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27-02)
부지런히 살아가는 삶의 지혜
잠언 27장 14-27절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역설적으로 개인의 얼굴(페이스)은 사라지고 이와 함께 언어가 파괴되고 언어폭력이 난무하게 되었습니다. 친구의 개념도 변하여 페이스북 친구와 같은 가상의 친구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특별히 오늘 말씀은 더 큰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본문은 27장 전반부에서 다룬 진실한 인간관계에 대한 주제를 계속 이어갑니다. 잘못된 관계의 예를 들고(14-16), 진실한 관계의 유익을 자세히 설명합니다(17-22). 진실한 관계 가운데 자신의 삶이 다듬어지고 하나님을 따르는 지혜의 삶을 살게 됩니다. 이어서 23-27절은 양 떼를 돌볼 때 삶이 윤택해진다는 설명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함을 가르칩니다.
잘못된 관계의 예(14-16)
그릇된 인간관계는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과는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아침에 큰소리로 축복하는 것은 그 동기가 어찌 되었든지 남을 배려하는 일은 아닙니다. 늘 다툼을 일으키는 여자를 집 안에 붙잡아두는 일은 바람을 잡는 것과 같고, 기름을 움켜쥐는 것과 같습니다.
14이른 아침에 큰 소리로 자기 이웃을 축복하면 도리어 저주 같이 여기게 되리라 15다투는 여자는 비 오는 날에 이어 떨어지는 물방울이라 16그를 제어하기가 바람을 제어하는 것 같고 오른손으로 기름을 움키는 것 같으니라(14-16)
앞서서 13절은 잘못된 관계의 예로 보증 서는 것을 들었습니다.
14절은 이 주제를 이어갑니다. 이른 아침에 큰 소리로 이웃을 축복하는 것이 저주로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생각할 때는 이웃을 위한 일이라고 여기는 것이 사실은 그에게 저주처럼 생각될 수 있음은, 진정한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좋은 예입니다. 지혜로운 자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진정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올바른 관계임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15-16절 역시 잘못된 관계의 예를 들어줍니다. 다툼이 습관이 된 아내에 대해 말하는데, 이는 잠언 19:13b절을 좀 더 확장한 내용입니다. 다투는 아내는 이어 떨어지는 빗방울입니다. 즉 굵게 떨어지는 빗방울입니다. 그래서 그런 아내를 집 안에 두는 것은 바람을 두는 것과 같습니다. 집안에 아내가 머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툼이 이미 습관이 된 여인을 집 안에 있게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제로 여자가 집 밖으로 나간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그 여인의 마음이 가정을 위해 올바른 방향을 취하지 않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잘못된 인간관계를 말합니다. 다투는 사람은 자신의 입장, 자신의 이익만을 계산합니다. 마치 15절에 나오는 것처럼 아침에 이웃을 큰 소리로 축복하며 시끄럽게 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그런 사람은 진실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에, 공동체에 해악을 끼칠 뿐입니다.
진실한 관계의 유익(17-22)
참 관계는 타인에게 유익을 줍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 친구가 친구를 다듬어줍니다. 또 유익한 관계 안에서는 상대방 안에서 자기 마음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참 관계 안에서는 외적으로만 잘 보이려고 하지 않고 자신이 그 칭찬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게 됩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만을 위하여 관계를 맺는 방식에 익숙한 어리석음을 벗겨내는 일은 매우 힘듭니다.
17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의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 18무화과나무를 지키는 자는 그 과실을 먹고 자기 주인에게 시중드는 자는 영화를 얻느니라 19물에 비치면 얼굴이 서로 같은 것 같이 사람의 마음도 서로 비치느니라 20스올과 아바돈은 만족함이 없고 사람의 눈도 만족함이 없느니라 21도가니로 은을, 풀무로 금을, 칭찬으로 사람을 단련하느니라 22미련한 자를 곡물과 함께 절구에 넣고 공이로 찧을지라도 그의 미련은 벗겨지지 아니하느니라(17-22)
17절부터는 진실한 관계가 가져오는 유익을 하나씩 설명해 나갑니다. 17절은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이 친구가 친구를 다듬는다고 말합니다. 진실한 인간관계를 갖게 되면, 내가 상대방을 다듬어주고 세워주게 되고, 그가 나를 다듬어주고 세워주게 됩니다. 적절한 충고, 따끔한 조언을 주려 하며, 진정한 사랑을 베풀게 되고, 참고 인내해주게 되는 것입니다. 그냥 적당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실제로 서로를 위하는 복된 관계를 이루는 것이 필요합니다.
18절은 무화과나무의 예를 들면서 자기 주인을 지키려고 하는 자는 결국 영광을 얻게 됨을 말합니다. 이 구절은 리더와 구성원들의 관계를 말합니다. 서로를 위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유익을 얻기 원한다면, 먼저 그 사람을 위하고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실한 관계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관계입니다.
19절은 해석이 어려운데, ‘사람의 마음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비쳐집니다.’ 즉 ‘다른 사람에게서 나의 마음을 읽어내게 된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말입니다. 내가 그에 대해서 진실한 마음을 가지면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진실한 결과가 나올 것이고, 그 사람에 대해 잘못된 마음을 가지면 결국 잘못된 결과가 나오게 된다는 충고입니다. 내가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으려고 하느냐가 결국 그 사람과의 관계를 결정하게 될 것이니, 우리는 처음부터 진실한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0절은 19절과 연결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20절은 사람의 눈이 만족함이 없다고 말합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보는 것’은 19절의 ‘물에 비치는 현상’과 연결됩니다. 사람의 마음이 다른 사람을 거울로 삼아 그대로 비쳐지기에,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서 어떤 만족을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 보면, 다른 사람이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말하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기대는 결코 충족되지 않습니다. 눈이 원하는 대로 모두 기대하면, 만족은 얻을 수 없는 것입니다. 진실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진정한 유익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 방식을 버려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하기보다, 먼저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친구가 친구를 빛나게 하고, 주인을 지키는 사람이 영광을 얻게 되는 것이니,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이를 먼저 만족케 해야 하는 것입니다.
21절 역시 해석이 어렵습니다. 대개는 칭찬으로 사람을 시험해서 그 사람의 진실함 여부를 테스트하고, 그 사람을 훈련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곤 하는데, 우리는 원문에 근거해서 좀 다른 해석을 해보려 합니다. 사람의 행실 혹은 사람됨이 칭찬의 진실성을 가려준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칭찬을 받기에 합당한 삶을 살아내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은이 도가니를 통과해야 진짜 은이 되는 것처럼, 칭찬은 그 사람의 삶을 통과해야 진짜 합당한 칭찬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에게 주어지는 칭찬을 기뻐하고 자랑하지 말고, 그 칭찬에 합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칭찬을 마냥 기뻐하는 것은 진정한 인간관계가 아닙니다. 칭찬을 받을 때 조심해야 하고 겸손해야 하며 진실한 인간관계를 이뤄가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22절은 갑자기 미련한 자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미련한 자는 곡물과 함께 절구에 넣고 빻아도 그 미련함이 벗겨지지 않는다는 것은 미련한 자를 가르쳐서 고치는 것이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문맥에서 미련한 자는 누구입니까? 진실한 인간관계를 멀리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칭찬받았다고 무작정 기뻐하는 자입니다. 지혜로운 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고 있고, 이런 실수에 빠지지 않습니다.
양 떼를 돌보는 자가 되라(23-27)
지혜로운 자는 재물 자체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자리에서 게으름을 부리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임합니다. 영원하지 않은 재물의 속성을 잘 인식하고 허락하신 삶의 자리에서 날마다의 양식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하나님의 복을 받아 누리는 통로가 됩니다.
23네 양 떼의 형편을 부지런히 살피며 네 소 떼에게 마음을 두라 24대저 재물은 영원히 있지 못하나니 면류관이 어찌 대대에 있으랴 25풀을 벤 후에는 새로 움이 돋나니 산에서 꼴을 거둘 것이니라 26어린 양의 털은 네 옷이 되며 염소는 밭을 사는 값이 되며 27염소의 젖은 넉넉하여 너와 네 집의 음식이 되며 네 여종의 먹을 것이 되느니라(23-27)
23-27절은 새로운 주제를 다룹니다. 자신의 양 떼를 잘 돌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23절은 양 떼를 잘 돌보라고 명령합니다. 그 이유는 24-25절에 나오는데, 지금 가지고 있는 재물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풀을 벤 후에 새로 움이 돋는 것처럼, 내일이 되면 내일의 양식이 필요할 것이니, 날마다 새롭게 노력하고 새롭게 거두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26-27절은 열심히 노력하면 열매를 거둘 수 있게 됨을 가르쳐줍니다. 어린 양을 기르면 옷이 되고 염소를 기르면 밭을 사는 돈이 되고, 염소의 젖을 짜면 음식이 되고, 결국 이 모든 것은 여종의 생명이 됩니다. 여기서 여종들이란 단순히 여종들만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여종들이란 가족 구성원의 가장 낮은 자들이기에, 이 구절은 가족 구성원 전체가 삶의 윤택함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23-27절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겨주신 삶의 자리에 마음을 두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가져야 함을 가르쳐줍니다. 지혜로운 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삶의 자리를 지킵니다. 게으름을 부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열매를 거두고 풍족함을 누리게 됩니다.
27장 전반부에서 나타난 진실한 관계를 유지하는 삶, 마지막 문단인 23-27절에서 나타난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은 모두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로움이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 경우들입니다. 우리는 사람에 대하여, 내게 맡겨주신 직분과 직장과 사업에서 주님의 뜻을 분별하면서, 하나님께는 영광이 되고 이웃에게는 유익이 되는 인생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지혜로운 삶은 진실한 관계 안에서 이뤄집니다. 서로를 위한 진실한 관계 안에서 나누는 따뜻한 사랑과 따끔한 조언은 서로의 모난 부분을 다듬어 주고 날카로운 부분을 깎아 함께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 줍니다. 하나님을 모든 관계의 중심에 두고 자신을 앞세우기보다는 남의 유익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진실한 관계를 든든히 세우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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