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06-01)
여리고 성을 향한 하나님의 전략
여호수아 5장 13절-6장 7절
하나님의 계획은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습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여리고 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은 다소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성을 정복하기 위해 성벽을 돌며 나팔을 불고 소리치는 것은 전쟁의 일반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고자 하셨습니다. 이는 우리의 한정된 시야를 넘어선 하나님의 계획이 얼마나 놀랍고 깊은지 깨닫게 합니다.
- 첫 번째 전투와 더불어 가나안 땅의 본격적인 입성을 앞두고 하나님께서는 또다시 여호수아를 대면하십니다. 앞서 1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요단강을 건너기 전에 여호수아에게 명령을 내리며 용기를 북돋아 주셨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직접 그에게 출현하시는 대신 전령을 보내셨습니다. 이 장면은 여러모로 이상한 대화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호와의 군대 대장과 마주친 여호수아(13-15)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우리는 겸손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그 뜻에 순종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영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고 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신앙의 태도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섬기는 자세는 우리의 신앙을 강화합니다.
13○여호수아가 여리고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눈을 들어 본즉 한 사람이 칼을 빼어 손에 들고 마주 서 있는지라 여호수아가 나아가서 그에게 묻되 너는 우리를 위하느냐 우리의 적들을 위하느냐 하니 14그가 이르되 아니라 나는 여호와의 군대 대장으로 지금 왔느니라 하는지라 여호수아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하고 그에게 이르되 내 주여 종에게 무슨 말씀을 하려 하시나이까 15여호와의 군대 대장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라 하니 여호수아가 그대로 행하니라(13-15)
이 이야기는 갑자기 문맥을 끊고 끼어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비평학자들은 갑작스런 지리적 변화(길갈에서 여리고로)와 새로운 시간의 지시, 여호수아만 등장하는 장면과 같은 요소들로 인해 다른 자료와 구별되는 독립적 자료라고 말합니다. 또한 양자간의 대화가 마치 불완전하게 끝나는 듯해 뭔가 어색합니다. 여호수아는 경외하는 마음으로 전달되는 말씀을 들으려 하는데(14), 군대 장관은 단지 그 장소가 거룩한 곳이니 신발을 벗으라는 명령만 내리고 대화가 종결됩니다. 그로 인해 어떤 사람들은 6:1이 삽입구이며, 이 단락이 6:2-7의 여호와의 지시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단락은 그 자체로 적절한 위치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은 모세가 불타는 떨기나무에서 여호와를 만난 장면과 병행을 이루며(출 3장), 두 만남이 몇 가지 비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됩니다. 첫째, 출애굽기 3장에서는 ‘여호와의 사자’가 모세에게 떨기나무 가운데 나타나는가 하면(출 3:2), 동시에 ‘여호와’께서 그 떨기나무 가운데 임재하여 모세를 부릅니다(출 3:4). 구약에서는 ‘여호와’의 현현과 ‘여호와의 사자’의 출현 사이에 경계선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흔합니다(창 16:7-11; 18장;22:11,15; 48:16; 3:2; 14:19; 32:34; 22:31-35). ‘여호와의 사자’는 전적으로 신뢰해야 할 하나님 임재의 대행자이면서 동시에 여호와로 행세합니다(창 18장). 출애굽기 3장과 달리 여호수아 6장에서는 여호와의 사자가 아닌 ‘여호와의 군대 장관’이 여호수아 앞에 나타나며, ‘여호와’라는 말도 직접 사용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여호와의 군대 장관’은 여호와를 대신하며 여호와와 동등한 권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둘째, 두 장면 모두에서 신현이 발생한 곳을 ‘네가 선곳은 거룩하니라’로 칭합니다(출 3:5; 수 5:15). 개역개정은 두 표현 사이의 번역이 약간 다르나 히브리어 원문은 정확히 같습니다. 이것은 두 장면에서 출현한 신적 존재가 본질상 동일한 존재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하나님께서 임재하신 곳은 자동적으로 거룩한 장소가 됩니다. 셋째, 두 장면 모두에서 신적 존재가 인간 존재에게 ‘신발을 벗으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것은 당시 문화권에서 권위자에 대한 예법이기도 합니다.
칼을 빼들고 서 있는 ‘여호와의 사자’는 보통 경고의 목적으로 등장합니다(발람 앞에 그의 길을 막은 칼 든 사자가 나타나는데, 그는 또한 ‘여호와’이기도 하다[민 22:31-35]; 다윗이 인구 조사를 할 때 칼을 든 사자가 예루살렘 하늘을 향해 칼을 뻗는다[대상 21:16]). 군대 장관의 칼은 여호수아에 대한 경고의 의미입니다. 그 칼은 가나안 족속을 향할 수도, 반대로 이스라엘을 향할 수도 있습니다. 순종을 결심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에게 그 칼은 천군만마와 같은 지원의 칼입니다. 여호수아는 자신 앞에 칼을 빼들고 나타난 신적 존재에게 그가 누구 편인지를 묻습니다. 여호수아는 아직 그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신분을 밝힙니다. ‘나는 여호와의 군대 대장으로 지금 왔다.’ 이것은 마치 어떤 위엄 있는 장군이 지원병을 이끌고 도착했음을 통보하는 뉘앙스입니다. 여호와의 사자나 하나님께서 어떤 개인에게 임재할 때는 반드시 전할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체를 파악한 여호수아는 즉각 여호와의 사자 앞에서 엎드려 말씀을 듣겠다는 태도를 취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갑자기 대화가 끝나면서 불완전하게 이 장면이 막을 내립니다. 정작 여호와의 사자가 무슨 말을 전달하려 했는지, 그가 왜 여호수아 앞에 나타났는지 본문은 공백으로 남겨둡니다. 아마 이 장면이 6장의 여리고 전쟁 직전에 끼어든 이유는 독자들로 하여금 여리고 전쟁에서 여호와가 직접 개입하고 있음을 간파하도록 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여호와는 ‘전쟁의 주’이십니다. 여리고 전쟁, 나아가 가나안 정복 전쟁의 총사령관은 결국 여호수아가 아닌 여호와이십니다. 따라서 더 이상의 대화는 군더더기일 수 있습니다. 독자들은 이 장면만으로도 곧 시작될 여리고 전쟁과 이후의 가나안 정복을 진두지휘할 분이 여호와이심을 깨닫습니다.
여리고성 함락을 위한 기이한 명령(6:1-5)
하나님의 계획은 우리의 생각을 초월함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지혜를 신뢰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믿음으로 순종할 때, 기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항상 완전하고 선하십니다. 우리의 순종은 하나님의 기적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신뢰하며 살아야 합니다.
1이스라엘 자손들로 말미암아 여리고는 굳게 닫혔고 출입하는 자가 없더라 2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여리고와 그 왕과 용사들을 네 손에 넘겨 주었으니 3너희 모든 군사는 그 성을 둘러 성 주위를 매일 한 번씩 돌되 엿새 동안을 그리하라 4제사장 일곱은 일곱 양각 나팔을 잡고 언약궤 앞에서 나아갈 것이요 일곱째 날에는 그 성을 일곱 번 돌며 그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 것이며 5제사장들이 양각 나팔을 길게 불어 그 나팔 소리가 너희에게 들릴 때에는 백성은 다 큰 소리로 외쳐 부를 것이라 그리하면 그 성벽이 무너져 내리리니 백성은 각기 앞으로 올라갈지니라 하시매(1-5)
장면은 여리고 전쟁의 무대로 바뀝니다. 여리고의 성문은 철저히 봉쇄되어 철통같은 수비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비 중입니다. 여리고가 굳게 닫혔다는 의미는 이중벽을 갖추고 있던 여리고 성벽의 특징을 반영한 묘사입니다. 여리고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정탐꾼이 첩보활동을 하고 도망갔기 때문에 전쟁이 임박했음을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여호와와 이스라엘의 명성을 듣고 넋이 나간 상태였습니다. 여호와께서는 ‘넘겼다’는 완료 동사를 사용함으로써 여호수아에게 이미 여리고는 함락된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여리고 공략을 위한 전투 수칙을 알려주십니다.
(1) 모든 군사가 매일 성 주위를 한 바퀴 도는데, 육일 동안 반복합니다. (2) 일곱 명의 제사장이 양각 나팔을 불며 언약궤 앞에서 행진합니다(8). (3) 선봉대가 일곱 명의 제사장들보다 앞에, 즉 맨 선두에 섭니다(7,9). (4) 나머지 군사들은 침묵하면서 언약궤 뒤를 따릅니다. (5) 일곱째 날에는 성을 일곱 바퀴 돈 뒤 양각나팔을 길게 붑니다. (6) 이때 군사들 모두가 큰 소리를 외칩니다. (7) 이때 성벽이 무너지면 군사들이 올라가서 점령합니다.
이것은 전투 수칙으로 보기에는 매우 기이합니다. 이런 군사적 행동은 전쟁터에서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군사적 행진은 여리고 성이 통상적인 군사적 방식이 아닌 전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으로 정복된다는 것을 교훈합니다. 이것은 여호와의 전쟁이며, 백성 편에서는 믿음의 전쟁입니다. 이것이 앞으로의 모든 가나안 전쟁의 기본 원리가 될 것이며, 이스라엘 백성은 이 전쟁을 통해 이 교훈을 깊이 새겨두어야 합니다. 실제로 여리고 전투는 추후에 다른 가나안 남부 지역 성들을 정복할 때 자주 모범으로 등장합니다(수 8:2; 10:1,28,30). 행동 지침에 따르면, 선봉대가 맨 앞에 서고 그 뒤에 일곱 명의 제사장이 ‘양각 나팔’을 불면서 대열을 이끕니다. 이 ‘양각 나팔’의 히브리어는 여기서만 사용되는 독특한 표현입니다. 모든 군사들이 매일 한 바퀴씩 성을 도는데, 일곱째 날에는 일곱 바퀴를 돌아야 합니다. 여기서 숫자 ‘7’이 거듭 반복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7명의 제사장과 7일째의 7바퀴 행진. 익히 알려졌듯이, 성경에서 ‘7’은 완전수로 흔히 일의 성취를 가리킬 때 사용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숫자 ‘7’들의 배열은 여리고 성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완전히 정복될 것을 암시합니다.
원래 일반 행진에서는 법궤가 가장 선두에 서지만(민 10:33-36), 전투 행렬에서는 법궤는 선봉대의 뒤로 빠집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선봉대가 맨 앞에 서 있으며, 양각 나팔을 부는 일곱 명의 제사장이 그 뒤를 따릅니다(7,9). 역시 제사장들이 어깨에 멘 법궤가 나팔 부는 제사장 뒤를 따라가고 나머지 군사들은 법궤 뒤에서 행진합니다. 참고로 구약의 여러 곳에서 확인되듯이 법궤가 모든 전쟁터에 출정했던 것은 아닙니다(7장의 아이 성 전투; 삼상 4장; 삿 20:27 등).
여호수아의 명령하달(6:6-7)
세상 지도자는 주로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며 권력을 행사합니다. 반면, 영적인 지도자는 하나님의 명령에 먼저 순종하며, 신앙과 도덕적 가치에 따라 공동체를 이끕니다. 세상 지도자는 사람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영적인 지도자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그분의 인도하심을 강조합니다. 세상 지도자는 물질적 성과를 중시하지만, 영적인 지도자는 영적 성장과 공동체의 신앙 강화를 우선시합니다. 영적인 지도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삼아 행동하며, 본이 되어야 합니다.
6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제사장들을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언약궤를 메고 제사장 일곱은 양각 나팔 일곱을 잡고 여호와의 궤 앞에서 나아가라 하고 7또 백성에게 이르되 나아가서 그 성을 돌되 무장한 자들이 여호와의 궤 앞에서 나아갈지니라 하니라(6-7)
여호수아는 여호와로부터 받은 여리고 전투 수칙을 제사장들과 백성들에게 하달합니다. 제사장들의 임무가 둘로 나뉘어 먼저 주어집니다. 일곱 명의 제사장이 선봉대와 함께 선두에서 나팔을 불며 행진합니다. 그 뒤를 제사장들이 운반하는 법궤가 따릅니다. 군사들의 행진 대열도 둘로 나뉩니다. 먼저 중무장을 한 선봉대가 나팔수 제사장들보다 앞장서 맨 선두에 섭니다. 다음 본문에서 보듯이 이 선봉대는 동편의 두 지파 반일 것입니다. 나머지 군사들은 후방 부대로 법궤 뒤에서 법궤를 따라갑니다. 이런 대열은 전쟁터에서 총사령관이 안전하게 선봉대의 뒤에 서는 일반적인 군사 배치와 비슷합니다.
본문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인도하심을 신뢰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군대 대장을 만나고, 여리고 성을 함락시키기 위한 기이한 명령을 받습니다. 이는 우리의 상식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지혜를 신뢰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믿음으로 순종하고, 그분의 계획을 따를 때 기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요한 일을 앞두고 영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신앙의 자세는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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