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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28-01)


의인과 악인을 다스리는 지혜

잠언 28장 1-18절


잠언서에서 지혜란 ‘공의와 정와 정직’(2:9)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갈수록 부자와 가나안 사람들의 차이가 심화되어 가는 시기에,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라는 강조는 공의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잠언 기자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왕으로서 어떻게 의인과 악인을 다스릴지에 대한 지혜를 소개합니다.

 

28-29장은 의인과 악인의 문제를 다루는데, 주로 공동체 지도자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1-5절에서는 의인과 악인의 모습을 대조하고, 6-11절은 부와 가난의 문제를 다루는데 율법에 대한 순종과 연결하게 합니다. 12-18절은 앞선 두 주제를 묶어서, 가난한 자를 돌아볼 줄 아는 의로운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유다의 왕에게 적용되는 말씀이었을 것이며, 또한 백성들 중의 리더들 및 현대 교회의 모든 성도들에게 주시는 교훈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의인과 악인(1-5)

구린 데가 있어서 쫓아오는 자가 없는데도 항상 도망하는 지도자가 있으면 그 나라는 주관자가 많아집니다. 하지만 의인이 다스리면 오래도록 견고한 나라가 섭니다. 악한 지도자는 가난한 자를 학대하고 율법을 버린 자를 칭찬하며 정의를 깨닫지 못하지만, 여호롸를 찾는 의인은 정의를 깨닫습니다. 본문은 ‘누구에게 나라를 맡길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사자같이 담대한 의인이라고 대답합니다.

1악인은 쫓아오는 자가 없어도 도망하나 의인은 사자 같이 담대하니라 2나라는 죄가 있으면 주관자가 많아져도 명철과 지식 있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장구하게 되느니라 3가난한 자를 학대하는 가난한 자는 곡식을 남기지 아니하는 폭우 같으니라 4율법을 버린 자는 악인을 칭찬하나 율법을 지키는 자는 악인을 대적하느니라 5악인은 정의를 깨닫지 못하나 여호와를 찾는 자는 모든 것을 깨닫느니라(1-5)

악인은 스스로 망합니다. 불안과 두려움에 쫓겨 살게 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입니다.

1절은 의인과 악인을 대조합니다. 악인은 늘 두려움에 쫓겨 도망 다녀야 하는 마음이지만, 의인은 자신의 삶에 대하여 자신이 있기에 당당할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이 악인의 마음과 의인의 마음이 28-29장 전체를 조명하는 렌즈가 됩니다.

2절은 이런 의인과 악인의 문제를 공동체의 리더십으로 연결합니다. 나라에 죄가 많으면 지도자가 많아져서 올바른 리더십이 세워지지 못하지만, 명철이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그 공동체가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혜로운 의인이 이끄는 공동체가 복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로운 지도자와 악한 지도자는 어떻게 다릅니까? 이것을 3-5절에서 다룹니다. 3절은 가난한 자를 학대하는 가난한 자는 곡식을 쓸어가 하나도 남기지 않는 폭풍우와 같다고 말합니다. 이는 악한 지도자를 가리키는 묘사입니다. 악한 지도자는 백성들을 이용하고서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악한 지도자는 공동체를 돌보지 않으며 오직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습니다.

4절은 의인과 악인의 문제를 율법과 연결합니다. 악인은 율법을 버린 자에게서 칭찬을 받고 율법을 지키는 자에게 대적 당합니다. 즉, 악인이란 바로 ‘율법과 관련 없는 자’입니다. 율법을 버리고 지키지 않는 자가 바로 악인이라는 것입니다.

5절은 그런 악인은 정의를 행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여호와를 찾는 의인이야말로 모든 것을 깨닫는 명철을 소유했습니다. 의인이란 지혜를 소유한 지도자인데, 말씀을 자신의 통치 기준으로 삼고, 가난한 자를 돌아보는 자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의로운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또 우리 공동체의 지도자가 이러한 의의 길로 걸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함께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부와 가난의 문제(6-11)

부와 가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면 누구든지 부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러면 부한 악인과 가난한 의인 가운데서는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잠언은 가난한 의인의 삶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가난해도 성실한 자가 부유하지만 굽게 하는 자보다 낫습니다. 율법을 지키는 자와 사귀되 탐욕이 많은 자를 멀리해야 합니다.

6가난하여도 성실하게 행하는 자는 부유하면서 굽게 행하는 자보다 나으니라 7율법을 지키는 자는 지혜로운 아들이요 음식을 탐하는 자와 사귀는 자는 아비를 욕되게 하는 자니라 8중한 변리로 자기 재산을 늘이는 것은 가난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자를 위해 그 재산을 저축하는 것이니라 9사람이 귀를 돌려 율법을 듣지 아니하면 그의 기도도 가증하니라 10정직한 자를 악한 길로 유인하는 자는 스스로 자기 함정에 빠져도 성실한 자는 복을 받느니라 11부자는 자기를 지혜롭게 여기나 가난해도 명철한 자는 자기를 살펴 아느니라(6-11)

잠언 기자는 6-11절에서는 부와 가난의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6절은 비교잠언(‘~보다 ~이 더 낫다’라는 형식의 잠언)입니다. 가난해도 올바르게 길을 가는 사람이 부유하면서 길을 굽게 가는 사람보다 낫다는 것입니다. 가난한지 부유한지 아닌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길을 올곧게 가는지 아니면 굽어진 형태로 길을 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느냐의 여부에 우선순위가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6절의 메시지는 7절로 그대로 이어집니다. 율법을 지키는 자가 지혜로운 아들이며, 탐욕을 부리는 자를 사귀는 자는 아비를 욕되게 한다고 가르칩니다. 율법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결국 탐욕을 부리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부유함을 최고의 우선순위로 생각하게 되어, 결국은 굽은 길을 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혜의 문제, 하나님을 경외하는 길을 가는 문제를 가장 우선적인 삶의 이슈로 지킬 때, 재물의 문제가 올바로 균형 잡힌다는 것입니다.

8절은 잘못된 우선순위의 예를 제공합니다. 비싼 이자를 놓아 돈을 벌면,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자를 위해 재산을 저축하는 셈이 된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악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으려고 하면, 하나님께서 그 약하게 모은 재물을 결국 빼앗아 가셔서 선한 사람에게로 옮기실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 경외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데 재물에 우선순위를 두면, 하나님께서 그 재물을 하나님의 방법대로 옮기신다는 것입니다.

9절은 다시금 율법의 중요성을 말하는데, 사람이 율법을 듣지 않으려고 하면, 그의 기도조차 가능한 것이 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재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어떻게 거룩한 것이 될 수 있겠습니까? 지혜의 길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10절은 정직한 자를 악한 길로 유인하는 자는 스스로 자기 함정에 빠지게 됨을 말합니다. 정직한 자를 악한 길로 인도한다는 것은, 앞뒤 구절의 문맥을 참고해 생각해본다면, 악한 방법을 사용해서 정직한 자들을 유혹하여 그들로부터 재물을 빼앗으려는 계획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게 악한 계획을 세우면 결국 자기가 판 함정에 자기가 빠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10절은 8절과 유사합니다. 재물에 우선순위를 두어 악함에 치우치게 되면, 하나님께서 그 책임을 물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10b절이 말하듯이, 온전한 자 즉 지혜의 길로 행하는 자는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11절은 부요함과 가난함을 비교하면서 6-11절의 모든 논의를 요약, 정리합니다. 먼저 상반절은 부자가 스스로를 지혜롭게 여긴다는 점을 제시합니다. 스스로 지혜롭게 여긴다는 말은 ‘자기 눈에 지혜롭다’라는 것으로 26장 전반부의 미련한 자에 대한 잠언들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본 적이 있는데, 미련함보다 더 나쁜 상태를 지칭하며 결국은 지혜를 버린 상태를 말합니다. 하반절은 반대로 ‘가난해도 명철한 자’를 말합니다. 여기서는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명철한 자, 즉 가난하지만, 지혜를 가진 자를 말합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을 살핍니다. 자기 안에 어떤 허물과 잘못이 있지는 않은지 살피고, 하나님의 뜻대로 삶을 이끌어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결국은 10절에서 말한 대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받게 됩니다. 악한 자의 재물이 결국 이런 가난한 자에게로 오게 될 것이며, 영광의 자리에 이르게 될 것이고, 사자처럼 당당하고 담대하게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6-11절은 부와 가난의 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자가 되는 것임을 알려줍니다.

 

가난한 백성을 압제하지 말라(12-18)

왜 가난한 의인의 삶을 선택해야 합니까? 부한 의인은 사람과 하나님께 모두 외면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자를 학대하는 불의한 부자가 나타나면 다들 숨기에 바쁩니다. 반대로 의인이 흥하는 것을 모두가 기뻐합니다. 악인은 재앙에 빠지고 구덩이에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복을 받고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2의인이 득의하면 큰 영화가 있고 악인이 일어나면 사람이 숨느니라 13자기의 죄를 숨기는 자는 형통하지 못하나 죄를 자복하고 버리는 자는 불쌍히 여김을 받으리라 14항상 경외하는 자는 복되거니와 마음을 완악하게 하는 자는 재앙에 빠지리라 15가난한 백성을 압제하는 악한 관원은 부르짖는 사자와 주린 곰 같으니라 16무지한 치리자는 포학을 크게 행하거니와 탐욕을 미워하는 자는 장수하리라 17사람의 피를 흘린 자는 함정으로 달려갈 것이니 그를 막지 말지니라 18성실하게 행하는 자는 구원을 받을 것이나 굽은 길로 행하는 자는 곧 넘어지리라(12-18)

악인이 권세를 가지면 힘없고 가난한 이들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고통을 겪습니다. 12-18절은 공동체의 지도자들에 대한 교훈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2절은 의인의 기쁨에는 영광이 있지만, 악인이 일어나면 사람을 찾아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숨어버린다는 점을 말합니다. 의인의 흥왕은 모두가 기뻐하지만, 악인의 흥왕은 모두의 고통이 된다는 것입니다.

13절은 12절에서 말하는 의인과 악인이 누구인지를 설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의인이란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뉘우치는 사람입니다. 악인이란 자신의 죄를 숨기는 자입니다. 자신이 미련함을 깨닫고 여호와 경외의 길로 가려고 엎드리는 사람이 의인이며, 그가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얻게 됩니다.

14절은 이러한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해줍니다. 경외하는 자는 복되지만, 미음을 완악하게 하는 자는 재앙에 빠집니다. 죄를 회개하여 의인이 된 자는 하나님을 경외하게 되고 복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마음을 완악하게 하여 죄를 계속 숨기는 자는 악인으로 남아 있게 되기에 재앙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죄를 돌이킨 의인과 죄를 숨기는 악인은 공동체 안에서 어떠한 지도자가 될 것입니까? 15절은 가난한 백성을 압제하는 악한 지도자에 대해서 말합니다. 그는 먹이를 잡고 기뻐하며 으르렁거리는 사자와 같고, 또한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곰과 같아서 가난한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으려고 쉬지 않고 노력합니다.

16a절은 ‘이런 악인을 무지한 치리자’라고 명명합니다. 명철을 소유하지 못한 자 곧 지혜가 없는 자입니다. 그러한 지도자는 포악을 크게 행하여 가난한 백성을 압제합니다. 하반절은 의로운 지도자에 대해 언급합니다. 탐욕을 미워하는 자는 장수하게 됨을 말합니다. 지혜의 길을 선택했기에 하나님이 주시는 은총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17절은 이어서 악한 지도자의 모습을 한 번 더 묘사합니다. ‘사람의 피를 흘린 자’란 ‘사람의 피를 흘렸기에 죄책감을 느끼게 된 자’라는 뜻입니다. 그런 사람은 함정으로 즉 죽음을 향해 스스로 달려가는 사람입니다. 죄책감에 시달려서 스스로의 악함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은 파멸을 자초하게 됩니다.

18절은 12-17절의 내용을 요약해줍니다. 온전함 가운데 행하는 자는 구원을 받을 것이지만 굽은 길로 행하는 자는 넘어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자기의 의를 세우는 자들보다 스스로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겸손히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자들이 있을 때 행복해집니다. 의롭게 살아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기준이 되어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면 그분이 창조하신 사람들을 부유하든 가난하든 상관없이 존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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