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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07-02)


아간의 죄와 이스라엘의 교훈

여호수아 7장 16-26절


 

가나안 땅은 아름다운 땅이지만, 그만큼 죄의 유혹이 강한 곳입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왔다고 저절로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간은 실토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회개의 고백이 아니라 추궁 끝에 나온 자백입니다. 가나안 땅에서 행한 첫 번째 범죄였습니다.

 

 

  • 이스라엘은 열두 지파, 레위 지파를 포함하면 열세 개의 지파로 구성되어 있으나, 각 지파는 또한 몇 개의 계파, 즉 문중으로 나뉩니다. 헤렘 물건에 손을 댄 범인을 색출하는 제비뽑기 과정은 이러한 민족 집단의 조직 체계를 상세히 보여줍니다. 최종적으로 이간이 범인으로 뽑히고 그는 자신의 범죄 사실을 모두 털어놓습니다. 그는 진정한 회개를 하지 않았기에 심판을 모면하지는 못합니다.

 

법인으로 재비 뽑힌 아간(16-19)

하나님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 죄가 클 뿐입니다. 어리석은 계산이고 무모한 용기입니다. 죄의 혜택을 압수하고 죄의 공범자들을 같이 처형합니다. 죄는 구체적으로 지적받고 철저하게 해결되어야 합니다. 여호수아는 단호하게 불순종한 사람을 찾아내기 시작합니다. 이제 점점 폭이 좁혀지더니 결국 아간의 정체와 그가 훔친 것의 진상이 드러납니다.

 

16이에 여호수아가 아침 일찍이 일어나서 이스라엘을 그의 지파대로 가까이 나아오게 하였더니 유다 지파가 뽑혔고 17유다 족속을 가까이 나아오게 하였더니 세라 족속이 뽑혔고 세라 족속의 각 남자를 가까이 나아오게 하였더니 삽디가 뽑혔고 18삽디의 가족 각 남자를 가까이 나아오게 하였더니 유다 지파 세라의 증손이요 삽디의 손자요 갈미의 아들인 아간이 뽑혔더라 19그러므로 여호수아가 아간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청하노니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 영광을 돌려 그 앞에 자복하고 네가 행한 일을 내게 알게 하라 그 일을 내게 숨기지 말라 하니(16-19)

 

이튿날 아침 여호수아는 각 지파들을 소집해서 제비를 뽑았습니다. 구약에서 흔히 ‘온 회중’이 모였다는 의미는 대표들의 회집인 많은데(레 8:3; 9:1), 이때도 아마 각 지파의 대표들인 장로들이 소집되었을 것입니다. 제비뽑기의 결과 유다 지파가 뽑혔습니다. 다시 유다 족속 중의 문중 대표들이 소집되어 제비뽑기가 실행되어 세라 족속이, 이어서 세라 족속 중에서는 삽디 집안이 뽑혔습니다. 문중부터는 아마 가장들이 대표로 소집된 것으로 추론됩니다. 최종적으로 아마도 삽디 일가의 가장들이 모인 가운데 제비를 뽑은 결과 아간이 범인으로 드러났습니다.

여호수아는 범인으로 결정된 아간을 ‘내 아들아’라고 부른다. 당시 전통에서는 흔히 권위자가 아랫사람을(삼상 4:16; 18:22), 스승이 제자를 ‘아들’로 칭했습니다(삼상 3:6; 잠 1:8; 전 12:12; 딤후 2:1; 히 12:5). 이것은 매우 인격적인 관계를 포함하는 호칭이므로 현재 여호수아는 아간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자백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아간에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분 앞에서 자복하라고 요청합니다. 여기서 ‘너는 자복하라’는 히브리어 명령형 동사 토다는 주로 시편에서 등장하는데, 대부분 ‘너는 찬양하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반면에 죄를 자백하며 회개하는 동사는 흔히 같은 어근 동사의 히트파엘형인 ‘히트봐다’가 사용됩니다(레위기 5:5; 레위기 16:21; 26:40; 민수기 5:7; 다니엘 9:4; 느헤미야 1:6 등), 이 동사의 ‘찬양하라’라는 의미는 직선의 ‘영광을 돌리라’와 짝을 이루며, 무엇보다 구두섬인 분리 악센트 아트나(atnah)가 둘을 묶어 문장을 공고 있어 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다시 말해, 이 문장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분 앞에서 찬양하라. 그리고 네가 행한 일을 내게 알리라’로 번역하는 것이 옳아 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죄의 자백은 이어지는 그 일을 ‘내게 알리고 숨기지 말라’는 명령에서 분명하게 요구됩니다.

 

아간의 자백과 징벌(20-26)

탐욕을 충족시키는 전쟁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심판을 수행하는 대의명분이 있을 때 허용되는 것이 진멸 전쟁입니다. 명품을 위한 전쟁이 아니라 명분을 위한 전쟁이어야 합니다. 가나안에서는 철저히 진멸할 것은 진멸하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야 합니다. 희생제물이며, 따라서 그것은 거룩한 제물이어야 합니다.

 

20아간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참으로 나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 범죄하여 이러이러하게 행하였나이다 21내가 노략한 물건 중에 시날 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그 무게가 오십 세겔 되는 금덩이 하나를 보고 탐내어 가졌나이다 보소서 이제 그 물건들을 내 장막 가운데 땅 속에 감추었는데 은은 그 밑에 있나이다 하더라 22이에 여호수아가 사자들을 보내매 그의 장막에 달려가 본즉 물건이 그의 장막 안에 감추어져 있는데 은은 그 밑에 있는지라 23그들이 그것을 장막 가운데서 취하여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모든 자손에게 가지고 오매 그들이 그것을 여호와 앞에 쏟아 놓으니라 24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모든 사람과 더불어 세라의 아들 아간을 잡고 그 은과 그 외투와 그 금덩이와 그의 아들들과 그의 딸들과 그의 소들과 그의 나귀들과 그의 양들과 그의 장막과 그에게 속한 모든 것을 이끌고 아골 골짜기로 가서 25여호수아가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우리를 괴롭게 하였느냐 여호와께서 오늘 너를 괴롭게 하시리라 하니 온 이스라엘이 그를 돌로 치고 물건들도 돌로 치고 불사르고 26그 위에 돌 무더기를 크게 쌓았더니 오늘까지 있더라 여호와께서 그의 맹렬한 진노를 그치시니 그러므로 그 곳 이름을 오늘까지 아골 골짜기라 부르더라(20-26)

 

아간은 자신의 죄를 자백했고,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은 아간과 그의 가족을 처벌했습니다. 이는 죄를 숨기지 말고 고백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죄의 결과가 심각하다는 것을 경고하며, 공동체의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죄를 제거하는 것이 필요함을 가르칩니다. 이러한 교훈은 우리의 신앙 생활에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1) 아간이 자백하다(20-21)

 

아간은 자신의 범죄를 고백한다. 그는 자신이 어떤 헤렙 품목을 빼돌렸는지 자세히 털어놓습니다. 가장 먼저 언급된 시날 산의 아름다운 외투가 아마 최고가의 물건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날 산은 시날에서 만들어진 물건을 의미합니다. 당시 메소포타미아의 시날 지역은 가장 문명이 발달한 지역으로 그곳에서 생산된 각종 진귀하고 사치스런 물건들은 주변에 수출되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혹은 ‘시날 산의 아름다운 외투’는 매우 비싼 옷이라는 당시의 관례적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아간은 매우 비싼 옷을 탐내 훔쳤습니다. 또 200세겔의 은덩이와 50세겔 무게의 금덩이를 훔쳤습니다. 아간의 고백 속에는 죄를 짓는 심리 과정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어떤 귀한 것을 보고 탐을 냅니다. 특히 탐심은 죄의 근원이자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지는 시발점입니다(창 3:6; 출 20:17; 신 5:21; 7:25; 미 2:2; 잠 6:25; 12:12). 특히 탐스러운 것을 ‘보고 탐을 내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에덴에서 최초의 범죄 과정과 동일합니다(창 3:6).

고대 근동의 전통에 의하면, 승전국의 전리품은 군주의 허락을 받아야 취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여리고 성 전투에서 승전국 임금은 하나님이시므로, 거기에 속한 모든 것은 하나님의 권리 하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간은 멋대로 빼돌린 물건들을 자신의 막사 아래 땅 속에 숨겼습니다. 여기에 ‘진영에’를 덧붙인 70인경이 암시하는 대로, 그의 범죄는 전체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2) 징벌을 받은 아간(22-26)

 

여호수아는 즉시 아간의 막사에 부하들을 보내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모든 장물들이 거기 숨겨져 있었습니다. 군사들은 그 장물들을 모두 취해 여호수아와 백성 앞에 가져왔으며, 여호수아는 그것들을 여호와 앞에 쏟아놓았습니다(23). ‘여호와 앞’은 통상적으로 성막 안쪽의 본당 건물인 회막 앞을 말하므로 성막 뜰일 것입니다. 이 행위는 그 물건들을 소유권자이신 여호와께 돌려드리는 의미를 지녔을 것입니다. 여호수아와 백성은 범인인 세라의 아들 아간을 체포하였으며, 되찾은 그 헤렘 물건들과 그의 자녀들과 그에게 속한 모든 가축들과 물건들을 취하여 아골 골짜기로 갔습니다. 이 골짜기의 이름 아골은 이 사건 후에 붙여졌는데(25), 범인 아간의 이름과 비슷한 발음의 말놀이이면서 아간의 범죄로 아이 전투에서 패배를 당한 이스라엘의 고통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온 백성이 모여서 아간과 그에게 속한 모든 것을 돌로 치고 불살랐습니다. ‘돌을 던져 죽이다’를 의미하는 동사는 라감과 사칼의 두 가지인데, 여기서 이 둘이 모두 사용됩니다(25). 먼저 아간과 사람들을, 그리고 모든 물건들을 돌로 치고 모두 불사릅니다. 개역개정에는 빠져 있는데 불사름에 이어 다시 그것들을 돌로 칩니다. 그리고 거기에 돌무덤을 쌓습니다(26). 투석형으로 일단 사형을 집행하고 물건들도 돌로 친(라감) 다음, 죽은 시체와 부서진 물건들을 불사르고 그것들에 다시 돌을 던져(사칼) 돌무덤을 쌓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간 사건에서 두 가지 문제가 제기됩니다. 첫째, 아간은 회개를 했는데, 왜 사형을 당했습니까? 분명히 아간은 범죄 사실을 진정성 있게 인정합니다(20). 하지만 아간은 제비뽑기로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되자 그때서야 ‘내가 범죄했다’고 말하며(25) 자신의 죄를 인정했을 뿐, 그가 죄를 참회하고 회개했다는 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사도행전 5장의 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이 이와 흡사합니다. 성령의 역사로 초대 교회에 일시적으로 공동소유 공동체가 형성되었을 때, 부부는 성령을 속이고 땅값 얼마를 감추었다가 심판을 받아 혼절하여 사망합니다. 한편, 아간의 범죄로 인하여 왜 가족들이 함께 몰살을 당했습니까? 아간 가족들이 아간의 죄를 알고도 묵인했기 때문입니다. 아간이 집에서 땅을 파고 장물을 감출 정도면 가족들 모두가 범죄를 인식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나니아가 땅값을 감추었을 때, 사도행전 기자는 ‘그 아내도 알더라’라고 밝힙니다(행 5:2). 반대로 라합의 친족들은 모두 라합에 동조해서 그녀의 집에 모여 있다가 이스라엘 군사들에게서 구원을 얻었습니다. 분명 구약의 연대 책임 사상은 중요합니다. 연대 책임은 수평적으로 현재의 공동체에게 적용될 뿐 아니라 수직적으로 세대 간에도 적용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를 살던 이스라엘 백성은 조상들의 죄를 자신들의 죄로 고백하며 용서를 구하곤 했습니다(레 26:40).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서는 이런 개인의 범죄는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성경에는 이렇듯 연대 책임의 원리가 작동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선택과 결단이 제외되거나 무시되지 않습니다. 헤렘의 대상이라 할지라도 개인이(라합), 혹은 집단이 민족적으로(기브온 족속, 여호수아 9장) 결단과 개종을 통해 헤렘의 심판을 면할 길은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간의 범죄와 그의 집의 심판은 라합과 그녀의 집의 구원과 극명하게 대조됩니다. 마찬가지로 고라와 그 일당이 모두 몰살을 당할 때, 고라의 아들들은 영적으로 민감하게 아버지를 떠나는 결단을 내려 생존했습니다(민 26:9-11). 후대에 고라의 후손에서 사무엘이 탄생하는가 하면, 그들은 성전 음악을 비롯한 주요 직무를 맡고 시편의 여러 시들을 남겼습니다(대상 9:19; 20:9). 언약 백성이라 해서 자동적으로 헤렘에서 면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방과 마찬가지로 율법과 무관하게 이방 풍속과 규례를 따르고 하나님을 반역하며 우상을 숭배했을 때는 진멸의 심판을 당했습니다(예, 고라 일당의 진멸(민 16장); 우상숭배 성읍의 진멸(신 13:12-18)). 결국 구약성경은 죗값의 승계에 대해 공동 책임과 개인 책임 둘다 적용하여 한 사람의 죄가 전체에 영향을 주는가 하면, 각 사람은 또한 각자의 죄로 망한다(렘 31:29-30; 겔 18:19-22).


아간의 죄는 개인의 죄가 공동체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죄를 숨기지 말고 고백하며 회개해야 합니다. 죄의 결과는 심각하며, 하나님께서는 공의로 심판하십니다. 공동체는 서로의 영적 상태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사랑과 책임감으로 돌봐야 합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를 기억하며, 그분의 뜻을 따르고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교훈들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신앙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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