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11-03)
솔로몬을 대적하는 원수들(Ⅱ)
열왕기상 11장 26-43절
바닷물은 항상 하루에 두 번 들고 납니다. 하지만 그 들어오는 물을 ‘밀물’과 나가는 물을 ‘썰물’이라고 합니다. 그 바닷물이 밀고 들어올 때나 빠져 나갈 때나 물은 눈에 뛰지 않게 서서히 빠져나갑니다. 솔로몬에게 거룩한 예배자로 살 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복들을 한없이 부어주셨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이 그릇된 길로 갈 때, 하나님의 복이 썰물처럼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솔로몬을 대적하는 원수들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라밖에서 하닷과 르손으로 솔로몬을 괴롭힌다면, 안에서는 여로보암이 솔로몬의 대적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아히야 선지자를 통해 여로보암을 세워서 우상숭배에 빠진 솔로몬을 심판하시겠다고 하십니다. 솔로몬이 여로보암을 죽이려고 하자 여로보암은 애굽으로 도망갑니다.
솔로몬의 대적(Ⅲ) : 여로보암(26-40)
하나님께서는 순종과 신실함을 요구하십니다. 다윗, 솔로몬, 여로보암에게 모두 하나님의 명령에 따르며 옳은 일을 행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하나님 없는 영광은 헛되며 영원하지 않습니다. 솔로몬은 이 세상의 모든 찬란한 부귀와 영광을 누렸지만, 그도 역시 죽어 장사되었습니다. 영원하지 못한 지혜와 권력을 얻기 위해 영원하신 하나님을 저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이 당신 안에는 없는지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것도 같습니다.
26솔로몬의 신복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이 또한 손을 들어 왕을 대적하였으니 저는 에브라임 족속인 스레다 사람이요 그 어미의 이름은 스루아니 과부더라 27저가 손을 들어 왕을 대적하는 까닭은 이러하니라 솔로몬이 밀로를 건축하고 그 부친 다윗의 성의 무너진 것을 수축하였는데 28이 사람 여로보암은 큰 용사라 솔로몬이 이 소년의 부지런함을 보고 세워 요셉 족속의 역사를 감독하게 하였더니 29그 즈음에 여로보암이 예루살렘에서 나갈 때에 실로 사람 선지자 아히야가 길에서 저를 만나니 아히야가 새 의복을 입었고 그 두 사람만 들에 있었더라 30아히야가 그 입은 새 옷을 잡아 열 두 조각에 찢고 31여로보암에게 이르되 너는 열 조각을 취하라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이 나라를 솔로몬의 손에서 찢어 빼앗아 열 지파를 네게 주고 32오직 내 종 다윗을 위하고 이스라엘 모든 지파 중에서 뺀 성 예루살렘을 위하여 한 지파를 솔로몬에게 주리니 33이는 저희가 나를 버리고 시돈 사람의 여신 아스다롯과 모압의 신 그모스와 암몬 자손의 신 밀곰을 숭배하며 그 아비 다윗의 행함 같지 아니하여 내 길로 행치 아니하며 나 보기에 정직한 일과 나의 법도와 나의 율례를 행치 아니함이니라 34그러나 내가 뺀 내 종 다윗이 내 명령과 내 법도를 지켰으므로 내가 저를 위하여 솔로몬의 생전에는 온 나라를 그 손에서 빼앗지 아니하고 주관하게 하려니와 35내가 그 아들의 손에서 나라를 빼앗아 그 열 지파를 네게 줄 것이요 36그 아들에게는 내가 한 지파를 주어서 내가 내 이름을 두고자 하여 택한 성 예루살렘에서 내 종 다윗에게 한 등불이 항상 내 앞에 있게 하리라 37내가 너를 취하리니 너는 무릇 네 마음에 원하는대로 다스려 이스라엘 위에 왕이 되되 38네가 만일 내가 명한 모든 일에 순종하고 내 길로 행하며 내 눈에 합당한 일을 하며 내 종 다윗의 행함 같이 내 율례와 명령을 지키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내가 다윗을 위하여 세운것 같이 너를 위하여 견고한 집을 세우고 이스라엘을 네게 주리라 39내가 이로 인하여 다윗의 자손을 괴롭게 할터이나 영원히 하지는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한지라 40이러므로 솔로몬이 여로보암을 죽이려 하매 여로보암이 일어나 애굽으로 도망하여 애굽 왕 시삭에게 이르러 솔로몬의 죽기까지 애굽에 있으니라(26-40)
하나님을 떠난 솔로몬은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사라져갔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나라 밖에서 에돔 왕 하닷과 수리아 왕 르손이 대적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제는 솔로몬 왕권의 내부에서도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이스라엘 사람 여로보암이 솔로몬의 적수로 등장합니다. 저자는 솔로몬에 대항하는 이방인들을 ‘대적’(사탄)으로 불렀고, 이 대적을 일으킨 주체가 ‘하나님’임을 분명히 제시했습니다(4,23). 이에 반해서 내국인 여로보암의 경우는 ‘여로보암’을 주어로 하여 그가 ‘왕을 대항해 손을 들어 올렸다’(26)는 완곡한 어조를 사용합니다.
27-40절은 여로보암이 솔로몬에게 반기를 든 계기를 설명합니다. 당시 애굽 아내를 위한 별궁을 완공한 솔로몬은 자국의 방비를 위해 밀로를 건축하고, 예루살렘 성벽 공사를 진행했습니다(27; 9:15,24). 밀로는 다윗 때에 돌로 제작한 계단식 구조물입니다(삼하 5:6-9). 솔로몬은 다윗의 성읍인 예루살렘의 성벽에 뚫린 틈이나 헐은 벽(“무너진 것”, 27)을 보수하고 강화했습니다. 다윗 성읍의 부실한 틈은 이같이 보강되었으나, 다윗 왕조를 대변하는 솔로몬의 신앙적, 영적 틈은 메꿔지지 않았습니다.
솔로몬은 예루살렘 외에 북부에서 남부까지 여러 성읍을 요새화하는 데 힘썼습니다(9:15-19). 그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속국 지역에서도 그가 원하는 대로 건축 사업을 벌였기에, 이방인의 노역과 이스라엘 백성의 부역도 끊임없이 요구되었습니다(9:20-23). 공사를 위해 솔로몬은 여러 감독을 뽑았고(9:23), 그중에 여로보암이 있었습니다. 사울이 다윗을 흡족히 여겨 무기를 담당하게 하고(삼상 16:21), 시키는 일마다 그가 성공적으로 수행하므로 군사령관을 삼았듯이(삼상 18:5), 솔로몬은 여로보암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를 요셉 족속의 부역 감독자로 임명했습니다.
이때 여로보암은 사울(삼상 9:1)과 다윗(삼상 16:18)처럼 ‘힘의 용사’(“큰 용사”)로 소개되어(28) 그가 솔로몬의 경쟁자가 될 것을 넌지시 암시합니다. ‘힘’(하일)이란 단어는 군사력 외에도 어떤 방면에서 유능함과 출중함을 뜻합니다. 여로보암이 감독자로 발탁된 것을 보면 성실함, 통솔력, 수행력을 구비한 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그가 감독하게 된 요셉 족속은 원래 에브라임과 므낫세 두 지파를 가리키며, 때로는 유다를 제외한 이스라엘 북쪽 지파 전체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어느 경우든 대개 에브라임이 대표로 소개됩니다. 에브라임 지파는 야곱과 모세의 기도 중 땅과 후손의 축복을 예고 받았으며(창 49장; 신 33장), 적극적이고 호전적인 자들이었습니다(참조. 시 60:7). 하나님께서는 에브라임 사람 여로보암에게 북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을 선언하십니다. 여로보암은 감독이 된 무렵 예루살렘에서 나오다 선지자 아히야를 길에서 만납니다. 아히야는 실로 사람이며, 나단 이후 열왕기에 처음 등장하는 선지자입니다. 아히야는 이때 새 의복(겉옷)을 입고 있었는데, 이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복선입니다. 또한 그의 신분이 선지자인 만큼(14:2; 대하 9:29) 새 겉옷을 입었다는 것은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에게는 그에게 뭔가 중요한 용무가 있음을 눈치 챌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여로보암과 아히야의 만남은 ‘길’에서 갑작스럽게 ‘들’로 전환됩니다. 인적이 드문 ‘들’이라는 장소와 “두 사람만”(29)이라는 표현은 사람의 눈을 피해 만나야 할 만큼 아히야에게 비밀스럽고 신중한 용건이 있음을 암시합니다. 아히야는 자신의 새 옷을 붙잡고는 그것을 열두 조각으로 찢었습니다. 옷은 이스라엘 전체를, 열두 조각은 열두 지파를 상징합니다. 아히야는 여로보암에게 열 조각을 취하라고 명하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솔로몬의 손에서 찢어 열 지파를 그에게 줄 것임을 선언합니다. 아히야는 이때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로 칭하는데, 이는 그가 하나님의 참된 선지자이며, 그가 전하는 말이 분명히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확신시키는 의도입니다(31). 하나님께서 여로보암에게 약속한 열 지파는 이스라엘의 북부 지파 전체를 상징합니다. 나머지 지파는 숫자상 두 지파로서 유다와 베냐민이지만(12:21,23), 유다가 대표이므로 “한 지파”로 언급되었습니다(32). 아히야가 전달한 이 내용은 앞서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예고하신 그대로입니다(11:11-13).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분열 원인이 솔로몬과 백성이 하나님을 버리고 그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임을 알리십니다. 그들이 시돈의 아스다롯, 모압의 그모스, 암몬의 밀곰을 섬긴 것은 심판받기에 합당한 죄입니다. 이런 삶은 하나님의 길로 행하고,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한 일과 하나님의 법도와 율례를 지킨 다윗의 삶과 대조됩니다(33). 그런데 이러한 솔로몬의 배역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그에게 한 지파를 남기시는 이유는 다윗과 맺은 언약을 지키시기 위함이며, 자기 이름을 두려고 선택한 예루살렘을 긍휼히 여기셨기 때문입니다(32, 36; 대상 28:4). 이스라엘의 분열이 솔로몬 대가 아닌 그의 아들 대에 일어나도록 호의를 베푸시는 이유도 다윗의 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12,34-35). 하나님께서는 다윗이 그의 앞에서 “등불”을 항상 가질 것을 선언하십니다(36). 꺼지지 않는 등불은 ‘다윗의 후손’을 가리키며, 다윗 왕조를 끊지 않으실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를 상징합니다(2:4; 8:25; 15:4).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의 죄 때문에 다윗 자손들을 괴롭게 하실 것이나 영원히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39). 이처럼 하나님께서 다윗 왕조에게 은혜와 긍휼을 베푸심으로 하나님의 크신 사랑만이 두드러집니다. 한편 하나님께서는 그가 분명히 여로보암을 취하여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을 것을 약속하십니다(37). 여로보암은 왕으로서 그의 마음에 원하는 대로 다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로보암도 솔로몬과 마찬가지로(3:14) 다윗을 따라 하나님의 율례를 지키고, 하나님의 눈에 정직한 일을 행해야 합니다(38). 순종한다면 여로보암 또한 하나님의 임재 그리고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약속한 견고한 왕조의 축복을 누릴 것입니다(38). 이처럼 이스라엘의 분열은 하나님께서 예고하신 대로 점점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솔로몬이나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돌아오는 일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죄의 징계로 고난을 주시는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심판에 앞서 그들에게 돌아올 기회를 주시는 데 있습니다(암 5:6-11). 솔로몬은 그가 간구한 대로(8:30) 하나님께 회개하고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용서하시고 심판을 거두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는다면 예고한 환난을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아히야와 여로보암의 비밀 회담과 그 내용은 솔로몬에게도, 이스라엘 백성에게도 알려진 것으로 보입니다(12:2-3, 20). 솔로몬은 자신의 신하가 왕이 될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11) 여로보암을 죽여 장래에 있을 반란을 막으려 합니다. 여로보암은 솔로몬을 피해 애굽 시작(쇼생크 1세, 주전 945-924년)에게로 도망합니다.
솔로몬의 통치 종결부(41-43)
사람들은 죄악된 길로 가면서 자신에게 있는 능력을 생각하면서 안도(安堵)합니다. 아직도 자신에게 은혜가 남아 있는 것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타락한 자신을 망하게 하지 안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죄악된 길로 가면 서서히 꺾이지만 반드시 꺾인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번성했던 나라와 집안이 서서히 망해갑니다. 그러므로 서서히 망해가는 조짐이 보일 때에, 바로 무릎을 꿇고 회개하셔야 합니다.
41솔로몬의 남은 사적과 무릇 저의 행한 일과 그 지혜는 솔로몬의 행장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느냐 42솔로몬이 예루살렘에서 온 이스라엘을 다스린 날 수가 사십년이라 43솔로몬이 그 열조와 함께 자매 그 부친 다윗의 성에 장사되고 그 아들 르호보암이 대신하여 왕이 되니라(41-43)
솔로몬은 다윗 왕조의 두 번째 왕으로서 예루살렘에서 40년 동안 통치했습니다(주전 970-930년). 열왕기는 역대기와 마찬가지로 각 왕의 통치 기록 마지막에 유사한 형식과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솔로몬의 남은 사적, 그가 행한 모든 것, 그리고 지혜는 솔로몬의 실록에 기록되었습니다. 여기서 “남은 사적과 그가 행한 모든 것)”은 각 왕의 통치 종결부에 공통으로 나오는 어구입니다(14:29; 15:7). “사적”으로 번역된 단어(데바림)는 왕이 수행한 ‘행적’, ‘업적’을 가리키며, ‘말씀’의 의미도 있습니다. 솔로몬의 경우 공통 어구 다음에 “그의 지혜”가 특별히 언급되었습니다. 이는 긍정적으로는 그의 지혜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며, 그 지혜로 인해 부귀영화를 누렸음을 상기시킵니다. 부정적으로는 그가 전무후무한 지혜를 가졌음에도 여호와를 경외하는 데서 멀어져, 하나님의 진노를 샀고 결국 나라의 분열을 가져왔음을 기억하게 합니다. 따라서 솔로몬에 대한 이 평가는 포로기의 청중이나 현대 독자에게 여호와를 신뢰하고 경외하는 것이 진정한 지혜임을 교훈합니다. 솔로몬은 다윗의 성읍에 장사되었고, 그 뒤를 이어 르호보암이 왕좌에 오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다는 솔로몬의 지혜도 하나님의 뜻을 꺾을 수 없습니다. 결국 지혜의 왕이신 하나님의 계획만이 성취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언약을 잊고 세상에 마음을 빼앗겨 세상을 섬길 때 하나님께서 징계의 도구인 영적 여로보암을 일으키십니다. 하나님꼐서 그들을 일으키시기 전에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징계에 대한 말씀을 성취하시기 위해 우리 삶에 두신 영적 여로보암을 보호하고 살려 두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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