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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035-01)


저주가 기도가 될 때

시편 35편 1-18절


 

하나님께서는 행동의 하나님이십니다. 정적인 분이 아닙니다. 동사의 하나님이십니다. 구체적으로 역사에 대입하시고 의지를 갖고 자신의 삶을 꾸려가시는 분입니다. 오늘 시인에게 하나님께서는 어떤 동사로 움직이는 분이며 무엇을 창조하고 계시는 분입니까?

 

 

  • 시인은 하나님께 자기의 원수들과 싸워 자기를 보호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의 원수들은 까닭 없이 그를 공격하고 거짓을 말하고 생명을 위협하였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들에게 앙갚음을 하는 대신 그들을 사랑과 선으로 대하였습니다. 원수들의 억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인은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이 속히 임하기를 촉구하며 간구합니다.

 

용사이신 하나님께 간구(1-8)

 

하나님의 은혜는 모든 강물을 받아들이는 거대한 대양과도 같습니다. 그 깊은 은혜의 바다 속으로 두려움 없이 우리의 감정을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인생에는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그분이 아니고서는 안 될 일이 수두룩합니다. 다윗은 저주스러운 속마음까지 쏟아냅니다. 거룩한 용사이신 하나님께서 전투에 나서주시기를 애원합니다.

 

1여호와여 나와 다투는 자와 다투시고 나와 싸우는 자와 싸우소서 2방패와 손 방패를 잡으시고 일어나 나를 도우소서 3창을 빼사 나를 쫓는 자의 길을 막으시고 또 내 영혼에게 나는 네 구원이라 이르소서 4내 생명을 찾는 자들이 부끄러워 수치를 당하게 하시며 나를 상해하려 하는 자들이 물러가 낭패를 당하게 하소서 5그들을 바람 앞에 겨와 같게 하시고 여호와의 천사가 그들을 몰아내게 하소서 6그들의 길을 어둡고 미끄럽게 하시며 여호와의 천사가 그들을 뒤쫓게 하소서 7그들이 까닭 없이 나를 잡으려고 그들의 그물을 웅덩이에 숨기며 까닭 없이 내 생명을 해하려고 함정을 팠사오니 8멸망이 순식간에 그에게 닥치게 하시며 그가 숨긴 그물에 자기가 잡히게 하시며 멸망 중에 떨어지게 하소서(1-8)

 

시인은 자기 생명을 위협하고 거짓 고소를 일삼으려고 일어난 원수를 향해 하나님께서 완전무장하시고 일어나 싸우고 돕고 구원해달라고 구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서시면 시인을 쫓던 원수가 하나님의 사자에게 쫓기게 됩니다.

 

(1) 용사이신 하나님께 간구함(1-3)

 

원수들과 싸움 중인 시인은 하나님이 자기 대신 그들과 싸워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시인이 사용한 ‘다투소서’와 ‘싸우소서’라는 단어는 각각 법정에서의 논쟁과 전쟁터에서의 싸움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시인의 원수와의 싸움은 말과 증거를 가지고 정의의 판결을 촉구하는 논쟁이면서도 육체적으로 싸우는 전투와 같다는 말입니다. 시인은 먼저 전쟁터의 싸움의 비유를 사용하여, 하나님께 자신을 위한 전사가 되어 방패와 창을 잡고 나아가 자신을 원수로부터 지켜달라고 간구합니다. 그도 용사이지만 자신의 힘과 지략을 의지하는 대신 전쟁의 용사이며 승리를 가져다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하나님이 직접 원수와 대항하여 싸우시기를 요청합니다. 시인은 하나님이 자신을 구원하고 승리를 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2) 원수를 벌해달라는 시인의 기도(4-8)

 

시인은 하나님께 자신의 원수들을 벌하시라고 간청합니다. 왜냐하면 시인의 원수들이 행악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까닭도 없이 시인의 생명을 빼앗는 것을 자기들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은밀하고 비겁한 전략을 세웠습니다. 마치 사냥꾼이 새나 짐승을 잡으려 하듯이, 그들은 시인이 가는 길목에 몰래 그물을 숨기고 함정을 파놓은 후 시인이 그물이나 함정에 빠지기만을 고대합니다. 시인은 원수들의 이러한 불의한 행위를 보았기에 하나님의 심판이 그들에게 임하기를 구합니다. 그들이 자기를 해치려고 꾸민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그 일로 수치를 당하기를 원합니다. 그들이 시인의 자취를 찾아다닐 때 그들이 다니는 길을 어둡고 미끄럽게 만드시라고 간청합니다. 원수가 자신을 잡으려고 쫓아오므로, 하나님은 대신에 천사를 보내어 그들을 추적하게 하시고 그들을 겨처럼 날려버리시기를 간구합니다. 또한 시인을 잡으려고 쳐놓은 그물에 자기들이 먼저 잡히고,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자기들이 스스로 빠져 멸망이 순식간에 임하기를 요청합니다. 원수에 대한 시인의 간구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은 악을 행하는 자가 그에 응당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건 사사로운 앙갚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악인의 불의와 부정한 행위가 하나님께서 정의하시는 의와 공평에 위배되고 하나님이 왕으로 계신 이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이 세상이 주의 공평과 정의로 가득 차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기대하는 시인(9-10)

하나님의 백성들은 당장 상황이 달라지지 않아도 선을 이루신 하나님을 믿고 있기 때문에, 미리 기뻐할 수 있습니다. 그 하나님을 알면 알수록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건지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원수들은 눈으로 보이는 모습들만 보았지, 시인이 알고 있는 하나님을 알지 못했습니다.

 

9내 영혼이 여호와를 즐거워함이여 그의 구원을 기뻐하리로다 10내 모든 뼈가 이르기를 여호와와 같은 이가 누구냐 그는 가난한 자를 그보다 강한 자에게서 건지시고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노략하는 자에게서 건지시는 이라 하리로다(9-10)

 

하나님께서는 원수들을 마땅히 심판하시기를 간구한 시인은 ‘그러나 내 영혼이’라고 외치며 하나님이 자기를 원수의 손에서 구원하실 것을 확신한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기를 구원하실 것이므로 하나님과 그분의 구원을 기뻐할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시인은 여호와 하나님과 같은 이가 없다는 것을 자기의 몸의 모든 뼈가 증언할 정도로 확실하다고 진술합니다. 이 하나님께서는 강자와 억압하는 자에게 당하고 있는 가난하고 약하고 힘없는 자들을 건지시는 분입니다. 시인은 이러한 하나님을 다른 이들에게 선포하겠다고 서원을 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여전히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고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와 같이 하나님이 궁극적으로 자신을 구하시고 승리를 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다른 시에도 이러한 시인의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확신의 내용이 자주 나옵니다. 시인이 하나님의 구원을 확신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시인이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그분은 불의를 심판하시고 정의를 실현하시는 분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인은 과거에 하나님의 구원과 승리를 직접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그 백성에게 행하신 일을 들었고 지금도 목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구원에 대한 확신의 고백과 서원은 자신의 하나님에 대한 신뢰감을 한편으로 표현하고, 또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구원을 그만큼 고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하나님께 호소함으로써 하나님의 개입과 구원을 촉구하는 역할을 합니다.

 

불의한 증인들의 악행 vs. 시인의 의로움(11-18)

지속적으로 우리의 감정을 하나님께 아뢰어야 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의 감정을 재료로 삼아 하나님께서 받으실 향기로운 제물을 신령과 진정으로 드려야 합니다. 그러면 불의한 자가 무고한 자를 괴롭히는 것을 그저 관망하지 않을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실 것입니다. 시인은 곤란한 가운데서도 여전히 감사와 찬양의 노래를 준비합니다.

 

11불의한 증인들이 일어나서 내가 알지 못하는 일로 내게 질문하며 12내게 선을 악으로 갚아 나의 영혼을 외롭게 하나 13나는 그들이 병 들었을 때에 굵은 베 옷을 입으며 금식하여 내 영혼을 괴롭게 하였더니 내 기도가 내 품으로 돌아왔도다 14내가 나의 친구와 형제에게 행함 같이 그들에게 행하였으며 내가 몸을 굽히고 슬퍼하기를 어머니를 곡함 같이 하였도다 15그러나 내가 넘어지매 그들이 기뻐하여 서로 모임이여 불량배가 내가 알지 못하는 중에 모여서 나를 치며 찢기를 마지아니하도다 16그들은 연회에서 망령되이 조롱하는 자 같이 나를 향하여 그들의 이를 갈도다 17주여 어느 때까지 관망하시려 하나이까 내 영혼을 저 멸망자에게서 구원하시며 내 유일한 것을 사자들에게서 건지소서 18내가 대회 중에서 주께 감사하며 많은 백성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11-18)

 

시인은 곤란 가운데서도 여전히 감사와 찬양의 노래를 준비합니다. 거래가 아니라 확신과 신뢰의 표현입니다. 가난하고 궁핍한 자신을 모른 척하지 않으실 하나님의 서품을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른 운수들과는 달리 뼈에 사무치는 감사로 화답하겠다고 다짐합니다.

 

(1) 불의한 증인들의 악행(11-12)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서원한 시인은 다시 자기의 억울한 상황에 대해 하나님께 알리며 기도드립니다. 4-8절에서 시인은 전쟁의 싸움과 사냥꾼의 사냥을 비유로 들어 그의 원수가 자기의 생명을 해하려 한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제 시인은 법정을 예로 들어 원수들의 불의한 행동을 고발합니다. 시인의 원수들은 폭력을 행사하는 자 즉, 거짓을 말하는 위증자입니다. 그들은 시인이 알지도 못하는 관련 없는 질문으로 시인을 심문하며 곤경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시인은 그들에게 지은 죄가 없는데도 이유 없이 고소를 당하여 법정에서 모욕을 당하며 그들의 불의한 증언과 사악함을 보고 낙심하고 괴로워합니다.

 

(2) 시인의 의로움(13-14)

 

또한 시인은 이들의 행위가 자신이 그들에게 베푼 선을 오히려 악으로 갚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이 시인을 대하는 태도와 행동이 정당하지 못하고 악하다는 것입니다. 시인은 그들이 병들었을 때 그들을 위해 굵은 베옷을 입고 금식하며 기도했다고 진술합니다. 자기의 형제나 친구를 위해 금식하며 기도하듯이 그들의 치유와 평안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마치 어머니를 잃어 애곡하듯이 원수들의 고통을 슬퍼하고 함께 아픔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시인의 원수들은 그가 보여준 긍휼과 사랑을 곡해하고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를 증오하고 경멸했습니다. 그들은 시인을 결코 자신들의 친구나 형제나 부모처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시인이 재앙을 당하자 서로 모여 그를 비웃었습니다. 그가 재난당한 것을 당연하고 고소하게 여겼습니다. 폭력배처럼 은밀히 일을 꾸며 시인을 비방하고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를 향하여 이를 갈며 조롱하였습니다.

 

(3) 불의한 증인들의 악행(15-16)

 

시인은 선을 악으로 갚는 원수들의 불의함과 자신의 의와 무죄함을 증명하고 하나님께 구원을 간청합니다. ‘주여 어느 때까지 관망하시려 하나이까?’라는 시인의 절규로그가 원수에게 오랫동안 고통 받아 왔다는 것과 그가 하나님께 상당한 기간 동안 기도해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그냥 넘기지 않으시고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서 행동을 개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사자처럼 자신을 멸망시키려 하는 자들에게서 구원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9-10절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상황은 변한 것이 없지만, 그는 하나님의 구원을 확신하며 고대합니다. 또한 하나님이 자기를 원수들에게서 건지시면, 그는 여러 백성 앞에 나아가 하나님이 자기에게 베풀어주신 구원을 간증하고 하나님께 감사의 찬송을 드리겠다고 서원합니다.

 

(4) 시인의 간구(17-18)

 

이와 같이 시인은 원수들이 자신에게 행한 악행에 대하여 폭력이나 폭언으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는 악인의 거짓된 말과 비열하고 폭력적인 말과 행동이 시인 자신의 내면(마음)과 외면(태도, 말, 행동 등)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자신을 죄로부터 보호할 줄 아는 지혜로운 자입니다. 악을 그대로 갚아주는 앙갚음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가 아닙니다(신 32:35; 잠 25:21-22). 앙갚음을 계획할 때에는 이미 하나님과 사람 앞에 죄를 지은 것이며, 그것을 실현할 때에는 더 큰 죄악에 빠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시인은 이 사실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인은 개인적으로 보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맡깁니다. 자기눈앞에 펼쳐진 기가 막힌 상황과 자신의 절망감을 하나님 앞에 그대로 고백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자신의 연약함을 긍휼히 여기시기를 바라고 하나님의 개입과 심판이 속히 이루어지기만을 간구하는 것입니다.


시인에게 하나님께서 찬양의 대상이 된 것은 하나님께서 한 결같이 시인에게 잘해주셨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지만 시인은 궁극적인 하나님의 보응을 믿으며, 상황과 처지에 상관없이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삶에 나서셔서 친히 창조하시도록 맡겨드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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