아 그 모임을 거룩하게 하고 장로들을 모으며 어린이와 젖 먹는 자를 모으며 신랑을 그 방에서 나오게 하며 신부도 그 신방에서 나오게 하고 17여호와를 섬기는 제사장들은 낭실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 이르기를 여호와여 주의 백성을 불쌍히 여기소서 주의 기업을 욕되게 하여 나라들로 그들을 관할하지 못하게 하옵소서 어찌하여 이방인으로 그들의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말하게 하겠나이까 할지어다(15-17)
하나님께서 먼저 살 길을 제시해주시자, 선지자 요엘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명령을 제대로 행하도록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진정한 회개를 설명하였고, 이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회개의 초청에 즉각 반응할 수 있도록 시온에 나팔을 불어 금식일을 정하고 사람들을 모아 회개하며 하나님의 긍휼과 구원을 간구하라고 제사장들에게 명합니다.
1:14에서와 마찬가지로 선지자 요엘은 위기의 때에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로서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런 선지자의 시의적절한 명령에 따라 제사장들은 이제 1절에서의 전쟁을 알리는 경고 나팔이 아닌 예배로의 초대 나팔을 불어야 합니다. 시온에 있는 자들은 그 소리를 듣고 아기나 노인이나 이제 갓 결혼한 자나 예외 없이 이 예배의 자리에 나와야 합니다. 심판이 유다의 모든 이에게 내려 피할 자가 없을 것이므로(3) 모두가 나와 회개의 초청에 반응해야 합니다.
이 성회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들은 이스라엘의 영적 대표로서 공동체를 위하여 중보하고 하나님의 긍휼과 구원을 간구할 책무가 있습니다(레 4:20,31, 삼상 12:23; 스 9:5-15). 이때 이스라엘을 당신의 기업으로 칭하면서 이스라엘이 이방인들에게 조롱거리가 되지 않게 해달라고 간청함으로써 이스라엘이 세계 민족들 중에서 선택한 하나님의 백성이며 한 세대만이 아니라 자자손손에 이르러 기업으로 삼은 백성이라는 점, 그리고 그러한 백성이 이방인의 조롱거리가 되면 하나님께도 욕된 일이 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용서와 구원을 재촉합니다.
크고 두려운 날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안이함과 나태, 영적 방종과 무감각으로 지나는 것은 하나님을 무시하는 일입니다. 깨어 분별하면서 그의 나라와 의를 위해 진력해 살아감이 종말을 사는 성도의 합당한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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