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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010-01)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 아님

시편 10편 1-18절


말씀을 통해 보면, 하나님께서는 인류 역사를 이미 계획해 놓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는 우리의 앞길에는 환란이 많습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들이 계속해서 세상 가운데 역사할 것입니다. 또한 성경에서는 ‘잘 될 것야!’라며 희망의 기대를 가지고 살라고 말하지 않고 ‘환란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도 성도들은 하나님을 끝까지 붙들고 살아가야 합니다.

  

시인이 ‘여호와여 어찌하여’라고 질문하며 환란의 때에 멀리 숨으신 하나님께 불평하고 질문하는 호소하며 악을 꺾고 처벌해 주시기를 간구하는 탄식시입니다. 시인은 생생하게 열정적으로 담대하게 솔직하게 악인을 향한 분노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악을 갚아주실 주님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시인의 탄식(1)

우리 눈앞에 보이는 일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악인이 지배하고 군림하는 상황에서 항상 손해를 보고 사는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결코 침묵하고 숨으시는 분이 아닙니다. 때가 되면 심판하실 시간이 다가올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인내하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1여호와여 어찌하여 멀리 서시며 어찌하여 환난 때에 숨으시나이까(1)

시인은 환난을 겪고 있습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 때문에 여호와께 따져 묻습니다. ‘어찌하여 여호와여 멀리 서 계십니까, 숨으십니까?’ 시인은 자기의 불행 그 자체보다 하나님께서 숨으심, 곧 하나님의 부재가 더 큰 문제였습니다. 무참한 고통에서 언약의 하나님 여호와의 도움을 확신하건만 그 분이 숨어계신 것 같습니다. 멀리 계신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때문에 ‘어찌하여’라는 시인의 질문은 여호와를 향한 비난의 언어처럼 들릴 수 있다.

 

악인들의 포악함을 고발(2-11)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통치하신다면 왜 세상에 악이 성행하고 의인이 핍박을 당하는지에 대한 주제는 자주 떠오르는 화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상상 속에 존재하시면서 상상 속에서만 공의를 행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믿고 기다린다면 모든 구부러진 것들을 바로 잡으실 날이 올 것입니다.

2악한 자가 교만하여 가련한 자를 심히 압박하오니 그들이 자기가 베푼 꾀에 빠지게 하소서 3악인은 그의 마음의 욕심을 자랑하며 탐욕을 부리는 자는 여호와를 배반하여 멸시하나이다 4악인은 그의 교만한 얼굴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이를 감찰하지 아니하신다 하며 그의 모든 사상에 하나님이 없다 하나이다 5그의 길은 언제든지 견고하고 주의 심판은 높아서 그에게 미치지 못하오니 그는 그의 모든 대적들을 멸시하며 6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나는 흔들리지 아니하며 대대로 환난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나이다 7그의 입에는 저주와 거짓과 포악이 충만하며 그의 혀 밑에는 잔해와 죄악이 있나이다 8그가 마을 구석진 곳에 앉으며 그 은밀한 곳에서 무죄한 자를 죽이며 그의 눈은 가련한 자를 엿보나이다 9사자가 자기의 굴에 엎드림 같이 그가 은밀한 곳에 엎드려 가련한 자를 잡으려고 기다리며 자기 그물을 끌어당겨 가련한 자를 잡나이다 10그가 구푸려 엎드리니 그의 포악으로 말미암아 가련한 자들이 넘어지나이다 11그가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잊으셨고 그의 얼굴을 가리셨으니 영원히 보지 아니하시리라 하나이다(2-11)

시인은 ‘환난의 때’ 왜 여호와가 숨어 계시는지 따져 묻고서(1), 환난의 구체적 이유를 밝히듯 악인들의 행동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악한 자의 교만 때문에 가련한 자가 심하게 압박당합니다. 이 때문에 악인들이 자기 꾀에 빠져 엎어지기를 요청합니다(2).

악인의 특성을 교만으로 꼬집습니다. 악인의 거드름피우는 거만함이 ‘가련한 자’의 자존감을 무참하게 짓밟을 수 있습니다. ‘가련한 자’는 주로 ‘가난한 자’입니다. 이들은 사회적인 약자로서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심하게 멸시하는 교만한 악인들이 자기 이익을 위한 음모에 스스로 걸려 넘어지길 요청합니다. 악인에 대한 묘사는 계속됩니다. 얼굴을 드높이 쳐든 악인은 마음의 욕심을 자랑하고 탐욕을 부리고, 여호와를 배반하고 멸시합니다(3). ‘마음의 욕심’은 인간 내면에 숨겨진 탐욕과 동의어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악인은 교만한 얼굴을 하고서 하나님의 얼굴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도 않으며, 그의 모든 사상에는 ‘하나님이 없다’고 합니다(4). 악인들의 신성모독적인 발언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세상과 인간사에 관심도 없고, 돌봄도 없고, 어떤 개입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인은, 악인의 길은 언제나 번성하고 주님의 심판은 높기만 해서 악인에게 미치지 못하여 악인들은 자기들의 대적들을 언제나 비웃고 경멸한다(6)고 탄식합니다.

본래 의인의 길이 견고하고 번성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반대로 악인이 굳건하게 사는 것이 시인은 고통스럽습니다. 더군다나 악인들의 말은 점입가경입니다. 악인이 마음속으로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대대로 환난을 당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6). 악인의 입에는 저주와 거짓, 포악이 충만합니다. 그의 혀 밑에는 ‘잔해와 죄악’, 곧 속임과 위법적인 행위로 가득 차 있습니다(7). 한마디로 시인이 보기에 악인의 말과 행위는 환난과 시련의 원천입니다.

시인은 은유와 직유를 통해 악인의 본성을 계속 열거합니다. 악인은 마을의 구석지고 후미진 골목, 은밀한 곳에서 무죄한 자를 죽이고, 희생자들을 비밀리에 지켜봅니다(8). 악인은 사자처럼 은밀한 곳에 숨어 덮칠 준비를 하면서 기다리다가 ‘가련한 자’를 사로잡습니다(9). ‘가련한 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입니다. 힘 있는 자들에게 저항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시인의 눈에 악인들은 유달리 ‘가련한 자’를 자신의 포획물로 삼는 자들입니다. 그러니 ‘가련한 자’들은 악인들의 포악스러움 앞에서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10). 더군다나 악인은 마음속으로 말하기를, 하나님께서 잊으셨고 그의 얼굴을 가리셔서 영원히 보지 않으실 것이라고 합니다(11). 그러니까 악인들은 하나님께서 의로운 통치를 멈추셨고, 세상에 관심도 없으시고, 원통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더 이상 돌보지 않으신다고 떠들어댑니다. 그러면 악인들의 이러한 확신처럼 하나님께서는 어떤 활동도 안 하고 계신 것입니까? 시인의 마음은 곤혹스럽고 고통스럽습니다.

 

하나님의 보복을 위한 기도(12-14)

하나님께서 숨어 계신 것 같을지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성도들은 세상이 점점 공평하지 않을지라도 정의 실현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주변에 전쟁 같은 경쟁에서 떠밀려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악을 갚아주실 하나님에 대해 믿음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공평한 상황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12여호와여 일어나옵소서 하나님이여 손을 드옵소서 가난한 자들을 잊지 마옵소서 13어찌하여 악인이 하나님을 멸시하여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주는 감찰하지 아니하리라 하나이까 14주께서는 보셨나이다 주는 재앙과 원한을 감찰하시고 주의 손으로 갚으려 하시오니 외로운 자가 주를 의지하나이다 주는 벌써부터 고아를 도우시는 이시니이다(12-14)

시인은 더 이상 악인의 활동을 쳐다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침통해하며 우울하게 있을 수 없습니다. 시인은 여호와를 부르며 재촉합니다. ‘여호와여 일어나십시오. 하나님이여 당신의 손을 드십시오. 가난한 자들을 잊지 마십시오.’(12). 시인은 하나님 손의 힘과 능력이 발휘되기를 바라고, 하나님이 용사처럼 일어나셔서 가난으로 고통 받는 자들을 위해 악인을 체벌하시기를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시인은 ‘가련한 자’들을 짐승 사냥하듯 포획하는 악인들(9)의 흉악스러움을 처벌해주시길 재촉하고 심판을 청구합니다.

시인은 하나님께 악인의 오만함을 고발하면서 용감하고 대담하게 질문합니다. ‘어찌하여 악인이 하나님을 경멸하고, 마음속으로 “하나님은 벌을 주지 않는다”하고 말하게 내버려 두십니까?’(13, 새번역) 시인은 악인의 말에 반박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시인은 하나님을 믿기에 아룁니다. ‘당신은 고통과 번민을 보셨습니다’(14a). 시인은 세상 모든 일을 하나님께서 속속들이 빠짐없이 보고 계셨다는 것을 압니다. 고통과 번민을 주의 손으로 갚으실 것이고, 불행한 자가 주를 의지하며, 이미 고아를 도우셨다(14bcd)고 증언합니다. 시인은 최우선적인 도움을 받아야할 고아와 불행한 사람 모두 하나님의 돌보심 안에서 회복될 것을 확신합니다.

 

여호와의 통치와 심판을 확신(15-18)

악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하나님으로 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악인들의 기대와 달린 그들을 보시면서 비웃고 계십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심판하실 것입니다. 시인은 그러한 하나님께서 언젠가 반드시 심판하실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15악인의 팔을 꺾으소서 악한 자의 악을 더 이상 찾아낼 수 없을 때까지 찾으소서 16여호와께서는 영원무궁하도록 왕이시니 이방 나라들이 주의 땅에서 멸망하였나이다 17여호와여 주는 겸손한 자의 소원을 들으셨사오니 그들의 마음을 준비하시며 귀를 기울여 들으시고 18고아와 압제 당하는 자를 위하여 심판하사 세상에 속한 자가 다시는 위협하지 못하게 하시리이다(15-18)

시인은 가련한 자, 불행한 자, 가난한 자, 고아를 돌보시는 하나님을 믿기에 악인의 심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시 명령형으로 여호와께 요청합니다. ‘간악한 자’와 ‘악인’의 팔을 꺾으소서. ‘악인의 악을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때까지 찾으소서’(15), 시인의 요청은 대담합니다. 이는 사람이 찾을 수 없는 악인들의 악을 하나님께서 찾으실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악인들은 ‘하나님은 영원히 보지 않으신다’(11)고 말하지만, 시인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 어떤 악도 하나님에게서 숨겨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악을 끝까지 찾아 처벌하시고 끝장내시기를 바라고 믿는 시인의 언어는 하나님의 왕권을 노래하는 찬양으로 바뀝니다(16-18). 시인은, 여호와는 영원무궁하도록 왕이시고 이방 나라들이 주의 땅에서 멸망했다고 선포합니다(16). 지금까지 여호와의 왕권을 암시적으로 말했지만, ‘여호와는 왕이시다’라는 직접 진술이 시편에서 처음으로 천명됩니다. 시인은 옛적 조상들이 출애굽할 당시 애굽의 악하고 강한 군대와 나라를 멸망시키시고 심판하신 하나님을 기억한 것입니다. 모세는 홍해를 건넌 후 구원에 감격하여 ‘여호와가 영원무궁토록 다스리실 것입니다’(출애굽기 15:18)라고 노래했습니다. 시인도 그 신앙의 전통을 따라 이 땅의 모든 악한 나라와 통치자들을 완전히 멸하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시인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지고한 믿음을 재천명합니다. 여호와의 왕권을 이스라엘 땅에만 제한하지 않고 온 세상 끝까지 박해받는 자들을 위로하시는 왕권을 소망하고 확신합니다. 시인은 다시 여호와를 부르지만, 이름 부르기를 순서상 뒤에 위치시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소원을 당신이 들으셨습니다, 여호와여!’(17) 시인은 가난한 자들(겸손한 자)을 강조하기 위해 문장 맨 앞에 두었습니다. 가난한 자들이 악인들의 횡포에 고통당하지 않도록 일하실 하나님을 믿고 고백합니다. 그들의 마음을 굳건하게 해주시고, 귀기울여주실 것입니다(17b). 또한 고아들과 압제당하는 자를 위해 여호와가 심판하시고, 속물적인 욕망에 사로잡힌 강자들이 더는 위협하지 못하게 하실 것을 믿습니다(18). 이것은 가난한 자들, 고아들, 압제 당하는 자들을 위한 악인의 심판을 열렬하게 희망하는 기도입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을 변호해주시고, 그들의 권리를 찾아 주실 희망과 기대를 끝까지 붙듭니다. ‘하나님이 잊으셨다’(11)고 말하는 악인의 조롱에 시인은 휘말리지 않습니다. 이처럼 이 시는 일상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왕권을 믿는 시인의 신학적인 입장이 오롯이 반영되었습니다. 악이 당장에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의로운 재판장이며 왕이신 하나님의 신성한 원수 갚음의 날은 도래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우리가 원하는 때에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오랜 기간 고통과 고난에 처하게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잊어버리는 법을 모르십니다. 인내를 통해 더 성숙한 기도의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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