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04-01)
이스보셋의 최후
사무엘하 4장 1-12절
세상에는 과정이나 방법이야 어떻게 되든지 결과만 좋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불순하고 잘못된 방법을 사용해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지 최종적인 결과는 아닙니다.
아브넬은 이스라엘을 다윗의 손에 넘긴다는 협약을 맺고 돌아가던 길에 요압에게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이 일로 다윗은 정치적인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최선을 다해 아브넬의 장례를 치러줍니다. 그 결과 다윗은 아브넬을 죽였다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아브넬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스보셋과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두 심하게 낙심하였는데, 아브넬이 이스라엘 권력의 핵심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보셋의 근황(1-3)
요즘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풀의 꽃처럼 사라져버릴 인생을 의지하다 어려운 일을 만나면, 이스보셋처럼 맥이 풀리고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도울 힘이 없는 인생을 의지하고 살았던 사람들의 결과입니다. 시편에서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4그의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그 날에 그의 생각이 소멸하리로다 5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게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편 146:3-5)라고 하였습니다.
1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은 아브넬이 헤브론에서 죽었다 함을 듣고 손의 맥이 풀렸고 온 이스라엘이 놀라니라 2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에게 군지휘관 두 사람이 있으니 한 사람의 이름은 바아나요 한 사람의 이름은 레갑이라 베냐민 족속 브에롯 사람 림몬의 아들들이더라 브에롯도 베냐민 지파에 속하였으니 3일찍이 브에롯 사람들이 깃다임으로 도망하여 오늘까지 거기에 우거함이더라(1-3)
사울의 집에 중심이던 아브넬이 헤브론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 왕은 맥이 풀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1). 아브넬은 사울 집의 힘의 근원이었습니다. 그가 이스보셋을 왕으로 올리고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이끌고 지탱해 왔습니다. 그의 죽음은 이스보셋에게 더욱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이스보셋의 왕위는 국민들의 지지와 하나님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직 아브넬의 힘에 의해 생겨나고 유지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2-3절은 이야기의 흐름을 끊고 새로운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의 군지휘관 바아나와 레갑입니다. 이들이 지휘하는 부대는 주로 습격과 약탈을 하는 왕의 정예부대이며, 이들은 이스보셋의 가장 중요한 지휘관들입니다. 또한 베냐민 지파 브에봇 사람 림몬의 아들들로 사용의 집과 같은 지파 사람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3절에서 브에롯 사람들의 혈통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데, 브에롯은 원래 여호수아를 속이고 살아남은 기브온 사람들의 성읍이며, 베냐민 지파에 속하지만 가나안 사람의 성읍이었습니다.
그런데 2절 하반절에서 현재 브에롯은 베냐민 지파에 속하며 브에롯의 거주민들은 짓다임으로 도망갔다고 설명합니다. 사울 통치하에서 이곳 거주민을 쫓아내고 베냐민 사람들이 그곳을 점령하여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마도 이 사건은 후에 사무엘하 21:1-14에서 기브온 사람들이 다윗에게 사울의 죄를 처벌해달라고 요구하는 이야기의 배경일 것입니다. 여기서 브에롯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은 바아나와 레갑이 브에룻 사람이지만 혈통적으로 베냐민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이스보셋이 같은 지파 사람의 손에 죽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것입니다.
요나단의 아들의 근황(4)
암투와 혼탁한 사건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보호하고 그의 집을 지키시고 세워나가십니다. 흑백을 가릴 수 없는 상황에서도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 보시기에 옳은 것을 따라 행동합니다. 자기 속도를 잃지 않으려면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고 하나님의 보폭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4사울의 아들 요나단에게 다리 저는 아들 하나가 있었으니 이름은 므비보셋이라 전에 사울과 요나단이 죽은 소식이 이스르엘에서 올 때에 그의 나이가 다섯 살이었는데 그 유모가 안고 도망할 때 급히 도망하다가 아이가 떨어져 절게 되었더라(4)
여기서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 한 인물이 소개됩니다. 이 인물을 소개하는 것은 이스보셋의 죽음 사건을 기록하기 전에 사울 가문에 아직도 생존자가 있으며, 바로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 임을 알리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이스보셋이 죽으면 사울 집의 계승자는 므비보셋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요나단에게 그의 집과 자손들을 살려주기로 언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유다가 합병되면 므비보셋의 신변은 어떻게 될지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므비보셋은 요나단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죽었을 때 다섯 살이었고, 그때 유모가 데리고 도망하다가 떨어뜨려 다리를 절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이것은 아직 므비보셋이 10세 전후의 어린아이이고 다리가 불편하여 군인의 역할을 하기에는 약점이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이스보셋 이후의 사울 집 왕위 계승자인 므비보셋은 사울 집을 계승하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스보셋 이후에 다윗을 왕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말해줍니다.
신복에게 죽임을 당한 이스보셋(5-7)
모든 사람이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상대방의 신뢰에 반하지 않도록 성의있게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법원칙이다. 상대방의 신뢰를 헛되지 않도록 성의있게 행동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말합니다. 신뢰를 깨는 일은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기회주의자들에게 신의나 의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직 모략과 술수가 난무할 뿐입니다. 나라가 부흥할 때는 좋다고 따라다니다가 나라가 망하게 되니깐, 왕의 머리를 출세의 도구로 삼는 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5브에롯 사람 림몬의 아들 레갑과 바아나가 길을 떠나 볕이 쬘 때 즈음에 이스보셋의 집에 이르니 마침 그가 침상에서 낮잠을 자는지라 6레갑과 그의 형제 바아나가 밀을 가지러 온 체하고 집 가운데로 들어가서 그의 배를 찌르고 도망하였더라 7그들이 집에 들어가니 이스보셋이 침실에서 침상 위에 누워 있는지라 그를 쳐죽이고 목을 베어 그의 머리를 가지고 밤새도록 아라바 길로 가(5-7)
므비보셋에 대한 설명 다음에 다시 이야기는 이스보셋과 부하들에게로 돌아갑니다. 이 단락은 이스보셋이 죽임을 당하는 장면으로 이스보셋의 신복들이 브롯에서 출발하여 이스보셋의 집에 가장 뜨거운 한낮에 도착하였고, 때마침 이스보셋이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본문에서 바아나와 레갑이 사전에 계획하고 와서 살인한 것인지, 자고 있는 이스보셋을 발견하고 우발적으로 죽인 것인지는 분명히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1절과 연결하여 볼 때 이들은 이스보셋의 후원자이자 힘의 근원이었던 아브넬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스보셋의 왕위가 얼마 가지 못하고 다윗에게 넘어갈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낮잠을 자는 한낮에 이스보셋의 집에 도착하였고, 예상대로 이스보셋은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스보셋을 지키고 있는 호위병들을 속이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밀을 가지러 온 듯 꾸몄습니다. 이스보셋이 자고 있는 사이에 집에 들어가려고 거짓말을 한 것은 이들이 사전에 이스보셋을 죽이기로 계획하고 왔다는 증거가 됩니다. 이들이 어떠한 해도 입힐 생각 없이 단순히 이스보셋을 만나러 온 것이라면 그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것이 더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6절과 7절은 같은 사건을 조금 다르게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해석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6절은 이들이 이스보셋을 죽이고 도망가는 것을 간단하게 기술하고 있고 7절은 이것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6절은 이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 배를 찔러 죽이고 도망갔다고 요약적으로 말하고 있는 반면에, 7절은 이들이 들어가서 본 상황, 즉 이스보셋이 침상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상황을 설명합니다. 5절에서 이스보셋이 낮잠을 자는 장면은 화자가 설명하였습니다. 반면에 7절은 바아나와 레갑의 시선으로 본 모습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7절에서 ‘쳐죽이다’는 6절의 배를 찔러 죽이는 행동을 설명한 것이고, 7절에서 이스보셋의 머리를 베었다는 것과 아라바 길로 갔다는 설명이 덧붙여지는데, 이것은 6절의 ‘도망갔다’는 말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한 것입니다. 이스보셋의 머리를 벤 것은 자신들이 이스보셋을 죽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이것은 다윗에게 가기 위한 준비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보셋의 머리를 벤 것도 이들이 사전에 계획한 살인임을 증명해줍니다. 이들은 밤새 아라바 길을 걸어서 헤브론에 도착합니다. 마하나임에서 헤브론까지는 대략 100킬로미터 정도입니다. 그런데 다음날 헤브론에 도착한 것을 보면 이들이 매우 서둘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스보셋의 왕국 안에서 살인자를 추적하는 손길을 피하려고 최대한 빨리 다윗의 집으로 들어가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스보셋을 죽인 자들을 처형하는 다윗(8-12)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레갑과 바아나는 이스보셋을 죽여 자신의 이익을 얻으려고 했지만, 그들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우리 성도들은 자신만 좋다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8헤브론에 이르러 다윗 왕에게 이스보셋의 머리를 드리며 아뢰되 왕의 생명을 해하려 하던 원수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의 머리가 여기 있나이다 여호와께서 오늘 우리 주 되신 왕의 원수를 사울과 그의 자손에게 갚으셨나이다 하니 9다윗이 브에롯 사람 림몬의 아들 레갑과 그의 형제 바아나에게 대답하여 그들에게 이르되 내 생명을 여러 환난 가운데서 건지신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10전에 사람이 내게 알리기를 보라 사울이 죽었다 하며 그가 좋은 소식을 전하는 줄로 생각하였어도 내가 그를 잡아 시글락에서 죽여서 그것을 그 소식을 전한 갚음으로 삼았거든 11하물며 악인이 의인을 그의 집 침상 위에서 죽인 것이겠느냐 그런즉 내가 악인의 피흘린 죄를 너희에게 갚아서 너희를 이 땅에서 없이하지 아니하겠느냐 하고 12청년들에게 명령하매 곧 그들을 죽이고 수족을 베어 헤브론 못 가에 매달고 이스보셋의 머리를 가져다가 헤브론에서 아브넬의 무덤에 매장하였더라(8-12)
헤브론에 도착한 이들은 바로 다윗 왕에게 이스보셋의 머리를 보여주며 왕의 생명을 찾으려 했던 원수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의 머리가 여기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다윗이 사울을 원수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그의 아들 이스보셋도 원수로 여길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자신들의 행동은 여호와께서 다윗에게 행한 사울의 악행을 사울과 그의 자손들에게 되갚으신 정당한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이들은 이스보셋을 죽이면 다윗이 자신의 원수를 죽였다고 좋아할 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판이었습니다. 다윗은 이들에게 사울의 죽음을 좋은 소식인 줄 알고 전한 자를 죽였다고 말합니다. 즉 소식을 알린 사람도 죽인 마당에 침상에서 자고 있는 사람을 잔인하게 죽인 살인자들을 그냥 두겠냐는 것입니다. 다윗은 여호와의 살아계심을 두고 맹세하면서 이런 살인자는 반드시 죽이겠다고 한 후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재물과 권력을 가져다줄 줄 알았던 이스보셋의 머리는 그들의 살인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물이 되어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입니다. 이들의 수족을 자른 후 팔다리 없는 시체를 헤브론 못가에 매달았습니다.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처형입니다. 시체를 욕보이는 일은 이스라엘에서 잘 행하지 않는데, 다윗은 사울과 사울의 아들들이 모욕당했던 방법 그대로 이들에게 행함으로 이들이 사울 집에 행한 죄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이스보셋을 죽인 자들에 대해 이렇게 신속하게 처형하고 그들의 시체를 모욕한 것은 아브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이스보셋을 죽이라고 시켰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이며, 사울 집에 속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원한을 갚아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인간들의 욕심과 원한과 살인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다윗이 전체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르는 데 가장 큰 걸림돌들이 제거되었고, 결국 다윗은 온 이스라엘의 왕이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선한 방법으로도 하나님의 일을 이루시지만 악하고 욕심에 가득 찬 인간들이 판치는 세상에서는 그들의 악함을 이용하여 하나님의 일을 이루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은 선으로 갚으시고 악은 악으로 갚으시면서 계획을 하나씩 이루어가십니다.
나가는 말
성도들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좇으면서 올바른 방법과 과정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로서, 하나님 나라를 잘 이해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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