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02-01)
소제, 하나님 앞에 사는 삶
레위기 2장 1-16절
삶 가운데 어려운 일을 만날 때 어떻게 하십니까? 어려움 때문에 좌절하고 그 일을 포기하기도 하십니까? 어려운 일을 만나면 그만두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잘 해야 합니다. 레위기 제사법은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어렵기 때문에 포기한 것이 아니라 더 상고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야 합니다.
2장에는 소제가 나옵니다. 소제는 고운 가루를 예물로 삼아 그 위에 기름을 붓고 또 그 위에 유향을 놓아 기념물로 제단 위에서 불살라 화제로 드려야 합니다. 소제물의 남은 것은 지극히 거룩합니다. 모든 곡식 제물에는 누룩이나 꿀을 넣지 말아야 하고, 소금을 꼭 넣어야 합니다.
고운 가루의 소제(1-3)
하나님께서는 예배의 장을 열어놓으시고 누구든지 언제든지 나와서 하나님과 교제하기를 원하십니다. 성도의 삶은 하나님 앞에 드리는 고운 가루처럼 완전히 부서져야 합니다. 이러한 신앙의 인격을 가져야 합니다. 고운 가루는 하나님 앞에서 가루가 되듯이 수고하며 순종하는 생활을 비유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누구든지 소제의 예물을 여호와께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로 예물을 삼아 그 위에 기름을 붓고 또 그 위에 유향을 놓아 2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로 가져갈 것이요 제사장은 그 고운 가루 한 움큼과 기름과 그 모든 유향을 가져다가 기념물로 제단 위에서 불사를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3그 소제물의 남은 것은 아론과 그의 자손에게 돌릴지니 이는 여호와의 화제물 중에 지극히 거룩한 것이니라(1-3)
소제를 하나님께 드릴 대상은 ‘누구든지’라고 소개합니다. 즉,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 하나님께 소제물을 드릴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소유한 물질로 하나님께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소제의 기본 재료는 곱게 빻은 밀가루이며, 여기에 기름과 유향 등이 가미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곱게 빻은 밀가루에 영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하나님께 우리도 철저히 빻아서 곱게 드려야 한다고 은혜롭게 적용합니다. 그러나 솔레트는 당시 일상의 보편적 음식 재료인 밀가루였습니다. 기름은 밀가루에 섞는 것이 아니라 위에 붓는데, 그 기름은 올리브 기름입니다. 기름은 제물의 품격을 높일 뿐 아니라 밀가루가 잘 타도록 도왔을 것입니다. 유향은 고대에 매우 비싼 품목이었는데, 향기로운 냄새를 내기 위해 밀가루 위에 놓았습니다. 밀가루는 아무래도 농사꾼들이 자주 드리는 감사의 제물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랍비들의 말대로 가난한 사람들이 짐승을 바치기 어려울 때 번제 대용으로 드리는 제물이었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새라 할지라도 비둘기가 소제물 요구량인 10분의 1에바의 밀가루보다는 비쌌습니다. 물론 밀가루를 얼마큼 가져와야 하는지는 여기에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소제의 사례들은 그것이 10분의 1에바(약 2.2리터)였음을 암시합니다(레 5:11;6:13;5:15).
제사자는 밀가루에 기름을 붓습니다. 즉, 밀가루와 기름을 섞는 것이 아닙니다. 이어서 그 위에 유향을 놓습니다. 기름과 유향의 양도 적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어서 제사장이 그 기름과 유향이 놓인 부분의 밀가루를 한움큼 쥐어 제단 위에 태웁니다. 결국 많은 양이 남게 되는데, 제사장들이 성소 내의 ‘거룩한 장소’에서 그것을 먹습니다. 이 장소는 특정되어 있지 않으나 아마 물두멍과 내성소 입구 사이를 지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곳은 제사장들이 씻고 복장을 점검하고 거룩한 음식을 먹는 활동 공간이었을 것입니다. 제단 위에서 태워지는 소제물은 기념물이라 일컫습니다. 이것을 전체 소제물을 상징하는 상징물로 보자는 의견이 있으나(G. R. Driver: B, Lerine), 이것은 분명히 과거의 보살핌과 매일의 양식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하는 기능을 했을 것입니다.
밀가루의 소제는 독자적인 제사로 드려질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평상시에 개인의 일반적인 소제(레 6:14-18)나 제사장 위임식과 같은 특별한 목적의 소제가 드려질 수 있었고(레 6:19-23), 추수물의 소제(레 2:12.14: 23:10,16)와 의심의 소제(민 5:11-31)도 독자적인 소제였습니다. 그러나 소제는 보통 다른 동물 제사에 수반되었습니다. 당장 매일의 번제에서 소제가 함께 바쳐졌고, 또한 안식일의 추가적인 정례적 번제(양 두 다리)에서 항상 소제가 더불어 드려졌습니다(민 28:3-10). 그밖에 다른 동물 제사에 수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예. 7:12.13; 14:20; 민 15:2-5; 28:19-20, 27–29). 가장 특징적인 것은 가난한 계층을 위한 속죄제의 제물로 밀가루의 소제가 허용되었다는 것입니다(레 5:11-12).
요리된 소제물(4-10)
하나님 앞에서 성도들은 무교병과 같은 인격이 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성도는 죄를 과감히 끊어 버리고 하나님 앞에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도는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로 말미암아 점점 거룩하여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령으로 말미암아 점점 거룩하여기지 때문입니다.
4네가 화덕에 구운 것으로 소제의 예물을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만든 무교병이나 기름을 바른 무교전병을 드릴 것이요 5철판에 부친 것으로 소제의 예물을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에 누룩을 넣지 말고 기름을 섞어 6조각으로 나누고 그 위에 기름을 부을지니 이는 소제니라 7네가 냄비의 것으로 소제를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와 기름을 섞어 만들지니라 8너는 이것들로 만든 소제물을 여호와께로 가져다가 제사장에게 줄 것이요 제사장은 그것을 제단으로 가져가서 9그 소제물 중에서 기념할 것을 가져다가 제단 위에서 불사를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10소제물의 남은 것은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돌릴지니 이는 여호와의 화제물 중에 지극히 거룩한 것이니라(4-10)
제사자는 밀가루로 몇 가지 요리를 해서 소제로 바칠 수도 있었습니다. 기름은 사용되지만, 비싼 유향이 첨가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분명 가난한 자들을 위한 소제물이었을 것입니다.
(1) 네 종류의 요리법(4-7)
실제로 생밀가루 약간만으로도 큰 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요리 기구를 사용하여 소제의 음식을 만듭니다. a. 화덕에 구운 것: 기름을 섞은 무교병과 기름을 바른 무교전병; b. 철판에 부친 것; c. 냄비에 요리한 것. 화덕으로 두 종류의 음식을 만들 수 있으므로, 음식 종류는 네 가지입니다. 화덕은 아마도 아궁이에 놓은 큰 도기로 일종의 솥단지나 오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마 화덕 안쪽에 밀가루 반죽을 발라 떡을 구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교병의 ‘병’(떡)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할라의 어원 할랄이 ‘구멍을 뚫다’, ‘파내다’인 것을 고려해볼 때, 이것은 구명(들)이 뚫려 있는 형태의 두툼한 빵이었던 것으로 추론됩니다(TWOT). 반면 무교전병의 ‘전병’은 러키크인데 반죽을 얇게 빚어 구운 것으로 보입니다. 철판(마하바트)은 철로 만든 납작한 판을 말하는데, 그 위에 밀가루 반죽을 펼쳐 납작한 떡을 구울 수 있었습니다. 이 역시 누룩을 넣지 않고 굽는데, 특징은 여러 조각으로 나눈 뒤 기름을 부어 굽는다는 점입니다. 냄비(마르헤쉐트)는 평평한 전골냄비와 같은 요리기구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틀리는 냄비의 소제 요리란 밀가루를 기름에 튀긴 음식이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드리는 법과 남은 것의 처분(8-10)
밀가루 반죽에 누룩을 넣으면 크게 부풀고 부드러운 빵이 됩니다. 반면 무교병은 서너 시간 안에 굳고 딱딱해지므로 빨리 먹어야 합니다. 역시 제사장은 기념이 되도록 일부분만을 취하여 제단에 불사르고 나머지는 제사장 몫으로 돌아갑니다.
소제의 주의사항과 추가 규정들(11-16)
성도는 하나님 앞에서 소금과 같은 신앙 인격을 소유해야 합니다. 소금은 변치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언약의 소금이란 말이 뜻하느ᅟᅡᆫ 것이, 언제나 변함없이 한결같은 모습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언제나 한결같이 신앙을 지키되, 마지막까지 변함이 없는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11너희가 여호와께 드리는 모든 소제물에는 누룩을 넣지 말지니 너희가 누룩이나 꿀을 여호와께 화제로 드려 사르지 못할지니라 12처음 익은 것으로는 그것을 여호와께 드릴지나 향기로운 냄새를 위하여는 제단에 올리지 말지며 13네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 네 하나님의 언약의 소금을 네 소제에 빼지 못할지니 네 모든 예물에 소금을 드릴지니라 14너는 첫 이삭의 소제를 여호와께 드리거든 첫 이삭을 볶아 찧은 것으로 네 소제를 삼되 15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위에 유향을 더할지니 이는 소제니라 16제사장은 찧은 곡식과 기름을 모든 유향과 함께 기념물로 불사를지니 이는 여호와께 드리는 화제니라(11-16)
본문에서는 하나님께 드리는 곡물 제사에 대한 규례를 설명합니다. 이 제사에는 누룩이나 꿀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소금으로 언약의 맛을 내야 합니다. 또한, 제사장이 제물을 가져와 하나님께 드리며, 그 일부는 하나님께, 나머지는 제사장이 먹게 됩니다.
(1) 누룩과 꿀의 금지와 밀의 첫 소제(11-12)
소제물에서 첨가가 금지된 재료들이 있습니다. 누룩과 꿀입니다. 누룩은 앞서 말한 대로 소제의 음식이 무교병이어야 하기 때문에 금지되며, 꿀은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데바쉬인데, 이것은 ‘꿀과 과일 시럽’ 둘 다 가능합니다. 분명 몇 군데서 데바쉬는 벌꿀입니다(신 32:13: 삿 14:8-9,18). 그러나 그것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례들에서 데바쉬는 벌꿀이기보다는 과일 꿀, 즉 과일 시럽일 수 있습니다. 벌꿀은 자연에서 채취하는 것으로 농산물이 아니며, 따라서 제단에서 자동적으로 배제됩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소제의 재료로서 첨가를 금지한 것은 벌꿀이 아닌 과일 꿀, 즉 과일 시럽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설탕이 없던 고대에서 이것은 음식의 중요한 당분 재료였습니다. 누룩이 금지되는 이유는 부패를 의미하는 부정적인 상징성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마 16:6; 눅 12:1; 고전 5:6; 갈 5:9), 화목제를 바칠 때 유교병을 함께 드리기도 하나(레 7:13), 그 외에 누룩이 든 유교병은 제단에서 절대 금지되고 있습니다(출 23:18; 34:25), 아마 꿀도 금지되는 이유가 그것이 과일 시럽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은 벌꿀과 달리 쉬이 상하기 때문입니다.
12절의 ‘처음 익은 것’과 14절의 ‘첫 이삭의 소제’는 구별해야 합니다. ‘처음 이은 것’의 문자적 의미는 ‘첫 번째 전의 예물’입니다. 즉, 그전은 ‘첫 수화물의 예물’을 가리키는데, 분명히 밀의 첫 추수물입니다. 반면에 14절의 ‘첫 이삭의 소제’는 보리의 첫 이삭의 소제물인데, 이 사실은 레위기 23:10-11에 비추어 알 수 있습니다. 보리의 첫 이삭은 아직 덜 익었기 때문에 제사장이 북은 뒤 기름과 유향을 첨가하여 제단 위에 올립니다. 그러나 12절의 밀의 첫 추수물은 제단 위에 올리지는 않고 단지 성소에 봉헌된 성물이 되어 제사장들의 음식으로 사용됩니다. 참고로, 팔레스타인 지역은 보리 추수가 먼저 시작되고, 약 두 달 후에 밀 수확기가 옵니다. 그 지역에서는 밀이 주식이며 따라서 밀을 기다리기 위해 잠정적으로 보리를 먹을 뿐입니다.
(2) 소금의 첨가와 보리의 첫 소제(13-16)
누룩과 과일 꿀은 금지되나, 소금은 빠지면 안 됩니다. 특별히 그것이 ‘네 하나님의 언약의 소금’으로 묘사됩니다. 13절 하반절은 ‘모든 예물에 소금을 드릴지니라’라고 명시합니다. 랍비들은 이에 근거하여 다른 짐승의 제물들에게 소금을 쳤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단에 올린 모든 제물들에는 소금을 쳐서 하나님과의 언약을 상기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일종의 소금 언약이며, 소제물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소금은 언약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는 언약의 소금입니다. 참고로 소금은 강력한 방부제인데 고대 근동에서 소금은 동맹, 친목, 약속, 충성의 맹세에 사용되었습니다. 바벨론에서는 계약의 동맹을 위해 양자가 소금을 먹었으며, 페르시아의 왕실에서 신하들이 왕 앞에서 충성을 맹세하며 소금을 먹었습니다. 유목민인 베두인의 전통 중에는 유랑하는 가족 단위 간의 상호 동맹과 보호의 표시로 서로 소금을 먹는 관행이 있었는데, ‘우리 사이에 소금이 있다’는 격언은 그들의 단단한 우정의 결속을 잘 말해줍니다.
제사를 드리는 자는 수확한 곡물 중 최고의 것을 드려서 하나님께서 모든 삶의 근원이시며 땅의 풍요를 가져다주는 분이심을 고백합니다. 성도의 삶도 소제의 고운 가루처럼 옛 모습은 온전히 깨어지고 그리스도의 사랑의 향기를 머금어야 합니다. 소제 위에 붓는 기름은 성령의 충만함을 의미합니다. 성도는 삶 속에서 기도의 유향을 날마다 태워야 합니다. 이러한 성도의 헌신하는 삶은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어 하늘 보좌에 상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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