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21-04)
하나님 나라를 맞이하는 준비
누가복음 21장 29-38절
어느 식당에 음식을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에 또 먹으러 가는데, 음식 맛이 처음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니깐, 지난번에는 배고파서 와서 먹었지만, 다음에는 배부른 상태로 가니깐, 맛이 달라 보인 것입니다. 영혼의 상태도 그렇습니다. 갈급해서 하나님 나라를 바라볼 때와 세상의 것으로 만족한 상태에서 바라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이 세상의 것이 가득 차면 변질하여 갑니다.
- 예수님께서는 때와 징조에 대한 사람들의 질문 중 이제까지 징조를 설명했고, 29-36절에서는 때와 관련된 교훈을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종말의 구체적인 시간을 알리지 않고 종말의 확실성, 즉 인자가 확실히 온다는 사실을 강조하고(21:29-33) 인자의 재림에 합당한 준비가 어떤 것인지 말씀하십니다(34-36). 37-38절은 종말 강화의 맺음말일 뿐 아니라 성전에서 가르친 예수님의 말씀을 매듭지는 역할도 합니다.
종말의 때와 준비(29-36)
악이 편만할수록 우리의 고민은 깊어지고, 구원에 대한 기대는 높아집니다. 주님께서는 피안적으로 살려는 우리에게 현실에 두 발 듣고 이미 임한 그 나라 백성의 삶을 살라고 촉구하십니다. 주의 날을 경고받은 자로서 마지막 때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합니까?
29이에 비유로 이르시되 무화과나무와 모든 나무를 보라 30싹이 나면 너희가 보고 여름이 가까운 줄을 자연히 아나니 31이와 같이 너희가 이런 일이 나는 것을 보거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운 줄을 알라 32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모든 일이 다 이루리라 33천지는 없어지겠으나 내 말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34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함과 술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지고 뜻밖에 그 날이 덫과 같이 너희에게 임하리라 35이 날은 온 지구상에 거하는 모든 사람에게 임하리라 36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하시니라(29-36)
본문에서 예수님은 무화과 나무의 비유를 통해 모르는 사람이 아닌 주의 오는 징표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비유는 사람들이 사물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은 종말이 가까워질수록 기도하고 경계를 늦추지 말고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1) 종말의 때(29-33)
예수님께서는 종말의 확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무화과나무와 나무들의 비유로 당시 청중이 알고 있는 상식을 활용하십니다. 무화과나무는 팔레스타인에 잘 알려진 나무였고 특히 올리브산 주변에 많았습니다. 무화과나무에서 ‘모든 나무들’로 확장한 것은 무화과나무 아니라 모든 식물, 곧 보편적인 자연의 상태를 제시하기 위함입니다. 무화과나무는 겨울에 잎이 떨어지고 늦은 봄에 잎이 돋아나는 나무입니다. 무화과나무에 새로운 가지와 잎이 생기면 여름이 가까이 이르렀음을 알 수 있고, 잎이 다 떨어지고 가지만 남았다면 겨울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28절과 연결해 보면, 29-30절에서 여름이 이미 가까이 이른 것은 최후 심판 또는 속량에 의한 기쁨의 시간이 가까이 온 것을 의미합니다. 무화과나무의 예처럼 제자들은 인자의 오심과 관련된 모든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볼 때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이른 줄 알아야 합니다(31). 31절의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25-28절의 사건들을 가리키므로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것”(31)은 인자의 재림이 가까이 임한 것과 같은 의미다(27). 따라서 31절의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의 초림으로 시작된 나라가 아니라 예수님의 재림으로 완성될 나라를 가리킵니다. 이미 하나님 나라를 경험한 성도들은 핍박과 고난에서 ‘해방’과 ‘구출’을 선사하는 완성의 나라에 들어갈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때는 신자들이 구원을 얻게 되는 때입니다(28). 28절과 31절에 묘사된 인자의 오심(두 번째 오심)과 하나님 나라의 도래(완성)는 동일한 종말론적 사건의 다른 표현이고 강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것이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 있게(진실로, 아멘) 말씀하십니다(32). 만일 ‘모든 것’이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와 관련 있다면 “이 세대”는 예수님 당시의 세대(generation)를 가리키게 됩니다. 만일 ‘모든 것’이 종말론적 사건들을 가리킨다면 이 표현은 ‘이 시대’(this age)가 됩니다. 후자가 본문의 흐름에 적합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29-33절은 인자가 오는 시간이 아니라 재림의 ‘확실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33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주장이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하늘과 땅이 지나가더라도 예수님의 말씀이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이후 이천 년의 시간이 흘렀고, 재림에 대한 경각심과 기대가 약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말씀은 성취되어 왔고 이제는 완성될 시간을 기다립니다. 재림에 대한 약속은 분명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2) 종말의 준비(34-36)
누가복음의 종말 강화 자체는 다른 공관복음에는 공유되지 않는 34-36절로 끝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과 역사의 끝에 일어날 징조들을 예고하신 후에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가르치십니다. 종말론적 초점을 강조하기 위해 예수님은 “그 날”, “뜻밖에” 또는 ‘예고 없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34) 하나님의 권능이 모든 이들에게 나타나게 될 것(35)과 심판의 두려움(“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36), 최후 심판의 실재(“인자 앞에 서도록”, 36)를 서술하십니다. 인자의 오심에 대한 준비는 윤리적 삶을 사는 것입니다. 특히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무절제(8:14; 12:45-46)와 삶의 염려(8:14; 14:15-24; 17:26-27, 28-30)라는 두 가지 문제를 주의해야 합니다. 34절의 ‘바레오’는 술로 정신이 둔해지는 상태를 묘사합니다. 이는 이어서 나오는 음주와 관련된 두 용어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술이 깨지 않은 숙취의 상태입니다. 방탕함과 술 취함으로 사는 것은 과도한 욕망에 이끌려 살면서 마음의 초점이 진리에서 벗어나 사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특히 이런 태도는 물질주의적 가치관에 물든 삶과 관련 있습니다. 과음한 사람이 목표 지점침은 예수님 당시의 청중뿐 아니라 재림 때까지 모든 시대의 청중에게 주신 교훈이라는 사실을 고려해야 합니다. 종말 강화가 주어진 목적은 모든 시대의 교회로 하여금 긴장하고 분별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본문의 구조가 이런 가르침을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강화를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8)로 시작하고 “기도하고 깨어 있으라”(36)는 명령으로 맺으십니다. 8절과 36절은 수미상관 구조로 1세기 청중뿐 아니라 역사의 끝을 준비하는 모든 시대의 청중에게 종말을 준비하는 성도의 윤리적 삶을 교훈합니다. 종말을 준비하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는 34-36절도 마찬가지로 ‘주의하라’(34)로 시작하고 “깨어 있으라”(36)로 끝납니다(수미상관). 즉 주의하고 깨어 있는 것이 재림을 준비하는 모든 시대 신자의 특징이어야 합니다. 성도들로 하여금 예수님의 말씀과 경고에서 벗어나게 하는 강력한 힘과 유혹은 물질주의입니다. 돈에 영혼을 빼앗기면 말씀에 대한 매력을 잃어버립니다. 돈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는 사람은 오직 돈에 대한 염려에 사로잡혀 종말에 대한 두려움과 경각심을 느끼지 못합니다. 늘 주의하고 깨어 기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기도는 재림을 기다리는 신자가 신앙 초점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최선의 준비입니다.
성전에서 가르치시는 예수님(37-38)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환경을 통해 우리가 기도할 수밖에 없도록 하시며, 이는 우리에 대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도하는 백성이 되도록 인도하십니다. 이러한 환경은 영적으로 깨어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결국, 기도는 우리의 신앙을 더욱 깊게 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37예수께서 낮이면 성전에서 가르치시고 밤이면 나가 감람원이라 하는 산에서 쉬시니 38모든 백성이 그 말씀을 들으려고 이른 아침에 성전에 나아가더라(37-38)
예수님께서는 낮에는 성전에서 가르치시고(참조. 막 11:15,19,27; 마 21:12,17,23; 요 8:1-2) 밤에는 올리브산(“감람원”, 37절)에서 숙박하셨습니다. 아울리조마이(ainisonal)는 ‘숙박하다’라는 뜻으로 예수님 일행이 기드론 골짜기 혹은 올리브산의 비탈에 야영할 곳을 마련했음을 암시합니다. 누가는 올리브 산을 언급하는 것으로 예수님과 순례자들이 예루살렘 안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말하자면, 예수님께서는 선지자들이 죽는 장소인 예루살렘에서(13:33) 성전의 운명을 선포하심으로 선지자의 소명을 실천하십니다. 또한 누가는 가르침의 장소인 성전을 37-38절에서 두 번 언급함으로써 예수님께서 생의 마지막을 가르침에 집중하셨음을 부각합니다.
항상 준비된 마음으로 하나님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도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하며, 두려움 없이 하나님의 구원을 믿고 살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믿음을 통해 우리는 어떤 환경에서도 평안을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소망을 가지고, 영적으로 깨어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는 우리의 신앙을 더욱 깊게 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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