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15-01)
하나님의 사랑이 실천되는 공동체
로마서 15장 1-13절
기업이 성공하는 데는 어떤 훌륭한 제품 하나 때문이 아닙니다. 교회도 마찬가지로 교회가 성장하고 부흥하는 데는 어떤 프로그램 때문이 아닙니다. 기업이 성장하는 것은 어떤 좋은 프로그램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팀워크이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교회가 성장하고 부흥하는 데는 어떤 프로그램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팀워크인 하나 됨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 되는 팀워크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로마서의 가장 큰 주제이자 바울이 품었던 위대한 열정은 복음 안에서 하나 된 교회가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15장은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에 중심 주제이자 결론이기도 합니다. 교회 안에 일어났던 실체적인 문제에 대해 해결 원리를 제시합니다. 그 원리는 약한 자들의 약점을 강한 자들이 담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본을 따르는 실천(1-6)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공동체에서 ‘하나 됨’이란 매우 중요합니다. 사회나 조직에는 갈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조직 안에 구성원들이 다양하고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교회를 위해 하나 되도록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요한복음 17:20-23). 교회 공동체가 하나가 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습니다. 본문에서는 구성원 간에 갈등을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1믿음이 강한 우리는 마땅히 믿음이 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고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할 것이라 2우리 각 사람이 이웃을 기쁘게 하되 선을 이루고 덕을 세우도록 할지니라 3그리스도께서도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하셨나니 기록된 바 주를 비방하는 자들의 비방이 내게 미쳤나이다 함과 같으니라 4무엇이든지 전에 기록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우리로 하여금 인내로 또는 성경의 위로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 5이제 인내와 위로의 하나님이 너희로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아 서로 뜻이 같게 하여 주사 6한마음과 한 입으로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하노라(1-6)
바울은 로마서 12:1-2에서 윤리 단락의 큰 그림을 제시한 뒤에, 12:3-8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신앙 공동체 속에서 각각의 역할을 조화롭게 감당해나갈 것을 가장 먼저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공동체 속에서 서로 사랑하고(12:9-13), 그 사랑을 외부인들에게까지도 확장하는(12:14-21)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특징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일깨워주었습니다. 14장 전체에서는 12-13장에서 강조한 메시지들을 모두 동원하여 로마에 있는 ‘신앙 공동체’의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거대한 제국에 흩뿌려져 있는 1세기의 작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이 제국의 압력과 이웃의 적대감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사회학적인 이유는 그들이 세워갔던 작지만 강하고 인격적인 공동체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들은 공동체 속에서 그 적대감과 압력을 함께 견디어 나가면서 신앙적 가치를 타협하지 않고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1) 덕을 세워야 할 강한 자들의 책임(1-2)
1절에서 바울은 14장 전체의 논의를 정리하며, 신앙 공동체 속에서 ‘강한 자들이 약한 자들의 연약한 부분을 짊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로 시작합니다. 공동체 속의 연약한 자들을 돌아보고 품을 수 있는 사람은 자기중심성을 벗어난 사람입니다. 바울은 그래서 1절 하반절에서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로마서 내의 1:18-32; 6:1-23 등의 본문에서 바울은 아담 안에 있는 인간의 죄성이 육체에 속한 욕구들을 좇아 자기를 만족시키려는 것으로 표출된다는 점을 설명하였고, 8:1-8에서는 오직 성령을 따르는 사람만이 그 육체의 소욕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절은 그런 점에서 로마서의 본론 부분의 핵심적인 교리들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은 하나님의 자녀들을 기쁘게 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바울은 2절에서 3인칭 단수 명령법을 사용하여 ‘우리 중 각각으로 하여금 이웃을 기쁘게 하게 하라’고 선언합니다. 이웃을 기쁘게 하는 삶은 결국 ‘선한 것’과 ‘덕’을 세우는 삶입니다. ‘선한 것’은 일차적으로 성도들의 선행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선한 것’은 14:16에서와 같이 복음을 비롯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선한 선물들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바울은 2절 끝에 ‘덕을 세우기 위하여’라는 부사구를 덧붙입니다. ‘건물’이라는 의미의 명사 ‘오이코도메’는 상징적으로 하나님 백성 공동체를 세우는 이미지를 항상 내포합니다.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기쁘게 하는 삶은 공동체성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구절들입니다.
(2) 자신을 기쁘게 하지 아니하신 그리스도의 모범(3-4)
3절은 자기를 기쁘게 아니하는 삶의 모델로 그리스도를 제시합니다. 로마서 속에서 그리스도는 무엇보다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희생하심으로 아버지께 신실함과 순종함을 다 보여주신 분입니다. 바울이 인용한 시편 69:9은 초대교회가 그리스도의 고난을 읽어내기 위해서 사용한 여러 대표적인 시편 가운데 하나입니다. ‘주를 비방하는 자들의 비방이 내게 미쳤나이다’라는 고백은 먼저는 십자가 위에서 비방을 당하신 그리스도의 고백입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에게 임한 그 비방이 자신을 기쁘게 하지 않으려는 성도들에게도 임할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4절에서 바울은 이전에 기록된 성경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인내와 위로를 주어 소망에 이르게 한다고 말합니다. ‘인내’를 언급한 것은, 아버지의 뜻에 머물러 있기 위해 비방을 당하신 그리스도처럼, 성도들도 아버지의 뜻에 머물러 있는 이상 같은 비방을 당할 것이며, 그리스도와 같은 ‘인내’의 과정을 지나가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편 69:9과 같은 성경 말씀이 ‘위로’와 ‘소망’을 주는 이유는 그 말씀이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된 결국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즉, 그리스도는 비방을 당하셨으나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셨습니다(참조, 5:2-4).
(3) 한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라는 권면(5-6)
5-6절에서 바울은 그러한 그리스도의 모범을 로마교회가 공동체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내할 이유와 위로를 주시는 하나님께서 성도들이 같은 생각과 마음을 품게 하시되, 그리스도의 생각과 마음을 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이는 이웃을 기쁘게 하는 삶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한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것에 있음을 바울은 6절에서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6절에 등장하는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라는 동격 표현은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선명하게 계시 되었음을 전달합니다. 그리스도의 자기희생은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였고, 그를 따르는 공동체를 낳았습니다. 본문은 그 작지만 소중한 공동체를 굳건하게 세우려는 헌신이야말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마음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서로를 수용하라(7-13)
하나님의 공동체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서는 마음을 같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을 같이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살리기 위하여 자신을 낮아지셨고 섬겨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서로 뜻을 같이 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 주신 삶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7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심과 같이 너희도 서로 받으라 8내가 말하노니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진실하심을 위하여 할례의 추종자가 되셨으니 이는 조상들에게 주신 약속들을 견고하게 하시고 9이방인들도 그 긍휼하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하심이라 기록된 바 그러므로 내가 열방 중에서 주께 감사하고 주의 이름을 찬송하리로다 함과 같으니라 10또 이르되 열방들아 주의 백성과 함께 즐거워하라 하였으며 11또 모든 열방들아 주를 찬양하며 모든 백성들아 그를 찬송하라 하였으며 12또 이사야가 이르되 이새의 뿌리 곧 열방을 다스리기 위하여 일어나시는 이가 있으리니 열방이 그에게 소망을 두리라 하였느니라 13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7-13)
예수님을 본받는 하나 된 공동체가 하나님께 영광이 됩니다. 바울은 그러한 사랑의 공동체가 되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서로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되려고 할 때 뜻이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1) 그리스도를 따라 서로 용납(7-9a)
그리스도를 따르는 공동체를 세워가는 일의 시작은 생각이 다른 지체들을 ‘받는’ 것입니다. 바울은 7절에서 ‘받다’(프로스람바노)라는 동사를 두 번이나 사용합니다. ‘서로를 받으라’는 명령의 토대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모두를 ‘받아주셨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바울은 14장에서도 같은 동사를 사용하여 ‘연약한 자들을 받으라’(14:1), ‘이는 하나님이 그를 받으셨음이라’(14:3)고 말하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으신 이유를 바울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라는 부사구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죄인과 원수라도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모든 신적인 성품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충만하게 드러났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8절은 그리스도의 사역이 ‘하나님의 진실하심’을 보여주었다고 말합니다. 즉, 아브라함 자손으로 오셔서 죽기까지 순종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열방을 부르시고 죄의 문제를 해결하시겠다는 언약의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아브라함의 유일한 자손으로 그 언약을 성취하셨다는 점에서 그리스도는 할례의 추종자이십니다(8). 그리스도를 통해 아브라함 언약의 복이 마침내 이방인들에게도 흘러갔다는 점에서 이방인들도 하나님의 영광을 보는 영적 유익을 얻게 되었습니다(9).
(2) 유대인과 이방인으로 구성된 하나님의 가족(9b-12)
본문은 하나님께서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를 당신의 백성으로 부르실 것이라는 예언들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9b절에서는 사무엘하 22:50과 시편 18:49을 인용하여, 열방 중에서 이방인들과 함께 예배하는 유대인들(‘나’)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10절에서는 신명기 32:43을 인용하여, 주의 백성인 유대인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이방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11절에서는 시편 117:1을 인용하여, 유대인을 포함한 모든 열방이 하나님을 함께 찬양하는 모습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바울은 의도적으로 성경의 모든 부분, 즉 오경(신), 역사서(삼하), 시편으로부터 열방으로 구성된 하나님 백성의 출현을 읽어냄으로써, 하나님께서 언젠가는 모든 민족을 자기 백성으로 부르실 것이라는 점이 성경 전체의 약속임을 전하고 있습니다. 12절은 이사야 11:10을 인용하여, ‘이새의 뿌리’에서 왕이 일어나 열방을 다스릴 것이고, 열방이 그에게서 소망을 찾게 될 것을 재확인합니다.
(3) 그리스도로 인한 소망으로 충만하기를(13)
바울은 로마서의 서두에서도 그리스도를 ‘다윗의 혈통’(13)으로 묘사했습니다. 바로 이 예수를 통해 하나님은 소망을 주셨습니다(13). 예수님의 복음에 믿음으로 반응하는 이들은 지금 여기에서부터 기쁨과 평화를 충만히 누리고,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영광에 이를 소망으로 충만케 됩니다. 로마서의 본론 단락 전체(1:16-15:13)가 어떻게 종결되는지 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민족에게 하나님의 영광에 이를 소망이 주어졌다는 사실과, 그 소망을 지키기 위해서 서로 다른 사람들을 공동체로 받으라는 부탁으로 로마서의 본론은 마무리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영광과 그의 진실하심을 알리기 위해 낮은 곳으로 오시고 비천한 자들을 사람으로 품으셨습니다. 율법을 제정하신 이스라엘의 주께서 율법 아래 있는 이스라엘 자손으로 오시고 온 세상의 창조주께서 피조물의 옷을 입고 오셨습니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긍휼을 유대를 넘어 온 이방에 알게 하시고 그리스도의 긍휼하신 통치가 온 열방의 소망이 되게 하시며 온 인류로 기쁨과 평강을 경험하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받아주심에 감사하며 우리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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