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21-02)
오르난의 타작마당에 제단을 세우기
역대상 21장 18-30절
우리의 죄가 아무리 크고 상황이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겸손히 그분께 나아와 죄를 고백하고 회개할 때 기꺼이 받아주시고 새로운 시작을 허락하십니다. 다윗의 사례는 우리가 어떤 어려움과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고, 그분의 긍휼을 의지하여 회개의 자리로 나아가야 함을 강력하게 일깨워 줍니다. 하나님은 결코 회개하는 마음을 외면하지 않으시며, 그분의 자비는 우리의 죄보다 크다는 진리를 이 본문은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 다윗은 요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구 조사를 강행하였고, 이로 인해 하나님의 진노를 사 징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징벌 중 다윗은 사흘간의 전염병 재앙을 택하였으며, 이 재앙으로 인해 칠만 명의 백성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 말미암아 재앙은 멈출 수 있었습니다. 여호와의 사자에게 재앙을 멈추라는 명령이 내려진 곳은 바로 오르난의 타작마당이었습니다.
오르난의 타작마당에 제단(18-19)
이는 인간의 죄로 인해 재앙이 임했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 진노 가운데서도 당신의 백성을 향한 긍휼을 잊지 않으시고, 친히 구원의 길을 열어주시는 분이심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해결책을 가지고 계시며, 그분의 때에 그분의 방법으로 역사하신다는 믿음을 갖게 합니다.
18여호와의 천사가 갓에게 명령하여 다윗에게 이르시기를 다윗은 올라가서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 19이에 갓이 여호와의 이름으로 이른 말씀대로 다윗이 올라가니라(18-19)
이스라엘에 임한 무서운 재앙, 곧 인구 조사로 인한 전염병이 멈추는 지점에서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중요한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여호와의 천사가 오르난의 타작마당 곁에 서서 재앙을 멈추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갓을 통해 다윗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전달하셨습니다.
다윗은 이미 하늘과 땅 사이에 서 있는 여호와의 천사를 보았으나, 그 천사가 정확히 어디에 서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 이에 천사는 갓 선지자를 통해 자신의 정확한 위치, 즉 오르난의 타작마당임을 명확히 알려주며 그곳에 여호와를 위한 제단을 쌓으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는 재앙이 멈춘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과의 화해와 속죄를 위한 예배가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하는 동시에, 하나님의 진노가 거두어지고 은혜가 베풀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이 명령을 받은 다윗은 하나님의 뜻에 즉각적으로 순종하며 지체 없이 오르난의 타작마당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는 다윗이 백성을 위한 속죄와 회복을 간절히 바랐으며,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그의 겸손과 순종을 분명히 보여주는 행동입니다. 이 장소는 훗날 솔로몬 성전이 세워질 거룩한 터전이 됨으로써, 하나님의 구원 계획 속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됩니다.
오르난의 타작마당을 산 다윗(20-27)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깊이 일깨워 줍니다. 이는 단순히 형식적인 종교 의례나 습관적인 행위를 넘어섭니다. 예배는 온 우주를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지극히 거룩하시며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우리가 직접 서는 엄숙하고 경외로운 순간임을 항상 마음속에 새겨야 합니다. 그분의 무한한 위엄과 거룩하심 앞에서 우리는 겸손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나아가야 하며,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이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는 합당한 태도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인식이 우리의 예배와 삶을 더욱 깊이 있고 의미 있게 만듭니다.
20그 때에 오르난이 밀을 타작하다가 돌이켜 천사를 보고 오르난이 네 명의 아들과 함께 숨었더니 21다윗이 오르난에게 나아가매 오르난이 내다보다가 다윗을 보고 타작 마당에서 나와 얼굴을 땅에 대고 다윗에게 절하매 22다윗이 오르난에게 이르되 이 타작하는 곳을 내게 넘기라 너는 상당한 값으로 내게 넘기라 내가 여호와를 위하여 여기 한 제단을 쌓으리니 그리하면 전염병이 백성 중에서 그치리라 하니 23오르난이 다윗에게 말하되 왕은 취하소서 내 주 왕께서 좋게 여기시는 대로 행하소서 보소서 내가 이것들을 드리나이다 소들은 번제물로, 곡식 떠는 기계는 화목으로, 밀은 소제물로 삼으시기 위하여 다 드리나이다 하는지라 24다윗 왕이 오르난에게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다 내가 반드시 상당한 값으로 사리라 내가 여호와께 드리려고 네 물건을 빼앗지 아니하겠고 값 없이는 번제를 드리지도 아니하리라 하니라 25그리하여 다윗은 그 터 값으로 금 육백 세겔을 달아 오르난에게 주고 26다윗이 거기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려 여호와께 아뢰었더니 여호와께서 하늘에서부터 번제단 위에 불을 내려 응답하시고 27여호와께서 천사를 명령하시매 그가 칼을 칼집에 꽂았더라(20-27)
다윗은 인구 조사로 하나님의 진노를 사 전염병 재앙을 맞았고, 재앙은 오르난의 타작마당에서 멈췄습니다. 다윗은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그곳에서 제사를 드렸으며, 하나님은 불로 응답하며 제사를 받으셨습니다. 이 장소는 하나님의 임재와 죄 용서의 상징이 되어, 훗날 성전이 세워질 거룩한 곳이 됩니다.
(1) 오르난의 타작마당: 천사의 현현과 다윗의 제사(20)
역대상 21장 20절의 ‘그 때에’는 다윗이 오르난의 타작마당으로 향하던 시각을 말합니다. 이 시각에 오르난은 타작마당에서 밀을 타작하던 중 천사를 목격하고 아들들과 함께 몸을 숨겼습니다. 오르난이 천사를 보고 숨었다는 내용은 평행 본문인 사무엘하 24장 20절에는 기록되지 않은 정보입니다. 칠십인역(Septuagint)에서는 ‘천사(מַלְאָךְ)’ 대신 ‘왕(מֶלֶךְ)’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이를 역대기 저자의 의도적인 수정보다는 필사 과정에서의 오류로 해석합니다. 그러나 현재 역대기 본문의 문맥상 '천사'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됩니다.
오르난과 그의 아들들이 몸을 숨긴 것은 칼을 든 천사에게서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만약 그들이 다윗 왕을 보았다면 21절에서처럼 정중하게 인사했을 것이며, 굳이 숨을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천사의 존재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엄중하게 조성합니다. 이는 다윗과 오르난의 거래 및 제사 등 모든 행위가 천사 앞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천사를 만나는 이 이야기는 사사기 6장 11절의 기드온 이야기를 연상시킵니다. 두 이야기 모두 밀을 타작하던 중 천사를 만나고 숨는 모티프가 등장합니다. 기드온은 숨어서 밀을 타작했고, 오르난은 천사를 보자 두려움에 숨었습니다. 다윗이 오르난의 타작마당에 도착하자,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던 오르난은 다윗을 보고 타작마당에서 나와 땅에 엎드려 절했습니다.
(2) 다윗과 오르난의 거래: 정당한 값의 의미(21-23)
오르난을 만난 다윗은 곧바로 본론을 꺼냈습니다. 백성들 사이에 퍼진 전염병을 멈추기 위해 이곳에 여호와의 제단을 쌓아야 하므로, 타작마당을 정당한 값에 사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원문은 ‘내게 주시오 / 내가 여호와의 제단을 지을 것이오 / 내게 주시오’라는 구조로 되어 있어, ‘제단을 짓는다’는 말이 중앙에 위치하여 강조되고 있습니다. 앞뒤로 반복된 ‘내게 주시오’는 다윗의 다급함과 간절함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오르난은 왕이 필요한 대로 무상으로 가져가라고 제안했습니다. 땅뿐만 아니라 번제에 필요한 소와 나무, 곡식까지도 기꺼이 내어주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오르난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며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르난의 소유로 여호와께 제물을 드리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거저 쓰라’는 것은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빌려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윗은 그 땅에 대한 영구적인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해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매입하려 했습니다. ‘상당한 값’이라는 표현은 ‘제값’을 의미하며, 창세기 23장 9절에서도 동일한 표현이 사용됩니다. 아브라함이 막벨라 굴을 매입할 때도 무상 제공을 거절하고 정당한 값을 지불하여 영구적인 소유권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현재 발생한 재앙은 다윗의 범죄로 인한 것이므로, 죄를 범한 자가 제사를 위한 제물 값을 치르는 것이 마땅합니다. 제사를 드리는 행위는 자신의 죄 사함을 위해 상당한 희생을 감수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 하나님의 응답과 성전의 의미(24-27)
결국 다윗은 그 땅의 값으로 금 600세겔을 지불했습니다. 이는 평행 본문인 사무엘하 24장 24절에서 은 50세겔을 주고 땅과 소를 매입한 것에 비해 훨씬 비싼 금액입니다. 역대기 저자는 이곳이 하나님의 거룩하고 특별한 성전이 세워질 중요한 장소임을 강조하기 위해 사무엘서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윗은 그곳에 여호와를 위한 제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린 후, 여호와께 간절히 부르짖었습니다. 여호와께 부르짖는 행위는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자신으로 인해 내려진 전염병을 거두어 달라는 간절한 호소이자, 이 문제를 해결하실 분은 오직 여호와뿐임을 고백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번제단 위로 불을 내려 응답하셨습니다.
이 응답은 하나님께서 다윗의 제사를 기뻐 받으시고 그의 요청을 들어주시겠다는 분명한 표시였습니다. 번제단에 불이 내리는 모습은 사사기 6장에서 기드온이 자신에게 말씀하시는 분이 주님이심을 입증하는 징표를 요구했을 때, 하나님께서 기드온에게 보여주신 징표와 유사합니다. 엘리야 사건에서도 여호와만이 살아계신 참 하나님이심을 이스라엘 백성과 바알 선지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불을 내리셨습니다. 불이 내렸다는 기록은 사무엘서에는 없고 역대기 본문에만 등장하는데, 역대기 저자는 이 기록을 통해 기드온이나 엘리야의 이야기를 연상시키며, 이곳이 여호와께서 참된 하나님이심을 증명하시고 임재하신 거룩하고 특별한 장소임을 강조합니다. 즉, 이처럼 여호와께서 자신의 존재를 분명하게 드러내신 곳이야말로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가 되는 것입니다.
다윗의 제사를 받으신 여호와께서는 천사에게 명령하셨고, 천사는 칼을 칼집에 꽂았습니다. 이는 예루살렘에 임했던 죽음의 재앙이 종식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평행 본문인 사무엘하 24장 25절에서는 '여호와께서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매 이스라엘에게 내리는 재앙이 그쳤더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와 달리 역대기 본문에서 천사가 언급된 것은 20절에 등장한 칼을 든 천사가 계속해서 그곳에 존재했음을 시사합니다. 칼을 든 천사의 존재는 시각적, 심리적으로 더욱 큰 두려움과 공포를 자아내며, 다윗을 하나님 앞에서 더욱 겸손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습니다. 다윗은 천사를 통해 두렵고 위엄 있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처럼 위엄 있는 하나님께서도 다윗이 제사를 드리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자, 그의 죄를 용서하시고 재앙의 칼을 다시 칼집에 꽂으셨습니다. 이를 통해 역대기 저자는 오르난의 타작마당에 세워질 여호와의 성전이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하는 장소가 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성전은 죽을 죄를 지은 죄인이 두려운 마음으로 나아와 겸손히 여호와께 죄를 회개하고 기도할 때, 죄를 용서받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기브온의 성막과 오르난의 타작마당(28-30)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에 따라 예배의 장소를 새롭게 정하시고, 당신의 구원 계획을 주권적으로 이끌어 가신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관습이나 오랜 전통에 얽매이지 않으시며, 당신의 거룩한 목적을 이루시기 위해 언제든 새로운 길을 열어 가실 수 있는 분임을 증명합니다. 우리는 종종 익숙하고 편안한 방식이나 장소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만이 유일하거나 가장 합법적인 길이라고 생각하며 얽매일 수 있습니다.
28○이 때에 다윗이 여호와께서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서 응답하심을 보고 거기서 제사를 드렸으니 29옛적에 모세가 광야에서 지은 여호와의 성막과 번제단이 그 때에 기브온 산당에 있었으나 30다윗이 여호와의 천사의 칼을 두려워하여 감히 그 앞에 가서 하나님께 묻지 못하더라(28-30)
역대상 21장 28절부터 22장 1절까지의 내용은 하나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단락은 역대기 저자가 왜 다윗이 성막이 있던 기브온이 아닌 오르난의 타작마당에서 제사를 드렸는지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1) 오르난의 타작마당을 택한 이유(28-30)
28절은 다윗이 오르난의 타작마당에서 제사를 드렸고, 여호와께서 이 제사를 받으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확히 밝힙니다. 이어지는 29-30절에서는 다윗이 기브온 산당에서 제사를 드리지 못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합니다. 당시 기브온에는 모세 시대에 만들어진 성막과 번제단이 있었으므로, 그곳에서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는 것이 가장 적법한 절차였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여호와의 천사가 칼을 들고 서 있는 것을 보고 큰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이 두려움 때문에 그는 기브온에 있는 성막, 즉 여호와 앞에 나아갈 엄두를 내지 못했고, 결국 오르난의 타작마당에서 제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2) 성전 부지의 확정(22:1)
그리고 22장 1절에서 다윗은 오르난의 타작마당을 “여호와의 성전이요 이스라엘의 번제단”이라고 선언하며, 미래에 이곳에 하나님의 성전이 세워질 것임을 공표합니다. 이처럼 다윗의 인구 조사 사건은 여호와께서 직접 성전 부지를 선택하시고, 다윗이 이를 정당하게 구매하여 준비하는 과정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인도하심과 다윗의 순종이 어우러진 중요한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대상 21장은 죄의 엄중함과 하나님의 공의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회개하는 자에게 베푸시는 무한한 긍휼을 증언합니다. 다윗은 정당한 희생으로 예배했고, 하나님은 불로 응답하시며 그 제사를 기뻐 받으셨습니다. 이 사건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으로 성전 부지가 확정되는 놀라운 섭리를 드러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익숙한 방식을 넘어, 당신의 뜻대로 새로운 길을 여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죄를 회개하고 진정한 희생으로 예배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그분의 임재와 구원을 경험합니다. 오르난의 타작마당처럼, 우리의 삶도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와 용서가 이루어지는 성전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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