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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04-02)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는 기념물

여호수아 4장 15-24절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을 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그들의 순종을 통해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때, 그분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순종은 신앙의 중요한 요소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따를 때, 놀라운 일들을 이루어 가십니다. 따라서 순종은 우리 신앙 생활의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무사히 요단강을 건너자 하나님께서는 범람한 강을 틀어막은 자신의 기적을 거두어들이십니다. 그리고 여호수아에게 지시하여 제사장들이 요단강을 벗어나게 하십니다. 여호수아가 명령하자 제사장들은 법궤를 메고 요단강으로부터 뭍으로 올라왔습니다. 제사장들의 발이 육지에 닿는 순간 요단강이 다시 세차게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기적이 종료된 것입니다.

 

다시 흐르는 요단강(15-18)

기념석은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경외심을 표현하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은혜를 기억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 감사하는 태도를 갖게 됩니다. 감사의 마음은 신앙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합니다. 기념물은 그들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분의 은혜를 나누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감사의 표현은 공동체의 결속력을 높이고, 서로를 격려하는 데 기여합니다.

 

15○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16증거궤를 멘 제사장들에게 명령하여 요단에서 올라오게 하라 하신지라 17여호수아가 제사장들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요단에서 올라오라 하매 18여호와의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요단 가운데에서 나오며 그 발바닥으로 육지를 밟는 동시에 요단 물이 본 곳으로 도로 흘러서 전과 같이 언덕에 넘쳤더라(15-18)

 

이스라엘 백성의 도하가 완료되자 요단강은 놀랍게도 다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홍해가 갈라지고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육지처럼 변한 바닷길 건너기를 완료한 뒤, 홍해가 뒤쫓아 오던 애굽 군사들을 모두 수장하면서 다시 제자리로 원상 복귀되었던 기적을 연상시킵니다. 오늘날과 달리 상류에 댐이 없던 시대에 요단강은 홍수기에 크게 범람하곤 했습니다. 당시 불어난 강을 건너는 수단으로 튼튼한 배를 이용했을 것으로 추론되는데, 그 외에 앗수르 문헌에는 전투 중에 각 사람이 술을 담는 가죽 부대에 공기를 채워 그것을 튜브처럼 이용해 강을 건넜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은 고대에는 요단강이 크게 범람하는 우기에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대규모로 그 강을 건널 만한 기술적 수단은 존재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이때는 산사태나 신적인 기적만이 요단강 도하가 가능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범람하던 요단강 물이 끊겨 강바닥이 드러나고 그들이 강을 건넌 것은 놀라운 기적입니다. 이토록 넓은 강폭과 깊은 수심의 요단강이 멈춘 기적은 홍해가 갈라진 기적에 못지않은 놀라운 기적이었으며, 게다가 홍해가 그랬던 것처럼 강바닥은 육지처럼 마른 땅이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특이한 자연 현상으로 보고 폭우로 인해 거대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범람하던 요단강이 가끔 일시적으로 끊기곤 했을 것으로 추론합니다. 그러한 해석에 의하면, 이스라엘이 그 강을 건너려던 바로 그 시점에 하나님의 섭리로 엄청난 산사태가 일어나 강물이 끊긴 것입니다. 홍해가 갈라진 것도 그 지역에서 부는 강력한 동풍이 특수하게 불면서 발생한 기적일 수 있습니다(출 14:21). 다만 이것들은 자연 현상이 사용된 기적들이긴 하지만, 엄청난 양의 물이 터져 나오고 바다 밑바닥이 마르는 등, 그 과정에서 단순히 자연 현상으로 설명될 수 없는 특이한 현상들이 동반되었다는 점에서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한 놀라운 기적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길갈에 세운 기념석(19-21)

기념석은 다음 세대에게 하나님의 역사하신 일을 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호수아는 이 기념물의 의미를 자녀들에게 설명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는 자녀들이 하나님의 기적과 은혜를 듣고, 그들의 신앙이 더욱 깊어지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기념석은 단순한 돌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하나님의 역사와 신앙의 유산을 전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자녀들이 기념석을 보면서 하나님이 어떻게 그들과 함께하셨는지를 배우게 되고, 이는 그들의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하는 데 기여합니다.

 

19○첫째 달 십일에 백성이 요단에서 올라와 여리고 동쪽 경계 길갈에 진 치매 20여호수아가 요단에서 가져온 그 열두 돌을 길갈에 세우고 21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그들의 아버지에게 묻기를 이 돌들은 무슨 뜻이니이까 하거든(19-21)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도하한 날짜는 1월 10일로 적시되어 있습니다(19). 정확히는 출애굽 후 제41년이 되던 해였습니다. 제1세대는 모세를 지도자로 삼아 광야 40년의 생활과 더불어 모두 광야에서 죽었으며, 이제 여호수아와 더불어 제2세대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요단강 도하를 실행한 날이 1월 10일이라면, 여호수아서 1장에서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요단강 도하와 가나안을 향한 행진을 명령한 날은 새로운 세대의 막이 열린 제41년 1월 1일일 가능성이 큽니다. 요단강을 건넌 당일인 1월 10일(4:3), 그들은 여리고 동쪽에 위치한 길갈에 진영을 구축했습니다. 길갈은 고고학적 발굴에 따라 몇 군데 후보지가 거론되어 왔지만,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여리고 북동쪽 2km 정도의 지점인 ‘키르베트 엘메프지르(Kirbet el-Mefjir)’라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북쪽(아마도 세겜과 가까운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길갈을 거점으로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을 공략한 점과 요단 도하 직후에 도착하여 진영을 구축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전자의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은 요단강을 건넌 직후 여리고 인근 동쪽(정확히는 북동쪽)에 위치한 길갈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며칠이 지나면 이스라엘은 1월 14일의 유월절, 곧 가나안 땅에서의 최초의 유월절을 맞습니다(5장). 요단강을 건넌 날이자 길갈에 정박한 당일인 1월 10일은 유월절 양을 골라서 준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출 12:3). 이스라엘 백성은 길갈에서 유월절을 보낸 뒤 가나안 입성을 위한 첫 번째 전투를 시작할 것입니다. 이러한 타이밍은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으로 역사적-신학적 목적을 내포합니다. 이스라엘은 출애굽할 때 1월 14일 유월절을 보내고(출 12-13장), 다음날 1월 15일에 즉시 애굽을 떠났습니다(민 33:3). 이때 하나님께서는 유월절 규례를 알려주셨는데, 백성들은 1월 10일에 유월절 양/염소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들은 애굽 땅에서 최초의 유월절을 보내고 그 땅을 빠져나왔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들은 이제 40년이 지나 약속의 땅에서 최초의 유월절을 보내고 그 땅을 정복할 것입니다. 정복은 출애굽과 마찬가지로 유월절이 기념된 뒤에 실행될 것이며, 이 점에서 ‘정복은 출애굽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길갈에 도착해서 진을 구축한 후, 여호수아는 요단 강에서 골라온 열두 개의 돌을 거기에 세웁니다. 그 돌들의 용도가 여기서 분명해집니다. 그 돌들은 하나님의 기적으로 요단강을 건넜다는 것을 증거하는 ‘기념석’입니다. 여기서 이 열두 개의 돌은 요단강 한복판에 세운 열두 개의 돌과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많은 비평학자들은 서로 상이한 열두 돌에 대한 전승이 뒤섞인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반면에 어떤 학자들은 열두 개의 돌이 요단강에 잠시 세워졌다가 나중에 동일한 돌들이 길갈로 옮겨진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러나 본문은 명백히 서로 다른 종류의 열두 개의 돌들이 각각 요단강과 길갈에 세워졌음을 명확하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길갈 기념석의 목적(22-24)

기념물은 공동체 내에서 신앙의 연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기적을 함께 경험한 공동체로서, 기념물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념물은 공동체가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분의 은혜를 나누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는 신앙 공동체의 결속력을 높이고, 서로를 격려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22너희는 너희의 자손들에게 알게 하여 이르기를 이스라엘이 마른 땅을 밟고 이 요단을 건넜음이라 23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요단 물을 너희 앞에서 마르게 하사 너희를 건너게 하신 것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 앞에 홍해를 말리시고 우리를 건너게 하심과 같았나니 24이는 땅의 모든 백성에게 여호와의 손이 강하신 것을 알게 하며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항상 경외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라(22-24)

 

장차 자녀들이 길갈에 세워진 돌들의 의미를 물을 때, 아버지들은 바로 이 역사적 사실을 그들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아버지들은 그들이 이 약속의 땅에 들어와 그 땅을 점유한 것은 처음부터 전적으로 하나님의 기적과 은혜로 인한 것임을 가르쳐야 합니다. 고대 근동의 전통과 관례에서 종교적 의미를 부여한 기념석들이 세워진 곳은 모두 국가와 민족의 제의적 중심지로 여겼습니다. 이 돌들에는 그들의 신이 임재해 있으며, 따라서 그 돌은 숭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경우 그 돌들은 전혀 우상과 무관하게 오로지 증거석과 기념석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신명기는 반복해서 주상(주로 석상)과 목상, 조각된 신상을 우상으로 섬기지 말라고 경고합니다(신 7:5;12:3;16:21-22;27:15). 특히 돌기둥인 주상(마체바)은 모두 제의적 용도로 만들어져 세워졌으며 때로 표면에 우상들을 묘사하는 다양한 조각이 새겨져 그 자체로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설사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증거하는 기념석으로 세워진 돌들이라 할지라도 우상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었기에 이스라엘 백성은 언제나 기념석의 용도와 관련해서 주의를 기울여야만 했습니다. 기념석이 세워진 이후로 길갈은 이스라엘 백성의 중요한 성지가 되어 대대로 여호와 신앙을 위한 중요한 역사적 순례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열두 개의 돌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가 하나씩 골라서 세운 돌입니다. 여기에는 요단 동편의 두 지파 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돌들은 이스라엘 전체가 함께 간직해야 할 기억을 위한 공동의 유산입니다. 이 돌들이 이스라엘 역사에서 언제까지 보존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모든 이스라엘의 부모들은 자녀들을 데리고 길갈을 방문할 때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그들에게 가르쳐야 했습니다. 1세대 조상들이 애굽을 탈출할 때, 하나님께서 홍해를 가르시고 마르게 하셔서 그들이 건너가게 하신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2세대 조상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올 때 요단강을 멈추게 하시고 마르게 하셔서 그들이 건너가게 하셨습니다. 이 놀라운 기적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온 땅의 주인이고 가장 강한 분임을 알게 하셨으며 가나안 온 땅이 그분의 명성을 듣고 마음이 녹아내리게 하셨습니다. 이 돌들을 볼 때마다 이스라엘은 대대로 그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해야 함을 상기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순종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말씀에 순종했을 때 기적이 일어났듯이, 우리도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기념의 필요성을 통해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는 공동체의 힘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며 신앙을 다져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교훈들을 마음에 새기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 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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