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04-02)
우상 제작을 금하고 경배를 금함
신명기 4장 15-31절
과거에 술이나 담배를 했던 사람들은 그것을 끊기란 쉽지 않습니다. 끊었다가도 과거 비슷한 환경이 되면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신앙도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하나님만 섬기던 사람들은 우상 숭배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하나님만 섬깁니다. 하지만 타 종교를 섬겼던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나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만나면 과거 종교를 회상하기도 하고, 때로는 옛 종교로 다시 돌아간 경우들도 있습니다.
모세는 호렙 산에서의 체험을 상기시키고 하나님께서 가장 준엄하게 금지하신 십계명의 둘째 계명을 강조하면서 경고합니다. 하나님만을 섬기라는 첫째 계명은 각종 우상을 금지하는 둘째 계명에 의해 구체적으로 강화됩니다. 이어서 모세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애굽에서 백성들을 구출하셨는지 요약해서 설명한 뒤 그 땅에 들어가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나안 땅의 우상들에 대한 금지입니다.
우상 제작과 숭배 금지(15-24)
진정한 앎은 개방하려는 마음, 배우려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 자유함이 없는 사람은 하나님까지도 통제의 대상이 됩니다. 신앙이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매번 거기서 거기인 하나님만 만나려고 합니다.
15여호와께서 호렙 산 불길 중에서 너희에게 말씀하시던 날에 너희가 어떤 형상도 보지 못하였은즉 너희는 깊이 삼가라 16그리하여 스스로 부패하여 자기를 위해 어떤 형상대로든지 우상을 새겨 만들지 말라 남자의 형상이든지, 여자의 형상이든지, 17땅 위에 있는 어떤 짐승의 형상이든지, 하늘을 나는 날개 가진 어떤 새의 형상이든지, 18땅 위에 기는 어떤 곤충의 형상이든지,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어떤 어족의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라 19또 그리하여 네가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해와 달과 별들 하늘 위의 모든 천체 곧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천하 만민을 위하여 배정하신 것을 보고 미혹하여 그것에 경배하며 섬기지 말라 20여호와께서 너희를 택하시고 너희를 쇠 풀무불 곧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사 자기 기업의 백성을 삼으신 것이 오늘과 같아도 21여호와께서 너희로 말미암아 내게 진노하사 내게 요단을 건너지 못하며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신 그 아름다운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리라고 맹세하셨은즉 22나는 이 땅에서 죽고 요단을 건너지 못하려니와 너희는 건너가서 그 아름다운 땅을 얻으리니 23너희는 스스로 삼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와 세우신 언약을 잊지 말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금하신 어떤 형상의 우상도 조각하지 말라 24네 하나님 여호와는 소멸하는 불이시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니라(15-24)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조심해야할 것이 있는데 우상숭배라고 하십니다. 가나안에 널려있는 우상들을 하나님 대신이나 하나님과 함께 숭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동시에 하나님을 어떤 형상으로 바꾸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나무나 돌에 새긴다면 아무리 그 돌이나 나무를 하나님이라고 부르면서 열심히 경배하고 열정적으로 예배한다고 해도 것은 우상숭배이니 절대 그것은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것이 이스라엘과 가나안 종교의 차이입니다. 이스라엘의 종교는 철저히 살아계신 하나님, 인격적인 하나님을 고백하는 종교입니다.
⑴ 인간, 생물, 자연물의 우상화를 금지함(15-19)
이스라엘 백성은 호렙 산에 머물며 하나님의 임재를 몸소 체험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짙은 구름, 강한 불과 화염, 우렛소리와 신령한 나팔 소리와 같은 장엄한 현상들을 통해 자신의 임재를 나타내셨으며 중요하게는 직접 자신의 음성으로 반포하여 십계명을 듣게 하셨습니다. 백성들은 다양한 신적 임재의 현상을 체험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으나 ‘어떤 형상’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어떠한 ‘테무나’도 보여주지 앓으셨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자신을 이런 테무나로 표현하거나 제작하지 말 것을 경고하십니다. 모세는 당시 이스라엘 주변 세계에 존재하던 수많은 형상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나열합니다.
① 사람의 형상
이스라엘 백성은 남자의 형상이든 여자의 형상이든 우상으로 숭배하기 위해 사람의 형상물을 제작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다 해서 인간이 하나님과 같은 신적 존재라거나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집트나 바벨론, 로마 제국과 같이 고대에는 제국의 군주들과 권력자들이 자신들을 신의 반열에 올려놓고 형상물을 전국에 세워 백성들이 숭배하게 만들곤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어떤 인간 숭배도 금지하십니다. 특별히 ‘자기를 위해’(원뜻은 ‘너희를 위해’) 그런 우상을 만들지 말라고 명하십니다. 즉, 우상이란 본질적으로 인간이 자신의 내적 위로와 평안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제작한 ‘만들어진 신’입니다.
② 형상화하여 숭배
여기에는 세 영역으로 구분된 자연계의 모든 생물들이 포함됩니다. 구약의 우주관은 삼중적입니다(창세기 1장; 레위기 11장), 하늘, 땅(지상), 물(수중), 하나님께서 각자의 영역에 맞게 고유한 생물들을 종류대로 창조하셨습니다(창세기 1장). 하늘에는 각종 새, 땅에는 여러 육상 동물들과 곤충과 기는 것, 물속에는 각종 물고기와 기는 것. 이방 민족들은 하나님의 피조물에 불과한 수많은 생물들을 형상화해서 우상으로 섬겼습니다.
사람들은 우람한 짐승뿐 아니라 자그마한 벌레에 이르기까지 가리지 않고 신으로 격상하여 대접하곤 했습니다. 예컨대, 공중의 매는 이집트에서 호루스(Horus) 신의 형상이었으며, 육상의 소는 여신 하토르(Hathor)의 현현으로 숭배되었고, 이 것은 이스라엘의 금송아지 숭배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기는 것들도 신으로 숭배되었는데, 이집트에서는 뱀이 가장 보편적으로 신성시되어 수많은 벽화에 그려져 있고 부조로 조각되어 있으며, 수많은 뱀 장식들이 남아 있습니다. ‘땅 아래 물’이란 지하 세계의 물, 즉 지하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유명한 물고기 형상의 신은 블레셋의 바알이라 할 수 있는 다곤(Dagon)입니다.
③ 신격화된 자연물
특히 하늘의 천체들인 해와 달과 별은 인류의 모든 문화권에서 태고부터 신으로 숭배되어 왔습니다. 태양은 이집트의 가장 중요한 신이었으며, 달은 갈대아 우르에서 도시국가의 신으로, 중요한 별들도 하급 신들로 숭배되었습니다(5장을 보라). 구약, 특히 창세기 1장은 세상의 모든 종교가 신으로 숭배하던 그런 자연물들은 피조물이며 하나님께서 모든 인류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 배정했다고 처음부터 선언합니다. 이런 천체의 비신화화는 종교학적인 관점에서도 놀라운 사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그 자체로 구약의 여호와 신앙이 인간의 종교적 사유의 산물이 아니라 계시에 따른 것임을 시사합니다.
⑵ 가나안 땅에서 우상숭배를 금지함(20-23)
애굽은 그들에게 쇠 풀무불과 같은 땅이었다. 풀무불이나 용광로는 성경에서 종종 고난을 상징하는 은유로 사용됩니다(열왕기상 8:51; 이사야 48:10; 예레미야 11:4; 에스겔 22:20-22).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한낱 노예 민족이었던 미천한 백성을 선택하셔서 극적으로 구출해 내시고 축복의 땅인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모세는 정작 자신은 그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현실을 다시 한 번 아파합니다. 죽음이 임박한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 더 이상 그들을 지도하고 이끌 수 없는 운명이기에 여호수아의 영도 하에 그들이 순종하는 삶을 살기를 신신당부합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가장 강력히 금지하신 우상숭배를 주의해야 합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우상의 땅 애굽의 모든 우상들을 격파하여 구출해 주시고 언약을 맺으신 언약 백성입니다. 따라서 만일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가나안 민족의 풍습과 규례를 따라 그 땅의 온갖 우상들을 섬기고 형상들을 제작해서 하나님 자리에 놓는다면, 그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입니다.
우상숭배로 인한 징벌과 회복의 은혜(24-31)
인간은 악한 존재라서 무엇이든지 통제하려고 합니다. 알려고 애쓰는 것도 사실 무엇인가를 알면 그것으로부터 휘둘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틀린 것으로 판명될까봐 두려운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냥 하나님다우실 수 있도록 자유를 드리는 것이 인간이 할 최고의 경배입니다. 그 반대가 우상 숭배이고 그것은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신 것입니다.
24네 하나님 여호와는 소멸하는 불이시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니라 25네가 그 땅에서 아들을 낳고 손자를 얻으며 오래 살 때에 만일 스스로 부패하여 무슨 형상의 우상이든지 조각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악을 행함으로 그의 노를 일으키면 26내가 오늘 천지를 불러 증거를 삼노니 너희가 요단을 건너가서 얻는 땅에서 속히 망할 것이라 너희가 거기서 너희의 날이 길지 못하고 전멸될 것이니라 27여호와께서 너희를 여러 민족 중에 흩으실 것이요 여호와께서 너희를 쫓아 보내실 그 여러 민족 중에 너희의 남은 수가 많지 못할 것이며 28너희는 거기서 사람의 손으로 만든 바 보지도 못하며 듣지도 못하며 먹지도 못하며 냄새도 맡지 못하는 목석의 신들을 섬기리라 29그러나 네가 거기서 네 하나님 여호와를 찾게 되리니 만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그를 찾으면 만나리라 30이 모든 일이 네게 임하여 환난을 당하다가 끝날에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와서 그의 말씀을 청종하리니 31네 하나님 여호와는 자비하신 하나님이심이라 그가 너를 버리지 아니하시며 너를 멸하지 아니하시며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잊지 아니하시리라(24-31)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불같이 열정적인 분이십니다. 성도들은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 하고 찬양하고 영광을 돌리고 싶지만, 정작 만나면 죽을 것 같은 무서운 분이십니다. 그분을 사람들이 소유할 수 없어서 놀랍니다. 품고 있으면 대단히 위험한 분입니다.
⑴ 그 땅에서 우상을 섬긴 대가(24-28)
모세는 하나님은 두려운 심판의 하나님이심을 각인시킵니다. 그분은 ‘소멸하는 불이시며 질투 하나님’입니다. 이 불은 ‘삼키는 불’입니다. 빛이신 하나님은 또한 꺼지지 않는 불을 동반하시는 분입니다. 광야 40년 동안 출현한 구름 기둥과 불기둥은 구름 속에서 꺼지지 않는 하나님의 불이 타오르는 그런 일체형 구름이었습니다(출애굽기 40:38).
시내산 정상에서는 그 신령한 불이 구름을 뚫고 솟구쳐 나왔으며, 간혹 심판의 불로 뿜어져 나와 불순종한 백성들을 소멸했습니다(레위기 10장; 민수기 16장). 만일 가나안 땅에 들어간 뒤 백성들이 그 땅의 우상들을 섬기고 제작한다면 이 불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질투하시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의 질투란 단순히 우상과 다른 신들을 용납하지 않는 하나님의 단호한 의지를 묘사하는 신인동형론적인 표현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들은 분명히 그 땅을 얻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그 땅에서 사느냐 입니다. 만일 그들이 타락과 부패의 길을 걸으며 각종 신상들을 제작하고 그것들을 섬긴다면, 그들은 즉각 망할 것입니다. 모세는 천지를 증인으로 삼아 이것을 확고한 사실로 못 박습니다. 그들은 불순종으로 인해 그 땅에서 머지않아 전멸을 당할 것이며, 하나님께서 온 사방의 땅으로 그들을 쫓아내 남은 자는 소수에 불과할 것입니다(26). 더욱 두렵게도 그들이 약속의 땅에서 쫓겨나 이방 땅으로 끌려간 뒤, 생소한 그 민족들의 신들과 그것들의 우상과 신상들을 섬기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살아계신 하나님께로부터 내쫓긴 뒤 보지도 듣지도 먹지도 냄새도 맡지 못하는 죽은 돌과 나무로 만든 가짜 하나님을 섬기는 신세로 전락할 것입니다.
⑵ 회개와 약속된 회복의 은혜(29-31)
하지만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심판을 베푸시는 공의의 하나님이시지만, 그보다 하나님께서는 구원을 베푸시는 자비의 하나님이십니다. 또한 하나님의 심판은 영속적이지 않으며 결국 그분은 조상들과 맺은 언약을 충실히 지키십니다. 심판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그 약속이 영원합니다. 만일 끌려간 이방 땅에서 우상들의 울타리에 갇힌 그들이 하나님을 다시 절실히,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해, 찾고 또 찾는다면, 그들은 하나님을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돌아오는 은혜, 자비하신 그분의 회복의 은혜를 맛볼 것입니다. 모세는 동일한 의미를 지닌 동사들을 나열함으로써 언약에 근거한 하나님의 회복의 은혜를 확증합니다. 너를 버리지 아니하시고 멸하지 아니하시며 언약을 잊지 않으실 것입니다!
호렙 산에서 하나님께 율법을 받을 때의 상황을 되새기게 함으로 지금부터 모세가 말하려는 율법은 신성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부각 시키고 있습니다. 이것은 곧 율법의 신적인 권위를 강조하기 위여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그것에 온전히 순종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율법의 목적은 그것을 읽고 배우는 자들로 하여금 참 생명을 얻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축복을 누리기 위함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근본적인 목적은 아닙니다. 율법의 근본적인 목적인 여호와 하나님을 바르게 경외하도록 하기 위해 주신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 대한 올바른 예배와 섬김은 모든 인간에게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며, 따라서 잠언의 기록자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잠언 1:7)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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