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14-01)
그리스도 공동체 안에 연약한 자들
로마서 14장 1-6절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에 하나가 있다면, 말씀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데 말씀과 교회를 사랑하는 일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온전한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 만큼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한 만큼 하나님의 교회를 사랑하게 되어 있습니다. 더 듣고 싶고, 더 가까이 하고 싶고 그리고 그 말씀대로 살고 싶어 하는 열망에 가득찰 것입니다. 그 아름다운 은혜의 초대로 함께 나가시길 바랍니다.
이제 사도 바울은 로마교회 안에 있던 형제들과의 관계들을 지적합니다. 음식 문제와 절기 문제로 빚어졌던 갈등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들 모두를 받으셨다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믿음이 연약한 자를 비판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연약한 자들을 세우시는 권능은 주님께 있습니다.
남을 비판하지 말라(1-4)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남을 비판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믿음의 차이 때문입니다. 교회 안에서 싸움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 성도들에게도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갈 5:15)고 권고한 적이 있습니다.
1믿음이 연약한 자를 너희가 받되 그의 의심하는 바를 비판하지 말라(1)
성경은 서로를 향한 비판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비판할 때는 조심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가급적 비판하는 일을 삼가하면 좋겠다고 말씀을 전개합니다. 바울은 로마 교회 안에서 성도들이 성도들을 향해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말씀합니다.
⑴ 연약한 믿음을 용납(1a)
바울은 먼저 ‘믿음이 연약한 자를 받라’고 권고합니다. 믿음이 있지만 아직까지 연약한 사람을 용납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의 믿음은 약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실수나 단점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의 믿음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연약한 점들을 수용하라고 하십니다. 믿음이 연약하지만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교회에서 원하는 수준에 요구하는 사항을 잘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판단하고 행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형제들과 생각과 견해가 다르다고 언쟁을 통해서 바꾸려고 해서는 교제를 맺을 수 없습니다. 처음 교회에 출석했을 때를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교회에 처음 오신 분들은 모든 교회의 환경이나 예배가 매우 낯설습니다. 그들은 주기도문이나 사도행전도 더 나가서 헌금하는 일도 모릅니다. 그리고 찬송하는 것 모릅니다. 모든 낯선 가운데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존 성도들은 초신자를 위한다면 그들의 시선으로 보고 응대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그들의 연약함이나 미숙함을 가지고 비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사람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고 품어 주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잘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믿음은 처음부터 확실하고 완전하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믿음은 과정이 있는 것입니다. 의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들이 의심(疑心)하고 회의(懷疑)하더라도 받아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여러 가지를 질문하더라도 불쾌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러한 사항을 가지고 헐 트거나 지적하지 말아야 합니다. 연약한 성도들에게 ‘틀렸다!’,‘잘못됐다!’라고 말함으로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말을 할 때는 상대를 배려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말을 해야 합니다. 그리므로 사랑하는 사람이 비판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을 하면서 충고할 때 그 충고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가 준비 안됐다면 비판은 아무리 좋은 비판일지라도 삼가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그 충고의 말이 그에게 가시가 되어서 박힐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연약한 사람이 지적을 받음으로 믿음에 낙망이 생기고, 교회를 떠나는 일도 생깁니다.
⑵ 연약한 사람들을 기다림(1b)
바울은 다음으로 ‘그의 의심하는 바를 비판하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이것은 연약한 믿음의 사람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들을 신앙의 훈련에 참가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들에게 말씀의 깊은 통찰의 내용을 나누고 가르쳐야 합니다.
성질이 불같이 급한 아들을 둔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나무판 하나를 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낼 때마다 그 나무판에 못 하나씩 박으라고 했습니다. 이제 아들이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게 되자, 아버지는 이번엔 화를 한 번씩 참을 때마다 나무판에 박힌 못을 빼라고 했습니다. 우리들이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면 나중에 사과를 할 수 있지만, 그 사람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이 약한 사람들을 잘 받아주고, 믿음이 원하는 수준만큼 이르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그들이 그런 생각을 했는가를 품어주고, 그리고 성숙한 성도들은 연약한 성도들의 눈높이로 내려가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믿음이 성장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연약한 사람들이 성장할 때까지 잘 기다려야 합니다. 믿음의 성장에는 오랜 시간과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성장한 성도들의 인내가 필요합니다. 참고 기다리면서 그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시간과 때가 있는 성숙(2-3)
성급함으로 망치는 것을 콩나물국과 시루떡만이 아닙니다. 짐승이나 식물들도 성장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한 순간에 자라지 않습니다. 특히 사람이 성장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성장하면서 우유를 먹을 시기가 있고, 채소를 먹을 때가 있고, 그리고 고기를 먹을 때가 있습니다. 영적인 성장에서도 더욱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2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먹을 만한 믿음이 있고 연약한 자는 채소를 먹느니라 3먹는 자는 먹지 않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못하는 자는 먹는 자를 판단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이 저를 받으셨음이니라(2-3)
사도 바울에게 보고되는 문제 중 하나는 로마 교회 안에서 음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들 중에 고기를 먹는 문제를 가지고 서로 비판하고 다투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습관에 따라서 짐승을 잡으면 이방신에게 들려진 후에 판매되었기 때문에 우상 제물로 바친 고기를 꺼렸던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고기는 먹지 않고 채소만 먹는 사람들도 있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고기는 먹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상대를 헐뜯고 비판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바울은 이런 문제로 서로 비판하지 말라고 합니다. 모두 주님을 따르려고 하는 의도에서 하는 행동이니 서로 용납하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받으셨는데, 왜 너희들은 받지 못하느냐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진정으로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하는 행동이라면 자신과 입장이 다르더라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시각과 견해로 차이로 부딪친 것은 아무런 명분이 없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성도들의 특징은 서로를 상대방을 판단하려는 것입니다. 연약한 성도들이 성숙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연약한 성도들은 하나님의 사랑과 믿음 안에 권면하면서 성숙한 과정을 기다려야 합니다. 비판의 대상이 보인다면, 인내하시고 사랑으로 기다려야 합니다.
판단의 주인이신 주님(4)
성도들은 영적 성숙에 있어서 서로 다른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태도나 행동을 결정짓는 가지각색의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형제들과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배워야 할 것 중 첫째가 남을 비판하지 않는 것입니다. 바울은 성도들이 비판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을 한 가지 더 설명하고 있습니다.
4남의 하인을 판단하는 너는 누구뇨 그 섰는 것이나 넘어지는 것이 제 주인에게 있으매 저가 세움을 받으리니 이는 저를 세우시는 권능이 주께 있음이니라(4)
사도 바울은 성도들이 비판할 수 있지만, 비판할 수 있는 부분을 조절하라고 말씀합니다. 함부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하인은 그 주인이 알아서 알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하인까지 간섭하는 것은 월권(越權)입니다. 그 주인이 알아서 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판단할 때, 당신이 할 수 있는 권리와 범위 안에서만 하라는 것입니다. 베드로를 보면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사랑했었고, 멋있게 주님을 향해 신앙고백을 했습니다. 그래서 주님으로부터 큰 칭찬을 받고 천국의 열쇠까지 받았습니다. 또 ‘반석’이라는 ‘베드로’라는 멋진 이름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직후에 베드로는 교만한 일을 행했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대해 말씀하시니깐, 베드로는 주님께 십자가를 감당하지 말라고 참견했습니다.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베드로의 범위를 넘어선 교만의 행위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사단아! 물러가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는 것은 베드로의 영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서양 속담에 “상대방에 신을 신어보기 전에는 걸음걸이를 비판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길을 걸어가면서 다리를 절고 가는데, 그 사람이 장애가 있어서 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옛날에는 구두를 만들면서 못을 박았습니다. 그 못이 삐져나왔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상대방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던진 말이 상대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보다 우리 속마음과 동기를 보시고 인정하시는 분이십니다. 편협하게 한두 가지로 속단하지 않으십니다. 그 하나님의 정확하심과 넓으심 때문에 우리는 어떤 형편이든지 넉넉하고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바울 당시에 소위 믿음이 강하다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구약의 율법과 전통에서 자유로웠습니다. 그들의 눈에 구약의 율례를 따라(레위기 11-16장) 고기를 먹지 않고 채소만 먹는 사람들은 복음이 가져다주는 자유를 전혀 모르는 것으로 비쳐졌습니다. 따라서 복음 안에서 자유를 구가하는 사람들은 채소만 먹는 믿음이 연약한 사람들을 종종 업신여기기도 했습니다. 바울은 이런 문제로 성도들끼리 서로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며 성도들의 믿음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제시했습니다(4).
주님과 그분의 나라를 위해(5-6)
모든 영역과 삶의 경험 속에서 각 성도들이 그리스도를 위해 갖는 책임은 중요한 것입니다. 각각의 그리스도인들은 살든지 죽든지 주 앞에 있으며, 그리스도인 형제에게 맡겨진 것이 아니라 주께 맡겨졌습니다. 어떤 일을 하기로 결정할 때 그 일이 주님의 영광과 주님의 나라를 위한 것인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까?
5혹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혹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에 확정할찌니라 6날을 중히 여기는 자도 주를 위하여 중히 여기고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으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요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느니라(5-6)
구약 율법과 규례의 한계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극복되어 가던 초대교회 안에서 안식일을 지키는 문제는 유대파 그리스도인과 이방인 그리스도인에게 하나의 골칫거리였습니다. 일부 유대파 그리스도인들은 구약에 규정된 절기들을 옹호했지만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날을 똑같이 강조했고 또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인 일요일을 ‘주님의 날’로 강조했습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모든 문제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기준이 되면서 주님이 부활하신 날, 곧 주일이 거룩한 날로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주님과 주님의 나라’가 어떤 날을 따로 구별해 거룩하게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준이 된 셈입니다. 따라서 성도들이 무슨 일을 하든지 중요한 것은 ‘주님을 위해’, ‘주님의 나라를 위해’ 감사함으로 하겠다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모두 자격이 없는 연약한 존재인데도 그리스도께서 받아들여진 존재들입니다. 그것으로 하나님께 영광이 된 자들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서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일 때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신앙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정죄했습니다. 이제는 자신들의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귀하고 중요하게 여기시는 존재로 다른 사람들을 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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