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서(01-01)
사랑으로 만들어진 집
아가서 1장 1절-2장 7절
오늘날 세상은 사랑을 논하기에 너무 팍팍하여 젊은이에게 사랑은 사치이기, 마음 젊은이에게 사랑은 낡음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렇게 사랑은 비껴가고 치이면서 인생의 번외편 정도로 밀려난 모양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가서의 사랑을 통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아름다움을 건네고 계십니까?
이 본문에서는 서로 사랑에 빠진 여자와 남자의 연애 시절이 전개됩니다. 서로를 그리워하며 만나기를 열망하고 서로에 대한 칭찬이 끊임없는 둘의 ‘사랑’이 주제입니다. 이와 더불어, 타오르는 연애 기간 중에도 사랑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여자의 지혜로운 조언도 나옵니다.
표제(1:1)
아가서는 자기 백성과 깊은 사랑으로 사귀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마치 한 편의 뮤지컬처럼 남자와 여자 주인공, 합장단이 번갈아 부르는 노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상에 노래 중에 ‘이성 간에 사랑’의 노래가 가장 많습니다.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입니다. 아름다운 노래를 들어보겠습니다.
1솔로몬의 아가라(1)
‘솔로몬의 아가라’는 말로 아가서는 시작됩니다. ‘아가(雅歌)’는 히브리어로 ‘노래들 중의 노래’의 번역으로. ‘가장 아름다운 노래’란 뜻입니다. ‘솔로몬’이란 이름은 아가서에서 표제를 포함하여 일곱 차례 나옵니다(1:1,5; 3:7,9,11; 8:11,12).
사랑에 빠진 여인의 소개(1-6)
진정한 사랑은 국경과 신분이나 외모나 소유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실 때, 우리의 조건을 따져서 사랑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아무 자격이 없는데도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예수님의 신부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에 화답해야할 시간입니다.
2내게 입맞추기를 원하니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나음이로구나 3네 기름이 향기로워 아름답고 네 이름이 쏟은 향기름 같으므로 처녀들이 너를 사랑하는구나 4왕이 나를 그의 방으로 이끌어 들이시니 너는 나를 인도하라 우리가 너를 따라 달려가리라 우리가 너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즐거워하니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더 진함이라 처녀들이 너를 사랑함이 마땅하니라 5예루살렘 딸들아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우니 게달의 장막 같을지라도 솔로몬의 휘장과도 같구나 6내가 햇볕에 쬐어서 거무스름할지라도 흘겨보지 말 것은 내 어머니의 아들들이 나에게 노하여 포도원지기로 삼았음이라 나의 포도원을 내가 지키지 못하였구나(2-6)
(1) 남자의 사랑을 갈망하는 여자(2-4)
첫 마디 ‘내게 입 맞추기를 원하니’라는, 남자에게서 사랑을 갈구하는 여자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직역하면 ‘그가 그의 입의 입맞춤들로 내게 입맞추게 하라’로서, 대담하고 직설적인 여자의 요구를 잘 나타냅니다. 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포도주에 비유하여 칭찬하고(2), 남자의 향기와 그의 이름을 연달아 칭찬합니다.
2-3절의 여자의 표현은 입의 맛과 코의 냄새를 자극합니다. 먼저, 2절 후반의 포도주보다 나은 ‘네 사랑’은 2절 서두에 나온 입맞춤과 연결됩니다. 사랑에 빠진 여자에게 남자의 입맞춤과 같은 사랑의 행위 또는 이런 행동에서 표현되는 남자의 사랑은 포도주와 같으며, 포도주보다 여자를 더 기운 나게 하고 기분 좋게 합니다.
그뿐 아니라 남자에게서 좋은 향기가 나서 여자를 더 자극하므로, 여자는 그의 이름을 향유에 비유하여 향유가 쏟아져 냄새가 진동하듯 그의 명성이 널리 퍼져 그가 뭇 처녀들의 동경과 사랑의 대상이 되었다고 칭찬하며 으쓱댑니다.
4절에서 이 남자는 ‘왕’으로 소개되며, 이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는 그와 함께 있고 싶고 육체적으로 친밀하기를 원하는 마음을 내비칩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그의 방으로 데려가 달라고 요청합니다. 달려갈 준비가 됐다는 여자의 말에서 한시라도 빨리 남자와 함께하고픈 여자의 간절함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여자는 나만이 아닌 ‘우리’를 언급하는데, 이들은 ‘처녀들’(1:3,4), ‘예루살렘 딸들’(1:5; 2:7), ‘시온의 딸들’(3:11)을 가리킵니다. 이들은 아가서 전체에서 합창단처럼 나와 여자의 감정이나 생각을 지지하거나 표현하는 데 동참하는 시적 장치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도 여자 무리는 여자와 마찬가지로 남자로 인해 즐겁고, 그의 사랑을 포도주보다 더 기억합니다(‘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더 진함이라’로 번역됨)며 남자를 칭찬합니다.
(2) 여자의 자기소개(5-6)
이제 여자는 3-4절에 나온 예루살렘 딸들에게 자신을 소개합니다. 여자는 자신의 피부가 검지만, 게달 족속의 검은 장막이나 솔로몬의 휘장처럼 기품 있고 어여쁘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검은 피부는 햇볕에 그을렸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자기에게 분을 품은 오빠들(‘내 어머니의 아들들’로 표현)이 자기를 포도원지기로 삼은(8:8-9) 탓에 햇볕 아래 포도원을 돌보느라 자기의 포도원, 즉 자기 몸은 돌보지 못했다고 설명합니다. 여자는 자신의 외모를 솔직하고 당당하게 내세웁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 고백(1:7-2:7)
아름다운 찬사는 아름다움을 낳습니다. 이 세상에는 사랑하는 이보다 아름다운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여인은 사랑이 지나쳐서 상사병이 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나눌 때가 오기 전에는 사랑을 자극하거나 깨우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7내 마음으로 사랑하는 자야 네가 양 치는 곳과 정오에 쉬게 하는 곳을 내게 말하라 내가 네 친구의 양 떼 곁에서 어찌 얼굴을 가린 자 같이 되랴 8여인 중에 어여쁜 자야 네가 알지 못하겠거든 양 떼의 발자취를 따라 목자들의 장막 곁에서 너의 염소 새끼를 먹일지니라 9내 사랑아 내가 너를 바로의 병거의 준마에 비하였구나 10네 두 뺨은 땋은 머리털로, 네 목은 구슬 꿰미로 아름답구나 11우리가 너를 위하여 금 사슬에 은을 박아 만들리라 12왕이 침상에 앉았을 때에 나의 나도 기름이 향기를 뿜어냈구나 13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 품 가운데 몰약 향주머니요 14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엔게디 포도원의 고벨화 송이로구나 15내 사랑아 너는 어여쁘고 어여쁘다 네 눈이 비둘기 같구나 16나의 사랑하는 자야 너는 어여쁘고 화창하다 우리의 침상은 푸르고 17우리 집은 백향목 들보, 잣나무 서까래로구나 2:1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 2여자들 중에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도다 3남자들 중에 나의 사랑하는 자는 수풀 가운데 사과나무 같구나 내가 그 그늘에 앉아서 심히 기뻐하였고 그 열매는 내 입에 달았도다 4그가 나를 인도하여 잔칫집에 들어갔으니 그 사랑은 내 위에 깃발이로구나 5너희는 건포도로 내 힘을 돕고 사과로 나를 시원하게 하라 내가 사랑하므로 병이 생겼음이라 6그가 왼팔로 내 머리를 고이고 오른팔로 나를 안는구나 7예루살렘 딸들아 내가 노루와 들사슴을 두고 너희에게 부탁한다 내 사랑이 원하기 전에는 흔들지 말고 깨우지 말지니라(1:7-2:7)
(1) 여자와 남자의 만남 약속(7-8)
이 단락은 은밀하게 데이트 약속을 잡는 여자와 남자의 대화입니다. 여자는 남자를 ‘내 영혼이 사랑하는 자’라고 부르며, 그를 온전히 사랑함을 표현합니다. 여자는 남자를 목자로 비유하여, 그가 어디서 양을 먹이고, 또 정오가 되면 어디서 양을 눕게 할지를 묻습니다. 즉, 야외에서 남자를 만나려 하는데, 정오쯤 어디서 볼 수 있을지를 알려달라는 물음입니다. 이때 덧붙인 질문, ‘내가 네 친구의 양 떼 곁에서 어찌 얼굴을 가린 자 같이 되랴?’(7)는 여자가 다른 이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뜻입니다. 여자가 얼굴을 가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신의 정체를 감추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창세기 24:65; 38:14-15). 여자는 남자를 만나러 갈 때 얼굴을 가려서 그의 동료들의 눈에 띄거나 주목받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제, 남자가 처음 등장하여 여자의 물음에 재치 있게 답합니다. 그는 먼저, 여자가 자신을 부른 호칭(‘내 영혼이 사랑하는 자’)에 응수하여 여자를 ‘여자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자’라고 칭합니다. 그리고 그도 여자를 양 치는 여인으로 비유하여, 여자에게 새끼 염소들을 데리고 나와 남자와 동료들의 양 떼가 지나가는 발자국을 따라 나오라고 합니다. 그러다 그들이 쉬면, 여자도 그 옆에서 자연스럽게 염소들을 먹이라고 말합니다. 약속 장소를 잡은 둘은 무리 속에서 은밀한 만남을 기대합니다.
(2) 여자에 대한 남자의 칭송(9-11)
남자는 자기의 ‘사랑’인 여자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며 그녀를 위해 특별한 장신구를 선물하려고 합니다. 남자는 여자를 애굽 왕의 병거를 모는 암말로 비유합니다. 이런 말은 체형이 수려하고, 능력이 출중하며, 화려한 장식을 착용하므로 사람들의 이목을 끕니다. 여자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데, 여기다 장신구가 더해져서 그 아름다움이 돋보입니다. 남자는 구슬 목걸이를 찬 여자에게 은을 박아 금목걸이를 만들어주어 여자의 아름다움을 한층 높여주고 싶습니다.
(3) 남자를 향한 여자의 갈망(12-14)
여자는 그녀의 사랑하는 남자와 가까이 있습니다. 여자는 남자를 나드 향과 몰약 주머니와 엔게디 포도원 안에 있는 고벨화 송이와 관련시켜 계속적으로 후각을 자극합니다. 이 모두 향내를 풍기며, 여자의 가슴골에 위치해 있고, 성적 암시를 묘사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여자가 남자 곁에 있을 때 나드가 향을 뿜어낸다는 말은 왕이 그 향기를 맡기를 여자가 원한다는 뜻이거나 왕을 향한 그녀의 사랑이 향기처럼 배어나와 반응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여자의 목에 걸린 몰약 주머니는 자연스레 가슴 사이에 놓이며, 여자가 잠을 잘 때도 계속 향기를 냅니다. 송이송이 맺힌 고벨화에서는 장미향이 납니다. 이 꽃이 피는 엔게디라는 샘은 구릉 사이의 산등성이 가운데 있어, 여자의 가슴 사이를 비유적으로 가리킵니다.
(4) 서로에 대한 칭송(15-2:3)
남자와 여자가 서로의 육체적 아름다움을 칭찬하며 시각을 자극합니다. 남자는 특히 여자의 눈이 매혹적이라고 밝힙니다. 여자도 남자의 수려함에 대해 화답한 후, 둘의 관계를 집과 나무의 비유를 사용하여 말합니다. 나뭇잎이 푸르고 무성하듯 둘이 함께하는 침상이 풍성하고, 둘이 함께 살 집도 백향목과 잣나무로 지어져 안전하며 둘만의 사생활을 보호해줄 것입니다. 이 설명에는 위 단락의 ‘왕의 침상’(12)에서 ‘우리의 침상’(16)과 ‘우리 집’(17)으로의 발전이 부각 되며, 이는 결혼이 사랑의 이상적인 목적지임을 암시해줍니다. 다시, 여자와 남자의 상호 칭찬이 시작됩니다.
여자는 자신을 사론 평야에서나 골짜기에서 평범하게 핀 수선화나 백합화라고 표현합니다. 그러자 남자는 이를 정정해 다른 여자들은 자신의 눈에 가시덤불이며, 자신의 여자만이 그 가운데 백합화처럼 돋보인다고 칭찬해줍니다. 여자도 이에 화답하여 다른 남자들은 숲의 평범한 나무들이나, 남자는 사과나무처 럼 두드러진다고 찬양합니다. 또한, 그늘과 열매를 통해 여자에게 평안과 안전과 즐거움을 공급해주는 매력적인 존재임을 표합니다.
(5) 여자의 설명과 조언(2:4-7)
이제 여자는 예루살렘 딸들에게 연애담을 들려주고(2:4-6) 사랑에 대한 조언(7)을 해줍니다. 남자는 여자를 포도주 집으로 데려갔으며, 여자에 대한 남자의 사랑이 군사가 가진 깃발처럼 확고함이 밝혀졌습니다. 반면 여자는 사랑이 깊어 상사병을 앓고 있습니다.
6절은 포도주 집에서 일어났을 수 있는 남녀 간의 애정 행위를 회상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런 친밀함을 바라는 여자의 상상일 수도 있습니다. 열정적인 연애 중인 여자는 예루살렘 딸들에게 사랑이 무르익어 완전한 연합을 이루는 적정한 때 결혼까지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사랑을 자극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충고합니다.
아가서는 빗대지만, 온전히 비교할 수 없는 사랑을, 읊지만 온전히 옮길 수 없는 사랑의 언어로 노래합니다. 주의 사랑은 사랑에서 멀어진 자를 사랑스러운 자로 만드는 사랑이요, 받은 사랑을 나누어 서로를 따뜻하게 데우는 사랑입니다. 다시 사랑의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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