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119-06)
절망 속에서도 빛나는 소망
시편 119편 81-96절
우리 삶에도 때때로 시편 기자와 같은 절망과 고통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건강 문제, 관계의 갈등, 경제적 어려움, 심리적 고통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우리는 마치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순간마다 우리는 어디에서 위로와 소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시편 기자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하나님의 말씀에서 찾고 있습니다.
- 하나님의 말씀은 개인 삶의 기초이며 창조 세계의 기초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성도에게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즐거움이 되며, 삶을 지탱하고 회복하는 원천이 됩니다. 이 하나님의 말씀은 창조 때부터 천지에 질서와 견고함과 영원함을 제공했습니다. 이 말씀에는 하나님의 성실하심과 인자하심 등 하나님의 속성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카프(열한 번째 알파벳) 연(81-88)
성도는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소망을 두어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도 이런 고난의 시간이 찾아올 때, 어디에서 소망을 찾을 수 있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뿌리내리고 그분의 약속을 붙잡으며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말씀을 붙잡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위로를 구했습니다. 본문을 통해 그 답을 함께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81○나의 영혼이 주의 구원을 사모하기에 피곤하오나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나이다
82나의 말이 주께서 언제나 나를 안위하실까 하면서 내 눈이 주의 말씀을 바라기에 피곤하니이다
83내가 연기 속의 가죽 부대 같이 되었으나 주의 율례들을 잊지 아니하나이다
84주의 종의 날이 얼마나 되나이까 나를 핍박하는 자들을 주께서 언제나 심판하시리이까
85주의 법을 따르지 아니하는 교만한 자들이 나를 해하려고 웅덩이를 팠나이다
86주의 모든 계명들은 신실하니이다 그들이 이유 없이 나를 핍박하오니 나를 도우소서
87그들이 나를 세상에서 거의 멸하였으나 나는 주의 법도들을 버리지 아니하였사오니
88주의 인자하심을 따라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주의 입의 교훈들을 내가 지키리이다(81-88)
시인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원을 간절히 기다리며 말씀에 소망을 둡니다. 원수들의 박해로 고통받지만, 하나님의 계명을 잊지 않고, 하나님의 도움과 구원을 기도합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사랑에 의지하여 그분의 율법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다짐합니다.
(1) 하나님의 구원과 말씀을 바람(81-83)
시인은 곤경에 처해 하나님의 구원을 요청했고 응답이 지연되자 외로움을 느끼고 지칩니다. ‘사모하여/바라기에 피곤하다’(81)로 번역된 단어(칼라)는 무엇인가를 애타게 바란 탓에 기력이 쇠진하여 활력을 잃은 상태를 말합니다. 시인의 영혼과 눈이 하나님을 향하여 고정되어 그의 긍휼과 은혜를 기다리느라 지쳤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언제 자기를 위로해주실지, 언제 구원해주실지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시인은 자신의 이런 상태를 보고, 자신을 ‘연기 속의 가죽 부대’로 비유합니다. ‘가죽 부대’는 짐승의 가죽을 이용해 만든 자루이며, 이 단어는 구약에서 포도주(수 9:4,13; 삼상 16:20)나 우유를 담는 자루(삿 4:19)를 가리킵니다. 또한 은유적으로 고통당하는 시인의 눈물을 담는 자루(‘병’으로 번역됨)로도 표현되었습니다(시 56:8). 이런 가죽 부대가 연기 속에 있는 경우는 아마도 걸쭉한 요구르트를 만들기 위해 우유를 부대에 담아 은근한 온도의 잿더미 위에 일정 기간 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므로 그동안 자루는 무용지물처럼 한곳에 놓여 방치되며, 은근한 불에 쭈그러들기도 하고 자루 색이 변하기도 합니다. 시인은 자신이 이 자루처럼 하나님으로부터 장기간 무관심 상태로 버려진 것 같아 외롭고 비통합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며 쇠약해진 시인이지만, 그는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고(‘바라나이다’로 번역됨; 81)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율례들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말씀을 잊지 않았다는 시인의 고백은 시의 곳곳에서 메아리칩니다(16,61,83,109,141,153,176).
(2) 악인에게서 건지시기를 간구(84-88)
시인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원수들을 심판하심으로써 자기를 구원해주시길 간구합니다. 그는 자신과 자기 원수들에 대한 질문을 각각 던지며 하나님의 구원을 재촉합니다. 자신에 대해서는, 세상에 살아 있을 날들이 얼마나 남았는지 묻습니다. 이 질문은 시인이 핍박을 받은 지 오래되었고, 하나님께 구원을 간구한 지도 한참 되었으나, 아직 응답이 없어 죽을 지경임을 암시합니다. 원수들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대체 그들에게 언제 심판을 내리실지 묻습니다. 시인은 원수들을 ‘나를 핍박하는 자들’로 부릅니다. 이들은 마치 군사가 적을 죽이려고 뒤쫓는 것처럼 시인을 해하려고 급하게 그의 뒤를 바싹 따라가는 자들이란 뜻입니다. 시인은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늦는 것에 대해 부당함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그의 원수들이 단순히 자기에게만 악을 끼치는 무리가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하나님께 악을 행하는 무리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그들을 가리켜 ‘하나님의 법을 따르지 않는 교만한 자들’(85)이라고 설명함으로써 그들이 하나님의 원수이기도 한 점을 상기시킵니다. 하나님의 율법을 따르지 않음은 그들에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없음을 암시하며(잠 8:13), 그들이 율법을 멸시하여 저버렸음을 함축합니다(53). 구덩이를 몰래 파놓고 시인이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거짓으로 시인을 핍박하면서도(86,69,78) 자기들의 죄를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 앞의 설명을 증명해줍니다. 이처럼 시인의 원수들이 결국 하나님의 원수들이므로, 시인은 하나님과 말씀의 속성을 토대로 구원을 간청합니다. 먼저, 하나님의 계명의 신실하심을 언급합니다. 하나님의 모든 말씀이 신실하다면, 무고한 자를 핍박하는 자는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고, 무고하게 핍박받는 자는 신원되어야 합니다(시 37:28; 54:5; 잠 22:23; 27:17-18). 시인은 원수들이 그를 이 땅에서 아주 쇠잔하게 만들었으나, 하나님의 법도를 버리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신실하신 말씀에 따라 시인의 도움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언급합니다. 까닭 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시인에게 인자와 긍휼을 보이셔서 소생시켜달라는 간구입니다(시 36:10). 하나님께서 시인을 회복하시면,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교훈들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합니다.
라메드(열두 번째 알파벳) 연(89-96)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변화를 겪고, 때로는 혼란과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그러나 시편 기자가 고백한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우리를 지켜주고 인도해 주시는 변치 않는 진리입니다. 본문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뿌리내리고 그 말씀 속에서 우리의 삶을 세워가야 하는 이유를 함께 발견하고자 합니다.
89○여호와여 주의 말씀은 영원히 하늘에 굳게 섰사오며
90주의 성실하심은 대대에 이르나이다 주께서 땅을 세우셨으므로 땅이 항상 있사오니
91천지가 주의 규례들대로 오늘까지 있음은 만물이 주의 종이 된 까닭이니이다
92주의 법이 나의 즐거움이 되지 아니하였더면 내가 내 고난 중에 멸망하였으리이다
93내가 주의 법도들을 영원히 잊지 아니하오니 주께서 이것들 때문에 나를 살게 하심이니이다
94나는 주의 것이오니 나를 구원하소서 내가 주의 법도들만을 찾았나이다
95악인들이 나를 멸하려고 엿보오나 나는 주의 증거들만을 생각하겠나이다
96내가 보니 모든 완전한 것이 다 끝이 있어도 주의 계명들은 심히 넓으니이다(89-96)
시인이 하나님의 율법을 묵상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 살아가려는 결심을 표현합니다. 악인들이 시인을 핍박하지만,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위로와 지혜를 얻습니다. 하나님의 율법은 영원하고 완전하며, 시인은 그것을 사랑하고 그것에 의지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계명을 따르는 것이 생명의 길임을 고백합니다.
(1) 대대에 이른 하나님의 말씀(89-91)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과 그 말씀에 수반된 하나님의 성품은 영원하며 견고합니다. 시인은 기력이 쇠진한 상태에서도 하나님과 말씀에 대해 깊게 사고합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성품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서 처음으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먼저,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은 창조 때 드러났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실 때, 말씀의 위력이 나타났으며, 말씀의 효력은 영원합니다. 그러므로 하늘과 땅이 견고히 세워져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 원문에서 89-90절의 각 절맨 처음에 나오는 ‘영원히’와 ‘대대에’ 그리고 91절의 ‘오늘까지’라는 시간 부사구는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성품의 영원성을 부각합니다. 둘째,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에는 그의 성품이 동반되었습니다. 시인은 90절에서 하나님의 성품 중 ‘성실하심’을 언급하여 영원성과 가깝게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성실하심’은 ‘꾸준함’, ‘믿음직함’, ‘안전함’ 등을 의미합니다. 즉, 하늘과 땅을 비롯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생겨난 모든 것입니다. 하나님의 규례에 따라 창조 때부터 오늘까지 질서를 유지하며, 각각의 역할을 견고히 수행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그의 ‘종’으로 삼아 돌보고 계십니다(91). 만물이 하나님의 종으로서 하나님을 섬기며 말씀에 순복하고 있습니다.
(2) 고난 중에도 즐거움이 된 하나님의 말씀(92-93)
천지만물에 나타난 하나님 말씀의 위력과 하나님의 성실하심은 인간의 삶에도 나타납니다. 시인은 고난 중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움으로 삼았습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시인은 고난 중에 멸하여 제기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법도는 그에게 생명과 활기를 제공했습니다. 그러므로 자연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을 영원히 기억하여 지금까지 견고한 것처럼, 시인도 하나님의 말씀을 영원히 잊지 않고 말씀과 동행할 것을 선언합니다.
(3)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자의 간구(94-96)
시인은 자신이 하나님의 소유임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구원을 간청합니다. 이로써 첫째, 시인은 하나님께서 소유주로서 시인과 긴밀한 관계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주인으로서 그를 돌볼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셋째, 그가 하나님만을 신뢰하며 구원의 능력을 믿고 있음을 함축합니다. 넷째, 종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것임을 내포합니다. 시인은 오직 하나님의 법도들을 구했다고 밝히며 구원을 재촉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붙어 있는 자에게 생명을 약속하신 것(신 4:4)과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생명과 축복을 약속하신 것(신 30:19-20)을 굳게 믿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재 시인의 원수들은 그를 죽이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84-87)은 하나님의 율법에 따라 살지 않고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는 교만하고 악한 자들입니다. 반면에 시인은 하나님의 법도를 구하며 그것을 즐거움으로 삼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입니다. 원수들은 이유 없이 시인을 추격하고, 해하려고 구체적인 책략을 짜 구덩이를 팠고, 시인이 거기 빠지기만을 기다립니다. 시인은 죽음의 위기 상황에서 다른 것을 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증거들을 생각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시인은 고난 중에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면서 그 말씀의 완전함과 견고함과 영원함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세상에 무엇인가 완벽한 것이 있다면 그 모든 완벽한 것에는 끝, 즉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직접 주신 하나님의 계명들은 그 넓이나 깊이나 높이를 측량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뿌리내리고, 고난 속에서도 그분의 사랑과 구원을 간절히 구하는 자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이제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시편 기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우리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귀한 교훈을 얻고자 합니다. 함께 말씀을 나누며, 하나님의 진리와 사랑을 더욱 깊이 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구독과 아래 [광고베너] 클릭은
저의 성경 연구에 큰 힘이 됩니다.
'19 시편(완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편(157) - 시편 119편 129-144절 -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깊은 경외와 열정 (3) | 2024.09.14 |
---|---|
시편(156) - 시편 119편 113-128절 - 하나님의 공의와 말씀에 대한 신뢰 (4) | 2024.09.12 |
시편(153) - 시편 119편 65-80절 - 하나님의 말씀에 뿌리내리며 변화하는 삶 (0) | 2024.09.11 |
시편(152) - 시편 119편 49-64절 -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소망과 인내 (2) | 2024.09.11 |
시편(151) - 시편 119편 33-48절 -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삶 (1) | 2024.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