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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21-02)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은 아합(Ⅱ)

열왕기상 21장 11-29절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선악 간에 행한 모든 일을 아시고 말씀을 통해 죄를 지적하시며 심판을 행하십니다. 하나님의 심판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게서는 악인이 감추고 있는 추악한 죄악을 신랄하게 고발하실 뿐 아니라 공의대로 심판하실 것입니다. 이러한 절대적인 진리 앞에 모든 성도는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기 위한 이세벨의 계략은 성읍 지도자들의 조력으로 완벽히 실현됩니다. 나봇을 음해하려는 금식이 선포되고, 그에 대한 위증자들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나봇은 모독죄로 돌에 맞아 죽습니다. 이세벨은 의기양양하고 아합은 포도원을 소유하게 됩니다. 그러나 공의의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무거운 형벌을 선언하십니다. 그런데 아합이 겸손히 회개하자, 아합 왕조의 재앙을 아들 대로 미뤄주십니다.

 

이세벨의 계책과 나봇의 죽음(11-16)

야보고서에서는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막강한 힘과 지위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결코 인간은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의 말씀이 임한 후 근심으로 마음이 답답해도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계속적으로 눈에 보이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인생은 멸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악을 행한 자를 말씀을 통해 철저히 심판하십니다.

11그의 성읍 사람 곧 그의 성읍에 사는 장로와 귀족들이 이세벨의 지시 곧 그가 자기들에게 보낸 편지에 쓴 대로 하여 12금식을 선포하고 나봇을 백성 가운데 높이 앉히매 13때에 불량자 두 사람이 들어와 그의 앞에 앉고 백성 앞에서 나봇에게 대하여 증언을 하여 이르기를 나봇이 하나님과 왕을 저주하였다 하매 무리가 그를 성읍 밖으로 끌고 나가서 돌로 쳐죽이고 14이세벨에게 통보하기를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나이다 하니 15이세벨이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다 함을 듣고 이세벨이 아합에게 이르되 일어나 그 이스르엘 사람 나봇이 돈으로 바꾸어 주기를 싫어하던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소서 나봇이 살아 있지 아니하고 죽었나이다 16아합은 나봇이 죽었다 함을 듣고 곧 일어나 이스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러 그리로 내려갔더라(11-16)

이세벨의 악한 계책(9-10)이 공조자들에 의해 실행됨으로써 나봇은 억울하게 죽습니다. 계책이 적힌 편지는 나봇의 성읍 장로들과 귀족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편지들은 아합의 인장으로 봉해졌지만(8), ‘이세벨이 그들에게 보냈다’(11)는 문장은 이세벨이 발신인이자 악행의 주모자임을 밝혀주고 성읍 지도자들은 그녀의 협조자들이며 악행의 실행자들임을 확인시킵니다.

지도자들은 먼저 성읍에 금식을 선포했습니다. 금식은 일반적으로 환난이나 위기 때 고난의 원인을 찾고 하나님께 겸손히 간구하기 위한 매개로 선언됩니다(삼상 7:6; 대하 20:3; 욜 1:14; 느 9:1). 그러나 이번 금식은 무죄한 하나님 백성 하나를 함정에 빠뜨리고 죽이기 위해 악용되었습니다. 금식 성회를 진행하던 중 그들은 나봇을 백성 가운데 ‘높이(머리, 꼭대기) 앉혔다.’ 이는 나봇을 우두머리로 세웠다는 의미일 수 있으나, 바로 이어 나오는 재판 장면을 고려하면 나봇을 눈에 띄는 피고인석에 앉혔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재판이 열리고 지도자들이 미리 준비해둔 불량자 둘이 등장합니다. 율법에 따라 최소 두 증인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신 17:6;19:15). 이제 나봇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밑 작업이 다 갖춰졌습니다. 나봇 앞에 증인으로 앉은 불량배들은 나봇이 성읍에 닥친 환난이 하나님과 왕의 탓이라며 저주했다고 위증했습니다. 하나님과 지도자에 대한 저주는 율법에 금지되었고(출 22:28) 이에 해당하는 형벌은 사형이었습니다(레 24:16).

지도자들 무리는 율법에 따라 나봇을 성읍 밖으로 끌고 나가 돌로 쳐 죽였습니다(레 24:14-16). 나봇의 아들들도 함께 죽임 당한 것으로 나타납니다(왕하 9:26). 이처럼 이세벨의 모략은 동조자들의 완벽한 협력, 율법과 사법의 교묘한 활용 속에 완전 범죄로 끝났습니다. 아합을 포함해 이들 모두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권력, 부, 지위, 영민함 등을 악용했고, 백성을 지켜주는 기반인 율법과 사법을 악용하여 백성의 권리와 목숨을 빼앗았습니다(미 2:1). 이들은 사람과 하나님께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아합은 소원대로 이제 나봇의 포도원의 상속인이 됩니다. 이세벨은 나봇의 죽음 소식을 듣고 아합에게 그의 포도원을 ‘차지하라’며 생색을 냅니다(15). ‘차지하다’(야라쉬)는 ‘취하다’란 의미가 아니라 ‘기업으로 소유하다’, ‘상속받다’의 뜻입니다. 이제는 범죄자의 땅이므로 왕이 거둘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세벨에게 있어 포도원은 ‘돈까지 준다 했으나 나봇이 교환을 거부한(“싫어하던”, 15) 소유’일 뿐입니다.

그러나 실상 나봇이 거부한 이유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앞서 선지자의 친구도 거부하다가 죽임을 당했으나, 그는 나봇과 정반대로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었습니다(20:35-36). 나봇의 죽음은 11-16절에 다섯 번 언급되어(13, 14, 15[×2], 16절), 그 죽음의 부당함이 부각됩니다. 아합은 자기 탓에 죽은 나봇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곧바로 포도원을 차지하러 갑니다.

 

아합과 이세벨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예고(17-26)

자신의 힘과 지위, 주위 사람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이루라는 사탄의 충동질을 분별하고 거부해야 합니다. 성도는 사탄의 충돌질에 따라 가장 소중한 자신의 영혼을 팔아넘기면서까지 욕심을 이루려는 죄성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합니다. 오늘날 더러운 야망에 빠져 나봇과 같은 약자의 소중한 것을 강제로 차지하려는 자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17여호와의 말씀이 디셉 사람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18너는 일어나 내려가서 사마리아에 있는 이스라엘의 아합 왕을 만나라 그가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러 그리로 내려갔나니 19너는 그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네가 죽이고 또 빼앗았느냐고 하셨다 하고 또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곳에서 개들이 네 피 곧 네 몸의 피도 핥으리라 하였다 하라 20아합이 엘리야에게 이르되 내 대적자여 네가 나를 찾았느냐 대답하되 내가 찾았노라 네가 네 자신을 팔아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으므로 21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재앙을 네게 내려 너를 쓸어 버리되 네게 속한 남자는 이스라엘 가운데에 매인 자나 놓인 자를 다 멸할 것이요 22또 네 집이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집처럼 되게 하고 아히야의 아들 바아사의 집처럼 되게 하리니 이는 네가 나를 노하게 하고 이스라엘이 범죄하게 한 까닭이니라 하셨고 23이세벨에게 대하여도 여호와께서 말씀하여 이르시되 개들이 이스르엘 성읍 곁에서 이세벨을 먹을지라 24아합에게 속한 자로서 성읍에서 죽은 자는 개들이 먹고 들에서 죽은 자는 공중의 새가 먹으리라고 하셨느니라 하니 25예로부터 아합과 같이 그 자신을 팔아 여호와 앞에서 악을 행한 자가 없음은 그를 그의 아내 이세벨이 충동하였음이라 26그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쫓아내신 아모리 사람의 모든 행함 같이 우상에게 복종하여 심히 가증하게 행하였더라(17-26)

아합과 이세벨의 악행에 대해 하나님은 엄한 심판을 예고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엘리야를 아합에게 보내 그의 죄를 확증하고 심판을 전하라 명하셨습니다. 아합의 죄목은 나봇을 죽인 죄와 그의 포도원까지 빼앗은(야라쉬) 죄입니다. 죄에 대한 형벌로 죽음이 선언되었으나, 이는 아합이 벤하닷을 살려준 대가로 이미 예고된 내용입니다(20:42). 이번에는 거기에 덧붙여, 아합의 시신이 제대로 매장되지 못할 것을 알립니다.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곳에서 아합의 피도 핥게 될 것입니다.

한편 포도원에 내려간 아합은 엘리야를 발견하자 “내 대적자여”라고 부르며 자신을 찾았느냐고 묻습니다. 아합에게 있어 참 선지자들은 자신에게 흉한 말을 전하는 자들입니다(17:1; 20:42; 22:8). 그렇기에 그는 그들을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자’(18:17), ‘대적자’(20절), ‘내가 미워하는 자’(22:8)로 부릅니다. “네가 나를 찾았느냐?”(20)란 물음은 ‘이번에는 또 무슨 흉한 소식을 갖고 왔느냐?’는 의미입니다. 그는 그때 나봇의 포도원을 갈취하고 있었기에 속으로 뜨끔했을 것입니다.

엘리야는 그를 찾았노라고 답하며 여호와 심판의 말씀이 있음을 알립니다. 아합의 죄는 스스로를 팔아 여호와의 눈에 악을 행한 죄입니다. ‘자신을 팔았다’는 말은 ‘스스로를 포기하고 노예로 만들었다’는 뜻으로 아합이 자신을 탐욕과 죄에 넘겨주어 악을 행했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 백성의 재산을 보호하고 백성을 공의로 치리해야 하는 왕의 책무를 버리고 나봇을 죽게 만들었고 포도원을 가로챘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아합을 쓸어버리고 그와 관련된 모든 남자(‘벽에 오줌을 누는 자’)를 다 멸절할 것이라 선언하십니다(21). 아합이 우상숭배로 하나님을 노하게 했고 이스라엘을 우상숭배로 이끌었기에 그의 집안은 같은 죄를 지은 여로보암과 바아사의 왕조처럼 끝날 것입니다. 여로보암과 바아사에게 예고된 내용(14:11; 16:4)과 마찬가지로 아합에게 속한 자들은 성읍에서나 들에서 죽어, 개와 새의 먹이가 될 것입니다(24). 이세벨 또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개들이 이스르엘 성벽에서 그녀의 시신을 먹을 것입니다. 여로보암과 바아사에게 선포된 심판이 다 이뤄졌듯이(15:29; 16:11), 아합과 이세벨에게 선언된 심판도 다 이루어집니다(22:38; 왕하 9:36).

열왕기 저자는 아합처럼 스스로를 팔아 하나님의 눈에 악을 행한 자가 없다고 한탄하며, 그렇게 된 데에는 이세벨의 충동질이 큰 원인이었다고 분석합니다. 시돈의 바알 숭배자인 이세벨이 옆에서 아합을 부추겨 바알을 섬기게 했고, 이스라엘에 바알과 아세라 숭배를 퍼뜨렸으며, 여호와의 선지자들과 나봇을 죽게 했습니다. 그녀의 충동질로 시작된 아합의 우상숭배는 아모리 사람의 우상숭배에 견줄 만큼 심각했습니다. “아모리 사람”(26)은 당시 가나안의 한 족속을 지칭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가나안 입성 이전의 거주민들을 두루 지칭합니다. 그들은 우상숭배, 음란, 가증한 풍습 등으로 그 땅을 더럽혀, 하나님의 징벌 대상이 되었습니다(레 18:24-25). 이스라엘이 그들을 따라간다면, 땅이 이전 거주민들을 토해낸 것처럼, 이스라엘도 그 땅에서 내뱉어져 포로로 끌려갈 것이라 경고되었습니다(레 18:26-30; 26:31-39). 그럼에도 아합은 그들을 뒤따랐고 이스라엘 백성 또한 그 길에 함께했습니다.

 

아합의 겸비함과 하나님의 긍휼(27-29)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겸비해 회개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는 무한한 긍휼을 베풀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악인의 때늦은 회개도 받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아합의 심판도 연기해 주셨는데, 하물며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도의 회개라면 반드시 받아 주시고 긍휼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참된 회개만이 하나님의 심판과 영원한 멸망을 피할 수 있는 길입니다.

27아합이 이 모든 말씀을 들을 때에 그의 옷을 찢고 굵은 베로 몸을 동이고 금식하고 굵은 베에 누우며 또 풀이 죽어 다니더라 28여호와의 말씀이 디셉 사람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29아합이 내 앞에서 겸비함을 네가 보느냐 그가 내 앞에서 겸비하므로 내가 재앙을 저의 시대에는 내리지 아니하고 그 아들의 시대에야 그의 집에 재앙을 내리리라 하셨더라(27-29)

자신과 이세벨 및 왕조의 멸망을 선고받은 아합은 놀랍게도 하나님 앞에 회개했고, 하나님은 그에게 긍휼을 베푸십니다. 아합은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 때(20:42)나 나봇이 포도원 매도를 거절했을 때(4)는 언짢아 의기소침했으나, 이번에는 심각성을 깨닫고 자신을 낮추었습니다. 그는 옷을 찢고, 굵은 베로 몸을 두르고, 금식하고, 굵은 베에 눕고, 걸음걸이까지 조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합의 겸비함을 인정하신 만큼 그의 회개는 당시 진심이었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이전에 다윗을 위해 이스라엘의 분열을 솔로몬 대가 아닌 솔로몬의 아들 대로 미루셨듯이(11:12-13), 아합의 재앙(왕조의 멸망)을 그의 아들 대에 내리실 것이라 선언하십니다. 크고 많은 악을 행한 아합이었지만, 그가 스스로 겸비하자 하나님께서 그에게 긍휼을 보이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악인이 죽는 것을 기뻐하지 않고, 대신 그가 악에서 떠나 사는 것을 기뻐하십니다(겔 18:23). 그는 불순종하는 자의 죄는 ‘삼사 대’까지 갚으나 순종하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시는 분입니다(출 20:5-6). 하나님께서 선포하시는 죄의 경고나 심판의 예고는 그의 백성이 죄의 엄중함을 깨닫고 그에게 돌아와 회개하고 순종하기를 독려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빛의 자녀는 죄악의 욕망에 눈멀게 해 영혼을 팔아넘기게 하는 사탄의 충돌질을 거부해야 합니다. 오직 말씀을 듣고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며 회개할 때 심판을 피할 수 있습니다. 오직 회개만이 심판과 멸망을 피할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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