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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04-01)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념하며

여호수아 4장 1-14절


시골 마을을 방문하면 마을 입구에 ‘효자비’나 ‘열녀비’가 종종 있습니다. 이 비를 세운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대의 훌륭한 효자가 자기 마을에서 나왔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입니다. 둘째, 후대 사람들에게 효자를 본받아 충효사상을 가르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비석은 마을의 자부심과 교육적 가치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 백성은 요단강 도하를 완료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명령하여 각 지파에서 열두 명의 사람을 택하여 각자 하나씩 열두 개의 돌을 취하라 하셨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를 통해 그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십니다. 그들은 요단강에서 각자 돌 하나씩을 취해 총 열두 개의 돌을 그날 밤 유숙할 곳인 길갈로 옮겨야 합니다.

 

요단강에서 취한 기념석(1-9)

순종은 단지 명령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지혜를 믿고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입니다. 이러한 순종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이 우리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목도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의 신앙을 더욱 깊고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은 우리가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며, 그분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그 모든 백성이 요단을 건너가기를 마치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백성의 각 지파에 한 사람씩 열두 사람을 택하고 3그들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요단 가운데 제사장들의 발이 굳게 선 그 곳에서 돌 열둘을 택하여 그것을 가져다가 오늘밤 너희가 유숙할 그 곳에 두게 하라 하시니라 4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각 지파에 한 사람씩 준비한 그 열두 사람을 불러 5그들에게 이르되 요단 가운데로 들어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궤 앞으로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의 지파 수대로 각기 돌 한 개씩 가져다가 어깨에 메라 6이것이 너희 중에 표징이 되리라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물어 이르되 이 돌들은 무슨 뜻이냐 하거든 7그들에게 이르기를 요단 물이 여호와의 언약궤 앞에서 끊어졌나니 곧 언약궤가 요단을 건널 때에 요단 물이 끊어졌으므로 이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히 기념이 되리라 하라 하니라 8이스라엘 자손들이 여호수아가 명령한 대로 행하되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신 대로 이스라엘 자손들의 지파의 수를 따라 요단 가운데에서 돌 열둘을 택하여 자기들이 유숙할 곳으로 가져다가 거기에 두었더라 9여호수아가 또 요단 가운데 곧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이 선 곳에 돌 열둘을 세웠더니 오늘까지 거기에 있더라(1-9)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넌 후,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강에서 12개의 돌을 가져와 기념비를 세우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돌들은 각 지파에서 하나씩 가져와서, 후대에 요단강을 건너는 기적을 기념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러한 기념비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신실하심을 되새기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의 기적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가르쳐줍니다.

 

(1) 요단강에서 기념석을 취하라는 명령(1-7)

 

앞서 미리 뽑아놓은(3:12) 열두 사람의 할 일이 지시됩니다. 각자 제사장들이 서 있는 요단강 한복판의 그 자리에서 열두 개의 돌을 골라 와야 합니다. 그 돌들을 그날 밤 그들이 진영을 구축할 장소로 옮겨놔야 합니다. 4:19에 의하면, 그곳은 인근에 위치한 길갈입니다. 그들이 각자 그 돌을 어깨에 메고 옮길 정도였다면, 아주 크고 무거운 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이 돌들의 용도를 알려줍니다. 그것들은 장차 대대의 후손들에게 표징으로 삼기 위해 세울 돌들입니다(6: 4:20 이하). ‘표징’(오트)은 앞서 정탐꾼들이 라합에게 건넨 약조의 표시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요단강에서 취한 열두 개의 돌들은 요단강의 멈추어 백성이 마른 땅을 지났다는 것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한 돌입니다. 이 돌들이 표징이 되어 이스라엘 백성은 후손 대대로 자신들이 가나안 입성 과정에서 어떻게 요단강을 건넜는지를 기억할 것입니다(6-7).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이 7월 10일 동쪽 길갈에 진을 친 뒤 여호수아는 그곳에 열두 개의 돌을 기념석으로 세웠습니다(4:20 이하). 그들은 약속의 땅에 안착하기 위해 홍수로 범람하던 요단강을 인간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건넜습니다. 이것은 다시 한 번 가나안 땅은 사람의 노력과 군사적 행동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선물로만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것은 이어지는 여리고 성점령 과정에서도 다시 분명히 드러납니다. 사람 편에서 필요한 것은 믿음에 따른 절대적 순종뿐이며, 견고한 여리고도 통상적인 군사 작전이 아닌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점령됩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세운 공로는 전혀 없습니다. 이 점에서 분명히 가나안 입성원리는 인간의 구원 원리와 상응하는 점이 있습니다. 성경은 인간의 구원은 스스로의 공로로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로 주어진다고 선언하기 때문입니다. 약속의 땅은 처음부터 이스라엘에게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이 열두 개의 돌은 대를 이어 그것을 항상 잊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기적으로 바다가 갈라져 그들은 애굽을 탈출했으며, 하나님의 능력으로 강물이 멈추어 드디어 가나안에 입성했습니다. 종종 어떤 사람들은 ‘이중 구원론’의 근거로 이 장면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출애굽은 구원의 완성이 아니며 광야 40년의 훈련이 필요하고, 궁극에는 가나안 입성을 해야 구원이 완성된다는 논지입니다. 마찬가지로 신자에게 현재의 삶은 광야 생활과 같으니 아직 구원이 보장된 삶이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중 구원론은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으며, 필연적으로 행위 구원론과 율법 종교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2) 요단강에 세워진 별개의 기념석(8-9)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수아의 명령대로 요단강의 제사장들이 선 자리에서 열두 개의 돌을 고른 뒤 그날 밤 진을 구축할 장소로 옮겨왔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는 이 돌들 외에 또 다른 열두 개의 돌을 표징으로 세웁니다(9). 법궤를 멘 제사장들이 서 있던 자리에서 열두 개의 돌을 취해 갔는데, 이제는 바로 그 자리에 여호수아가 별개의 열두 개의 돌을 세웁니다. 여기서 두벌의 열두 개의 돌이 등장하므로 이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4:15-24에서 살펴볼 것인데, 결론만 말하자면, 이 새로운 열두 개의 돌들은 분명히 거기서 취해서 옮겨간 열두 개의 돌과 별개의 기념석들입니다. 열두 개의 돌이 없어진 자리를 열두 개의 다른 돌이 채운 것입니다. 그들은 기적이 일어난 바로 그 현장의 한복판, 즉 제사장들이 제자리에 서자 요단 강물의 흐름이 멈췄던 바로 그 장소에 그 돌들을 기념으로 세웠습니다. 이 돌들은 여호수아 이후의 어느 시기까지(‘오늘까지’) 우기 때에는 물에 잠겼다가 건기 때에 드러나곤 했을 것입니다. 여기서 ‘오늘’은 여호수아로부터 먼 후일로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 그 사이 홍수가 반복되고 특별히 큰 물살을 동반하는 큰 홍수가 발생할 때는 세워놓은 돌들이 휩쓸려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요단강 도하 이야기의 요약(10-14)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능력을 신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요단강을 건너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을 안전하게 보호하셨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따를 때, 그분의 보호 아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기억하고 그분의 능력을 신뢰해야 합니다.

 

10또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명령하사 백성에게 말하게 하신 일 곧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명령한 일이 다 마치기까지 궤를 멘 제사장들이 요단 가운데에 서 있고 백성은 속히 건넜으며 11모든 백성이 건너기를 마친 후에 여호와의 궤와 제사장들이 백성의 목전에서 건넜으며 12르우벤 자손과 갓 자손과 므낫세 반 지파는 모세가 그들에게 이른 것 같이 무장하고 이스라엘 자손들보다 앞서 건너갔으니 13무장한 사만 명 가량이 여호와 앞에서 건너가 싸우려고 여리고 평지에 이르니라 14그 날에 여호와께서 모든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여호수아를 크게 하시매 그가 생존한 날 동안에 백성이 그를 두려워하기를 모세를 두려워하던 것 같이 하였더라(10-14)

 

이 단락은 현재의 극적인 요단강 도하 사건을 요약하고 있습니다. 우선 요단강 도하와 가나안 진격 명령이 내려진 순서가 간결하게 정리됩니다. 모세는 죽음 직전에 여호수아에게 이제 백성을 이끌고 그 땅에 들어가라고 명령합니다(신 31:7-8). 이것은 모세가 하나님께 지시를 받고 내린 명령입니다. 모세의 명령은 곧 언제나 그를 통해 말씀을 전하셨던 여호와의 명령이었습니다. 여기서 요단강 도하의 진행 과정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묘사됩니다. 법궤를 멘 제사장들은 요단강 한복판에서 있고, 강물이 멈추고 마른 땅이 드러나자 모든 백성이 속히 강을 건넜습니다(10). 백성이 강을 모두 건넌 뒤, 제사장들이 어깨에 메고 있던 법궤를 들고 강을 빠져나왔습니다. ‘여호와의 궤와 제사장들이 백성의 목전에서 건넜다’는 말은 먼저 건너간 백성이 뒤따라 강을 빠져나오는 법궤와 그것을 멘 제사장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공동번역과 타나크 번역(TNK)은 법궤와 제사장들이 ‘백성 앞으로 나갔다(advanced to the head of the people)’고 번역하는데, 이것은 행진 시에는 법궤가 언제나 선두에서야 하기에, 요단강에서 빠져나온 법궤와 제사장들이 다시 백성들 맨 앞으로 이동했음을 반영한 번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선두에는 백성과 거리를 두고 법궤와 그것을 멘 제사장들이 앞장서고, 백성의 대열에서는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 므낫세 반 지파가 중무장을 하고서 선두에 섰습니다(12). 이 두 지파 반은 요단강을 건널 때부터 모든 지파의 선봉대로 앞장선 것으로 보입니다. 두 지파 반의 무장 병력은 총 사만명이었으며, 그들이 선두에 서서 법궤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은 여리고 평지에 도착했습니다.

민수기 32장에서 두 지파 반은 요단 동편의 광활한 목초지인 길르앗 땅을 자신들에게 할당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대신 그들은 좋은 목초지를 먼저 배당받은 만큼 자신들이 요단 서편 땅을 점령하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다짐합니다. ‘우리가 무장하고 이스라엘 자손을 그곳으로 인도하기까지 그들의 앞에서 가겠소’(민 32:17). 이 말의 의미는 그들이 전쟁에서 공격의 선봉대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장하고’에는 단순한 무장이 아니라 선발대로 뽑혔다는 의미를 표현하는 중간태 니팔형 ‘네할레츠’가 사용되며, 뒤에 신속함을 가리키는 ‘후쉼’이란 단어가 붙어 있습니다. 이것은 신속한 무장을 지시하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이 표현은 마치 특공대와 같이 특수정예 부대로 선발되어 신속한 무장을 갖추고 전쟁터에서 앞장서는 것을 말합니다. 그들은 가나안 땅 정복이 완료되고 그 땅이 각 지파들에게 분배될 때까지 요단 동편의 길르앗, 곧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민 32:18). 동편 지파의 이런 제안은 상당한 희생을 각오함으로써 자신들이 받을 땅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사전 약속대로 지금 두 지파 반은 요단강 도하에서부터 백성의 대열의 선두에서 행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숫자는 총 사만 명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실제 전투가 가능한 현역 전투 병력으로 보아야 합니다.

요단강 도하의 기적과 더불어 여호수아의 지도권이 확고해집니다. 앞선 세대는 여호와께서 모세와 함께 하시어 그의 지팡이의 권능으로 홍해가 갈라지는 것을 보았고,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카리스마적 권위 앞에 두려워 떨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앞서 3:7에서 예고하신 대로, 2세대 백성 앞에서 여호수아의 행진 명령과 더불어 요단강이 갈라지게 함으로써 그의 권위를 크게 높여주셨습니다. 온 백성이 여호와를 힘입은 여호수아의 행진 명령과 더불어 요단강이 멈추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여호수아 앞에서 두려워 떨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능력을 신뢰하고, 믿음과 순종으로 나아가며,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하고, 그분의 임재를 삶 속에서 느껴야 함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앙의 원칙들을 우리의 일상 속에서 실천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가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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