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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서(02-01)


참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

히브리서 2장 1-9절


오늘날은 나르시시즘(자기애)의 광풍이 몰아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자신에 대한 관심사 외에는 그 어떤 이야기도 집중할 수 없습니다. 극도의 불안이 엄습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시대의 특징은 볼 것을 보지 못하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합니다. 점점 자기만의 성을 쌓아가다가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위기의 시간을 극복하는 길은 무엇이겠습니까?

 

장엄한 시와 찬미로 그리스도의 뛰어나심을 선포한 후 설교자는 청중, 즉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어떤 태도로 대하고 있는지를 점검합니다. 성경 말씀과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관한 묵상에 멈추지 않고 성도 자신들의 상태를 돌아보도록 도전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시편 구절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의 대속적인 죽음과 그것의 효과를 설명합니다.

 

구원을 등한히 여지지 말라(1-4)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유념하여 듣지 않으면, 정처 없이 떠다니는 배처럼 잘못된 말씀의 물살에 휩쓸려 명망으로 떠내려갈 수 있습니다. 아무리 성경이 진리임을 알고 고백한다고 해도 말씀을 기억하며 살고 헌신하지 않는다면, 자신과는 아주 상관없는 진리가 될 것입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흔들릴 수 있는 성도들을 향해 지금까지 주신 말씀을 잘 붙들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1그러므로 우리는 들은 것에 더욱 유념함으로 우리가 흘러 떠내려가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니라 2천사들을 통하여 하신 말씀이 견고하게 되어 모든 범죄함과 순종하지 아니함이 공정한 보응을 받았거든 3우리가 이같이 큰 구원을 등한히 여기면 어찌 그 보응을 피하리요 이 구원은 처음에 주로 말씀하신 바요 들은 자들이 우리에게 확증한 바니 4하나님도 표적들과 기사들과 여러 가지 능력과 및 자기의 뜻을 따라 성령이 나누어 주신 것으로써 그들과 함께 증언하셨느니라(1-4)

구원의 확신은 주관적 감정이나 생각이 아니라 사도들과 하나님의 신실하고 변함없는 사람들이 전한 말씀에 근거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원의 말씀을 귀담아들어야 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저자는 천사 숭배 문제를 일단락하면서 유대인 개종자들에게 더 이상 영적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 줍니다. 즉 믿음에서 벗어나며 영적으로 방황하게 됩니다. 저자는 수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더욱 유념할 것을 권면합니다.

(1) 현재의 위험(1-3a)

먼저, 한 가지 살펴야 할 것은 ‘그러므로’입니다. 신약, 특히 바울 서신과 일반서신을 읽을 때, 예사로이 지나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과 관계를 표현하는 접속사이므로, 직전 단락의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야 필요성이 있습니다. 1장에서 강조된 주제는 천사보다 뛰어난 그리스도의 지위와 능력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러므로’는 ‘아들은 천사보다 우월하시며 그 아들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므로’에 대한 줄임말입니다. 이제 2장에 들어서 천사들은 구약 율법을 전해준 존재로 묘사됩니다. 이 사실은 히브리서의 논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실입니다. 천사보다 뛰어나신 그리스도의 우월성으로부터, 율법보다 뛰어나고 엄중한 복음의 우월성이 자연스럽게 도출되기 때문입니다.

1절은 히브리서 저자가 1장 내내 아껴 두었다가 비로소 내뱉은 간절한 주장이자 메시지입니다. 이제껏 한 번도 사용하지 않던 ‘…하도록 합시다’라는 당부와 권고의 말투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서 히브리서의 장르에 관해 설명했다시피 이 책의 장르 자체가 ‘권면의 말’(13:22)이라고 여겨집니다. 이 글을 쓰는 궁극적인 목적은 권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2:1-4은 바로 그 목적을 이루는 첫 번째 지점입니다. 이 단락을 필두로 앞으로 네 번이나 더(3:7-4:13; 6:4-8; 10:26-31; 12:25-29) 이른바 ‘경고 단락’이 나올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해 받은 구원을 ‘유념해야’하고 ‘등한히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이 표현들이 구체적인 자세 혹은 행동을 지시합니다. 전자는 주의를 기울여 듣는 행동을 가리키기도 하고(사도행전 8:6,10), 들은 것에 따라 살아가는 실천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신명기 32:46). 후자는 하나님의 뜻을 거부하는 태도, 나태함, 그리고 무엇보다 복음에 합당한 책임과 부담을 회피하는 행동(action) 또는 무행동(non-action)을 가리킵니다.

(2) 과거의 확증(3b-4)

저자가 1-3a절에서 현재 신자들이 노출된 위험을 경고했다면, 3b-4절에서 복음의 작동 방식을 한 번 더 확인합니다. 복음이 ‘이같이 큰 구원’인 이유는 그것이 전달되는 과정에 다음 세 가지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① 처음에 주께서 말씀하셨습니다. ② 그것을 ‘들은 이들’이 우리에게 확증하였습니다. ③ 하나님께서 표적, 기사, 그리고 성령의 은사로 함께 증언하셨습니다. 이 중 마지막 세 번째 것은 히브리서의 저자와 독자들이 복음의 현재적이고 역동적인 체험을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성령의 은사와 역사는 예수님의 사역, 그리고 사도행전과 바울이 개척한 몇몇 교회에 한정된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될 수 없습니다. 히브리서를 받아 읽었던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직접적이고 초자연적인 활동이 복음의 신앙을 구성하는 불가분리적 요소였듯이 오늘 우리에게도 그러합니다. 복음은 명제나 교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능력이고 활동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굳게 붙들어야 할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영원한 구원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성령께서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에 대해 증언해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전해 준 복음의 진리를 굳게 붙들면 영적 표류를 이겨 낼 수 있습니다. 복잡한 시대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사랑하고 가까이하는 것이야말로 믿음의 경주에서 확실하게 승리하는 길입니다.

 

참 사람 예수의 신분(5-9)

예수님과 함께하는 부활을 소망합니까? 주님이 부활하셔서 만물의 통치자가 되신 것은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성도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그분과 연합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때 우리도 죄에 대해 죽었고, 그분이 부활하실 때 우리도 부활의 생명을 얻었습니다. 이제 주님이 만왕의 왕이 되셔서 온 세상을 통치하실 마지막 날에, 우리도 주님과 함께 온 세상을 통히하게 될 것입니다.

5하나님이 우리가 말하는 바 장차 올 세상을 천사들에게 복종하게 하심이 아니니라 6그러나 누구인가가 어디에서 증언하여 이르되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7그를 잠시 동안 천사보다 못하게 하시며 영광과 존귀로 관을 씌우시며 8만물을 그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셨느니라 하였으니 만물로 그에게 복종하게 하셨은즉 복종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어야 하겠으나 지금 우리가 만물이 아직 그에게 복종하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9오직 우리가 천사들보다 잠시 동안 못하게 하심을 입은 자 곧 죽음의 고난 받으심으로 말미암아 영광과 존귀로 관을 쓰신 예수를 보니 이를 행하심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을 맛보려 하심이라(5-9)

여기에서 히브리서 저자는 청중의 관심을 그의 중심 사상, 즉 미래에 나타날 그리스도의 운명으로 돌립니다. 이제 그분의 성육신을 통해 그 운명을 함께 나눌 이들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깊은 연관성이 전면에 부상하게 됩니다.

다시 천사가 거론되지만 여기서는 지위나 능력 면에서의 대비보다는 그리스도가 하신 일, 즉 대속의 죽음과 부활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사건을 예견한 예언의 말씀으로 인용된 것은 시편 8편입니다. 이 시편은 원 문맥에서 메시아적 예언이 아니라 인생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은총을 노래하는 시입니다. 하지만 시편 8:6의 원래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사람’과 ‘인자’는 분명 인류 전체를 가리킵니다. 인간 존재는 만물의 영장으로 세움 받아 존귀와 영광을 누리지만, 천사에 비하면 여러 가지 한계를 지닌, 그래서 ‘조금’ 못한 존재입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이것을 메시아적으로 해석합니다. 그의 해석은 원래 문맥과 긴밀히 잇닿아 있으면서도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비추어주는 새로운 차원이 더해집니다. 한편으로, 예수님께서 참 사람으로 오셔서 성육신하신 동안, 특히 육체적 고통과 죽음을 맛본 상황에서는 천사보다 조금 못한 상태에 계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그분이 죽음의 고난 이후 부활 승천하셨을 때 영광과 존귀를 입으셨으므로 성육신의 기간은 잠시 동안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히브리서의 저자와 독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관점에서 예수께서는 이미 ‘영광과 존귀로 관 씌움’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계획에 의하면 만물은 그 발아래 복종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두 사건 사이에는 시간 차이가 존재합니다. 계획의 첫 부분은 이루어졌지만, 나머지 부분, 즉 승귀하신 예수님께 대한 만물의 복종은 ‘아직 보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인식은 바울 사도의 인식과도 일치합니다. 아직 성취되지 않았지만, 그 성취가 확실한 장래의 모습에 대해서 바울도 여러번 언급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들의 나타남”과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노릇한 데서 해방되어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것”(롬 8:18-21),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함”(엡 1:10),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함”(빌 2:10), 그리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됨”(골1.20)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우리가 … 예수를 본다’고 말합니다. 정말입니까? 그(와 그의 독자들)는 환상을 보았던 것입니까? 우리는 예수를 읽고, 듣고, 그래서 이해하고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을 ‘보는’ 경험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기독교 내 일부 전통은 신앙에 있어서 봄의 차원을 지나치게 경계하고 의심하지만, 이천 년 기독교 역사 동안 문자를 읽어서 이해함으로 믿고 신앙을 배워간 사람들은 극소수였습니다. 교회 건축을 통해서 예배당에 그려진 스테인드글라스와 그림, 조각을 통해서 먼저 믿은 그리스도인들의 표정과 행동을 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보다 신비적이고 내밀한 체험을 가진 신앙인들의 이야기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것’이 신앙생활의 전부는 아닙니다. 시각을 포함한 모든 감각은 주관적이고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우리의 ‘보는 것’의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말씀의 확실성을 받아들임을 의미합니다. 종말을 기다리는 우리가 낙담할 필요가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가 첫째 것의 성취를 이미 목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성취된 것을 보면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이 완성되고야 말 것이라는 확신을 얻습니다. 이것은 신약성경 전반에서 볼 수 있는 ‘이미 그러나 아직’ 종말론과 일맥상통합니다.

9절 후반부에서 저자는 복음과 구원에 관해서 이제껏 강조하지 않았던 매우 중요한 한 가지 요점을 제시합니다. 예수님께서 천사보다 ‘조금’ 혹은 ‘잠시 동안’못하게 되셔서 죽음을 맛보신 사건은 예수님 자신의 영광과 존귀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리스도에게 집중되어 온 신학적 묵상이 여기서 모든 사람들에게로 옮겨집니다. 그리스도의 죽음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시편 8편을 인용할 때부터 설교자는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구속 사역이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자비가 나타나는 방식임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그를 생각하시고 돌보십니까?’라는 시인의 물음은 참 사람, 그리스도의 대속적인 죽음으로 온전하게 대답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에게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변함없으신 분입니다. 낮아져 죽음의 고난을 맛보시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는 변함없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부활 승천하사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통치자가 되셨습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 겸손하게 낮아지시고 죽음의 고난을 경험하신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는 마땅한 경배를 드리며 복종해야 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유대인 개종자들의 혼란과 표류를 막기 위해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가르침을 굳게 붙들라고 권면했습니다. 믿음의 근거도 예수 그리스도시며, 구원의 근거도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믿음의 푯대요 목자시기에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붙들고 그 안에 거하는 자는 풍성한 은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흔들림 없는 성도들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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