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119-01)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가는 길
시편 119편 1-16절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사랑하고 지켜야 할지, 그리고 그 말씀을 따르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참된 기쁨과 평안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세상의 수많은 유혹과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길,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여호와의 율법을 사랑하고 지키는 자가 얼마나 행복합니까! 시인은 온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고, 그가 주신 계명을 즐거워하고 그 계명에 주의하며 따르길 소망합니다. 또한 이런 소망을 실행할 수 있도록 시인은 끊임없이 하나님께 가르침과 인도를 구합니다.
알레프(첫 번째 알파벳 ‘א’) 연(1-8)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된 자입니다. 그 말씀이 오늘도 나를 창조하도록 내맡기는 일, 그것을 순종이라고 합니다. 생명은 바로 그 말씀을 따라 창조되는 곳에만 있습니다. 그곳에서 인간은 인간다워지고 하나님께서는 하나님다워집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고,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며, 하나님 나라가 섭니다.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곧 여호와를 구하는 생명의 삶입니다.
1행위가 온전하여 여호와의 율법을 따라 행하는 자들은 복이 있음이여
2여호와의 증거들을 지키고 전심으로 여호와를 구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3참으로 그들은 불의를 행하지 아니하고 주의 도를 행하는도다
4주께서 명령하사 주의 법도를 잘 지키게 하셨나이다
5내 길을 굳게 정하사 주의 율례를 지키게 하소서
6내가 주의 모든 계명에 주의할 때에는 부끄럽지 아니하리이다
7내가 주의 의로운 판단을 배울 때에는 정직한 마음으로 주께 감사하리이다
8내가 주의 율례들을 지키오리니 나를 아주 버리지 마옵소서(1-8)
하나님의 법에 대한 경외와 순종을 강조하는 구절입니다. 이 구절은 하나님이 정하신 법을 따르는 사람들은 복이 있으며, 그의 길을 순종하며 살 것임을 다짐합니다. 말씀을 지키고, 그 길을 걷는 것을 간절히 원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도와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이 시편의 주제는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1) 하나님 말씀을 지키는 자의 행복(1-4)
시인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말씀을 지키는 자들의 행복을 선언하며 시를 시작합니다. 1,2절 맨 마지막에 ‘복이 있음이여’와 ‘복이 있도다’로 번역된 단어는 ‘얼마나 행복한가!’의 뜻으로서, 원문에서는 1,2절의 첫 단어로 나와 듣는 이들의 주목을 끕니다. 구약에서 이 단어는 상대방에 대한 부러움을 표현할 때나 하나님께서 주시는 행복과 축복을 표현할 때 사용되었습니다(신 33:29; 왕상 10:8; 욥 5:17; 잠 4:21 등). 119편에서는 후자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시인이 행복의 예로 처음 언급한 사람은 행위가 온전한 자들입니다. ‘행위’는 ‘길’의 번역으로서 한 사람의 행위를 포함하여 삶의 태도나 방향, 인생의 여정 등을 나타내는 포괄적 용어입니다. ‘온전한 자들’이란 흠 없고 완전한 자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여기서 ‘완전함’이란 말에는 다소 과장된 의미가 포함되었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행위가 온전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시인은 여호와의 율법을 지키고 살 때 가능하다고 알려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과의 언약을 통하여 백성에게 원하는 삶이 ‘거룩한 삶’임을 선포하셨습니다(출 19:6). 또한 4절에서 설명하듯, 하나님께서 직접 여러 율법을 정해주셨고 열심히 지키도록 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지시한 말씀에 순종한다면, 성도는 불의를 행하지 않을뿐더러(3) 하나님께서 원하는 온전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율법에 따라 행하는 데 필요한 근본적인 태도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온 마음으로 여호와를 찾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있어야 말씀을 따를 수 있고, 그럴 때 성도 개인의 삶은 온전한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한편, 시편 119편은 하나님 말씀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보여 주는데,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리켜 다음과 같은 여덟 가지 단어를 바꿔가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율법(1; 법:29), 증거(2; 교훈:22), 법도(4), 율례(5), 계명(6), 판단(7; 규례:13), 말씀(다바르; 9), 말씀(임라; 11). 이 단어들은 제각기 특정적인 의미가 있어, 하나님의 말씀이 가진 다각적인 의미와 다양한 영역을 표현합니다. 이 다양성이 시에 적용되어 시적 재미와 아름다움도 제공합니다. 다양성과 동시에, 이 단어들이 모두 ‘하나님의 말씀’으로 통일됨으로써 단어 간의 연결성과 결속성도 드러냅니다.
본 시편을 읽는 독자는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각 절에서 이 단어들이 나올 때, 각각의 의미를 살려서 이해하거나 ‘하나님의 말씀’으로 단순화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하나님 말씀을 지키려는 시인의 의지와 간구(5-8)
시인은 하나님을 사랑하지만,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의지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5절의 ‘내 길을 굳게 정하사 주의 율례를 지키게 하소서’는 직역하면, ‘내 길들이 당신의 율례들을 지키는 데 견고하다면!’입니다. 하나님 뜻을 따라 살고 싶은 시인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의 어려움과 인간적인 연약함이 내포되었습니다. 한편 1절부터 줄곧 언급되는 하나님의 계명이나 판단 등 하나님 말씀에는 ‘의로움’이 대표적인 속성으로 나타나며(7), 이는 정의의 하나님의 속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은 불의에서 멀어지고 의와 공평과 정직 등 하나님의 속성에 가까워집니다. 시인은 이 같은 하나님의 의로운 말씀을 배울 것을 다짐합니다. 이런 배움의 과정을 통해 하나님 말씀이 그를 의로 인도할 것이므로, 시인도 거짓이나 가식이 아닌 정직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가르침에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후에 시인은 그가 배운 말씀을 조심스럽게 실천하리라 마음먹습니다. 시인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단계마다 하나님이 연약한 자신을 내버려 두지 않고 함께하시기를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베트(두 번째 알파벳‘ב’) 연(9-16)
눈 앞에 펼쳐지는 상황이 순종하는 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끝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일을 중단하지 않기로 합니다. 그 말씀의 약속을 신뢰하기로 합니다. 결코 하나님께서 말씀을 지키는 자신을 버리거나 부끄럽게 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말씀에 순종하는 자에게 닥치는 환난은 결코 하나님의 무능이나 혹은 믿음의 무익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9청년이 무엇으로 그의 행실을 깨끗하게 하리이까 주의 말씀만 지킬 따름이니이다
10내가 전심으로 주를 찾았사오니 주의 계명에서 떠나지 말게 하소서
11내가 주께 범죄하지 아니하려 하여 주의 말씀을 내 마음에 두었나이다
12찬송을 받으실 주 여호와여 주의 율례들을 내게 가르치소서
13주의 입의 모든 규례들을 나의 입술로 선포하였으며
14내가 모든 재물을 즐거워함 같이 주의 증거들의 도를 즐거워하였나이다
15내가 주의 법도들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주의 길들에 주의하며
16주의 율례들을 즐거워하며 주의 말씀을 잊지 아니하리이다(9-16)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정결한 삶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표현합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죄를 멀리하는 길임을 깨닫고, 그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기를 원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규례와 명령을 즐거워하며, 이러한 말씀을 통해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를 기도합니다. 말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인도받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나타냅니다.
(1) 하나님 말씀과 정결한 행실(9)
히브리어 알파벳의 두 번째 글자 ‘ב’로 시작하는 9-16절 단락은 ‘청년이 무엇으로 그의 행실을 깨끗하게 하리이까?’라는 시인의 질문과 그에 대한 시인의 대답으로 시작합니다. 이와 같은 질문-대답 형식은 질문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고, 대답을 제시하여 결론에 이르도록 도와줌으로써 질문자 본인에게나 상대에게 가르침과 배움의 장을 마련합니다(예. 시 24:3). 여기 9절의 ‘그의 행실’에서 ‘행실’은 1절의 ‘행위’와 단어는 다르나 똑같이 ‘길’이란 뜻도 있습니다. ‘깨끗하게 하다’는 ‘육체적으로 또는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하다’, ‘씻다’의 의미입니다. 청년으로서 정결한 삶은 하나님의 말씀을 길잡이로 삼고 그 말씀을 실천할 때 가능합니다. 9절에서 대답으로 제시된 ‘주의 말씀만 지킬 따름이니이다’는 ‘당신의 말씀대로 행실을 살핌으로’로도 번역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지키다’란 동사는 ‘순종하다’라는 뜻 외에도 ‘살피다’, ‘주의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대답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행실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와 자기 행실을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주의 깊게 살핌으로써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 둘 다를 내포합니다.
(2) 즐거움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10-16)
하나님의 말씀에 주의하면서 이를 지키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시인은 기본적으로 마음의 태도를 갖추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먼저, 온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시인이 2절에서 하나님을 찾는 자의 행복을 진술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미 하나님을 찾아 행복을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찾는 태도는 신명기 6:5이 설명하듯, 무엇보다 온 마음과 온 성품과 온 힘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신 6:5).
둘째, 하나님의 말씀을 배워야 합니다. 성도는 스스로 성경을 읽거나 다른 이를 통해서 말씀을 배울 수 있으며, 언제든 하나님으로부터의 가르침, 즉 성령을 통한 지혜와 깨달음도 필요합니다. 셋째, 하나님 말씀의 소중함을 알고 마음에 두어야 합니다(11). ‘마음에 두다’와 비슷한 ‘마음에 새기다’라는 표현은 ‘말씀을 기록하라’는 뜻으로서 말씀을 잊지 말라는 의미를 강조합니다(신 6:6; 렘 31:33). 반면, ‘마음에 두다’에서 ‘두다’는 ‘숨기다’의 뜻이므로, 이 표현은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속 깊이 감추어 귀하게 여기며 보호하는 의미를 강조합니다.
넷째,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해야 합니다. 시인은 재물을 즐거워하듯이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즐거워한다고 고백합니다(14,16). 성도는 시인처럼 말씀의 속성과 그 가치를 알고 인정함으로써 자발적인 기쁨을 가질 수 있습니다(시 1:2). 또한 말씀 자체로 인한 기쁨만이 아니라 말씀을 행하는 즐거움도 절실히 필요합니다(시 40:8). 다섯째, 하나님의 계명에서 길을 잃어 타락하지 않도록 하나님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10).
여섯째, 하나님의 말씀을 주의하여 실천해야 합니다. 에스겔 선지자가 외치듯, 하나님께서 성도의 마음을 부드럽게 다듬어주고 성령을 그 속에 두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도록 도우셔야 하나님 말씀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겔 36:26-27). 일곱째, 하나님 말씀을 읊조림으로써 그 내용을 상기하며, 행동으로 몸에 배도록 합니다. 밤낮으로 말씀을 읊으며 그 말씀을 즐거움으로 삼은 행복자가 좋은 예시입니다(시 1:2). 이런 방법들을 통해 하나님이 진정으로 그의 성도에게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될 터이므로, 성도는 하나님 앞에서 죄 짓는 일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또한 본인 스스로 하나님을 찬양할 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하나님께 배운 모든 규례들을 선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선포된 말씀을 들은 다른 이들도 깨끗하고 정결한 인생길을 걸어가며, 하나님이 주시는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내 멋대로가 아닌 하나님의 법대로 사는 사람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의 수혜자가 됩니다. 밥을 법을 버리라 하는 세상에서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올해도 주께서 정해주신 바른 삶의 길을 끝까지 전지해 나가도록 다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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