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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서(06-01)


위기 후에 찾아온 더욱 견고한 사랑

아가서 6장 1-12절


우리들은 자신을 향한 오해와 비난을 듣기 힘들어하지만, 자신이 속한 가족들을 향한 비난도 자신이 겪은 것처럼 아픔을 느낌입니다. 이것은 가족끼리 느끼는 정서입니다. 부부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흉과 허물이 많이 알아도, 타인이 배우자의 흉과 허물을 지적하면, 자신이 지적 받는 것처럼 아픕니다. 남편을 자신이 흉 보는 것은 괜찮아도 다른 사람이 동조하거나 주도하는 말을 들으면 결코 용납되지 않습니다.

 

부부간의 위기를 회복한 직후에는 상대의 사랑과 장점을 기억하여 이전 관계보다 더 단단한 관계가 되도록 힘써야 합니다. 본문에서는 남편을 찾아 헤매던 아내가 드디어 남편을 만났고, 그도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남편은 그간의 결혼 생활을 통해 아내의 육체적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타인들에게서도 칭찬을 받는 그녀의 특별함을 발견했다고 말해줍니다.

 

회복된 부부관계(1-3)

요즘은 여자들도 대담하게 사랑을 표현하지만, 고대 근동에서 본문에 나오는 정도로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일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더욱이 여자의 신분이 남자보다 낮다는 것에 더 이상하게 보일 것입니다. 구약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이었지만, 근본적으로 성경에는 남녀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없습니다.

1여자들 가운데에서 어여쁜 자야 네 사랑하는 자가 어디로 갔는가 네 사랑하는 자가 어디로 돌아갔는가 우리가 너와 함께 찾으리라 2내 사랑하는 자가 자기 동산으로 내려가 향기로운 꽃밭에 이르러서 동산 가운데에서 양 떼를 먹이며 백합화를 꺾는구나 3나는 내 사랑하는 자에게 속하였고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으며 그가 백합화 가운데에서 그 양 떼를 먹이는도다(1-3)

예루살렘 딸들은 여자의 남편에 대한 칭송을 들은 후, 그녀의 남편을 찾는 일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힙니다(1). 그녀들은 여자의 사랑하는 남편이 어디로 갔는지, 어느 방향으로 향했는지 묻습니다.

예루살렘 딸들은 5:9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자를 계속 ‘여자들 중에 가장 어여쁜 자’로 부릅니다. 이 호칭은 여자가 처음으로 남자에게 야외에서 만나기를 청했을 때, 남자가 약속 장소를 알려주며 자기를 부르던 호칭(1:8)이었으므로, 여자에게 지난 연애 시절 서로를 향한 애정과 호감을 계속적으로 불러일으킵니다. 그런데 예루살렘 딸들이 도와준다고 의사를 밝힌 다음 구절은 다름 아닌 남편과 아내의 육체적 결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1절과 2절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예를 들면, 둘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시 만났는지, 아내가 먼저 남편을 발견했는지, 남편이 여자를 찾아왔는지 등) 궁금하지만, 본문은 독자에게 남편과 아내의 재결합에만 집중하라고 합니다. 이는 유사한 꿈을 기술한 3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파수꾼들을 만난 여자는 그들에게 남편을 보았냐고 물었는데(3:3), 바로 그다음 절에는 자세한 설명 없이 여자가 남편을 만났다는 내용(34)이 나옵니다. 이처럼 아가서에는 한 절과 그 다음 절 사이에 어떤 정보나 이야기가 생략되기도 한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문맥 안에서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 중간에 일어났을 일들을 추측하되, 본문이 강조하는 부분으로 재빨리 돌아와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와서, 3장이나 5장에서 남편을 잠시 잃은 아내가 남편을 찾아 둘의 관계를 회복하는 최종 단계에 다른 사람들의 직접적인 개입이 없었다는 것은 부부의 틀어진 관계를 당사자들끼리 해결했음을 암시합니다.

다시 만난 부부의 재결합은 동산의 꽃밭과 목양의 분위기를 기초로 묘사되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동산, 그녀의 향기로운 꽃밭으로 내려가 거기서 뜯어먹고 그의 백합화들을 땄습니다. 아가 5:13에서는 아내가 남편의 뺨을 향기로운 꽃밭, 향기나는 망대로, 또 입술을 백합화로 견주었습니다. 여기서는 남편이 아내의 신체 부위를 ‘향기로운 꽃밭’과 ‘백합화’로 묘사합니다. 이 같은 주고받는 묘사는 서로 상대에게 즐거움을 주고 또 상대로부터 기쁨을 얻는 관계임을 보여줍니다. 부부의 육체적 결합 후 아내는 자신들의 관계에 대해 ‘나는 그의 것이고, 그는 내 것이라’고 진술합니다(3). 이 진술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후 여자가 안심하는 마음을 내비치는 듯합니다. 여자는 2:16에서 남자가 자기의 것임(‘그는 나의 것이고 나는 그의 것이다’)을 강조하며 자만한 듯했으나, 이제는 그녀가 남자의 것임을 먼저 인정하는 겸손하고 성숙한 사랑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아내에 대한 남편의 칭송(4-10)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합니다. 다양한 방식에 대해 존중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시대와 장소를 넘어서 동시에 다양한 신앙의 표현이 가능하도록 각자의 제도와 관습을 그 공동체의 표현 방식으로 여겨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 사랑의 고백도 다양한 방식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4내 사랑아 너는 디르사 같이 어여쁘고, 예루살렘 같이 곱고, 깃발을 세운 군대 같이 당당하구나 5네 눈이 나를 놀라게 하니 돌이켜 나를 보지 말라 네 머리털은 길르앗 산 기슭에 누운 염소 떼 같고 6네 이는 목욕하고 나오는 암양 떼 같으니 쌍태를 가졌으며 새끼 없는 것은 하나도 없구나 7너울 속의 네 뺨은 석류 한 쪽 같구나 왕비가 육십 명이요 후궁이 팔십 명이요 시녀가 무수하되 8내 비둘기, 내 완전한 자는 하나뿐이로구나 그는 그의 어머니의 외딸이요 그 낳은 자가 귀중하게 여기는 자로구나 여자들이 그를 보고 복된 자라 하고 왕비와 후궁들도 그를 칭찬하는구나 9아침 빛 같이 뚜렷하고 달 같이 아름답고 해 같이 맑고 깃발을 세운 군대 같이 당당한 여자가 누구인가(4-7)

(1) 아내의 아름다움에 대한 남편의 칭송(4-7)

아내의 아름다움에 대한 묘사(4-7)는 첫날밤에 아내에게 했던 말(4장)과 대부분 같아서 그날의 열정과 사랑을 상기시킵니다. 다만, 여기에서는 얼굴에 대한 육체적 묘사만 집중하여 칭찬이 상대적으로 짧아졌습니다. 이는 남편의 사랑이 줄어서가 아니라, 아내의 다른 면모에 대한 찬양(8-9)이 덧붙여졌기 때문입니다. 남자는 여자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 동물과 식물만이 아니라 건물이나 군사적 이미지도 이용합니다. 여자의 전체적인 아름다움과 당당함은 디르사나 예루살렘과 같이 윤곽과 짜임새가 수려한 도성(시편 122:3-5)에 비유됩니다. 또한, 그녀의 자태는 군대의 행진에 독보적으로 높이 들린 깃발처럼 장엄하여 사람들의 놀라움과 감탄을 자아냅니다. 구체적으로 남편의 매력을 사로잡는 것은 아내의 눈입니다. 남자는 신혼 첫날밤에 이미 신부의 눈짓 한 번에 매혹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4:9).

아내에게 눈을 다른 데로 돌리라고까지 요청할 만큼 아내의 눈길이 강력합니다(5). 그 외, 길르앗 산에서 뛰어 내려오는 염소 떼 같은 까만 머리카락, 목욕하고 나온 암양 떼 같은 이빨, 석류가 벌어진 듯 붉은 뺨에 대한 묘사는 첫날밤에 했던 묘사(4:2-3)와 거의 같습니다.

신혼 때나 결혼 후 위기를 겪고 난 후나 남편의 눈에는 아내가 한결같이 아름답습니다.

(2) 아내의 특별함에 대한 남편의 칭송(8-10)

아내의 아름다움을 이미 알고 있던 남편이지만, 그는 결혼을 통해 아내의 다른 면에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남자는 처음부터 다른 이들의 관심과 흠모의 대상이었습니다(1:34, 3:11). 그러나 여자는 그와 달리 자신의 눈에조차 포도원에서 일하느라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여자(1:5-6), 골짜기에 핀 평범한 백합화(2:1)였으며, 오빠들의 학대와 간섭을 받던 여자(1:6; 8:8-9), 파수꾼들에게 미친 여자와 같이 취급받던 자(5:7)였습니다. 그러나 예루살렘 도성에 사는 여자들과 비교되는 용모와 처지였던 이 여자(1:5-6)는 그녀들에게 사랑에 대한 조언을 주는 지혜로운 여인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2:7, 3:5; 8:4).

여자는 이들을 포함한 일반 여자들에게서 복된 여자라 칭함을 받았습니다(6:9). 또한, 솔로몬의 궁에 거하는 많은 왕비와 후궁에게서까지 칭찬을 받게 되었습니다(6:9). 이 여자와 사랑에 빠진 남자는 줄곧 그녀를 여인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자(1:8)이자 가시나무 같은 여자 중에 출중하게 핀 백합화(2:2)로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결혼 후에는 그녀의 육체적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이와 같은 다른 훌륭한 면모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에게는 육십 명의 왕비, 팔십 명의 후궁, 무수한 시녀들이 있었으나, 이 여자가 그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그의 ‘비둘기’가 되었고, ‘그의 완전한 자’(6:9)라 칭함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여자가 남자 자신에게 유일하고 특별하듯이,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에게도 외동딸이자 순수하고 순결하게 여김을 받는 유일하고 특별한 딸이었습니다(6:9). 이때 예루살렘 딸들이 끼어들어 새벽빛, 보름달, 해를 들어 여자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세워진 깃발처럼 장엄한 이 여인이 누구냐고 묻습니다(10). 대답은 당연히 남자의 유일하고 특별한 이 여자입니다! 이들의 물음은 여자에 대한 특별함을 다시 한번 더 상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여자에 대한 시각이나 평가의 변화는 여자 자신의 발전만이 아니라 여자에게 내재한 장점이 남편과 다른 이에게 표출되고 인정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한 몸으로 연합된 부부(11-12)

'방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센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자신이 배우자를 귀히 여길 때 다른 사람들도 그의 가치를 알아보고 귀히 여깁니다. 솔로몬은 수많은 왕비와 후궁이 있어도 남편에게는 특별한 존재는 아내뿐입니다. 여왕들과 후궁들도 일제히 화답합니다.

11골짜기의 푸른 초목을 보려고 포도나무가 순이 났는가 석류나무가 꽃이 피었는가 알려고 내가 호도 동산으로 내려갔을 때에 12부지중에 내 마음이 나를 내 귀한 백성의 수레 가운데에 이르게 하였구나(11-12)

남편의 아내에 대한 칭찬에 뒤따른 내용은 아내와 남편의 만남과 그들의 육체적 결합입니다. ‘호두 동산으로’로 시작되는 11절은 아내의 행선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때 ‘동산’은 그동안 여자의 몸을 비유적으로 묘사했던 단어(간; 4:12,15,16; 5:1)와 다른 형태(간나)로 나와, ‘남자의 몸’을 빗댑니다. 이 호두동산에서 여자는 골짜기의 싹들을 보고, 포도나무가 꽃봉오리를 내었는지, 석류나무가 꽃을 피웠는지 보려고 합니다. 이런 표현들은 지금이 우기가 끝난 봄이며, 이 계절은 또한 사랑에 안성맞춤인 계절임을 은근히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결혼 전 남자의 구애가 있을 때도 남자는 꽃 피고 새가 노래하며 과일나무의 꽃봉오리가 맺히는 계절이 왔다면서 같은 암시를 했습니다(2:10-13). 지금은 시간도 많이 흘렀고, 연애하던 남녀는 부부가 되어 살아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어그러진 관계를 다시 잡고, 그들의 사랑의 결합을 통하여 서로의 사랑을 견고하게 다지고 있습니다. 한편, 12절은 11절과 연결해서 본다면, 여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디론가 이르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내 귀한 백성의 수레 가운데’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으나, 11절이 여자가 남자와의 결합을 열망하며 정원에 간 내용이므로, 12절의 뜻은 여자가 정원에 있었는데 자기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자신이 존귀한 자인 남편과 함께 마차를 타고 있음을 발견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존귀한 자로 칭함을 받듯, 여자도 남자에게 존귀한 자로 불리게 됩니다(7:2).


상대방이 얼마나 의미 있는 존재인지 깨달을 때 관계회복이 가능합니다. 진정한 화해는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데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작품 가운데 실패한 작품은 없기 때문입니다.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셨던 존재가 바로 우리들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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