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27-01)
소원을 소중히 여긴 삶
레위기 27장 1-15절
‘서원’이란 약속입니다. 26장이 축복과 저주에 대한 ‘하나님의 서원’을 다뤘다면, 27장은 ‘인간의 서원’을 다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앙이 관계라면, 다짐에 다짐으로 응답하는 것은 그 신앙에 어울리는 태도입니다. 다짐이 다짐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레위기의 모든 율법이 선포되었고, 27장에서는 하나님께 서원하여 바치는 것과 관련한 추가적인 규례를 소개합니다. 오늘 본문은 사람, 짐승, 그리고 집을 봉헌할 때 어떤 규례를 따라야 하는지 말합니다. 전체적인 구조는 ‘만일 어떤 사람이 ∼하면’ 등의 패턴을 주목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봉헌(1-8)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는 것은 서원하는 사람 자체이지, 그 사람의 출신이나 능력이 아닙니다. 기도하면서 올린 서원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누구나 서원할 수 있고, 자식을 대신하여 서원할 수 있습니다. 성전에서 하나님의 종으로 봉사하는 일은 레위인에게만 허용되었기 때문에, 서원한 사람은 성소에 그 값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1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만일 어떤 사람이 사람의 값을 여호와께 드리기로 분명히 서원하였으면 너는 그 값을 정할지니 3네가 정한 값은 스무 살로부터 예순 살까지는 남자면 성소의 세겔로 은 오십 세겔로 하고 4여자면 그 값을 삼십 세겔로 하며 5다섯 살로부터 스무 살까지는 남자면 그 값을 이십 세겔로 하고 여자면 열 세겔로 하며 6일 개월로부터 다섯 살까지는 남자면 그 값을 은 다섯 세겔로 하고 여자면 그 값을 은 삼 세겔로 하며 7예순 살 이상은 남자면 그 값을 십오 세겔로 하고 여자는 열 세겔로 하라 8그러나 서원자가 가난하여 네가 정한 값을 감당하지 못하겠으면 그를 제사장 앞으로 데리고 갈 것이요 제사장은 그 값을 정하되 그 서원자의 형편대로 값을 정할지니라(1-8)
서원은 자원해서 드리는 것입니다. 서원하지 않아도 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서원한다면 서원한 사람은 서원한 것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서원을 지키지 않거나 미루는 것은 죄입니다. 서원함으로 하나님께 구별하여 거룩하게 드린 것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에서 원한 것을 규례에 따라 드리지 않거나, 무분별하게 변경하거나, 무르는 일은 하나님 앞에 거룩하게 구별된 것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므로 서원하여 드리는 것에 대한 규례가 필요합니다.
(1) 사람의 봉헌(1-8)
하나님의 백성 중에 어떤 사람이 자신의 생명 값을 바치기로 서원한 경우의 규례입니다. 생명의 값을 바치기로 한 것은 단순히 제사장처럼 온전히 헌신하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기간을 정해 나실인의 서원을 하는 형태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명의 값을 바치기로 서원한 경우 일정한 기준을 정해서 값을 쳐서 몸값을 지불해야 합니다. 값은 항상 성소의 세겔로 드려야 하고, 성별과 연령에 따라 몸값은 차이가 납니다.
나이 | 남자 | 여자 |
1개월-5세 | 5세겔 | 3세겔 |
5-20세 | 20세겔 | 10세겔 |
20-60세 | 50세겔 | 30세겔 |
60세 이상 | 15세겔 | 10세겔 |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노동 생산성이 높고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나이에 해당하는 사람의 몸값은 매우 높았으며, 그 전후는 생명의 값도 낮아집니다. 실제 전쟁에 참여할 수 있거나 노동 생산성이 있는 남자는 50세겔에 해당하지만, 60세가 넘어 그 기능적 능력이 떨어지면 그 값이 현저하게 낮아집니다. 모든 세대에 걸쳐 여자는 남자에 비해 값이 절반 가까이 낮습니다. 당시 젊은 청년의 1년 치 연봉이 약 10세 정도 되었기에, 50세겔은 남자 성인의 5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아주 큰 금액입니다. 하지만 고대 사회 화폐 단위의 정확한 가치를 현대인들이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실제 사람의 몸값은 시대마다 매우 달랐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은 20에 애굽으로 팔려갔고(창 37:28) 미가의 제사장으로 고용되었던 요나단은 연봉으로 10세겔과 기타 부속품을 받았습니다(삿 17:10). 본문과 시대적으로 서로 연결된 것은 모세 당시 노예의 값이 은 30이었다는 점입니다(출 21:32). 그러므로 서원자의 생명 값으로 정해진 은 50세겔은 당시 노예의 값보다 훨씬 높게 책정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값을 정하고 하나님께 드리는 서원에 한 가지 예외가 주어집니다. 어떤 사람이 서원을 했지만, 너무 가난해서 서원한 것의 값을 적절하게 지불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사실상 위의 도표에 따른 생명의 값을 온전히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기에 그는 제사장 앞에 서야 했고, 제사장은 서원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여 그가 지불할 수 있는 만큼의 값을 정해야 합니다. 엄격하게 주어진 율법이었지만, 현실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형편을 고려하고, 그들을 배려하는 유연성을 보여줌으로, 가난한 자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율법의 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짐승의 봉헌(9-13)
하나님께서는 누구나 서원할 수 있고, 무엇으로나 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적으로 내세울 것이 별로 없어도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향한 헌신의 마음을 기쁘게 받으시며, 그 헌신의 마음을 한결같기를 원하십니다. 제사장은 합리적인 가격 결정으로 누구든지 서원했으면 그것을 꼭 지키도록 도왔습니다.
9사람이 서원하는 예물로 여호와께 드리는 것이 가축이면 여호와께 드릴 때는 다 거룩하니 10그것을 변경하여 우열간 바꾸지 못할 것이요 혹 가축으로 가축을 바꾸면 둘 다 거룩할 것이며 11부정하여 여호와께 예물로 드리지 못할 가축이면 그 가축을 제사장 앞으로 끌어갈 것이요 12제사장은 우열간에 값을 정할지니 그 값이 제사장의 정한 대로 될 것이며 13만일 그가 그것을 무르려면 네가 정한 값에 그 오분의 일을 더할지니라(9-13)
어떤 사람이 하나님께 짐승을 예물로 드리기로 서원했을 경우 정결한 짐승의 경우는 결코 바꿀 수 없습니다. 다만 부정한 짐승은 대체해서 드려야 합니다. 짐승이나 재산을 하나님께 드리겠노라 결단할 때와 실제 드릴 때 마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람의 본성상 당연한 일입니다. 시간이 지나 하나님께 서원할 때의 마음이 사라지고, 아까운 마음이 들어도 처음 서원한 것을 잘 지킬 것을 요구합니다.
(1) 정결한 짐승(9-10)
정결한 짐승은 어떤 경우에도 변경하지 못합니다. 예물로 하나님께 드리기로 결단한 순간 그 짐승은 자체로 거룩하게 구별되기 때문입니다.
바꿀 수 없는 예는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째, 짐승의 질이 비교적 나쁜 것을 서원했다 할지라도 바칠 때 더 좋은 것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이 경우 드리는 자가 하나님께 바칠 때 더 좋은 것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인데, 이런 경우도 금지됩니다. 둘째, 반대로 짐승의 질이 좋은 것을 서원한 이후 바칠 때 더 좋지 못한 것으로 바꿔서도 안 됩니다. 이런 경우는 드리는 자가 아까운 마음이 들어 악한 의도로 아끼는 것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실제 제물을 바꾸어 드린다고 하면, 바치려고 했던 원래 짐승과 바꾼 짐승 모두를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2) 부정한 짐승(11-13)
예물로 드리는 짐승이 부정하게 된 경우는 제물로 드리지 못하기에 대체할 필요가 생깁니다. 부정하게 된 경우, 제사장이 가서 그 짐승을 살펴 값을 정하고 그 값을 결정하는 대로 서원자는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이때 부정하게 된 짐승을 무르기 위해 제사장이 정한 값에 5분의 1을 더해서 드리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짐승이 비록 부정하게 되었지만, 이미 서원한 것이기에 거룩하게 구별되었음을 전제합니다. 거룩한 성물과 관련한 속건제 규정을 따르는 것 같습니다(레 6:1-7).
집의 봉헌(14-15)
작은 욕심 때문에 크신 하나님을 향한 첫 사랑과 첫 다짐을 잊지 않기를 바라십니다. 서원할 때의 절박한 마음과 서원이 이루어졌을 때의 느슨한 마음 간의 간극을 좁히려면 우리는 순종해야 합니다. 마음이 허락한 만큼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리를 진실하게 만듭니다.
14만일 어떤 사람이 자기 집을 성별하여 여호와께 드리려하면 제사장이 그 우열간에 값을 정할지니 그 값은 제사장이 정한 대로 될 것이며 15만일 그 사람이 자기 집을 무르려면 네가 값을 정한 돈에 그 오분의 일을 더할지니 그리하면 자기 소유가 되리라(14-15)
어떤 사람이 자신의 집을 여호와께 성물로 구별하여 드릴 경우 그 집의 가격을 책정해야 할 것과 무르는 방법에 대해 말합니다. 집을 성물로 바칠 경우 제사장이 그 집을 방문해서 집의 상태를 파악하고 값을 정합니다. 이렇게 하나님께 드려진 집은 영원히 성전에 속하게 됩니다. 희년이 되어도 다시 원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합니다. 희년법 규정에서 예외가 되기 때문에, 이 경우 드려진 집은 성벽이 둘린 성읍에 있는 가옥으로 보입니다(25:29-30). 하지만 만약 집의 원주인이 바친 그 집을 다시 돌려받고 싶으면 제사장이 정한 가격에 5분의 1을 더해 바치고, 그 집을 다시 소유할 수 있습니다. 원래 집값의 20%나 더해서 값을 지불해야 하기에, 아마도 그 값을 지불하고 집을 되돌려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렇게 성소에 귀속된 가옥은 성소의 필요에 따라 소유하거나 다른 이에게 되팔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는 백성들은 그 말과 행위에 있어서 신실해야 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서원하는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약속하는 것이기에, 하나님의 백성은 서원하는 일 자체를 아주 무겁게 여기고 그 약속은 충성되게 지켜야 합니다. 서원하고도 지키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필요에 따라 섣불리 서원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서원하지 말고 오히려 예는 예로, 아니오는 아니오로 답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 5:33-37). 물론 서원했으나 그 서원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경우들도 율법이 보장하고 있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여자의 서원은 서원 이후에도 아버지의 허락이 필요했고, 결혼한 여자는 서원한 이후에 남편이 그 서원을 확인해주어야 유효합니다(민 30:1-16).
각박하고 이기적인 시대에 신앙생활도 취향에 맞게 소비주의적인 태도로 합니다. 자신을 드리지 않은 채 받으려고 만하고 불편하지 않을 만큼만 섬기려 합니다. 하나님의 다짐에 우리도 다짐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일부가 아닌 전부를 원하십니다. 고난의 때 품은 마음은 여전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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